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3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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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모자들의 행진곡 -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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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40,196회 작성일 22-02-19 15:49

본문

식사를 마친다음 태수는 마루에서 책을 읽고 혜영은 방에서 오늘하루 장사한것을 계산했다. 통장에 적혀있는 액수를 보니
한숨만 나오는 것이었다. 
[태수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할려면 3년동안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 할텐데. 그때가면 물가도 많이
오르겠지] 
시계를 보니 밤11시를 넘고있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태수가 피곤하겠다싶어 그만 자기로 했다. 방을 정리한
다음 추리닝바지와 소매가 긴 옷으로 갈아입고 마루에 나가 태수를 불렀다.


"태수야, 그만 자자... 어서 요와... 이불을 가지고 건너와라"

"엄마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괜찮다니까... 엄마와 같이 자는게 싫어?"

"그게 아니라 엄마가 불편하실가봐 그러죠"

"걱정말고 어서 자자"


혜영이 요를 까는데 태수가 이불과 요를 가지고 들어왔다. 태수도 엄마와 비슷한 옷차림이었다.


"한가운데가 따뜻하니 내옆에 요를 깔아라"


요를 깐다음 불을 끄고 태수와 혜영은 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웠다. 아들과 같이 자보기는 오래간만이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후 얼마동안 태수와 함께 잤었지만 태수가 점점 커가자 자기방에서 자기 시작했다. 그게 태수가 국민학교 4학년때의
일이었다. 남편과 같이 자던 방에서 장성한 아들과 함께 누워있으니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했다. 옆을 보니
태수는 많이 피곤한 모양인지 벌써 잠이 들어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태수옆에 앉아서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았다.

이제 어둠이 익숙해져서 태수의 얼굴윤곽이 보였다. 남편이 죽고난후 태수가 자신을 위로하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결혼후의 자신의 신세가 처량했고 혼자된것이 무섭고 서글퍼서 울면은 태수가 와서 자기가 엄마를 돌보겠다며 울지말라고
달래주고는 했었다. 그후에 태수는 약속을 철떡같이 지키고 있었다. 효자얘기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태수야말로 진정한
효자였다. 그때를 생각하며 태수가 안깨게 자는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엊그제같았는데 벌써 이렇게 컸네] 아까 버스안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남편이 아픈후로는 남자의 품에 안겨본적이 없다가
잠깐이었지만 태수의 가슴에 안겨보니 무척이나 편안하고 따뜻했다. 옛날에는 어린 태수를 업어주거나 안아주었지만 이제는
아들에게 기대고 안겨서 좋아하는 자신을 발견하니 어딘지모르게 마음이 착찹해지는 것이었다.


[세월이 빨리도 가는구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나가면 얘도 결혼을 하고 자기가정을 이루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태수를 한번
안아보고 싶었다. 아들이 덮고있는 이불로 들어가서 살며시 태수의 머리를 가슴 품안에 넣고 머리카락을 아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오래간만에 아들을 안아보니 옛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태수야, 아빠나 엄마처럼 되지말고 커서 잘
살아야 한다. 네가 그렇게만 되면 난 죽어도 여한이 없을거야] 
그러다가 혜영도 이내 잠이 들어버렸다.
 

