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8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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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모자들의 행진곡 -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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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5,336회 작성일 22-02-25 16:28

본문

혜영은 태수와 집에 가면서 명숙의 말이 생각나서 태수가 궁금했다. [태수도 그걸 할까? 여자에 대해서는 생각을 별로
안한다고 그랬지만 그나이에는 그런다고 들었는데] 
그러다가 태수가 자위하는 모습이 상상되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명숙이때문에 별 생각을 다하네. 그런생각을 해도 놀라는데 아들의 그런모습을 직접 본
명숙이는 얼마나 놀랬을까?] 
그러는데 문득 머리에 떠오르는게 있었다.


[남자들이 그런걸 한다는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태수는 나와 한방에 있느라고 못했을수도 있겠네.
만약 그렇다면 많이 불편했었을텐데. 혹시 처음에 마루에서 자겠다고 고집을 부린것도 그이유중의 하나였나?] 
그렇게
생각하니 태수의 생리현상을 방해한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옆에서 걷는 태수의 얼굴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태수야, 나와 한방을 쓰는게 불편하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태수는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엄마를 쳐다보았다.


"너도 혼자 있고싶을때가 있을텐데 그러지를 못하잖아"

"엄마와 같이 있는게 좋은데 왜 혼자 있고싶겠어요?"

"그래? 나와 한방을 쓰느게 정말 안불편해?"

"네... 근데 왜 그러세요?"

"그냥... 혹시 내가 네자유를 빼앗지는 않나해서 물어본거야"

"엄마도 참... 그건 저도 마찬가지죠. 엄마도 저와 한방을 써서 불편하시잖아요"

"아니야... 난 너와 함께 있어서 좋아"

"저도 그러니까 괜한 걱정은 하지마세요"


[안하나? 그렇다면 다행인데] 혜영은 웃는 태수의 얼굴을 보니 안심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한구석에는 궁금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태수와 혜영은 잘려고 태수방에 요와 이불을 깔았다. 아직 짐을 정리하지 않아서 방안이 어수선했다. 


"이방에서 자는게 오래간만이네"

"그런가요? 언제 마지막으로 여기서 주무셨죠?"

"하도 오래되서 기억도 안난다... 네가 어렸을때 안아서 재워주곤 했는데. 그러고보면 너는 참 용감했어"

"뭐가요?"

"다른애들은 어렸을때 혼자 자는게 무서워서 울면서 엄마를 찾거든... 그런데 너는 별로 그런적이 없었어"

"그랬어요? 그래서 섭섭하셨어요?"

"좀 그런적도 있었지만 그냥 네가 대견하다고 생각했지"

"그럼 이제부터 엄마가 혼자 주무시는게 무서우면 저한테 오세요... 안아드릴게요"

"호호, 그럴까?"


혜영은 옛추억들을 회상하면서 태수와 자리에 누웠다. 방바닥이 따뜻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하루종일 마루창문을 열어놓고
있어서 집은 제법 싸늘했다.


"추우시죠?"

"응... 이불 잘 덮고 자라"

"엄마도 이불을 잘 덮으시고 저를 꼭 안으세요. 그러면 추위가 덜 할거에요"


혜영이 태수의 품안에서 그의 목을 감자 태수도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한밤중에 혜영은 잠에서 깼다. 아무래도 환경이 달아진 방에서 자서 그런것 같았다. 태수의 품안에 안겨서 가만히 있는데
가슴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손을 가슴으로 가져가보니 잘때 자신을 안고있었던 태수의 손이 그녀의 유두위에 올려져
있었다. 깜짝 놀라서 태수의 숨소리를 들어보니 여전히 곤하게 잠들어 있었다. 
[왜 태수의 손이 내가슴위에 올려져 있지?]
태수의 손을 내려놓을라고 하다가 옛날에 태수가 자신의 품안에 안겨 엄마가슴을 만지며 잠들었던 생각이 났다. 애기였던
태수는 그럴때 너무나 천사같아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잠자는 애를 마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했었다. 혜영은 그때를
회상하며 자신의 가슴위에 얹여있는 태수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때가 10년도 더 되었을 전이지?... 그렇게나 귀엽던 애가 어느새 커가지고... 그러고보니 품안에서 아들을 끼고 살려는
명숙이의 마음이 이해되네] 
한참을 태수의 손을 만지며 있으니 옛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태수도 꿈에서 옛날생각이
나서 엄마가슴을 만지나?] 
그러다가 무심코 다리를 움직이는데 허벅지에 물컹한것이 느껴졌다. 감각으로 무엇인지를 금방
알수있었다. 
[헉! 태수의 성기네] 그동안 태수가 부끄럽게 하지않을려고 조심하게 행동해서 태수에게 안겨서 잤던 첫날
이후로는 아들의 성기를 건들여본적이 없었다. 다리를 성기에서 뗄려고 했지만 그때 느꼈던 감각이 생각나서 호기심이 났다.
 

