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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5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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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47,692회 작성일 20-12-29 17:11

본문

결국 더 이상 보질 못하겠는지 아리가 방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영상이 거의 끝난 후 아리를 다시 부르는 동민이다.


“ 아리 학상 미안~.”

“ 끝..났어요?”

“ 응.. 그런데 저런 짓을 해도 여자가 안 깰 수 있나?”

“ 그 전에요.. 이게 무슨 사건이에요?”

“ 사건?”

“ 조사..라고 해야 되요?”

“ 뭐.. 의뢰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지만.. 사건은 사건이네..”

“ 의뢰라면...”

“ 영상에 나오는 여자가 우리한테 의뢰한 거야. 그래서 몰래카메라도 다 설치 한 거고.”

“ 마취성 수면유도제라면.. 클로로포름류 같지는 않지만 같은 기능성 약이라면 가능해요. 하지만 저런 고통은 잔상처럼
 의식 회복 상태에서 느낄 수 있었을 거예요. 아마도 그래서 그 의뢰란 걸 했을지도 모르고요.”

“ 그럼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건데...흠!~. 나도 변태적인 걸 좋아하지만 저 남편 새끼는 졸라 심하네.. 여자를 취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 약을 먹여? 그것도 지 마누라를?? 흠~~”

“ 마누라라뇨? 그럼 저 영상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부부에요?”

“ 응...”

“ 의뢰..라는 건.. 저 여자 분은 아무것도 모르셨다는 거네요.”

“ 그랗지!! 와! 역시 울 아리학상은 무지 똑똑하구만..”

“ 왜요?”

“ ...뭐가?”

“ 왜 저런 짓을 한대요?”

“ 그걸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 여자 분한테는 보여 준거죠?”

“ 아닐걸.. 어제 찍은 거니까.. 이제 만나러 가야겄지.”

“ ...네.”

“ 왜?”

“ 아까 봤던 그 주사기 액이요. 만약 그게 정액이 맞는다면....”

“ 그게 뭐?”

“ 저 남자 정액은 아닐 거예요.”

“ 그건 왜 그렇지?”

“ 남자가 사...정을 한 게 분명한데.. 굳이 자기 정액을 동결시켜서까지 임신 확률을 높일 이유가 없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저 아이스박스형 박스에 쓰여 있는 네 자리 숫자.. 년도 같아요. 그럼 불과 5개월도 안 된 건데..”

“ ......”

“ 5개월 안에 큰 사고가 있지 않았다면 굳이 자신의 정액을 동결까지 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 ...음.”

“ 그렇다면 타인의 정액....이거나 다른 액체라는 건데.... 아무리 봐도 정...액 같다는 생각 밖에는..”

“ 그런데 아리학상..”

“ ..네?”

“ 좃물이란 게 말이야. 몸속에서만 살아있는 거 아닌가? 밖에다가 싸지르면 금방 죽는다고 들었는데..”

“ 그...렇죠. 정액!의 특성상 공기에 노출되면 2~3시간도 버틸 수가 없으.. 곰팅오빠! 저 분 직업이 뭐에요?”

“ ....검사.. 일 걸.”

“ 검사요!???..”

“ .....응.”

“ ....................의사는 아니죠?”

“ .....그럴 거야.”

“ 의사가 아니라면 분명히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일반인이 저런 걸 구하긴 힘들거든요.”

“ 대단하네..”

“ ..예?”

“ 내가 아니라 네가 흥신소, 아니! 탐정을 해야겄다. 안 보는 것처럼 하더니 볼 건 다 보고 거기다가 추리까지..”

“ 저 언니가 불쌍하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죠. 그리고... 야한 건.. 거의 안.. 봤어요. 뭐....”

“ 안 보긴.. 주사기가 거기에 들어가는 것까지 자세히 봤구..”

“ 오빠!!”

“ 아따~. 기차 통을 삶아 먹었나..”

“ 몰라요. 저 갈래요.”

“ 아리 학상!! 학상!! 크크크~.. 증말 귀엽다니까..”


미희의 존재도 잠시 잊고는 아리가 황급히 흥신소 사무실에서 뛰쳐나간다.


“ 여보세요? 너 어디니? 먼저 가. 난 세영 오빠랑 놀다 집에 들어갈래. 과제?? 천천히 하지 뭐.. 응~.” 

“ 아리니?”

“ 응. 그런데 이 지지배는 언제 나갔데.”

“ 넌 안가냐?”

