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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섹스 게임 - 6편

페이지정보

글쓴이 19가이드 조회 3,776 조회 날짜 21-01-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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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틀이나 굶었지만, 서영은 밥 먹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입맛이 떨어졌는데, 그 이유는 역시 컴퍼니가 보낸 두 번째 초대장
편지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깊숙한 산속 같아. 렌트라도 해야겠는 걸?” 


어느새 지도를 보고 온 민혁이 말을 했다. 섹스 게임 2라운드 장소는 생각보다 깊숙한 산속에 위치해 있었다.
가평의 설악면 내까지는 어떻게 가더라도 참여 장소인 XX 별장까지 갈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민혁이었다.
 


“나 때문에... 이틀을... 그냥 보내버렸어.” 

“아... 아니야.” 


안타깝고 급한 마음에 서영이 자책했다. 


“다른 부부들은... 어떤 식으로라도 준비를 했을 텐데... 나 때문에... 이틀이라는 시간을...” 

“아니야. 다른 부부들도 마찬가지 일 거야. 따지고 보면 준비랄 게 없어.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 길이 없잖아.” 


민혁의 말은 결코 서영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사실이 그러했다. 


“그래도 나 때문에... 혹시 알아?” 

“응?” 

“다른 사람들은 담합을 했을지? 그때 나 때문에... 우리는 정신이 없었잖아.” 


서영은 다른 부부들이 힘을 합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물론, 서로 간의 경쟁은 이어지겠지만, 몇몇 부부라도 힘을
합친다면 최종 라운드인 7라운드까지 가기에는 좀 더 수월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그녀였다.
 


“음...” 


서영의 생각을 들은 민혁이 잠시 고민을 했다. 하지만, 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다. 


“내 생각은 조금 달라.” 

“왜?” 

“당신 말이 일리는 있어... 그러나 게임 전에 담합을 하기에는 무리야. 생각해봐.” 

“응?” 

“우리는 전부 어떤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몰라. 그런데 게임 전에 담합해봐야 무슨 소용이야?” 

“......” 

“예를 들어, 당장 내일 2라운드 게임이 일대일 매치라면?” 

“아...” 


민혁의 말을 듣고 서영이 탄성을 내뱉었다. 민혁의 뜻을 이해한 것이었다. 


“그 닭대가리가 게임 방식은 다양하게 이뤄진다고 했어? 그리고 기억나지? 섹스 게임에 참여했다던 그 택시기사도 똑같이
 말을 했고...”
 


민혁의 입에서 택시기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서영은 순간 흠칫 거렸다. 그러나 민혁은 그 모습을 눈치 채지 못했다. 


‘맞다. 택시기사... 아니 그 에이스라는 남자... 잊어버리기 전에 전화번호를 기록해야겠어.’ 

민혁의 말을 들으며 서영은 잠시 에이스에 대한 생각을 했다. 마음 같아서는 민혁에게 에이스가 몰래줬던 쪽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결코 그럴 수는 없었다. 분명 에이스는 그 쪽지와 내용에 대해 함구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서영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당분간은 민혁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게임이 항상 탈락자를 발생 시키는 건 아니라고 했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게임도 있다는 말인데...
1라운드 게임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응.” 


“윈윈 게임이라면 담합을 해도 돼. 하지만... 그 조차도 게임 시작 전에는 힘들어. 다시 말하지만 무슨 게임이 나올지 알 수
 없고... 당장 1라운드 우리를 제외 한 19쌍의 부부... 우리가 운이 좋아 7라운드까지 가더라도 그 19쌍을 다시 볼 날이
 있을까?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다는 게 내 생각이야.”
 


민혁의 말은 확실히 일리가 있었다. 섹스 게임을 주최하는 컴퍼니는 보안 및 통제 상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100쌍의 부부를
한 자리에 모이지 않게 했다. 1라운드 게임에서 조마다 각 20쌍 씩 5개조로 나눈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게임에 직접 참여를 하고... 그러니까 예를 들어, 2라운드 게임 장소에 도착해서 게임 상대가 누구이고, 몇 인지
 확인하기 전까지의 담합은 무의미하다는 거야. 택시기사의 말을 빌려보면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고도 기회는 있다고
 했어.. 차라리 상황에 따라 그때 힘을 합치면 모를까... 언제 어디서 만날지도 혹은 영영 앞으로 못 볼지도 모르는 상대와
 담합? 연합? 의미 없지.”
 


“당신 말이 맞는 것 같아. 괜한 걱정을...” 

