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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3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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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6,768회 작성일 20-12-11 16:18

본문

막상 차를 대기시킨 민기였지만 정작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앉아 있게만 된다. 다른 누구도 아닌 고만이의 구역에서 난동을 부리기엔 지금 입장이란 것이 난감한 정도를 넘어 곤란하기 까지 한 민기였다. 더군다나 병대를 늘리기 위해 고등학생까지
손을 댄 고만이라면 아마도 그렇지 않아도 쌍심지를 켜고 민기의 꼬투리를 잡으려는 고만일 텐데 이제는 일반인이 되어버린 민기였기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 어떻게 할까요?" 

" 우선 가자.."

" .....예 형님..근데 말입니다...그 아이한테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라면 뒤처리까지 부탁을 했는데 말입니다..."

" 누가?"

" 당연히 그 부모들이지 말입니다..."

" 뒤처리라니?? 그럼? 대충 느낌이 있다는 얘기야?"

" 가출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랍니다..."

" 이건 뭔 콩가루 집안이냐...."

" ...."

" 우선 출발해."

" ...예."

" 그리고 나 혼자 들어갈 테니.. 넌 차에 남아서 동민이한테 전화하고.."

" 예?? 혼자서 말입니까?"

" 그럼?! 일 크게 벌릴래?"

" .....이제 형님은 일반이신데 말입니다.."

" ..."

" 괜히 나서시는 것보다... 차라리 동민형님한테 연락을 드리고 기다리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 이거 흥신소 일 아니야?"

" 예?? 마. 맞습니다.."

" 그럼? 고만형님이 보낸 돈.. 그거 흥신소 일로 잘 먹고 잘 살라고 보태주신거 아니냐?"

" ...그건."

" 그럼?? 지금 형님 분들은 전부 내가 흥신소에서 일 빠진 거 아시냐? 모르시냐?"

" ..."

" 걱정마라... 최소한 일 벌이지 않게 노력해 볼 테니까...."

" ..."

" 뭐 해?!! 출 발 안 해?!!"

" 예.. 형님."


혼자서 받아든 약도대로 차에서 내려 골목골목을 지나 들어간 반지하 입구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 민기다. 막 들어서려는데
마침 문이 열리며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나오는 모습을 발견하곤 멈추게 되었는데 그 남자는 민기에게 동질감을 느끼는지 의미모를 웃음을 보내기까지 하며 여유롭게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가 찼지만 우선 문이 닫히기 전에 황급히 문을 손으로 잡게 된 민기는 그 남자를 그냥 보내고 들어가게 된다.
 


작은 거실과 함께 보이는 두개의 닫혀있는 문으로 이뤄진 그리 크지 않은 반 지하방에서 먼저 거실에 앉아 담배를 피며
민기를 빤히 쳐다보는 민소매 나시의 남자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 지금 다 찼는데... 누가 들여보냈어?" 

" ..."

" 어!.. 야! 신발 안 벗어?!!!"

" ... 네가 쌍칼이냐?"

" ...넌 뭐냐?"

" ....쌍칼이냐고!!"

" 쌍칼형님이 네 친구야!!..어!! 야!!!"


민기는 구둣발로 오른편에 있는 문을 다짜고짜 열어 안을 확인한다. 한창 열을 내고 있는 남자와 그 아래 깔려 있는 여자의
모습에 눈에 힘이 들어가 버린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검은 봉지와 함께 미세하게 새어나오는 냄새는 본드의 냄새였었다.
그리고 힘없이 나부끼는 몸으로 거칠게 숨을 토해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아무리 잘 봐줘도 20대가 채 안돼 보이는 어려
보이는 얼굴에 민기는 그대로 들어가 거실에 앉아 있던 남자가 말리기도 전에 허리를 움직이던 놈의 목을 움켜쥐고는 끌고
나와 버린다.


" 악!!! 무..뭡니까!! 저 이제 막 시작했다.. 악!!!!" 

" .....너.. 말고 또 여자 하나 더 있지?"


얼굴을 확인한 민기는 흐리멍텅한 눈빛의 여자에게 사진속의 여자를 물어보게 된다. 물론 대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
여자는 실성한 여자처럼 실실 웃기만 한다. 
그런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보게 되자 남자의 뒷덜미를 잡은 민기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잡힌 남자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너 뭐냐고!!! 이 싸가지 없느...ㄴ.....윽!!!! 억!!!" 