“ 어! 지금 뭐라고라? 먼저 놀러오라고 한 게 누군데!”

“ 그건 어제 얘기지. 지금 바쁘잖아.”

“ 바쁜 사람이 야동이나 보고 있냐?”

“ 이게 야동이야!”

“ 지금 나한테 소리 지른 거야!?”

“ ...말을 말자.”

“ 아저씨!!!”

“ ...” 


미희의 화살은 엉뚱하게도 두 사람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동민에게 향했다.


“ 저걸 왜 문까지 닫아놓고 본 거예요? 아! 그건 알 필요 없고! 세영오빠 침까지 삼키면서 꼴딱거리면서 봤죠!”

“ 꼬..꼴딱?”

“ 맞잖아요!”

“ ...아가씨. 아가씨는 내가 만만해 보이나?”

“ 네!”

“ 무..뭐!?? 아 진짜!!.. 야! 짱개! 너 지금 뭐하는데!!”

“ 왜 울 오빠한테 뭐라고 그래요!”

“ ....와~. 나 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네. 짱개야~ 너 잠깐 나 좀 보자.”

“ 됐거든요!. 오빠 나가요! 이런데 왜 다녀요. 내가 돈 벌면 되지 그만 둬요!”

“ ......허~~”

“ 너 진짜 미쳤냐?... 빨리 안 나가!” 

“ 오빠까지 이런단 말이지? 정말 나랑 헤어져도 괜찮다 이거지?”

“ 아~ 씨발 몰라! 우선 집에 가라고!”


‘꽝!!!!!’

“ 너 괜찮겠냐?” 

“ ...”

“ 고년 참~.. 팔팔하네..”

“ 그럼 전 다녀오겠습니다. 형님.”

“ 어딜?”

“ 영상 보여주러 다녀오겠습니다.”

“ 그거 강철이 새끼가 갔는데..”

“ ....네?”

“ 못 들었냐? 방금 강철이가 자료 챙겨서 간다고... 그런데 강철이 혼자 간 거냐?”

“ ..이 새끼가.”


“ 저..저게 뭐죠?”

“ 저게 말입니다. 그... 뭐시냐.. 영결.. 이던가..”

“ 저게 뭐냐고요!”

“ 그러니까.. 아! 냉동정자요! 냉동 정자란 게 뭐냐면..”

“ .....”


노트북에 틀어진 동영상을 끝까지 본 여자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턱을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영상을 직접 보고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지 바로 옆에 강철이 앉아 있는데도 한 번 더 돌려본다.


“ 사모님.. 충격이 크시겠지만,.. 제 생각엔 이번이 처음이 아닐 거라고 예상하는 데 말이죠. 혹시 이전에도 하반신에 같은
 고통을 느끼신 적이 있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어제처럼 갑자기 기억을 잃거나 하셨던 적이...”

“ ...알았으니까..그만 가보세요.”

“ .....네?”

“ 충분히... 알았다고요. 그러니까.. 그만 가보세요.”

“ ....”

“ 왜요?... 돈이라면... 여기 있어요.”


여자가 핸드백에서 도톰한 흰 봉투를 꺼내 탁자위에 던져 놓는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동영상을 돌려본다. 허리를 움직여
노트북에 다가간 건 아니었지만, 그 시선엔 분명 더 자세히 보려는 듯 집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챵~..따그라락.. 쿵!!!’


봉투를 챙기던 강철은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하게 부서진 노트북에 깜짝 놀라게 된다. 동영상을 노려보던 여자가 씩씩대며
핏방울을 떨어트리는 손을 부여잡고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애꿎게 부서진 노트북을 들고는 강철이가 작동이 되는 질
확인하기 위해 전원버튼을 눌러보지만, 액정에 거미줄처럼 간 수많은 선들과 함께 검은 화면만이 계속해서 보일 뿐이었다.


“ 씨.. 이게 얼마짜리...”

“ 여기요.”


여자는 손수건으로 피가 묻은 손바닥을 대충 묶고는 지갑에서 수표를 세장 꺼내 테이블에 던져 놓고는 말도 없이 일어나
거실에서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향해 걸어간다.


“ 저기.. 사모님!”

“ ....모자라요?”

“ 그..게 아니고.. 남편이란 놈한테 복수 하시지 않겠습니까?. 이걸 보고 제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아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변태 같은 새끼를 가만히 두면 사모님한테 계속 해코지를 할 게 분명한데.. 저한테 맡겨주시면 제가 꼭!!”

“ 제 말 못 들으셨어요? 그만 나가시라고요.”