“그리고 단체 게임도 생각해 봤는데... 단체 게임을 하더라도 이번처럼 20쌍을 넘지는 않을 것 같아.” 

“왜?” 

“20쌍이 넘는 단체게임을 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100쌍을 한 자리에 초대했겠지. 그리고 사람이 많아질수록 컴퍼니도
 그만큼 게임 통제가 힘들 거야.”
 


서영이 심신의 회복을 위해 자는 동안 민혁은 많은 생각을 했다. 자신의 기억을 되돌리며 ‘왜’라는 질문을 수없이 했고, 여러
가정도 해보며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완벽한 답은 찾을 수 없지만, 최소한 답에 근접하는 무언가라도 얻고자했다.
 


“많이... 고민 했나 봐?”

“하... 그냥... 잠도 안 오고...”

“휴우. 우리 남편 고생하는데... 나만 잠을 자고...” 

“아니야. 체력회복이 우선이지... 그러니까 다른 부부들도 이틀 동안 별달리 준비할 건 없었을 테니... 괜한 걱정 마.” 

“그... 그래.” 


민혁의 말을 듣고 서영은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이제 되돌아 갈 수도 없는 길로 들어섰으니, 묵묵히 전진만 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 게임 등을 생각해 봤는데...” 

“그래?” 


민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가 가진 빨간 칩...” 

“응.” 

“앞으로 2라운드, 3라운드... 이렇게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 철저하게 개수를 숨겨야 할 것 같아.” 

“아... 치킨 박의 말을 듣고 그 생각을 했었어.” 


민혁의 말에 서영이 맞장구를 쳤다. 


“그래?” 


민혁이 되물었다. 


“질문 시간에.... 나에게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었잖아.” 

“그랬지.” 

“그때 그 생각을 했거든. 처음에는 그 어떤 팀이라도 칩 1개에서 출발하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칩 개수는 팀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어. 칩이 판돈 역할을 하는데... 상대가 몇 개의 칩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면... 큰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맞아. 난 이런 생각도 해봤어. 만약 5라운드쯤에서 우리가 가진 칩이 10개야. 일대일 게임을 하고 상대방이 가진 칩이
 5개 일 때, 판돈을 칩 6개 이상 걸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승리하겠지. 상대는 바로 루저가 되니까...” 


민혁과 서영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떠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그만큼 소지하고 있는 칩 갯수는 숨겨야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해봤어.” 

“어떤?” 


민혁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 닭대가리도 그렇고... 나도 그랬고... 분명 함께 다음 라운드를 통과할 수 있는 게임이 있을 거란 말이야. 그걸 윈윈
 게임이라 표현했는데... 그게 꼭 아닌 경우도 있을 것 같아.”
 


“그래?” 

“칩 개수가 줄어들거나 유지가 되면, 루저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게 내 생각이야.” 

“무슨 말이야?” 


서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민혁에게 질문을 했다. 


“내 말은 간단히 생각하면 돼. 반드시 라운드 게임을 통과할 때, 칩 개수는 1개라도 늘려야 한다는 거야. 나중에 팀마다
 칩 갯수가 달라질 수 있지?”
 


“응.” 

“그런데 분명 택시기사가 이런 말을 했어. ‘게임에 이겨도 탈락할 수 있다’라고... 이게 무슨 뜻일까 생각해 봤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그래. 게임은 통과했는데... 칩 개수는 늘리지 못했거나, 오히려 줄어버린 경우가 아닐까 싶어.”
 


“그럴 가능성이...” 

“나도 몰라. 다시 말하지만 확실한 건 아니야. 다시 하나의 예를 들어볼게. 4라운드까지 우리가 총 10개의 칩을 소지했어.
 그런데 5라운드 게임에서 어떠한 이유에서 5개의 칩이 줄어들어버렸어. 그 상황에서 6라운드에 진출했는데... 판돈의 칩
 갯수가 6개라면?”
 


“이해는 되는데... 게임을 통과했는데 칩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을까?” 

“나도 이해가 되지 않아. 하지만... 이틀 간 정말 고민을 해봤어. 그 닭대가리 말대로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면...
 이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택시기사가 예를 들었듯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서 패배자가 승리자에게 칩을 한 개씩 줘야 하는
 경우.. 게임 룰이 ‘반드시 10번의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야 한다, 게임 종료 시 칩 5개 이상 소유면 다음 라운드 진출’이라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서영은 민혁의 가정이 그럴싸했다. 게임의 규정은 참여자들에게 공정하기만 하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컴퍼니가 만들 수
있었다. 민혁의 말대로라면 설령 칩을 잃어도 다음 라운드에 통과할 수 있는 경우가 생겼다. 승리가 아닌 승리가 되는 것인데,
그렇다고 게임에 졌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 경우는 루저가 될 것이다.
 