몸을 일으키며 소리를 지르던 민소매의 남자가 힘없이 고꾸라져선 그대로 바닥에 토사물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왼손으로는 여전히 하반신을 노출한 채 고통스러워하는 남자의 목덜미를 움켜쥐었고, 오른손으로는 일어나는 남자의 따귀를 한대 후려갈겨 넘어트리더니 구둣발로 명치를 정확히 가격해 맥없이 오바이트를 하게 만들었다.


소란스러운 거실의 소리에 건너편 방에 있던 남자로 보이는 놈이 서둘러 옷을 챙겨 모습을 드러내다가 거실의 풍경에 놀라
얼굴이 사색이 되어 얼어붙었다. 
그리고 열린 건너편 방의 문틈 사이로 겁에 질려 이불을 끌어안고 침대에 앉아 있는 여자
아이를 보게 된 민기는 무섭게 그 민소매 나시의 남자에게 말을 한다.


" 쌍칼.. 당장 불러라......" 

" 으..윽.. 너.. 누구야.."

" ..... 부르라고...."

" ...이 씹새가..너 여기가 어..악!!~~"


어렵게 손을 짚고 일어나는 남자의 손을 민기가 구둣발로 소리 나게 밟기 시작했다. 민기는 자신의 입장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고 그리고 조용히 그 학생만을 데리고 나올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나이 어린 여자 아이가 30대도 훌쩍 넘어 보이는 놈의
밑에 깔려 인사불성이 되어 몸을 흔드는 관경을 목격하게 되자 이내 이성의 끈을 놔버리게 된다.


민기의 구두가 더 힘이 들어갈수록 남자의 손등에선 이내 피가 더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 고통에 얼굴에 식은땀까지 흘리며 눈물까지 보이게 된 남자를 인정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없는 모습으로 발을 때어낸
민기가 목을 잡아 벽에 거칠게 밀어댔다.


" 쌍칼.. 이 새끼 당장 튀어오게 하란 말 안 들려?" 

" 으....누..누구세요."


'짝!!!!'

" 악!..." 

" 전화기 들고 당장 불러라..."

" 왜..왜 이러.."


'짝!!!!!!!!'


말 대꾸를 할 때마다 민기의 손바닥이 사정없이 남자의 볼을 후려갈긴다. 처음 거실에 들어왔을 때만해도 이렇게 어려보이는 놈이 이런 장사를 한다는 생각에 혀를 차게 된 민기였지만, 본드까지 불게 만들어 여자를 상품으로서 돈벌이를 하는 모습을 보자 미성년자라는 단어는 민기의 머릿속에서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망설임도 그리고 자비도 없이 19살의 아리와 같은 나이일게 뻔 한 이 아이를 민기는 성인으로서 아니 성인 중에서도 악질적인 나쁜 놈으로 상대하기 시작한다.


뉴스에서 나오는 고딩들의 뻑치기니 강간사건의 뉴스를 보게 될 때마다 집안 환경이 어땠으면 저런 짓까지 했을까 하는
일말의 동정심과 더불어 자신의 하는 일이 일이었기에 크게 욕을 못했던 민기였지만, 이미 머리끝까지 피가 쏠린 채 보통
따귀라고 하기엔 너무나 무섭고 강하게 남자의 볼을 후려갈겼기에 코피와 터진 입술에서 흘러나온 피들이 흰색의 민소매
나시를 적시기 시작했다.


" 으흑흑..." 

" 전화기 들라고 했다!"

" ..아..알았어요...................여..여보세요.. 싸..쌍칼형.. 여기...좀 오셔야 될 거 같아요.. 예?? 그게...."


전화기를 낚아 챈 민기는 어느새 조폭 시절로 돌아가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존댓말을 하기 시작한다. 


" 네가 쌍칼이십니까?" 

[뭐야 너?!!]

" 나 지나가는 민간인인데요.. 10분 안에 안 튀어 오시면 지금 당장 경찰 부를 테니까.. 그렇게 아시라고요.. 아시겠습니까?"

[....뚜~~뚜~~~]

" 만약에 10분 안에 쌍칼이란 놈 안 튀어오면 네가 대신 뒈질 줄 알아.. 알았냐?" 

" 흑흑~~~~"


" 뭘 봐 이 새끼들아!! 할 짓이 없어서 돈 주고 딸 같은 년들을.... 이 개새끼들이!!"