“ 참~ 말기 못 알아들으시네. 제가 손수 해결을 해 드린다니..”


[띵똥~~]

분위기가 과열되는 상황이 못마땅한지 여자의 시선에 경멸과 살기란 감정이 담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치 없는 강철은
여전히 입을 놀렸고, 자신이 왜 모멸감이란 감정을 느끼는 지도 모르고 오기를 부리게 된다. 
모멸감이란 단어조차 모르는
강철이었기에 짜증이 난다는 생각만 갖고 있을 뿐 오히려 여자가 하는 말이 부담에서 오는 거절을 하고 있다고 오판을 하며
계속 밀어붙이려 했다. 
그런 강철의 입을 막은 건 초인종 소리였다.


“ 누구세요?”

[세영이라고 합니다. 인사드렸던... 혹시 저희 직원이 거기 있..]

“ 당장 데려가세요.”

[네??...네. 정말 죄송합니다.]


“ 아씨! 놔 보라고!” 

“ 너 미쳤냐?”

“ 내가 날 의해서 이 짓거리야!? 다~~ 저 여자가 불쌍해보여서 그런 거 아니냐고!”

“ 미친...놈아. 저 여자가 뭐가 불쌍하냐고!”

“ 변태 새끼 잘못 만나서 헛짓거리 당하는 거잖아! 아니야!?”

“ 그러니까 그걸 왜 네가 상관이냐고! 이 병신아!”

“ 그거..야.....”

“ 미친놈.. 빨리 차에 타!”

“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또 당할 게 뻔한데! 내가 지켜줘야지. 안 그냐! 내가 한 주먹 하잖아. 그냥 한방이면.. 악!..”


‘딱!!!’

“ 이.. 이 새끼가! 너 뒤져볼..” 

“ 현직 검사한테 어쩔라고! 그리고 우리 일이 뭔데!? 우리는 의뢰 받은 것만 하면 되는 거야! 이 병신새끼야!”

“ .....씨발.. 지금 나 쳤지!? 나 때린 거지?”


‘빡!~~’

“ 악!! 어떤 새....동민형님?!” 

“ 뭐하냐.. 이 새끼 차에 태우지 않고...”

“ ..네 형님.” 


‘띵똥~~’ 

[누구세요...] 

“ 귀찮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동민흥신소 CEO인 동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요?]

“ 다른 게 아니고.. 카메라는 회수해야 할 거 같아서요.”

[.....]


‘삐잉~~ 철컥’

“ 짱개야.. 그 새끼는 나중에 조지고.. 빨리 회수해 와 임마!” 

“ 무슨 말씀이시진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 다 아시면서 왜 이러실까..”

“ 존엄한 검사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이 제가 이해한 내용인지를 잘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 존엄이라...”


세영이가 검사의 집에서 카메라들을 회수한 지 대략 5일 정도가 지난 후였다. 개업식 파티 준비로 정신없는 민기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었고, 그 전화를 받은 민기는 바쁜 와중에도 저녁에 시간을 내서 전화를 건 당사자와 만나게 됐다.

전화를 건 당사자인 남자는 정작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술만 마시고 있다. 


“ 고비서님.. 아무리 철민 형님의 비서였던 당신이 불러냈다고 해도 이건 좀 아닌 거 같은데 말입니다.”

“ .....”

“ 아~. 제가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렸습니다. 고비서님은 아무 잘못 없으시죠.” 

“ ....세일즈맨인 절 왜 불러내셨습니까? 그 동민흥신소에 직접 찾아가시던지 소환을 하시던지 하면 될 일을 말입니다.”

“ 동민흥신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기민흥신**는 이름으로 영업을 했다는 걸 모를까 봐요? 썩어도 준치라고 비록
 능력 없다고 낙인찍히긴 했어도 검사는 검삽니다. 앉아서 몇 군데 쑤셔보니 지금 앞에 앉아 계신 민기씨란 분하고 전부
 연결이 되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어쩌겠습니까.”

“ 그럼 제가 그 동민흥신소에서 손을 땐지 벌써 1년이 넘었다는 것도 알 수 있으셨겠네요.”

“ 그래도..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 ...”

“ 저도 그렇게 상식 없는 남자는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린 일만 제대로 처리해준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도 드릴 테고,
 앞으로도 돈독한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걸 약속드리죠.”

“ .....”