새벽에 태수는 잠을 깼다. 규칙적으로 생활을 하다보니 일요일에도 이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눈이 떠졌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
했다. 얼굴은 부드럽고 뭉클한 무엇인가에 파묻혀 있었고 누군가가 자신의 머리를 안고 있는것이었다. 
[어떻게 된거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을 안고있는 사람은 엄마였다. 더군다나 얼굴이 파묻혀 있는곳은 엄마의 젖가슴이었다. 순간 태수의
얼굴이 빨개졌다. 어릴때는 엄마의 가슴품안에 많이 안겨보았지만 지금은 왠지모르게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또 아버지생각이 나셔서 외로우셨나?] 숨소리를 들어보니 엄마는 잠들어 있었다. 엄마가 숨을 쉴때마다 젖가슴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젖가슴을 느끼자 태수의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왜 이래?
미쳤나? 엄마가 외로우셔서 나를 안은건데] 
태수는 밀려오는 흥분을 떨쳐버릴려고 엄마가 자신을 키우면서 고생하던것을
생각했다. 그러자 진정이 되면서 엄마의 포근함이 느껴졌다. 고개를 약간 들어 잠자고 있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재혼을 하시면 외로움을 잊으실려나? 아니야... 또 아버지같은 남자를 만나서 마음고생하실지도 모르잖아... 내가 끝까지
모시고 살아야지] 
잠시 어제 버스안에서 쓰러질뻔한 엄마를 안았던 기억이 났다. 그때 이상한 흥분이 오기도 했었지만
자신이 엄마의 보호자가 된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엄마가 잠에서 안깨게 살며시 품안에서 빠져나온다음 팔을 엄마의
목밑으로 뻗고 조심스럽게 엄마를 끌어당겼다. 그러자 엄마는 태수의 품에 안겨서 자는 형상이 되었다. 자신의 몸에 접촉해
있는 엄마육체의 느낌을 무시하면서 엄마의 손을 잡고 만지작거리다가 태수도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이른 아침에 혜영은 잠에서 깨어났다. 잠결에 굉장히 편안하게 잤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남자에게 안겨서 잔 기분이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혜영의 얼굴과 머리에는 근육이 진 팔과 어깨가 느껴졌고 손을 움직이니 단단한 남자의 가슴이 만져졌다.
[어? 내가 진짜로 남자에게 안겨있나?] 다리를 움직이니 허벅지에 뭉특한 것이 닿아졌다. 그런 느낌을 받은것은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그것이 발기된 남자의 성기라는것을 알수 있었다. 화들짝 놀란 혜영은 잠이 확 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바람에 태수도 눈을 떴다.


"엄마"

"태수야"


자신이 안겨있던 사람이 태수였다는것을 깨닫자 혜영은 어제밤을 생각하며 의아해 했다.

[이상하다. 태수를 안고 잔것 같은데 왜 내가 안겨있지?]


"어떻게 된거니?"


태수도 엄마의 태도가 심상치않자 당황했다.


"어..엄마, 자다가 깨어보니 엄마가 저를 안고 주무시길래 불편해하실까봐 제가 엄마를 안고 잤어요... 화나셨어요?"

"아..아니야"


그리고는 화장실에 가서 차가운 물로 빨개진 얼굴을 씻었다. 아까 느껴졌던 태수의 발기된 성기가 생각났다.

[남자가 아침에 일어나면 성기가 발기된다는걸 잊고 있었네... 그런데 15세의 남자애의 성기가 그렇게 클수 있나?]
순간적으로 느꼈지만 태수의 성기는 남편것보다 크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혜영은 물에 적신 얼굴을
흔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아들인데... 망측해라] 양치질을 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면서 생각해보니
태수가 잘못한것은 없었다. 
[그애도 나를 위해서 그런건데] 내가 계속 부자연스럽게 행동하면 태수가 오해할수도 있어서

태연하게 행동하기로 하였다. 방으로 와보니 태수는 이불들과 요들을 개고 있었다. 태수도 엄마가 화장실로 가자 그제서야
발기된 자지를 깨닫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엄마가 이걸 아셨을까?] 엄마가 혹시 이상한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러자 새벽마다 발기되는 자지가
오늘따라 원망스러웠다. 엄마가 들어오자 아직까지 수그러들지않는 자지때문에 주저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엄마, 제마음대로 해서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안그럴게요"


혜영은 미소를 지으며 태수를 일으켜 세웠다.


"네가 미안해할게 뭐가 있니? 아들에게 안겨자니까 나도 좋았어"


태수의 얼굴이 빨개서 밑을 내려보니 태수는 두손으로 성기부분을 가리고 있었다. 상황을 짐작한 혜영은 태연하게 말했다.


"이불과 요를 갇다놓고 어서 씻어라. 아침을 차릴테니"


그러자 태수는 자신의 이불과 요를 들고 부리나케 달려나갔다. 평소에 의젓한 태수가 허둥지둥하자 혜영은 웃음이 나왔다.

[남자들은 애나 어른이나 이상해] 방에 들어온 태수는 엄마가 화를 안내서 다행이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태도를 보니 자신의
발기된 자지를 눈치채지 못한것 같았다. 
[다행이야. 다음부터는 조심해야지] 식사할때도 엄마는 아무일이 없었다는듯이
태수에게 책방에서 해야할일을 설명해 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공부할 책들을 챙긴다음 태수는 엄마에게 인사하고 책방으로
출발했다.