[엄마인데 어때? 어렸을때는 고추도 씻겨줬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허벅지를 천천히 움직여 태수의 성기부위를 느껴보았다.
발기가 안되었지만 처음에 느꼈던대로 꽤 컸다. 
[요즘애들은 우리때보다 키도 크고 잘 자라는데 이것도 그런가보지?]
그러는데 태수의 성기가 점점 커지는것을 느꼈다. 그녀의 허벅지에 닿아있는 성기는 조금씩 꿈틀거리며 위로 서서히
올라갔다. 혜영은 놀라서 허벅지를 얼른 성기에서 떼었다.
 


[내가 아들을 흥분시켰나 보네... 망측해라] 얼굴이 화끈거리며 그러고있으니 자신의 가슴위에 올려져있는 태수의 손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남편외에 다른 남자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있는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가슴이 콩콩 뛰었다.
[아들한테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지?] 태수의 손을 옆으로 누워있는 자신의 팔로 올려놓을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니
그의 손이 둥그런 가슴을 만지며 지나갔다. 그러니 마치 감전이 된듯한 느낌이었다. 혜영은 자신의 팔위에 있는 태수의
손을 잡고 얼어붙은듯이 가만히 있었다.


[꼭 태수아빠가 처음으로 내가슴을 만졌던 기분이야. 왜 이러지? 너무 오래동안 남자의 손길을 잊어먹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흥분하고 있나?] 
다시 태수를 올려보니 그는 세상모르게 잠자고 있었다. 그러는데 혜영의 머리속에 자신을 안고있는 태수가
아들이 아닌 다른 남자였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수와 팔짱을 끼고 걸을때도 마치 연인사이같다는 생각이
무심코 든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자 얼굴이 달아오르며 가슴이 더 크게 뛰는 것이었다. 
[내가 미쳤지.. 아들을 남자로
생각하고.. 엄마걱정을 하며 잘해주는 아이인데. 고맙게 생각못할망정 그런생각을 하다니] 
혜영은 생각을 뿌리치며 몸을
태수에게서 약간 떼어논다음 머리만 그의 어깨에 기대고 조용히 태수의 잠자는 숨소리를 들었다.
 

명숙은 약국에서 어제밤에 읽어보았던 성교육책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모두 자식들의 자위행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고
적혀있었고 또한 책임없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행동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게 하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러나 어떠한 책도 혼자인 부모가 어떻게 하라는 내용이 없어서 답답했다. 
[꼭 아빠와 엄마가 다 있어야 부모인가?
왜 그런 내용은 없지?] 
혜영의 말대로 두고볼수밖에 없었다. 어제도 또 자위를 하나하고 방안에 있는 선규가 무척 신경이
쓰였었다. 그생각을 하는데 불현듯 그중의 한책에서 보았던 구절이 생각났다. 자위행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때문에 부모가
야단치지말고 몰래 자식의 방에 휴지를 갖다놓는등 도움을 주면 자식이 성충동으로 괴로워하거나 심각한 상황까지는 안갈수
있다는 글이었다.