10분이 지나도 쌍칼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연신 시계를 확인하던 민기는 시선을 무릎을 꿇고 있던 세 명의 남자에게
향했고, 그 민소매의 남자가 민기와 눈이 마주치자 서둘러 핸드폰을 다시 들어선 쌍칼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 동안 방을 확인한 민기였고, 거기서 사진속의 앳된 아이를 발견하고 또 치를 떨게 된다. 아직 여물지도 않은 몸으로 우선
전화를 걸어 두 여자를 강철에게 사무실로 보내라고 지시한 민기는 난장판이 되어 여자들을 데리러 와선 상황을 살피던
강철에게까지 고함을 지르며 화를 내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곤 세네명의 남자들이 좁은 거실로 들어와 민기와 대처하게 된다.

이번엔 냄새부터가 다른 두 명의 양복바지를 입은 남자와 쌍칼로 보이는 아이와 다른 아이가 민기를 무섭게 노려보며 상태를 파악하듯 거실을 살피게 된다. 그리곤 쌍칼로 보였던 남자가 협박조로 얘길 시작했다.


" 너 경찰이냐?" 

" ... "

" 왜? 쫄았냐? 이 새끼가 엉아가 묻잖아!! 너 경찰이냐고!!"

" ....넌 좀 빠져라.." 

" 혀..형님.. 이 새낀 제가 맡겠습니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 이 새끼가.. 너 죽을래?!!"

" .."

" 어이 형씨!.. 보니까 일반인은 아닌 거 같은데 어디 소속이쇼? 서울이라고 하면 다 한 가족일 텐데.. 이거 넘 하네..
 가족 장사 방해나 하고.."
 


" 이거 고만형님도 아냐?"

" 고..고만형님을 알아?"

" 아냐고!! 이 새끼야!!!!"

" ...누..누구신데...??!!"

" ........."

" 누구십니까.. 저희 큰형님 이름을 아시는 거 같으신데.. 이....악!!!!!!"


더 이상의 망설임 없이 민기가 몸을 날린다. 좁은 거실 안에서 엄청난 소리와 함께 한바탕 큰 난동이 일어나게 된다. 

말을 거는 놈의 면상을 뛰어올라 주먹으로 정확히 인중을 때려 앞 이빨을 다 날려버린 민기는 그대로 뒤에 서 있는 다른
양복의 남자의 발을 걸어 넘어트리며 싱크대로 소리 나게 날려버렸다. 
기습과도 같은 민기의 빠른 행동에 미처 대비도 하지 못한 남자들은 정확히 노린 급소에 거의 한방씩을 맞고 몸을 쓰러트린 채 일어나질 못하게 된다.


그러나 끝을 볼 작정인지 민기는 쓰러져 있는 남자들을 사정없이 밟기 시작한다. 중년의 남자들에게 본드에 취해 얼마일지
모르는 한낱 돈이라는 것에 무참히 짓밟힌 여자들의 모습에서 아리라는 소중한 아이와 겹쳐 보인 민기였기에 고만이 구역에서 끝내 저질러선 안 될 일을 크게 벌이며 반송장으로 만들려는 듯 이미 쓰러져 있는 상대들에게 번갈아가며 사정없이 발을
날리게 된다.


큰 소동으로 신고를 받고 문을 열고 들어온 경찰이 저지하는 대도 민기의 행동은 좀처럼 말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두
명의 경찰이 겨우 달라붙어 수갑을 채우고 나서야 조용해진 민기였다.


'짝!!!!!!!!!!!!!!!!!!!!!!!!' 

OO경찰서 강력반 안에 갑자기 매서운 따귀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일제히 그 소리의 행방을 찾아 시선이 모아진다.

연락을 받고 온 아리가 수갑을 차고 있는 민기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갈기고는 그대로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느닷없는 싸대기에 화부터 내게 된 민기였지만, 아리의 모습에 당황하게 된다.


" 뭐야!!!.이 씹...." 

" 엉엉엉!!!!!"

" 아...리야..."

" 거짓말쟁이!!! 뭐야!! 다시는 쌈 안한다고 해놓고!! 이게 뭐야!!!"

" ....."


" 저..저기 아가씨... 지금 조서 꾸미고 있는데.. 여기서 이러면 안 돼요.."

" 뭐에요!!"