선규는 내일부터 신문을 돌릴 구역을 익혀둘려고 집을 나섰다. 구역에는 몇개의 아파트들이 있었고 대부분이 주택들이었다.
집에서 나오는 여자들도 눈에 띠었는데 예쁘고 섹시한 여자들이 꽤 있어서 선규를 들뜨게 했다. 
[나도 신문대금을 받을때는
저런 여자들을 만날수 있겠구나] 
구역은 생각보다 넓었으나 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무도 없었다.
엄마는 시장에 갔다온다는 메모를 남겼다. 
[태수도 오늘 쉬는 날인데 집에 있을려나?] 전화는 안해보고 길을 건너서
태수집으로 가보았다. 벨을 누르니 한참있다가 빨래를 하던 태수엄마가 문을 열어주었다.


"어? 안녕하세요, 아줌마? 오늘 책방에 안나가셨어요?"


태수엄마는 선규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선규구나... 오래간만이다... 태수는 오늘 나대신 책방에 나갔어... 들어와서 뭐좀 마시고 갈래?"


선규는 태수엄마를 본지가 오래되었고 어차피 집에는 아무도 없어서 그러기로 했다.


"그래도 될까요?"


선규는 웃으면서 태수엄마를 따라 집으로 들어왔다.


선규는 태수엄마가 좋았다. 자상하고 엄마와는 달리 귀여운 분위기도 느껴졌다. 자신의 얘기도 잘들어주고 힘든 형편에도
만나면 아무리 말려도 맛있는것을 사먹으라고 부득부득 돈을 주곤 했다. 엄마가 이혼을 한뒤로 친척을 만나는것을 싫어해서
선규에게는 태수엄마가 가까운 친척이나 다름없었다. 엄마에게서 태수엄마의 얘기를 들었을때는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이 할수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태수엄마를 도와주고 싶었다.
 

"뭐... 마실래?"

"제가 할테니 아줌마는 앉아계세요"


집안은 평소와 다름없이 낮이라서 촛불들이 켜져있었다. 태수집을 하도 드나들어서 살림도구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커피 드시겠어요?"

"응... 누가보면 네가 여기 사는줄 알겠다"

"헤헤, 그렇게 생각하면 태수도 우리집에서 사는거죠"

"그럼.. 네가 커피를 탈동안 하던 일을 마저 하고 나올게"

"그러세요"


주전자에 물을 담아 뎁히는 선규를 보며 혜영은 화장실로 들어가 하던 빨래를 마저 했다. 혜영도 선규가 좋았다. 붙임성도
있었고 재미나는 말로 옆에 있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싹싹하고 하느짓이 귀여워서 혜영에게는 선규가 마치 또하나의
아들 같았다. 더군다나 태수가 일을 하거나 자신을 돕느라고 친구를 사귈 시간이 없는데 선규가 옆에서 오래동안 태수의
친구로 있어주는게 무척이나 고마웠다. 빨래를 대충 마치고 마루로 나가보니 선규가 커피잔을 상위에 놓고 있었다.
 

"다 됐니?"

"네... 아무것도 안타시죠?"

"응.."

"저는 쥬스를 마실게요"


선규는 쥬스를 가져와 태수엄마와 마주앉아서 마셨다.


"너, 신문배달을 한다며?"

"아줌마도 아세요? 이러다가 온동네에 소문나겠네요... 하하"

"처음이라 힘들텐데 할수있겠니?"

"남들도 다하는데 제가 왜 못하겠어요?.. 우리엄마만 안절부절 안하시면 되죠"

"다... 너를 걱정해서 그러시는거야"

"알아요... 안그래도 어제 늦게 들어왔다고 엄마에게 엉덩이를 맞았어요"

"왜?"


"보급소에 인사만 하고 온다고 했는데 태수와 돌아다니다가 늦었거든요..... 그러니 우리엄마가 어떠셨겠어요? 아마 늦게
돌아왔다고 엄마에게 엉덩이를 맞은 15살짜리 아들은 저밖에 없을거에요... 하하"


혜영도 웃으면서 말했다.


"네가 잘하면 네엄마도 너를 대견스럽게 생각할거야"

"에이, 우리엄마 성격을 잘아시잖아요... 그게 한순간에 고쳐지겠어요?"