[말도 안돼. 도와주면 더할뿐이지 어떻게 상황이 좋아져?]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차피 행위를 막을수없는바에는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건 목표는 어떻게든 선규와 말을 해서 성에 대해 이해를 시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선규가 성충동을 참지못하고 밖에서 일을 저지른다면 큰일이었다. 선규는 신문배달을 나가고 없어서 방으러 가
보았다. 책상에는 조그만 휴지상자가 있었고 휴지는 거의 다 떨어져가고 있었다. 선규의 방을 청소할때마다 최근에 휴지가
많이 쌓여져있는 휴지통이 생각났다. 휴지통안을 들여다보니 오늘도 휴지들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처음에는 콧물이 나서 그런줄 알았는데] 약국에서 커다란 휴지상자을 가져와서 선규의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이게 잘하는
짓인지를 모르겠네. 그런데 휴지가 많이 있는걸 보면 자위를 많이 하나? 그러면 몸에 안좋을텐데] 
명숙은 갖다놓은
휴지상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한숨을 쉰다음 약국으로 갔다.


집에 돌아온 선규는 책상위에 놓인 커다란 휴지상자를 보고 깜짝 놀랬다. [엄마가 갖다놨나?] 거실로 가서 저녁을 차리고
있는 엄마에게로 갔다.
 

"엄마가 휴지상자를 갖다놨어?"

"응... 휴지통을 보니까 휴지들이 많더라... 요즘 콧물이 많이 나오니?"

"으.....응"

"약 줄까?"

"괜찮아"


선규도 요사이 엄마가 이상해진걸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눈을 똑바로 못 쳐다보고 어떤때는 자신을 몰래 살펴보는것 같기도
했다. 
[엄마가 뭔가 눈치챘나? 그럴리가 없는데. 자위하는것도 안들켰고 또 엄마의 속옷들도 매일매일 세탁기안에 넣었잖아.
혹시?] 
방안에 들어가서 침대밑을 보니 아침에 가져온 브래지어와 팬티는 그대로 있었다. [다행이다] 다시한번 휴지상자를
쳐다보았으나 그냥 엄마가 건강때문에 걱정하나보다하고 생각했다. 밤에 불을 끄고 자위를 한다음 엄마가 갖다놓은 휴지로
정액을 닦았다. 엄마가 준 휴지라 생각하니 야릇해졌고 색다른 흥분이 밀려왔다.


[생각지도 않은일이네. 엄마가 마치 자위를 열심히 하라고 갖다놓은거 같잖아]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엄마의 몸의
일부분이라도 보고싶은 생각이 났다. 
[어떻게 안될까? 엄마가 옷을 갈아입을때 기회를 잘 노려보면 될수있을거 같은데]
선규는 엄마의 몸을 보는 생각만 해도 저도모르게 야릇한 미소가 지어졌다. 


일요일날 태수는 책방애서 엄마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제 공사가 모두 끝나서 밤늦게까지 엄마와 짐을 정리했었다. 아직
엄마방이 어수선하여 어제는 자기방에서 엄마와 함께 잤으나 이제는 예전처럼 자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따로
자야지... 그동안 엄마가 많이 불편하셨을거야] 
엄마와 같이 못잔다고 생각하니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엄마와
같이 자보니 오래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엄마의 따뜻한 품이 좋았고 편안했다. 그러고있는데 문이 열리며 저번주에 왔던
여자가 들어왔다. 그제서야 태수는 테이프가 생각났다. 
[아차. 테이프를 잊고있었네. 그동안 집에 공사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많이 듣지도 못했는데] 
여자는 웃으면서 태수에게 다가오더니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셨어요"


책상서랍에서 테이프를 꺼내 여자에게 내밀었다.


"잘들었어요... 음악들이 너무 좋더군요"


여자는 미소를 지으며 테이프를 받았다.


"마음에 들었어요?"

"네... 그런 음악들을 많이 아시는 손님이 부럽던데요"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요"


태수는 앞에서 차분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여자가 몇번 만나봐서 그런지 무척이나 친근하게 느껴졌다. 엄마를 제외하고 다른
여자들한테는 이런 기분이 안들었지만 이 여자에게만은 거리감이 안느껴졌다.
 

"말씀 놓으세요... 제가 한참 어린데요"


여자는 잠시 미소를 지은 얼굴로 태수를 살펴보더니 말했다.


"그럴까요?"

"네... 손님이 그러시니 제가 오히려 불편하네요"

"그럼.. 손님이라 하지말고 누나, 동생하면 어떨까요?"