" ... "

" 씨!! 무조건 무기징역으로 확정해주세요!! 이런 거짓말쟁이는 감옥소에서 나오면 안돼요!!"

" 아..가씨.. 우선 조서 끝나고 나서.."

" 재판관 아저씨 어딨어요?! 제가 증인할게요!!"

" 아리야....." 

" 시끄러워요!! 뭘 잘했다고.... 씨!.. 사람 하루 종일 찾게 만들고.. 겨우 통화되니까.. 경찰서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데.."

" ..."

" 재판관 아저씨 어딨어요!!" 

" 허~.. 아가씨 여긴 경찰서라고.. 판사를 여기서 찾으면 어떻게 하나..."

" ....그럼. 어디 가서 불러와요?"

" 내.. 참......"

" 아 맞다!! 법원... 언제가요!!?"

" .....조용히 좀 하고.. 면회 안 되니까.. 나가 있어요!!"

" .......저 동생이에요.. 왜 면회가 안 돼요?!"

" ....이것 봐요!! 나가 있으라면 나가 있으라고요!!"

" 왜 소리를 질러요!!"

" 참나.. 이 아가씨가!! 여기가 어딘 줄 알고!!"


" 아..아리 학상.. 아고..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우선 나가 있자고.. 응?!! 나가자.."

" 싫어요!! 내가 왜 나가..이거 놔요!!"


동민의 팔에 끌려 나가듯 아리가 강력반에서 나가고 나서야 조용해진다. 덜 다친 쌍칼과 또 한명의 아이 그리고 민기만이
강력반으로 송치가 되었고, 나머지는 전부 병원 행이었다. 오는 내내 화가 
덜 풀렸는지 수갑을 차고서도 쌍칼을 때리려 한
민기였기에 여전히 수갑을 찬 채 피해자처럼 의자에 앉아있게 된다.


대충 조서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담당 형사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커피를 한잔 들고 밖으로 나온다. 그때 입구에서 있던
아리가 캔 커피를 조심스럽게 들이밀며 연신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자 형사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입을 연다.


" 왜요?" 

" 저..저기요.."

" 아가씨!! 여기서 판사 아무리 찾아도 못 데려온다고요!.."

" 그게 아니고.."

" ...."

" 울 오빠요.. 정말 감옥 가야 되요?"

" ...예?"

" 한번 만... 딱 한번만 봐주면 안 돼요?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요.. 제가 손발을 묶어놓는 한이 있더라도..
 진짜 사람이 덜 떨어져서 그렇지.. 본성은 착해요... 가끔 동생 분들한테 화는 잘 내도.. 정말 착한 사람인데...
 다~~시는!!! 절대 이런 일 없게 만들게요..예?? 한번만 봐주시면.."


" 아고.. 아리학상.. 어디 갔나 했잖아..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 가만 놔둬 봐요.. 학생이 저 사람 동생이에요?" 

" ....예."

" ... 금방 풀려 날거예요."

" ...예???"

" 너무 걱정 말라고요."

" ......그게 무슨.. 말이에요?"

" 하도 난리를 쳐서 수갑 채워놓기는 했는데.. 엄연히 범죄 현장에서 여자 아이들 구한 사람인데.. 아마 조서만 마무리 되면
 곧 풀려 날겁니다. 저 놈들이 고소한다면 모르겠지만.. 깡패 새끼들이 일반인한테 맞고 고소까지...."


" 예?? 화나서 누굴 때린 게 아니고요? 버..범죄 현장은 또 뭐에요?"

" ... 화나서 때리다뇨? 잠깐만요.. 혹시 이전에도 이런 일 있었어요?"

" ....아..아뇨!! 아니에요!!!! 절대 그런 일 없었어요!!!!!!!!"

" ...이력 한번 때려봐야겠네.. 하긴 맞은 놈들 보니까 보통이 아닌 거 같긴 하던데...."

" 아니에요!!!!"


" 윽!...아이씨!.."


황급히 강력반으로 돌아가려는지 커피를 들이키던 형사에게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팔을 부여잡은 아리의 행동에 마시던
커피를 옷에 그대로 쏟게 된다.
 


" 엇!.. 죄..죄송해요.. 다..닦아 드릴게요.. 아..아니 벗으세요.. 제가 금방 빨아올게..요...." 

" 뭐..하는겁니까!! 이..이것 봐요...아가씨 이거 놓으라고...!!"

" 그..그게..." 