혜영은 선규가 잘 이해가 안되었다.


"선규야, 넌 네엄마가 너를 그렇게 감싸는게 좋니? 네또래의 아이들은 부모가 그러면 싫어하던데"


"글쎄요... 사람마다 다르겠죠. 하지만 저는 엄마가 그러는게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는구나하며 좋아해요... 그래서 어떤때는
엄마가 저에게 약간의 무관심을 보이면 섭섭할때가 있어요"


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특히 부모가 혼자 있는 아이들은 남달랐다. 태수도 보통아이들보다
다른점이 있기는 선규와 마찬가지였다.


"네..엄마는 뭐하시니? 오늘은 약국을 안하는 날이잖아"

"내일 신문돌릴 구역을 돌아보고 오니 엄마는 시장에 가시고 안계세요"

"그렇구나... 요새 감기가 유행이라서 네엄마 바쁘시지?"

"네... 아줌마도 바쁘시겠네요... 연말에는 책을 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응... 좀 바쁘기는 해"

"태수가 아줌마 쉬시라고 책방에 갔어요?"

"응... 그애의 쉬는 날을 뺏어서 미안하더라"

"효도하는건데 뭘요... 그런데 왜 빨래를 하세요?"

"이럴때 밀린 집안일을 해야지"


"그러시지말고 태수를 시키고 아줌마는 쉬세요..... 저도 엄마를 도와드리고 싶은데 약에 대해서 뭘 알아야죠.....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엉터리 약은 팔수 없잖아요?"


그말에 혜영은 웃음이 나왔다.


"네가 건강하게 잘자라는게 네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는거야"


선규는 쥬스를 마시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물어보았다.


"어제 태수가 아줌마를 즐겁게 해드렸어요?"

"엉?"


혜영은 갑자기 아침의 일이 생각나서 저도모르게 놀랬다.


"어제 태수에게 말했는데 안했나 보네요"

"재롱말이야?"

"네... 했어요?"

"아휴, 다 큰 아들의 재롱을 징그러워서 어떻게 보니?"

"태수와 똑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엄마도 제가 즐겁게 해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시는데요"

"그거야 너희엄마니깐 그렇지... 나는 태수가 그러는 꼴을 못보겠다"


"재롱이라는게 꼭 어린애들처럼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게 아니에요. 안마도 해드릴수 있고 듣기좋은 말을 해서 부모님의
기분을 좋게 해드릴수도 있어요... 태수가 그런거에는 좀 뻣뻣하죠?"


"나는 됐다... 그러지않아도 태수가 나를 기쁘게 해주고 있는데 뭘"


"제말을 한번 믿어보시고 태수에게 요구하세요... 그러면 피로가 싹 가실거에요. 제가 태수에게 요령을 가르칠게요... 그런데
태수의 성격이 그래서 할지를 모르겠네요"


"태수의 성격이 어때서?"


선규는 원래 태수엄마에게는 이것저것 얘기해서 말하기로 하였다.


"아줌마, 태수와 제또래의 남자아이들이 예쁜여자를 보면 쳐다보거나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게 정상아니에요?"

"그럴수도 있지"


"그런데 태수는 예쁜 여자를 봐도 무덤덤해요.. 이성에 대해서 무관심한건지 아니면 감정이 매말라 있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심각한건 아니지만 우리또래의 아이들과는 다르잖아요"


혜영은 선규의 말에 놀랐다. 선규말대로 사춘기때는 이성에 대해서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는것이 정상이었다.

[태수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 생활하는게 다른 애들과 달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도 계속
그런다면 곤란했다.


"생활이 바쁘다보니까 그런가봐... 그리고 너희들나이에는 공부가 제일 중요하잖니"

"그런가봐요... 저는 그냥 친구로서 걱정한거니까 아줌마는 너무 신경쓰시지 마세요.. 사춘기가 늦게 찾아오는 애도 있잖아요"
"네말이 맞어... 어쨋든 말해줘서 고맙다" 

"뭘요... 아줌마, 제가 뭐 도와드릴거 없어요?"

"괜찮아... 그만 집에 가봐라... 너의 엄마가 들어와서 네가 없으면 걱정하신다"

"하하, 그렇겠죠? 그럼 저는 그만 가볼게요... 오늘저녁 저희집에 오시는거는 잊지 않으셨죠?"