“ 많은 게 시간이긴 하지만,,, 제가 그렇게 느긋한 성격이 아니라서 말이죠. 삼일 후에 다시 뵙죠. 그럼 고비서님 자리
 마련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동민 흥신소의 텔레비전에 나왔던 그 검사란 남자가 가볍게 목례를 하곤 자리에서 일어나 룸을 나간다. 검사가 나간 후
고비서란 남자와 잠시 동안의 대화를 나눈 민기는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도 없이 룸을 나가
동민에게 핸드폰을 걸기 시작했다.


“ 어디냐?! 누구긴 누구야! 어디냐고!? 15분 줄 테니까. 엘르로 뛰어와라! 흥신소 말고 엘르 새끼야!..뭐!? 손님?..
 이 새끼가.... 너 거기서 꼼짝 말고 대가리 내밀고 있어라. 금방 간다!!”


“ 허~...참...” 

“ ....”

“ 아.. 죄송합니다. 직원 중에 한 명이 하두 기어올라서.. 그러니까.. 사장님이 원하시는 건 강간을 해달라는 말씀이시죠?”

“ ...네.”

“ 그것도.. 사장님의 아내.. 그러니까 사모님을...”

“ 맞습니다.”

“ 허~~~~..”


민기의 전화를 끊은 동민은 앞에 앉아 있는 40대 중후반의 남자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동민은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는 자신이 들은 내용이 확실한지 재차 묻게 된다.


“ 불륜을 조사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현장을 잡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아내 분을 강간...을 해달라고 말씀하시는 게..”

“ 그렇다니까요. 안 됩니까?”

“ ....”


머릿속에 온갖 계산을 시작한 동민은 좀처럼 결론을 내리질 못한 채 물고 있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또 다시 질문을 한다.


“ 사모님을 강간 해달라고....”

“ 김사장님한테 소개 받고 왔습니다. 모든 걸 다 해결해준다고 해서 왔는데.. 안 됩니까?”

“ 안... 되는 건 아닌데... 허~~...”

“ ...”

“ 왜요?”

“ ...네?”

“ 아니.. 이유라도 알아야 강간을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닙니까?.. 혹시 사업장 말아 먹게 만들 작정으로 사장님이 치고
 들어오는 놈인 줄 어떻게 알겠냐고요.”

“ 말..아 먹다뇨?”

“ ...그럼.. 정말로 사모님을 강간 해달라는 의뢰라고요?.. 최대한 거칠고 강제적으로?”

“ ..네.”

“ 그것도.. 밤일을 지대로 잘 하는 놈으로다가 말이죠? 완전히 뿅~ 가게...”

“ 내!”

“ ..잠시 만요. 잠시만 앉아 계십시오. 담배가 다 떨어졌네요.”

“ ....”


개인 방문을 열고 사무실로 나온 동민이 양복 안주머니에서 또 하나의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곤 불을 붙인다.
그리고는 세영이에게 복도로 나오라는 손짓을 해 같이 나간다.


“ 저 새끼 뭐냐?”

“ 한수창이고 나이는 42살입니다. 자영업으로 돈 꽤나 만지는 놈이던데 말입니다.”

“ 자영업?”

“ 네. 호프집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음식점까지 7개 사업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그런 놈이 왜?”

“ ...네?”

“ 지 마누라를 강간해 달라고 하냐고? 그것도 대물로다가...”

“ 그것까진 저도 잘... 시간을 더 주시면 좀 더 조사해 보겠습니다.”

“ 돈까지 들고 왔는데 어떻게 더 미르냐고.. 장난질 하는 줄 알고 벌써 두 번이나 펑크를 놨는데..”

“ ...그럼 우선은 의뢰를 받고.. 좀 더 알아보고..”

“ 그러다가 함정이면? 저 새끼가 만약에 짭새 끄나풀이면 어쩔라고?”

“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하는 사업채 중에 호프집을 통해서 김사장하고 아는 사이던데 말입니다. 연락해보니 믿을 만한
 사람이긴 한 거 같습니다.”

“ 믿을만한 놈이 세상에 어딨냐고 새끼야. 그리고 우리가 제비집이냐? 의뢰 수락한다고 치자.. 누굴 보내냐고!”

“ 그건....”

“ 아무리 우리가 그 바닥에 있었지만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고 덤벼들 수 있는 놈이 있기나 하냐? 쌈질이라면 자신 있어도
 그건 아니......”

“ ..그런 놈이 있긴 한데 말입니다. 형님......”