동민이 말릴 틈도 없이 형사의 옷을 들어 올려 배를 훤히 내놓게 만든 아리의 행동에 더 당황하며 황급히 옷을 내린 형사였다. 장소가 경찰서이다 보니 너무나 소극적인 행동으로 몸이 굳어진 채 아리를 제대로 말리지 못한 동민은 그런 형사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낄낄거리며 아리의 모습에 감탄을 한다. 민기의 따귀를 다짜고짜 때릴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세상에서 단
둘뿐 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아리를 존경서린 눈빛으로 바라보게 된다. 
형사가 들어가고 아리와 동민이 로비에 남게 되었다.


" 거보라니까.. 형님이 그럴 분이 아니라고.." 

" ......"

" 에휴.. 형님은 왜 사무실 일에 참견하셔서.. 이렇게 쓸데없이...어!... 아리학상은 왜 날 무섭게 노려보냐??"

" 그럼.. 이 모든 게 곰팅 오빠 때문이에요?"

" 으..응?? 뭐가?"

" 사무실 일이라고 했잖아요. 방금!!"

" 내가?? 어..언제??"

" 방금요!"

" 아니야!!.. 무슨 사무실?? 참나 이제 헛것까지 듣냐?"

" ......."

" 그만 노려봐라.. 살 떨리....어!! 최변호사님!!!"


" 안녕하셨습니까."

" 여긴 어쩐 일로..."

" 회장님이 보내셔서요.."

" 예?? 큰혀..회장님이요?"

" 예.. 기민씨가 곤란한 일이 생기셨다고.. 저보고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 ......아고.. 이렇게 감사 할 수가... 저기 강력반에 있습니다.."


역시 법을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의 등장은 여러모로 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 세상이 아무리 법이 우선이라고는 해도 역시 그 법도 돈과 관련되어 움직여지기에.. 돈으로 움직이는 일류를 넘어 초류라 불릴 수 있는 김변호사의 등장으로 너무나 빨리 나오게 된 민기였다. 정의를 실현한 민기였지만, 그래도 폭력의 정도에 아직은 가석방이라는 죄목으로 나오게 되었지만, 이미 무죄선고를 받은 민기나 다름없었다.


동민이 운전하는 차안에서 민기와 아리가 뒷좌석에 앉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을 때 동민이 어색함을 깨기 위해 입을 열게
된다.


" 크크크.. 그 버릇 남 못주지.. 하긴.. 날아다니던 황새가.." 

" 씨!! 곰팅 오빠 다시 그런 말 해봐요!!"

" 아고~~ 무시라.. 알겠네.. 알겄어!!"


" ....많...이..... 아팠어요?"

" ..."

" 미..안 해요... 전 정말 그런 건 줄 모르고..... 갑자기 사라진 오빠 찾느라고 하루 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녔단 말예요....."

" 날 왜 찾아? 상기랑 재밌게 놀면 되지.."

" 제가 왜요?"

" ....."

" 피~..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지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 걱정은.. 내가 세살 먹은 어린아이냐?"

" ... 진짜 삐졌구나... 남자가 따귀 한대 얻어맞았다고.. 이렇게 삐치냐?!!"

" 내가 뭘 삐쳐!! 삐치긴...."

" 치~~ 삐쳤구먼...에휴.. 밴댕이 소갈딱지...."

" 야!!!"

" 이봐!! 삐친 거 확실하네.."

" ....에휴.. 말을 말자.. 말을!!"

"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치.. 그러니까 평소에 잘하던가.."

" 이게 진짜!!"

" 치~~~~~또 화내.."

" ....그만 두자.. 내가 너한테 말로 이겨먹을 생각을 아예 접어야지.. 내 속만 터진다.......에휴~~"


" 크크크크크...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아리 학상부터 불러야.."

" 넌 그러다 진짜 골로 간다.."

" .....죄송합니다 형님...."


" 치~~. 이젠 곰팅 오빠한테까지 화낸다....."

" ......."

" 형님은 무신.. 이렇게 잘 삐치는 형님이 어디 있어.."

" 상기랑 데이트는 했냐?"

" ....."

" ....왜?"

" 그럼 지금 그 오빠랑 저 데이트 하라고 자리 비켜준거란 말이에요?"

" ....아..아니야.. 동민이가 급하게 도와 달라고 해서.."


" 제가 말입..윽!!"