태수는 눈이 동그래지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될까요?"

"집에 누나가 없나보죠?"

"네... 저와 어머니, 이렇게 단둘이 살거든요"


여자는 표정을 부드럽게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누나라 생각하고 편하게 대해요"

"고맙습니다... 손님도 편하게 대해주세요"

"호호, 아직도 손님이에요?"


태수는 겸언쩍게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막상 할려니까 어색하네요. 누나가 먼저 말을 놓으세요"


저도모르게 입에서 누나란 말이 나오자 태수는 깜짝 놀랬다. 그러나 여자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그럴게... 참 이름도 안물어봤네"


여자가 자연스럽게 대해줘서 태수는 마음이 놓였다.


"강태수라고 해요"

"좋은 이름이네... 나는 이유진이라고 해"

"이름이 예쁘네요"

"예쁘긴... 흔한이름이지"


태수는 같은 또래의 여자와 오래 대화를 나눠본적이 없어 어떡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저기, 바쁘시지 않으면 잠시 앉으시겠어요? 쥬스도 있거든요"


유진은 수줍게 말하는 태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바쁜일도 없는데 새로 알게된 동생과 얘기를 나누는것도 좋지"


그러자 태수는 기분이 좋아 입이 벌어지며 얼른 의자와 쥬스를 내놓았다. 유진은 책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효자네... 일요일인데도 엄마대신에 여기에 앉아있고"

"엄마도 쉬실 날이 있어야죠"

"엄마가 든든하시겠다"

"뭘요... 근데 누나는 뭐하세요? 요즘 대학교도 방학일텐데"

"평일에 아르바이트로 피아노학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쳐"

"그럼... 피아노 선생님이세요?"

"그런셈이지"


태수는 쥬스를 한모금 마시는 유진을 살펴보니 아주 예쁜 얼굴은 아니었으나 맑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게 엄마의 분위기와
비슷했다. 유진은 손에 들고있던 테이프를 보더니 말했다.


"이중에서 어떤 노래들이 마음에 들었니?"

"다 좋은데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루이 암스트롱이면 "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

"네... 엄마가 라디오에서 들으시는걸 들은적이 있는데 "What A Wonderful World"를 부른 가수가 맞죠?"


"응... 재즈음악을 하던 트럼펫 연주가였어. 우리나라에서는 "What A Wonderful World"가 널리 알려졌는데 나는 "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가 좋더라... 제임스 본드 영화 알지?"
 

"007이요?"

"응... 이 노래는 007시리즈의 여섯번째였던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의 주제곡이었어"

"누나도 007을 좋아하세요?"


"몇개를 보기는 했는데 황당무개하고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이 마치 남성관객들의 눈요기감으로 나오는것 같아서 별로야...
너는 좋아하니?"
 

"친구집에서 두편정도를 본적이 있는데 남자라서 그런지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그영화는 못본거 같아요"

"그럴거야... 69년에 나온 영화거든"

"그렇게 오래 되었어요?"

"응... 나도 우연한 기회에 보게됐어...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른 007영화와는 달라. 제임스 본드가 결혼하거든"

"그래요? 다른 영화에서는 아내가 없던데"

"그영화의 마지막에서 아내가 악당들에게 총에 맞아 죽어... 제임스 본드를 암살하려다가 아내가 대신 맞은거지"

"그랬어요? 그런 영화가 있는줄은 몰랐어요... 다른 007영화와 차이가 나네요"


"맞어... 거기에 나왔던 여자가 마음에 들더라. 보통 본드걸은 남자들의 선입견으로 바보같고 자기주관이 뚜렷하지 않게
묘사되는데 그여자는 상당히 독립적이었고 성격도 이해하기 힘들게 복잡했어...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그여자에게 빠져들게
되더라구... 마지막에 신혼여행길에서 아내가 죽고 제임스 본드가 슬퍼하는데 거기서 주제곡의 음악이 나와"


"그럼.. 음악도 영화의 분위기때문에 슬펐겠네요?"