둘은 거의 동시에 강철이를 머리에 떠올리게 된다. 호명을 하지 않아도 둘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이 누구인지 서로 알 수
있었기에 컴퓨터 앞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는 강철을 열린 문틈으로 쳐다보게 된다.

그때 언제 나왔는지 사무실 출입구 앞에 서 있던 한사장이 끼어든다. 


“ 걱정 마십쇼.”

“ 사..사장님..하하하하.. 금방 다녀온다고 말씀 드렸는데..”

“ 제가 경찰 끄나풀이면 절 죽이십시오.”

“ 하하.. 사장님도 참~.. 저희가 무슨 킬럽니까. 막 사람을 죽이게.. 말이 그렇다는 거죠. 김사장님 소개로 오셨는데 우선
 들어가셔서 얘기 나누시죠.”


한사장의 등에 가볍게 손을 얹고 사무실로 이끄는 동민은 세영에게 좀 더 알아보라는 듯 손가락으로 한사장을 가리키고는
다시 개인 방으로 들어간다. 
책상에 앉아 작은 수첩을 꺼내 몇 장을 넘긴 세영이 수화기를 막 들었을 때 민기가 흥신소
사무실로 들어왔다.


“ 동민이는?” 

“ 식사는 하셨습니까. 형님.”

“ 동민이 이 새끼 어디 있어?”

“ 지금 면담중이십니다.”

“ 면담?. 누구랑?”

“ 한사장이라고.. 의뢰 건으로 지금 같이 있는데 말입니다.”

“ 의뢰? 무슨 의뢰? 혹시 검사 새끼란 놈이 여기도 보냈냐?”

“ ...네? 검사라뇨?”

“ ...무슨 의뢴데?”

“ 그게... 자기 마누라를 강간해달라는...”

“ 뭐? 지 마누라를?...... 아주 지랄이 풍년이구나.. 참나...”

“ 그런데.....어쩐 일이십니까 형님.”

“ 어쩐 일이긴.. 강철이 이 새낀 어딨...”


“ 어!.. 오셨습니까 형님!”

“ .....넌 뭐했냐?”

“ 고스톱 치고 있는데 말입니다.”

“ 고.. 에라이!”

“ 그런데 무슨 일로 이 시간에 오셨음까 형님.”

“ 왜!? 내가 못 올 곳이라도 왔냐!?”

“ 그건 아니지만.. 이시간이면 아리랑 알~콩~ 달~콩 하고 있을 시간 아니십니까?”

“ .....”

“ ..왜 그러십니까?”

“ 세영아.. 저 새끼 묻어라. 아니! 한강에 쳐 넣어라. 아주 못 나오게 돌덩어리까지 매달아서..”

“ .....정말 말입니까?” 

“ 뭐가 정말이야!.. 아우.. 머리야... 동민이 이 새끼는 뭐가 이렇게 바쁜 척이야!”


옛날 같았으면 당장 동민의 방문을 걷어차고 들어갈 민기였지만, 최대한 인내란 단어를 되세기며 소파로 가 앉고는
씩씩대기 시작한다. 
그럼 민기의 모습에 세영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율무차를 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마주하고 앉았다.


“ 형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 며칠 전에 검사양반 집에 카메라 설치했었냐?”

“ 그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 설치하면서 다른 카메라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고?”

“ 다른 카메라라뇨?”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새끼야! 내가 본 건 너랑 동민이 자슥이 설치했던 카메라를 회수하는 것 밖에는 못 봤는데!”

“ ...”

“ 현직 검사 뒷조사를 하려면 티를 내지 말던가.. 검사가 여느 양아치들하고 똑같냐? 잘 못 건드리면 벌집을 들쑤셔 놓는
 거랑 똑같다는 걸 몰라? 동민이가 앞뒤 안 가리고 일을 받아도 네가 말리거나 신중하게 처리를 했어야지. 넌 뭐했는데?”

“ 죄송합니다.”

“ ........됐다.. 네가 뭔 잘못이라고..”

“ 형님.. 혹시 그 검사 놈이 형님한테 직접 찾아간 겁니까?”

“ ...그래. 그것도 고비서랑 같이 왔더라.”

“ 고비서라면.. 큰형님 밑에 있던 그 친구 말입니까?”

“ 그럼 연락드리겠습니다.” 


한사장이 사무실에서 나간 후 민기가 먼저 동민의 개인 방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동민을 크게 부른다.


“ 빨리 들어와!”

“ 아따~.. 뭐가 그리 급하시다고 전화 끊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오십니까..”


능청스럽게 말을 하며 민기의 주위를 살피는 동민의 모습에 민기가 고개를 돌리게 된다.