“우리 남편... 머리 다 빠지겠어...” 

“하... 그냥 시간이 나서 이런저런 가정해 본거야. 혼자 망상을 한 것이 수도 있지만...” 

“아... 아니야. 충분히 도움이 될 거야.” 

“그럴까?” 

“응. 당신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또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예 아무 생각도 못하고 당하는 거보다는
 나아... 내 생각에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서영은 민혁이 고마웠다. 자신이 자는 동안 그 다음 게임을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한 민혁이 고마웠다. 고민을 한다고 반드시
이기지는 않겠지만, 고민을 하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에이스 역시 상대를 항상 관찰하고, 또 컴퍼니를 연구하라고
했던말이 생각났다.
 


“또 없어?” 


서영이 민혁에게 물었다. 민혁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휴우... 내 머리로는 여기까지...” 

“그래? 그런데... 나 그때 질문을 하나 못했는데...” 

“무슨? 그 닭대가리한테?” 


서영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때문에 우리 조가 그렇게 많은 질문을 했는데... 또 궁금증이 있다는 말이야?” 

“응.” 

“그런데 왜 못 했어?” 


민혁의 질문에 서영이 크게 숨을 내뱉었다. 


“휴우... 분명 우리가 질문을 하고 치킨 박이 대답을 하면 우리에게 정보가 될 거야. 그런데... 그 누구도 이 질문을 하지
 않았어.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고... 또 우리가 가장 궁금해야 하고.... 또 가장 기본인 질문이었는데...”
 


민혁이 서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당시 치킨 박이 무슨 음식을 좋아하냐는 질문까지 들었던 민혁이었는데,
도대체 서영이 말한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질문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그 닭대가리한테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 심지어 그 놈은 치킨 박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치킨은 싫어한다고 답변하기도
 했잖아. 도대체 우리가 묻지 않았던 것이 뭐야?”
 


“도대체 왜...” 

“도대체 왜?” 

“응” 

“무슨 뜻이야?” 


민혁이 질문을 다시 질문을 하고 서영이 이내 답변했다. 


“도대체 왜 이 짓을 하는 거야. 섹스게임이라는 것을... 그것도 자기 돈을 상금으로 걸면서... 한두 푼도 아니잖아...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도대체... 왜! 서영의 말을 들은 민혁은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도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머릿속엔
서영이 말한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폭풍을 치고 있었고, 이 의문 하나에 지금껏 고민이 너무나 하찮아짐을 느끼고 있었다.


“왜... 난...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고개를 숙인 채, 민혁이 중얼거렸다. 


“맞아... 맞아... 맞아... 이건 가장 기본이야. 가장 기본 적인 문제인데... 난 이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어.” 

“... 나도 처음부터 의문을 가졌던 건 아니야.” 

“왜 우리는 문제를 인식조차 못했지?” 


민혁이 곰곰이 생각을 했다. 그런 민혁을 바라보며 서영이 입을 열어 차분히 말을 한다. 


“욕심... 다 욕심 때문이야.” 

“맞아! 급한 사정 때문에... 우리는 상금... 그 돈에 대해 먼저 생각을 했지. 생각해 보면,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때도, 이 편지가
 장난인지, 사실인지에 대해 고민했었어. 컴퍼니라는 곳이 왜 우리에게 이런 제안을 했는지... 그걸 생각하지 못했었지.”
 


“그리고 1라운드 게임 전... 질문 시간에 그 누구도 이 질문을 하지 않았지. 다 돈에 눈이 멀어버린 거야.” 


서영의 말을 들은 민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데... 우리는 왜 이 질문을 하지 못했을까? 당신은 왜 하지 않았어?” 


문제 인식을 하고 있던 서영에게 민혁이 질문을 했다. 


“나도... 그 질문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았으니까. 2라운드 게임 전에 이 질문을 하면, 치킨 박이 대답을 해줄까?” 

“그 닭대가리가... 해줄까? 모르겠는데... 지금으로선...” 


민혁과 서영은 이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치킨 박에게 들을 수 있다면, 조금 더 유연하게 섹스 게임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컴퍼니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건 다른 부부들에 비해서 한 발 앞서서 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방금 까지는 당신의 생각을 들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이렇게 생각해 봤어.” 


서영이 민혁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런 서영을 보며 민혁이 고개를 살며시 끄덕거렸다. 