'쿵~'

" 뭐야!! 그런 거예요?!" 

" ...아..니라니까."

" 진짜 실망이다!.. 난 그런 것도 모르고 집에 가서 기다리다가 엘르까지 찾아갔었는데...."

" 뭐? 그럼 상기는?"

" 몰라요!! 극장에서 바로 집으로 왔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요?!"

" ....에구."

" 누가 그런 부탁했어요?! 참나.... 시키지도 않은 일을.....혹시?"

" ....응?"

" 그 오빠가 그렇게 부탁했어요?"

" 아니.. 그냥 내가 먼저 온 거야.."

" ....안되겠다.. 그 오빠 착한사람인 줄 알았더니.. 아니지 바보도 아니고... 거기서 왜 먼저 나간데! 오빠 바보에요?
 아니면 천치에요? 말을 해봐요!! 왜 먼저 갔어요? 정말로 그 오빠가 부탁이라도 했어요? 저랑 그 오빠랑 사귀게 만들..."


" 도..동민아..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됐냐?"

" 우선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 그래? 집에는 간다고 하던?"

" 저희한테 의뢰 들어온 그 아이는 집에 가기 무섭다고 울었지만.. 이내 부모들 오니까 잘못했다고 빌던데 말입니다.."

" 그럼.. 다른 아이는?"

" ...그게 연락처도 몰라서..경찰서에서 조서꾸밀때 증인으로 데려갔다가 우선 사무..짱개보고 데리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 그래? 연락처를 모른다?"

" 예..."

" 몇 살이라고 하더냐?"

" 20살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 왜?"

" 경찰서에서도 이름하고 나이를 속이는 눈치여서 말입니다..."

" 그럼 증인으로 채택 되지도 않을 텐데..."

" 어차피 그 쌍칼이라는 놈하고 같이 온 놈이 다 자백해서 별 필요도 없는 거 같던데 말입니다.."

" .....그 새끼들은?"

" 아직 미성년자이니까.. 소년원이나 끼질러 들어가겠지 말입니다..아니면.. 또 집행유예 받고 풀러나던가....
 참나..그런 것들이 나이 안 된다고 풀려나는 거 보면 이놈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 건지.. 답답합니다.."


" 그 새끼들 말고.. 고만이 형님 밑에 있는 놈들 말이다.."

" 아~.. 아직 병원까지는 못가 봤는데 말입니다..."

" ...차 돌려라 그리로 가자..."

" 예?? 지금 말입니까?"

" 가긴 어딜 가요!! 그리고 뭔 차를 돌려요! 안 돼요!! 그냥 집으로 가요 곰팅 오빠!!" 

" ..아리야.. 이건 진짜 복잡한 일이야.."

" 복잡하건 안 복잡하건.. 무조건 안 돼요!!"

" ...."


'따르르릉~~따르르릉~~'

" 짱개냐? 뭔 일이냐?? 뭐??? 고..공민형님이??" 


동민이 전화를 받다 말고는 얼굴을 돌려 민기를 곤란한 듯 바라보게 된다. 


" 뭔데?" 

" 그게.. 공민형님이 사무....찾아 오셨다는 데 말입니다..."

" 뭐? 공민형님이 왜?"

" 그..그게 아리 학생을...."

" 아..리???"

" 예.. 꼭 만나 봐야 한다고.... "

"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

" 나 바꿔 봐!"


" 여보세요?!"

[안녕하셨습니까 형님..]

" 됐고.. 공민형님이 갑자기 왜 아리를 찾으시는데?"

[그게 저도 잘... 무작정 쳐들어 오셔서.....]

" ......"

[아리 학생 내놓기 전에는 밤 새실 분위기신데 말입니다...]

" 뭔 소리야?!"

[그..그게.. 어!! 고..공민형님.............................. 여~보세요]

" ...."

[이 새끼가! 야! 전화를 받았으면 얘길 해야지!!]

" 안..녕하셨습니까.."

[이제 인사를 하노.. 됐고.. 아리인지 아이인지.. 그 아이 얼굴 좀 보자..]

" 갑자기 무슨 일로..아리를 보자고 하십니까?"

[뭐냐? 이제 민간인이라고 나같이 왕따 당하는 형님은 형님도 아니라 이거냐?]

" 아닙니다 형님.. 그게 아니고..."