“ 아리 학상은.. 안 왔습니까?”

“ 아리는 왜?”

“ 왜긴요. 요즘 아리가 한창 피어오르는 꽃봉오리 같으니까 글쵸.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정화가 되는 거 같다고 할까나?!”

“ 미친... 아리 지금 학교에서 삼일 째 밤샘중이다.”

“ 뭐라고라!?? 아니! 다 큰 처자가 삼일동안 집에도 안 들어오고 밖으로 다니는데 형님은 보고만 있으셨다고 말입니까!”

“ ....이 새끼 왜 이래?”

“ 와! 이 형님이야말로 세상물정 모르시네! 그 예쁜 아리 학상이 뭔짓을 당..어버버버푸...푸!! 아따.. 짜다.”

“ 동방인가 머시기에서 과제 때문에 미희하고.. 또 누구더라... 하여튼 졸라 바쁘단다. 아리는 내가 알아서 하니까...
 강철이하고 짱개나 좋은 말 할 때 불러 와라.”

“ 에휴..울 이쁜 아리 학상한테 뭔 일이라도 생기면 안 되는데...”

“ 헛소리 작작 할래!?”

“ ....짱개야!!”


십여 분이 겨우 지난 동민의 방은 퀴퀴한 담배 연기로 자욱하게 꽉 차 있다. 가장 메인 자리에 민기가 다리를 꼬으고 앉아
얘기를 끝내자 주위에 둘러앉은 세 명의 얼굴이 제각각으로 변하게 된다. 
기가 차다는 표정의 동민과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깊이 잠긴 세영의 모습, 그리고 얼굴에 띤 웃음을 숨기지도 못하고 민기에게 계속 확인하듯 묻고 있는 강철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먼저 입을 연건 세영이었다.


“ 그럼 형님.. 그 검사 새끼가 자기 와이프를 임신시켜 달라는 겁니까?”

“ 허~.. 세상이 말세네.. 말세야.. 어떤 새끼는 지 마누라를 강간시켜달라고 하질 않나.. 어떤 새끼는 임신까지 시켜달라고
 하질 않나...쯧쯧..”
 

“ 그러니까 동민이 넌 왜!!... 어차피 일어난 일이니 어쩔래?”

“ 음.. 그 새끼가 강철이를 지목했다는 말씀이시죠?”

“ ....그래.”

“ 강철이 넌 어떻..”

“ 당연히 해야지 말입니다!” 


“ 아니 왜 그렇게 놀란 토끼 눈으로 쳐다보십니까? 검사님이 정중히 부탁까지 하셨다 아닙니까!? 그럼 당연히 영감님
 말씀을 들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 바닥이 워낙 그런 룰로 돌아가는데 저희같이 힘없는 놈들이 뭘 어떻게 하겠슴까..
 그냥 시키는 대로..”

“ 넌 그러고 싶냐?”

“ 야! 짱개 넌 부러워서 그렇지!? 다 된 밥에 코 빠트릴 생각 하덜 마라라!! 앙!!!!!!”

“ 이게 무슨 얘긴지 모르겠냐? 널 이용한다는 말이야 이 빙신아!”

“ 이용당해드려야지! 당연한 거 아니냐! 영감님이 감이 먹고 싶다 하면 오뉴월에도 감 서리를 해야 되는 거..”

“ 아 이 빙신새끼가! 잘못하면 간통죄로 너 빵에 들어갈 수 있다고!”

“ ....뭐? 내가 왜? 영감님이 시켜서 하는 일인데...”

“ 그러니까!..”


“ 세영이 말에도 일리가 있으니까 문제란 거다. 강철아..”

“ 잘 이해가 안 갑니다. 형님. 영감님이 시키는 일인데 왜 제가.. 학교에 갈 수 있다는 건지...”

“ 그 검사란 놈은 말을 하면서도 내 눈이 아니라 내 코만 쳐다보더라고.. 보통 일부러라도 시선을 맞춰 얘기하는 놈이라면
 차라리 상대하기 쉬운 놈이겠지만.. 검사라는 직업의 특성에도 그런 저자세를 취한다는 건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얘기지..
 자격지심이 상당하다는 걸 느끼고 고비서랑 얘길 나눠보니 그 검사 놈이 억압된 분노를 감추고 있다는 걸 알겠더군..”


“ 분노라뇨?”


“ 세영아.”

“ 네. 형님.”

“ 그 여자 아버지란 남자가 차장검사가 맞냐?”