"응... 더군다나 제임스 본드는 여자와의 로멘스에 대해서는 심각하지 않고 냉정한데 그런 사람이 여자때문에 슬퍼하니까
왠지 기분이 묘하고 찡하더라. 그런거있잖아. 사람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면 다르게 보이는거"


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어. 최근에 나에게 안기고 눈물도 보이는 엄마도 약하고 다르게 보이잖아] 
유진의 말은 계속 되었다.


"그래서 루이 임스트롱의 이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어... 또 마음에 드는 노래는 없었어?"

"비틀즈의 "Julia"가 좋더라고요... 노래가 조용하고 왠지 애절한 느낌이 들던데요"

"그건 존 레논이 쓰고 노래한거야"

"옛날에 암살된 가수요? 어디서 들은적이 있어요"


"맞아... 개인적으로 그사람의 노래를 참 좋아해. 존 레논은 가사를 쓸때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가장 잘 표현했던 사람이었어..
쥴리아는 존 레논의 엄마야"


"그래요? 엄마와 사이가 좋았던 모양이죠?"


"그게 아니라 엄마를 무척 그리워 했었대.. 엄마가 16살때 교통사고로 죽었어.. 그가 태어나고 얼마후에 레논의 아빠가 집을
나가서 엄마가 혼자 그를 키웠었대. 음악도 시작한 계기가 엄마가 기타를 선물로 사주고 가르쳐줘서 한거래. 그래서 엄마의
사랑을 못잊었나봐. 나중에 솔로가 되었을때도 엄마를 생각하며 "Mother"이란 곡도 발표했었어"
 

얘기를 들으니 태수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마치 남의 일 같지가 않게 들렸다. [16살이면 내나이네... 나도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을까?] 
갑자기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밀려왔다.
 

"굉장히 불쌍했던 사람이었네요"


"응..... 나중에 요꼬 오노란 일본여자와 결혼했는데 그보다 6살 연상이었어..... 아마 그여자에게 엄마같은 사랑을 받고 싶어
했나봐... 지난번에 존 레논의 개인비서를 했던 사람이 쓴 책을 읽었는데 아내를 Mother이라고 불렀대"


"그정도에요? 정말로 엄마를 그리워했었나 보군요"

"엄마의 사랑은 소중한거야. 옆에 계실때는 잘 모르지... 너도 엄마한데 잘 해드려. 돌아가신후에 후회하지말고"

"누나말이 옳아요"


한동안 적막이 흘렀다.


"아버지는 돌아가셨니?"

"네... 어렸을때 돌아가셨어요"

"엄마와 단둘이 사느라고 힘들겠구나"

"힘들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서 괜찮아요... 엄마가 힘들시겠지만요...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도 효자인 아들을 두셔서 보람이 있으시겠다"

"아직 그런 말을 듣기는 창피해요. 커서 호강시켜 드려야죠"


유진은 잔잔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게 효자야"

"자꾸 그렇게 말하니 부끄럽네요"


유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테이프를 내밀었다.


"이거 가져"

"예?"

"나는 집에 이 음악들이 있어"

"그래도....."

"괜찮아... 누나가 주는 선물이니까 부담갖지말고 받아"


태수는 얼떨결에 테이프를 받았다.


"고마워요, 누나"

"고맙긴"


유진은 시계를 보더니 일어섰다.


"가야겠다"

"책은 안사세요?"

"내일 와서 사지. 그럼 다음주에 보자"

"네... 안녕히 가세요"


태수는 유진이 눈에서 사라질때까지 바라보았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태수는 엄마를 찾을수가 없었다. [오늘은 안나오셨나? 하긴 그동안 힘드셨을텐데 집에서 쉬셔야지]
하지만 마음한구석에는 엄마가 안나와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집에 들어가보니 안에는 불도 안켜져 있었고 어두웠다.
[어? 엄마가 어디 나가셨나?] 마루에 불을 켜고 방에 코트를 벗은다음 엄마방으로 가보았다. 문을 두들겨도 아무소리가
안나자 문을 살며시 열어보니 방안도 불이 켜져있지 않았다. 그런데 어두운 방안에서 누가 끙끙 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의문이 든 태수는 불을 켜고 방바닥에서는 엄마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었다. [어디 아프신가? 아침에 책방을 나갈때는 

멀쩡하셨는데] 걱정이 되서 잠을 자는 엄마의 이마를 만져보니 불덩이였다. [이렇게나 많이 아프시잖아! 어떡하지?]
기겁을 한 태수는 아무생각없이 선규의 집으로 달려가 벨을 누르며 문을 두들겼다. 