“루저가 된다면 컴퍼니에 신체가 귀속된다는 말... 최악까지 생각해 봤는데...” 

“... 말해 봐.” 

“휴우. 최악은 죽음이야... 그 있잖아.” 


끔찍한 생각인 듯 서영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이야기를 했다. 


“그 있잖아... 장기를 하나씩 팔려서... 우리가 죽고... 그들이 돈을 버는...” 


서영의 끔찍한 가정은 나름 일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민혁 역시 어두운 얼굴로 서영의 말을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장기가 팔려서 죽는... 그런 생각까지 해봤는데... 한편으로는 이것만 가지고는 뭔가 부족해.” 

“부족하다니?” 

“컴퍼니는 우승팀에게만 50억의 상금을 걸었잖아. 그리고 기타 상금에 게임 진행에 대한 운영비랄까? 그런 것까지 더하면
 막대한 돈을 쓰고 있어.”
 


“그... 그렇지.” 

“내가 만약 컴퍼니라면... 그렇게 귀찮게... 또 복잡하게 일을 할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게임을 통해 루저를 만들어서... 그 루저들의 장기를 팔아서 수익을 낸다?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더구나 막대한 돈을 상금으로 뿌리면서 말이야. 그냥 장기 밀매 집단이라면... 이런 가정을 하는 나도 끔찍하지만...
 차라리 지나가는 사람 납치해서 파는 게 더 편할 것 아니야?”
 


서영의 말은 확실히 논리적이었다. 단순히 장기 밀매 집단이 컴퍼니라면, 굳이 수 백 명의 사람을 초대해서 막대한 상금을
뿌려가며 이런 게임을 진행할 이유가 없었다. 그보다 간편한 방법은 분명 존재했다.
 


“그럼 도대체 컴퍼니의 의도는 뭐지?” 


민혁이 다시 서영에게 질문을 했다. 물론, 서영이 정답을 알려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걸 모르겠으니... 이런 생각도 했어. 영상을 찍잖아.” 

“응.” 

“그것을 유통시키나 했는데... 이것도 무리야.” 

“왜?” 

“위험 해. 그런 영상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판매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컴퍼니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 버려....
 그들은 세상에 자신들이 드러나질 않기 바라거든.”
 


“좀 더 설명해주겠어?” 


민혁은 다시 한 번 서영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영이 이틀 내내 자는 동안 자신 역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하지만,
지금 서영이 말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를 못했었다.
 


“사실만 놓고 생각해 봤어. 기본적으로 치킨 박부터 자신의 정체를 숨겨. 컴퍼니의 핵심이 정체를 숨긴다는 사실...
 컴퍼니가 세상에 드러나질 않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해. 그리고 우리가 게임을 하기 전에 기억나겠지만...
 1라운드 게임 전에는 모든 참여자들이 서로를 알 수 없도록 가면도 씌웠어. 또한 이름조차 부르지 않았어.”
 


“응.” 


“참여자들이 모두 게임에 참여한다는 보장이 되지 않는 이상 정체를 숨길 수 있도록 한 거야. 그리고 모든 부부가 게임이
 임하자, 정체를 숨기지 않았지. 한통속이 되었다고 치킨 박은 생각했을 거야. 그 증거로 영상을 찍었고... 그건 우리에게
 족쇄를 채운 것과 같아.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컴퍼니의 존재를 말할 수 없도록 무언의 협박을 한 거라고 생각 해.”
 


“그... 그렇네.” 

“우리는 이미 컴퍼니의 공범과 같은 사람이 되어버린 거야. 설령 게임 포기자들이 상금을 받아 떠나더라도 그들 역시
 게임에 참여한 사실과 그 영상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컴퍼니를 거역할 수는 없을 거야.”
 


서영의 말을 듣고 민혁은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과 한통속이 되어버렸으니, 어쩌면
설령 운이 좋아 1위를 하더라도 평생 컴퍼니의 그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택시기사가 말한 최고의
조언이 진심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민혁이었다.
 


“나도 여기까지야. 더 이상은 생각을 못했어. 그리고 아직 그들의 의도도 모르고...” 

“당신도 참 고민을 많이 했나 봐.” 

“사실 두려워... 다른 조들은 컴퍼니의 의도를 알고 있을까 봐. 누군가는 질문 시간에 컴퍼니에 대한 의도를 물어봤을 것
 같은데...”
 


“음...” 


앞을 대비하기 위하여 많은 고민을 했던 두 사람, 이틀 동안 나누지 못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현실은
더욱 암울하기만 했다.
 


“아참. 몇 시지?” 