“ 네. 같은 지방검찰청에 있는 차장검사라고 했습니다.”

“ 오검사라는 놈은? 고비서가 하는 말로는 능력 없는 놈으로 낙인 찍혔지만 차장검사 사위라고 함부로 건들지 못한다고
 하던데.. 그 얘기가 사실이고?”

“ 그것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일하던 도중에 중단이 돼서 신경을 접었었습니다. 형님.”

“ ......”


“ 그런데 형님. 그 새끼가 하던 방식대로 주사기를 사용하지 이제 와서 왜 갑자기 그런 부탁을 저희한테 한답니까?”

“ 더 알아봐야겠지.. 세영이 넌 내일까지 그 새끼 자지에 털이 몇 개인지 까지 다 조사해서 나한테 보고해.”

“ 네..형님. 그런데.. 동민형님.. 그럼 한사장 건은 어떻게 하죠?” 


“ 아리야 에어브러시 좀 줘봐...... 아리야?”


목 부위가 처음부터 늘어나 있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늘어트린 건지 모를 헐렁한 면 티는 브래지어의 끈이 다 보였고 면티로
인해 잘 보이지도 않는 팬티와도 같은 짧은 반바지를 입은 채 나무 의자에 앉아 이젤 위에 있는 보드에 그림을 그리던 미희가
고개를 돌린다. 
아리의 모습을 확인한 미희는 피식하고 웃게 된다.


많이 어지럽혀진 연구실에서나 볼법한 커다랗고 긴 스테인리스 책상위에 아리가 아무렇게나 엎드려 자고 있었다.

평년보다도 더 무더운 초여름에 여자 둘만이 있는 동아리 방의 모습이라고는 보기 힘든 지저분함이었다.

더군다나 삼일동안의 철야는 깔끔함을 중요하시며 건강하나만은 자신 있어 하던 아리조차 끈나시 티셔츠와 칠부 청바지만을
입고 혼절하듯 잠이 들게 된 것이다.
 


“ 아리야.. 아리야!!”

“ 으.응?? 나 안 잤어.. 생각 좀 하느라..”

“ 큭큭.. 거의 끝났으니까 눈 좀 붙여.”

“ 됐어.. 빨리 끝내야지..”

“ 야! 너 이틀 동안 한 숨도 안 잤잖아. 난 강의시간에 낮잠이라도 잤지만...”

“ ....휴~. 강교수님도 넘 하다. 그렇지 않아도 전공과목 때문에 정신없는데 리포트 대신에 발표라니..”

“ 원래 강교수 괴짜라고 소문이 자자하잖아. 어쩌겠냐.. 학점 잘 준다고 해서 현대 미술사를 신청한 우리가 잘못이지.”

“ 난 원래 미술이 좋아서 하긴 했는데..”

“ 그래~ 너 잘났다. 울 아리가 못하는 게 뭐가 있겠냐.”

“ .....피~”

“ 저기 소파에서 좀 누워.”

“ ...저기 싫던데.. 저거 학과장실에 있던 거 얻어 온 거라며. 그것도 10년 넘었.. 바퀴벌레 나올 거 같아서 싫어.”

“ 바퀴벌레?? 큭큭.. 우리 꼴을 봐라. 바퀴가 먼저 형님하고 알아보곤 도망가겠다.”

“ 풋~.. 그래.. 지금 벌레가 문제냐.. 피곤해서 도저히 안 되겠다.. 나 1시간만 누울게.”

“ 됐어. 넌 할당량은 다 채웠잖아. 나머진 내가 할 테니까. 나중에 마무리만 해줘. 글...뭐더라?”

“ 글라데이션?”

“ 응. 글라 뭐시깽이. 에어브러시로 대충은 하겠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 앙.. 그럼 미안한데 나 좀 누울게.”

“ 미안은..”


아리가 흘러내린 나시티의 끈을 바로 잡으며 의자에 걸쳐놨던 청 남방을 이불삼아 소파에 눕는다.


다시 이젤에 있는 그림에 열중하기 시작한 미희다. 아리가 밑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의 분포까지 전부 표시해놨기에
미희는 그저 덧칠형식으로 칠을 하면 되는 단순 노동과도 같은 작업이었지만, 보통의 4~5인이 한 구릅인 과제 인원의 일을
둘이서 하기에는 보통 힘이 든 게 아니었다. 
둘만이 팀을 이룬 이유는 순전히 미희에게 있었다.