"아줌마! 아줌마!"


문이 열리며 놀란 선규엄마가 나왔다.


"태수구나... 무슨일이니?"

"엄마가 많이 편찮으세요... 빨리 와주세요"

"뭐?"


발을 동동 구르는 태수를 보며 경악을 한 명숙은 급히 약상자를 들고 태수의 집으로 달려갔다. 밖에서 일어난 소란을 들은
선규도 놀라며 뒤따라 달려왔다. 방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혜영를 살펴본 명숙은 얼굴이 하얗게 된 태수를 바라보았다.
 

"감기몸살이 드신거야... 괜찮아질거니 너무 걱정하지마"

"병원에 안가셔도 돼요?"

"응... 주사맞고 약을 먹으며 2~3일간 안정을 하면 나을실거야... 엄마가 밖에서 오래 계신적이 있었니?"


"일주일동안 집에 공사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먼지가 나가게 거의 하루종일 마루창문을 열고 있었어요... 갑자기 무리를
하신데다 찬공기를 많이 맞으셨나봐요"


그러자 명숙은 혀를 찼다.


"쯧쯧... 그러면 우리집에 올것이지... 어찌 네엄마나 너는 생각이 꽉 막혔냐?"


태수는 대답도 못하고 머리만 긁었다.


"주사를 놓을테니 선규와 마루에 나가있거라"


태수는 앓아누운 엄마를 다시한번 쳐다보고 선규와 나왔다. 선규도 태수를 나무랬다.


"우리엄마말이 맞아... 너라도 그생각을 했었어야지... 아줌마가 큰병이 나시면 어떡할려고 그랬어? 안그래도 몸이 약하신
분인데"


"나는 왜 이렇게 융통성이 없지?"

"어쨋든 그만하기에 천만다행이다... 이제 집은 다 고쳐졌어?"

"응"

"그동안 어디에서 잤니?"

"공사를 안하는 방에서 엄마와 잤어"

"아줌마와 같이 잤어?"

"응"


태수는 엄마가 너무나 걱정이 되어 선규의 말은 잘 들리지도 않고 닫혀진 방문만 쳐다보았다. 잠시후 선규엄마가 나왔다.
 

"됐다... 이제 괜찮아지실거야... 내가 나중에 약과 미음을 써 올테니 그걸 잡숫게 하고 항상 집안을 따뜻하게 해야한다"


"네, 아줌마... 너무나 감사드려요... 지금 이시간에 약국문이 모두 닫혀있을텐데 그나마 아줌마가 옆에 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명숙은 웃으면서 태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에 아무도 없는데 우리가 서로 도우며 살아야지... 네가 많이 놀랬겠다... 당분간 네엄마 책방에 못나가시도록 해... 너도
시간이 없다면 아예 며칠간 책방문을 닫던가 그래. 사람이 우선이지 그깟 돈이 중요하니?"
 

"아줌마말씀대로 할게요"


태수는 나가는 선규엄마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인사를 했다.


선규는 침대위에 누워서 어두운 방안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도 태수엄마때문에 놀라서 오늘밤은 자위를 할 기분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잘해줬던 태수엄마가 그만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우리집에서 자라고 했을텐데...
아줌마는 엄마와 같이 자고 태수는 나와 함께 잤으면 됐잖아? 바보같이 왜 말하지 않았냐?] 
그러다가 태수가 그동안
태수엄마와 함께 잤다는 말이 기억났다.

[태수는 좋았겠다. 아줌마와 한방에서 잘수있어서. 나도 그런 기회가 없나? 그러면 엄마가 자는모습도 보고 몰래 엄마의 몸도
훔쳐볼수 있는데. 갑자기 같이 자자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그러자 선규는 혼자만의 방을 쓰고싶어서 그동안
가끔씩이라도 엄마와 같이 잠을 안잔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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