"응... 이따가 태수와 갈게"

"그러면 그때 뵐게요"


선규는 인사를 하고 나갔다. 혜영은 태수에 대한 생각을 곰곰히 하다가 일어나서 남은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책방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왔다. 태수는 간간히 공부하면서 책들을 팔았다. 
[내가 나오기 잘했어. 엄마가 일요일에도 나오신다면
쉬실 날이 하루도 없을거야] 
일요일에는 저녁 6시에 문을 닫았다. 시계를 보니 5시 30분이 넘고 있었다.

[이제 슬슬 묻닫을 준비를 해야겠구나] 그러는데 문이 열리며 여자가 들어왔다. 여자는 청바지와 파카잠바를 입고 있었고
165정도의 키에 얼굴은 엣띤 모습이었다. 책장에서 책들을 꺼내 잠시동안 읽어보더니 그중의 한권을 가지고 왔다. 책을 보니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이었다.


"5000원입니다"


대학생같아 보이는 여자는 백에서 돈을 꺼내 태수에게 건네주었다.


"포장해 드릴까요?"

"아니에요... 그냥 비닐봉다리에 넣어주세요"


태수가 책을 비닐봉다리에 넣고있는데 여자가 그를 유심히 보더니 말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책파시던 아주머니는 어디 가셨어요?"

"저의 어머니요?"

"아, 그분의 아드님인가 보군요... 항상 계시던 아주머니가 없으셔서 혹시 그만두셨나 해서요"

"방학이라서 어머니대신 일요일마다 제가 여기서 일할거에요... 여기에 자주 오시나 보죠?"

"3달전에 이곳으로 이사왔거든요... 그런데 이곳 아주머니가 좋으셔서 여기를 애용하고 있어요"

"그래주시니 고맙습니다"


여자는 태수가 건네주는 봉다리를 받고 인사했다.


"그럼..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여자가 나가자 태수는 책방문을 닫을 준비를 했다. 혜영은 집안일을 끝내고 시계를 보자 저녁 7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태수가 올시간이 되어가네. 쉬는 날에 고생했었을텐데 버스정류장에서 만나서 선규집으로 함께 갈까?] 선규네집에 전화를
한 다음 옷을 입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정류장에서 태수를 기다리고 있으니 옛날 이곳에서 어린 태수를 업고 남편을
기다리던 생각이 났다.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이 안오는것이 태반이었지만 가끔가다 버스에서 내리는 남편을 발견했을때는
무척이나 기쁘고 반가왔었다. 그런생각을 하며 10분쯤 기다리자 버스가 도착하며 사람들속에서 가방을 든 태수가 보였다.
 

"태수야"


태수는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듣자 깜짝 놀라며 달려왔다.


"엄마가 여기는 왠일이에요?"

"왠일은 무슨... 너를 기다리고 있었지"

"추운데 왜 나오셨어요?"

"네가 쉬는 날에 고생하는게 안되었고 그리고 너와 같이 걷고 싶어서 나왔어.."

"그래도 병 나시면 어떡할려고 그러세요?.. 어서 가요"


태수는 차가운 엄마의 손을 잡고 걸었다. 엄마가 감기나 걸리실지 걱정이 되었으나 이렇게 엄마가 마중을 나와주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장시는 어땠니?"

"제법 팔았어요... 엄마말씀대로 사람들이 많더리구요... 제가 나가기를 잘한것 같아요"

"그래도 쉬지도 못하고... 다음부터는 내가 나가마"

"됐어요... 저도 책방에서 공부하며 많이 쉬었어요... 그냥 책만 파는건데요, 뭘"

"지금 선규네로 가는거다... 참 낮에 선규가 왔었어"

"선규가요? 왜요?"


혜영은 태수에 대해서 선규가 한말을 집에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으나 아침의 일도 있고해서 괜히 기분상할가봐 나중에 기회를
보아 얘기하기로 했었다.


"네가 있나해서 왔었대"

"신문돌릴 구역은 갔다왔대요?"

"응... 선규도 보니까 많이 컸더라"

"원래 생각이 바른 애니까 그럴거에요"


계속 걸어가는데 앞에 보이는 레코드가게에서 브라이언 아담스의 "(Everything I Do)I Do It For You"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가게앞을 지나가는데 노래가 끝나며 다음노래가 나오자 혜영은 우뚝 서고 말았다. 카펜터스의 "(They Long To Be)Close
To You"였다.