여러 남자를 갈아탄다는 소문에 좀처럼 받아주는 구릅이 없었고, 그런 미희를 벌써 구릅을 짰던 아리가 탈퇴를 하고 미희와
둘만의 팀을 짜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미희는 평소 잘 하지도 않던 과제에 더 열중하고 있다.


‘똑똑~’

“ ...응? 누구세요?” 

“ 나야.”

“ 누구?”

“ 찬희야.”

“ 엥?? 찬희 오빠?”

“ 문 좀 열어라.”

“ ...”


동방의 문을 연 미희의 시선에 커다란 흰색 봉지를 두 개 들고 서 있는 찬희가 보여다.


“ 웬일이래?”

“ 웬일이긴.. 저녁은 먹었어?”

“ 대충..”

“ 밥도 못 먹었지?”

“ 그냥 샌드위치 먹었어. 근데 이 시간에 진짜 웬일이야?”

“ 보고 싶어서 왔지.”

“ 오빠네 구릅은?”

“ 우린 벌써 끝났어.”

“ 좋겠다. 근데 집에나 가지 여긴 왜 왔냐고!?”

“ ...삐졌어?”

“ 진짜.. 오빠마저 그럴 줄은 몰랐다. 어떻게 날 버리냐..”

“ 버리긴 누가 버리냐.. 일보후퇴란 말도 모르냐?. 작전상 어쩔 수 없었다니까..”

“ 됐거든. 필요 없으니까. 집에나 가셔.”

“ 에이~.. 왜 이래.”

“ 이거 놔!. 나 진짜 화낸다.”

“ 쉬~~잇. 아리 깨겠다..”


찬희가 반항하는 미희의 손목을 잡고는 스테인리스 책상에 억지로 눕힌다. 미희의 입술에 입술로 덮어버리던 찬희가 조금씩
목덜미로 내려가 곧 겨드랑이로 얼굴을 파묻기 시작한다. 
암내를 맡는 듯한 찬희의 행동에 미희가 질색을 한다.


“ 뭐하는 거야!”


그러나 미희의 시선은 혹시나 깰지 모를 소파에 등을 돌려 자고 있는 아리에게 향해 있었다.


“ 간지럽다고. 그만 해..”

“ 나 참느라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고.”

“ 차라리 죽어라.”

“ 복학생에다가 꼴통이라고 소문까지 났는데.. 좀 봐주라.. 더 이상 애들한테 찍히면 진짜 왕따 당한다고..”

“ 그럼 난?”

“ 우리 진지한 얘긴 그만하고 으응~~ 응!??”

“ 미쳤어!.. 아리도 있는...”


입을 놀리면서도 찬희의 손은 부지런히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티셔츠를 힘으로 끌어내려 가뜩이나 목이 늘어난 부위가 아예
팔뚝까지 위로 놓여 가슴이 드러났고 브래지어 위를 거칠게 찬희가 빨기 시작한다. 
한 손으로는 브래지어와 함께 가슴을 떡
주무르듯 주무르는 한편 다른 한 손은 미희의 짧은 반바지를 허벅지 위까지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 으응~.. 오빠.. 나 씻지도 않아서..”

“ 괜찮아. 냄새 너무 좋다.”

“ ...음~~”

“ 연락 좀 하지.. 어떻게 일주일동안 연락 한 번 없냐.. 쩝~쯔~읍”

“ 으음~.. ”

“ 커서 좋다고 하더니.. 뭐냐고..”

“ 자..잠깐.. 여기서 이러지 말고.. 우리 나가서..하자. 응~?”

“ 나가긴 어딜.. 어차피 다 똑같지..”

“ 아리 때문에 여기선 싫다고..”

“ .......”

“ 글구 나 소변도 마렵다고...”

“ ...그럼 어디로? 화장실로 갈까?”

“ 죽어도 싫어! 더럽게 화장실이 뭐냐!”

“ ....그럼 어디로?”

“ 우리.. 옥상 가서 할래?”

“ 옥..상?”

“ 응.. 서관 옥상은 안 잠겨있던데.. 거기로 가자.”

“ .....”

“ 나 금방 화장실 다녀올게. 시원한 맥주 좀 사와라.”

“ 맥주? 지금? 매점도 닫았잖아.”

“ 학교 앞 편의점은 국 끓여 먹게?”

“ ....나 꼴렸다고!”

“ 좀 식혀. 한 번만 할 거니까 빨리 쌀 생각하지 말고 식히면서 편의점이나 다녀오셔~”

“ 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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