잠깐의 정적을 깨고 민혁이 말을 했다. 서영과 의견을 나누면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던 것이었다. 


“오후 6시인데...” 

“나... 나갔다 올게.” 

“왜?” 

“렌트 좀 하려고...” 

“꼭 차가 필요 해. 저번처럼 택시...” 

“산속이야. 면내에서 택시가 가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응?” 

“설령 가더라도 저번과 같은 택시기사는 아닐 거야. 이미 참여자들이 서로 정체를 밝혔고, 영상도 찍었으니...
 그렇게까지 컴퍼니가 통제할 것 같지는 않아.”
 


“그럴까?”

“더구나...”

“응?” 

“택시나 타고 다닐 것이라면, 컴퍼니가 100 만원이나 차비를 줬겠어?” 


민혁이 억지로 씨익 웃는다. 그리고 서영 역시 방긋 웃었다. 힘들고 지쳐도 웃어야 힘이 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된장찌개 다 식었겠다. 데워서 밥 챙겨 먹고 있어. 다녀올게. 

“조심히 다녀와.” 


대화를 마친 민혁이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서영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식탁으로 향했다. 


이제 다시 시작이었다. 덜컹덜컹.

갤로퍼가 힘겹게 산속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다. 길포장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 사실 길포장은 둘째 치고 이런
곳에 건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민혁과 서영이었다.
 


“이 길이 맞아?” 

“지도상으로는...” 


지도 한 장을 가지고 2라운드 섹스 게임에 참여하려 가는 민혁과 서영은 벌써 3시간 넘게 고생 중이었다.
집합 시간이 오전 8시였기에 새벽 4시 경에 출발한 그들 부부였는데, 아직까지 집합 장소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길이 맞는 것 같은데...” 

“휴우. 또 차 돌려야 하는 것 아니야?” 


현재 민혁은 신경이 아주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가평군 설악면까지는 손쉽게 왔지만, 그 후 무려 2시간 가까이 운전을
하며 길을 헤 메고 있었다. 산길에 들어서는 벌써 3번이나 차를 돌려야 했던 민혁이었다.
 


“시간 얼마 남았지?” 

“이제 40분 정도 남았어.” 

“아... 이러다 도착 못하는 것 아니야.” 


나름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한 민혁이었으나, 생각보다 길이 나오지 않자 점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오전 8시 전에 도착하지 못하면 루저가 될수밖에 없었다.
 


“지도상으로는 이 길이 진짜 맞는 것 같은데... 


조수석에서 지도를 보고 있는 서영이 말을 흐린다. 분명 자신의 눈에는 이 길이 맞다고 생각되었지만, 주위 환경을 보면
도저히 건물이 나올 것 같지가 않았다.
 


“이제 어쩔 수 없어. 돌아가서 다시 길을 찾더라도... 늦어. 이 길이 아니면....” 


민혁이 말을 다하지 않았지만, 서영은 그 말을 알아들었다. 게임도 참여하지 못하고 루저가 된다면 얼마나 억울할 것이다.
더구나 루저가 되어서 정말 죽음이라도 당해버리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는 일이었다.
 


“진짜 이런 곳에 건물이 있다면... 씨발. 공무원 새끼들... 미친 것 아니야. 이걸 허가를 내줬단 말이야.” 


운전에 지친 민혁이 욕을 했다. 무작정 길을 따라 운전하고 있지만, 도저히 이런 곳에 건물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자신도 건물을 짓는 일을 하긴 했지만, 이런 곳에 건물을 짓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길이라고는 할 수도 없고... 무슨 차를 타고 가는데 엉덩이 뼈가 다 아파?” 


까칠한 말을 연이어 내뱉는 민혁, 사실 마음속은 그만큼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길에도 참여 장소인 별장이
나오지 않으면, 정말로 루저가 될 수도 있었다.
 


“... 20분 정도 남았어.” 


서영이 작은 목소리로 남은 시간을 알려줬다. 


“참... 쉽게 가는 법이 없네...” 


말은 거칠게 하지만, 민혁은 마음속으로 건물이 눈앞에 보이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그렇게 갤로퍼는 약 5분여 의 시간을 더 달렸다. 


“저... 저기.” 


서영이 소리를 쳤다. 그리고 민혁의 눈에도 보였다. 산등성이 하나를 넘어서자 산속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넓은
평지가 드러났고, 그곳에는 3층짜리 건물과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씨발. 어떤 공무원인지 모르겠지만... 꽤나 먹어서 배가 부르겠군.” 


갤로퍼를 운전하여 평지 초입에 들어 선 민혁이 내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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