"엄마, 왜 그러세요?"

"잠시 이 노래만 듣고 가자"


혜영에게는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곡이었다. 리차드 카펜터의 피아노연주에 맞춰 나오는 카렌 카펜터의 노래를 들으며 혜영은
옛추억에 빠져들었다. "Close To You"는 혜영이 꿈이 많았던 학창시절때 가장 좋아하던 노래중의 하나였다. 태수 아빠가
처음에 자신에게 접근했었을때 호감만 있었을뿐 그이상의 감정은 없었다. 어느날 태수아빠는 혜영을 데리고 다방을 갔었다.
그당시에는 다방에 DJ가 있어 노래를 신청하면 들려주었다. 태수아빠는 혜영을 자리에 앉혀놓고 DJ에게 가서 뭐라고 말을
했다. 그가 다시돌아오자 영문을 모르던 혜영은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았으나 태수아빠는 씨익 웃기만 하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얼마안가자 갑자기 DJ가 "어떤분이 민혜영씨에게 바치는 곡입니다"라고 해서 깜짝 놀랐었다.

그러더니 카펜터스의 "Close To You"가 나오는 것이었다. 너무나 놀라서 태수아빠를 보니 그는 그저 싱글벙글거리며 웃고만
있었다. 노래분위기와 태수아빠의 정성에 감동해서 그후로는 그에게 빠져들었다. 나중에 결혼하고나서 자신이 그노래를
좋아하는걸 어떻게 알았었냐고 물어보았더니 태수아빠는 웃음을 터트리며 언젠가 한번 그녀를 만날려고 나갔는데 기다리고

있던 혜영이 레코드가게에서 나오는 "Close To You"를 들으며 좋아하던 모습을 몰래 보고 꾀를 쓴거라고 말해주었다.

혜영은 그말을 듣고 도둑놈에게 속았다며 태수아빠와 같이 웃었다. 그때를 생각하니 혜영은 마치 대학생이 다시 된것 같은
기분이었다. 
[못된 사람같으니. 그래놓고는 나와 태수를 놔두고 먼저 가요?] 혜영은 남편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교차하며
마음이 착잡해졌다.
 

태수는 엄마가 노래를 듣고있어서 끝날때까지 나는 옆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처음들어보는 노래였지만 잔잔하고 조용한
발라드여서 그에게도 마음이 들었다. 엄마를 보니 눈을 감고 조용히 노래를 감상하고 있었다. 평소에 책방에서 일하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만 듣던 엄마에게 이런 모습을 보니 다르게 보였다. 마치 감성이 예민한 여학생이 음악을 듣는것
같았다. 노래가 끝나자 엄마는 눈을 떴다.
 

"가자"


엄마가 다시 걷기 시작하자 태수도 졸졸 따라왔다.


"지루했지?"

"아니에요... 노래가 좋던데요... 누가 부르는거에요?"

"카펜터스라고 엄마가 학교다닐때 인기있었던 남매듀오야"

"지금도 노래불러요?"

"아니... 10여년전에 노래를 부르는 여자가 죽었어"


그말을 하자 혜영에게 만감이 교차했다. [사람들이 죽어도 노래는 남아있구나]


"집에 그 음악이 있어요?"

"없어... 옛날에 이사다니면서 불필요한 물건들은 버렸었거든"


태수는 엄마의 표정을 보니 엄마가 그노래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는것을 느꼈다. [내일 주급을 받으니 사드려야겠구나]
명숙이 저녁준비를 하는데 혜영과 태수가 도착했다. 


"왔니?.. 너본지가 오래되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부른거야"

"고마워... 뭐 도와줄거는 없니?"

"다됐어.... 앉기나 해"


명숙과 혜영은 대학을 다닐때 그리 친한 친구는 아니었다. 혜영이 먼저 결혼을 하고 학교를 그만 두자 그들은 소식을 끊고
살았었다. 혜영은 사는게 힘들어 친구들과 연락하고 만날틈이 없었다. 명숙은 다른 친구들과는 연락을 하며 지냈으나 이혼을
한뒤로는 연락을 끊었다. 결혼생활을 실패한것에 자존심이 상했고 또한 친구들이 뒤에서 입방아를 찌는게 듣기 싫었다.
이곳으로 이사를 온뒤 길에서 우연히 혜영을 만났을때 깜짝 놀랬었다. 그러나 서로의 얘기를 듣고 처지가 비슷해서 친해지게
되었다. 둘다 아들외에는 말상대가 없어서 외로웠던 참에 잘됐다싶어 자주 만나 얘기를 하며 서로를 위로해주곤 했다.
 