[이 놈아한테 대충 얘긴 들었는데.. 흥신소 사무실은 거북할 끼지?? 그럼.. 음~~~ 거시기 엘르에서 보자. 그 아이 거기서
 잠깐 일했다며?]

" ....아..알겠습니다."


" 누구에요?"

" .....아는 형님.."

" 절 왜 보제요?"

" ......"

" 그 형님이란 분도 깡패죠?"

"  .........응."

" 혹시 오빠 또 데려가려는 거 아니에요?"

" 그건..아닐 거야.... 날 아끼시는 분이거든...."

" 흠~~"


이미 많은걸 알고 있는 듯 한 공민의 말투에 어쩔 수 없이 허락하게 된 민기였다. 

가뜩이나 고만이 때문에 골치 아픈 민기였는데.. 갑자기 나타난 공민이란 등장인물에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어렴풋이 지금 사태에 대해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다른 큰형님들 중 가장 철민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공민이었으니
아리의 이름을 듣고 호기심에 단걸음에 달려 왔을 거라는 생각에 포기하고 아리를 데리고 엘르로 향하게 된다.

그나마 흥신소 사무실로 데려오라는 말을 하지 않은 공민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 민기였다. 아리.. 철민..공민..수지까지
모두 아는 사실을 혼자 모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한 채 도착한 엘르에서 얼떨결에 내리게 된 아리를 데리고 계단을 내려가게 된다.


" 오~~~ 자네가 아리인가?" 

" 안녕하세요."

" 오~~~ 여기 앉으라고." 


" 그래.. 19살이라고?"

" 예."

" 민기가 잘 해주나?"

" 예?? 아뇨!!"

" 허허허허허.. 그럼?"

" 만날 사고만 쳐요... 저한테 혼나려고..."

" 학생한테 혼나? 천하의 기민이가???"

" 천하는... 얼마나 못났는데요!! 말은 또 얼마나 안 듣는데..."

" 허.."

" 오늘도... 아후... 내가 속 터져서.. 아마 제명에 못 죽을 거예요.."

" 허....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이 새꺄! 야!! 너 나가 있어!!"

" 혀..형님..." 


" 메롱!~~~" 

" ....."


" 크크크크.. 저 새끼 표정 봐라... 참나.....그건 그렇고.. 아가씬 내가 안 무섭고?"

" 예?? 왜요?"

" 응? 아니... 내 말투도 그렇고.. 이렇게 상판대기에 낙서 되 있는 거 보면..."

" 기민 오빠 만나기 전이라면 놀라고 무서웠겠지만요.. 사실 기민 오빠 때문에 물들었어요.."

" 물들어?"


" 내..가 뭘??"


" 어허~ 형님 얘기하시는데..."

" ..."


" 아저씨도 깡패죠?"

" 까..깡패??!!! 하하하하하하.. 그라지!!. 그란데.. 난 깡패라고 불리는 건 좀 싫고.. 협객이라고 불러줬음 하는데..."

" 기민오빠 아빠도 그렇고.. 전부 협객이래.. 깡패면 깡패지.."

" 어허!! 어른이 하는 말을!!"

" 헤헤헤헤~~ 알았어요."

" 크크.. 진짜 안 무섭나 보네.."

" 제가요.. 기민 오빠랑 지내면서 한가질 알게 되서 그래요."

" 뭘 알게 됐나??"

" 기민 오빠 주위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없다는 거요."

" 허~~.. 저 놈 진짜 무서운 놈인데....."

" 사실 오빠가 막 화내면 좀 무섭긴 한데요.. 그래도 그게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 허허...."

" 정말이에요. 한 번도 이유 없이 화낸 적 없어요..."

" ...흠~.. 난 이유 없이 화내고 막 그러는데. 사실 내 말 한마디면 이 엘르 같은 곳은 그날로 문 닫게 만들 수 있다는 거지!!"

" ......."

" ...응? 왜 갑자기 말이 없어지노?"

" 아저씨 나쁜 사람이에요?"

"  ....뭐?"

"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괴롭히려고 해요?"

" ...말이 그렇다는 거지..내가 꼭 그런다는 건 아니고 아가씨한테 그만큼 무서운.....근데 내가 왜 너한테 변명을 하는 거냐?"

" ....피~.. 그것 봐요. 오빠 주위엔 나쁜 사람 없다니까요.."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룸 안이 떠들썩하게 웃어재끼는 공민이었기에 아리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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