"태수야, 많이 먹어라"

"고맙습니다, 아줌마"

"태수가 오늘 책방에 있었다며?"

"응... 일요일에 쉬지도 못하게해서 미안해"

"엄마를 도와주는건데 그걸 가지고 뭘 그러니?"

"엄마, 나도 엄마를 쉬게 하고 약국에 있을까?"

"약국 문닫을 일있니?"


그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다. 식사를 마치고 선규와 태수는 방으로 들어가고 혜영은 설겆이를 하는 명숙을 도왔다.


"선규가 신문배달하는것을 허락했다며?"


"응..... 이 날씨에 걱정되지만 애가 하고싶어하니 말릴수도 없고해서..... 더군다나 나쁜일도 아니고 자기힘으로 뭔가를

해보겠다는데 반대할수 있어야지"


"기특하지 뭘 그러니. 옆에서 계속 격려를 해줘"

"그래야 하는데 일을 한번도 안해본 애가 한다그러니 마음이 영 놓이지 않네"

"그러다가 나중에 선규가 군대가면 어떡할려고 그러니?"

"그생각하면 잠이 안온다"

"이제 선규도 다 컸어... 아까 우리집에 와서 얘기를 해보니 많이 의젓해졌더라"

"그러니?"


설겆이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며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혜영은 문득 생각나서 말했다.


"선규가 나보고 태수에게 재롱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라 그러더라"


그말에 명숙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애가 그래? 하여튼 엉뚱하다니까... 근데 안될건 없잖아"

"너는 저렇게 다 큰 아들이 재롱부리면 아무렇지도 않니?"

"아니...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그에미에 그아들이다"

"호호, 그건 너와 태수도 마찬가지잖아... 둘다 그런거에는 어색하지?"

"응... 태수가 내앞에서 그러면 징그러울것 같애"

"아들인데 어떠니? 너도 한번 태수에게 해달라고 해... 그러면 아들이 더 사랑스럽게 보인다"

"선규는 어떻게 하는데?"

"듣기좋은 말도 해주고 안마를 해줄때도 있고 안아주기도 해"

"안아줘?"

"응... 태수는 너를 안아주지 않어?"

"그거야 어렸을때지... 지금은 컸잖아"

"그게 어때서? 평생동안 아들은 아들인데... 엄마를 안아주는게 당연한거지"

"어휴, 그래도 다 큰애가 어떻게......"

"너도 태수를 안아주지 않니?"

"그럼... 우린 가끔씩 손을 잡아주며 위로해"

"모자지간이 목석이네... 너, 태수가 어렸을때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응"

"아들이 안아주고 재롱부리면 애기때부터 키우던 생각이 나서 좋다"

"그래?"


듣고보니 사실이었다. 어제밤에 자는 태수를 안아보니 태수가 어렸을때의 추억들이 떠올랐었다.


"그러니 너도 한번 해봐... 체면차릴게 뭐가 있니? 부모와 자식이 서로 사랑한다는걸 표현할수 있다는것은 행복한거야.....
살면서 그런 즐거움도 있어야지"


둘은 그러면서 한동안 얘기하다가 태수가 새벽에 일어나야 하기때문에 혜영과 태수는 선규네집을 나왔다.

집에 돌아온 혜영과 태수는 잘 준비를 하였다. 


"엄마, 오늘은 제가 마루에서 잘게요... 내일 제방이 고쳐질거니까 오늘밤만 여기서 잘게요"

"또... 그런다... 아침의 일때문에 그러니?"

"......"


태수가 머뭇거리자 혜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안아줘서 정말로 좋았어... 평소에 서로 그러지를 않아서 내가 놀랐던거야... 그러니 편안하게 생각해라, 알았지?"

"네"


태수는 요와 이불을 깔고 불을 끈 다음 누웠다. 엄마가 그렇게 말해줘서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지만 일어날때 자지가 발기되는
것이 여간 신경쓰였다. 
[엄마도 그걸 보면 불편해 하실텐데. 그래, 내가 먼저 새벽에 일어나야하고 내일부터는 내방에서 자니
내일새벽만 조심하면 될거야] 
혜영도 옆에서 그녀나름대로 심란했다. 저녁에 들었던 "Close To You"가 계속해서 그녀의 귀에
들려서 마음이 싱숭생숭 하였다. 그러다가 아까 명숙이가 한 말이 생각났다.
 

[태수와 나도 선규네처럼 살아볼까? 아마 태수가 쑥스러워 하겠지... 나도 그렇고] 그러나 자꾸 노래가 귓가에 맴돌아서
옛날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러자 옛날에 어린 태수를 키우면서 남편과 살던 시절이 오늘따라 유난하게 그리워지는
것이었다. 어제처럼 태수를 안고 옛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싶었다. 
[내일부터 태수가 자기방에서 잘테니 마지막으로 한번만
그래볼까?] 
옆을 보니 태수는 조용한게 자는것 같았다. 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들을 불러보았다.
 

"태수야"


새벽에 일어날때를 걱정하느라고 잠을 안자던 태수는 놀라서 엄마를 쳐다보았다.


"네?"

"아직 안자니?"

"네... 이상하게 잠이 안오네요"


혜영은 잠시 주저하다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저기 태수야, 어제처럼 너를 안고 자면 안될까?"

"네?"

"내일부터 너는 네방에서 잘거잖아... 그래서 마지막으로 아들을 안고 자고 싶어서 그래"

"......"


혜영은 태수의 대답이 어떻게 나올까하며 궁금하기도 하고 조바심이 나기도 하는 자신을 발견하자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꼭 애인의 대답을 기다리는 기분이네] 태수도 엄마의 품에 안겨서 자는것이 좋았지만 새벽에 발기되는 자지를 엄마가
느낄지도 모르기 때문에 어떡해야 좋을지 몰랐다.
 

"싫어?"

"아..아니요... 단지 새벽에 먼저 일어나야 하는데 그러면 엄마를 깨울가봐 그래요"

"괜찮아... 그러면 너와 같이 일어나든가 아니면 다시 자면 되지"


태수는 어둠속에 있는 엄마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아까 노래를 들을때의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니 외로움을 타시는것 같았다.

"엄마가 괜찮으시다면 그럴게요" 

"그럼.. 이리로 와"


혜영은 몸을 요의 오른쪽으로 옮기며 덮고있던 이불을 펼쳤다. 태수는 베개를 들고 그녀의 옆으로 가서 누운다음 엄마와
한 이불을 덮었다. 그러나 어제밤 엄마의 젖가슴에 파묻혔던 생각이 나자 얼굴이 화끈거려졌다.
 

"저를 안고 주무시면 불편하실테니 제가 엄마를 안고 자면 안될까요?"

"그러고싶어?"

"엄마만 괜찮다면요"


혜영은 태수에게 안겨서 편안하게 잤던 기억이 나자 그러기로 했다.


"그게 네가 편하다면 그렇게 해"


태수는 어제밤처럼 팔을 뻗자 그의 품안으로 엄마가 들어왔다. 혜영은 태수의 어깨에 머리를 베고 가슴을 조심스럽게 아들의
옆구리에 갖다대며 기댔다.


"힘들지?"


태수는 뻗었던 팔로 엄마의 어깨를 감싸며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니에요... 엄마는요?"

"아들의 품안에 안겨있으니 좋구나"


혜영은 어제와는 달리 잠이 안든 상태에서 태수에게 안겨있으니 마치 남자에게 보호받고있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졌다. 
[이러니까 되게 좋네. 마치 남편에게 안겨있는것 같아] 태수는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엄마가 유난히 작고
연약하게 느껴졌다.
 

"엄마"

"응?"

"엄마가 원하시면 그때마다 이렇게 해드릴게요"


혜영은 태수의 얼굴을 어루만져주며 말했다.


"고맙다... 어서 자거라"

"네"


혜영은 자신을 안고있는 아들이 든든하기만 했다. 옛시절을 생각하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어리던 아들에게 이제는 의지하고 싶어하다니. 나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그런생각을 하며 혜영은 태수의 가슴에
손을 얹고 그의 품안을 음미하며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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