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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3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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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5,637회 작성일 20-12-10 16:40

본문

만해는 죽다 살아나길 반복했고, 그로 인해 체념이란 걸 배우게 되었다.

아리를 만나고 나서 자신의 앞날도 희망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힘없이 문을 열고 아리 앞에 서 있게 된다.


"안녕하셨어요.." 


아리가 일어나 만해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한다. 무시할 줄 알았는데 최소한의 예의는 보이는 아리였지만, 역시 만해와 눈을 마주쳐 주지는 않는다. 


" 어...자..잘 지냈고...." 

" .....예. 그런데 모습이 왜 그러세요?"

" ....."


더군다나 보기에도 허름한 만해의 옷차림에 아리가 화를 내지 못한다. 


" ....일 좀 하느라고.." 

" .......예."

" ......"


한동안 침묵이 흐른 건 어쩔 수 없는 누구도 선뜻 얘길 꺼내지 못한 채 어지럽혀있는 호프집 안 한구석의 테이블에 앉아 있게 되었고, 머뭇거리며 민기 눈치를 살피던 만해도 저번과 달리 입을 선뜻 열지 못한 채 아리의 손에 달린 자신의 목숨 값이
얼마인지 생각하게 된다. 5억이라는 아리 엄마의 목숨 값으로 받은 돈을 돌려준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생각에 잠겨
있는 만해의 귀에 너무나 차갑게 느껴지는 낮은 민기의 음성이 들려 왔기에 놀라 고개를 들어 민기를 바라보게 된다.


" 당신이.. 뭔 짓을 했는진 알지?" 

". ......."

" 아리 엄마.. 당신이 빨리 병원에만 데려갔으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드는데.. 아닌가?"

" .....죄..송합니다."

" 죄송? 그딴 말로 넘어갈 수 있을 거 같아? 아리야.. 말만 해.. 내가 너 원하는 대로 이 새끼 팔다리를 잘라버리던 서해안
 앞바다에 묻어 버리던 다 할 테니까...."


" ......"

" ..왜? 뭘 그렇게 쳐다보냐?"

" ..그런 무서운 말...하지 마세요.."

" 뭐? 이게 뭐가 무서운데? 정말 무서운 게 뭔 줄 알아? 사람 죽는다는 거 알면서.. 그걸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이 새끼 같은
 놈이 정말 무서운 새끼야!!"

" ...예?"

" ...내가.. 알아보니까 이 새끼 네 엄마 아프고 나서 보험부터 들어놨더라.. 병원에 데려간 게 아니고!! 고액 보험 들어놓고
 시간 죽이고 기다린 새끼라고!"

" .........."


믿기지 않는 다는 듯 아리가 만해를 쳐다본다. 사실 민기는 가만히 있으려 했지만 아리가 인사를 하는 모습에 또 여린 마음을 드러내며 그 흔한 용서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만 같았기에 서둘러 입을 놀리게 된다. 아니 속에 담아뒀던 얘길 만해란 사내가 또 왜곡해서 말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말을 하게 되었다. 선수를 뺏긴 만해는 죄인처럼 더 고개를 숙이며 어깨를 웅크린다.


" 진짜에요? 아니죠.. 두 분이 서로 사랑한다고..그렇게 말했잖아요.. 처음 집에 왔을 때... 저보고 엄마 정말 사랑한다고.." 

" ...."

" 거짓말이죠? 오빠가 또 암 것도 모르면서 혼자 화내는 거죠??????"

" ......"


아리의 눈물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라는 듯 민기의 시선에 보여진다. 

민기에겐 낯설지 않은 얘기였지만 아리의 눈물은 민기를 분노케하며 더 몰아붙이려는 듯 입을 열게 된다.


" 어떻게 할까? 그냥 죽여 버릴까? 아니면?? 이 새끼 몸땡아리에서 장기라도 적출..해...." 

" 오빠!!!"

" ............"

" 그런 말 하지 말라고요....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그런 말... 함부로 죽인다는 말 하지 말라고요........."


아리가 이제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민기를 나무란다. 엉뚱하게 날아온 화살이라는 생각을 했는지 오히려 만해를 노려
보는 시선에 힘을 더 주는데 아리가 손을 뻗어 민기의 손을 잡고는 꽉 지기 시작했다.
 


" 저.. 더 슬퍼지려고 한단 말이에요... 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마세요......" 

" ..........미안.."

" 엄마.. 더 슬퍼지잖아요.... 그래도 사랑했는데.. 그나마 못 듣고 가셨으니까....... 그러니까.."

" .."

" 미..미안해.. 정말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고.. 난 보험금이라도 있으면 네 엄마 치료비라도 보탤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래서 그런 거야.. 정말....."
 


민기가 애써 화를 누그러트리는데 만해의 입에서 나온 우선 살고보자는 식의 비겁한 내용에 아리가 잡은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을 주는데 아리도 알고 있다는 듯 민기의 입을 다물게 만든다. 


" 얼마에요?" 

" ..으..응??? 무..뭐가?"

" 엄마.. 팔아서 받은 돈이 얼마에요?"

" ....5..억인데..."

" ...많구나... 그래도.. 다행이네요... 엄마 목숨이 그만한 값어치라도 해서요..."

" 무..무슨 소리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니?" 

" 그럼요? 난.. 울 엄마 보내면서 돈 없어서 엄마 몸도 못 찾을 뻔 했어요.. 세상은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그래도 엄마 목숨이 5억이라잖아요..."

" 아리야...."


" 아저씨.. 저 반 주세요.. 저한테도 그럴 권리 있다고 생각해요.."

" 바..반? 아니야.. 다 줄게.. 내가 아무리 나쁜 마음을 먹었어도.. 인간으로서 도리가 있지.. 다 줄게.. 그러니까...
 아무 말 하지 말고.."

" 엄마 치료비라도 하려고 보험 든 거라면서요...."

" ..그..그거야....."

" 다 필요 없어요.. 저한테 반주시고... 대신 다시는 엄마한테 가지마세요..."

" 어..엄마한테?? 그..그건 무슨 말인지..."

" 엄마 있는..... 납골당에 가지 말라고요..."

" ....."

" 좋은 기억만 가지고 주무시게.. 가지 말라고요....."


아리가 고개를 숙인 채 이제는 소리 내며 울기 시작했다. 

모질게 말하는 아리였기에 놀란 민기였지만, 사람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애써 아리를 달래게 된다.
아무리 아리가 변한다고 해도 아리는 민기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었기에 모든 걸 용서하고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었고, 그런 모진 일을 당한 아리라면 이렇게라도 변해 세상을 똑바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한구석의 외침도 무시할수
없던 민기였다.


계속 눈물만 보이는 아리였기에 민기는 눈짓으로 만해를 그만 나가라고 한다. 더 이상의 추궁이나 처벌을 아리가 원치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기에 그냥 내보내며 당연히 보험금은 다 회수할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동안 울던 아리가 소매로 눈물을 훔쳐 적시곤 한숨을 길게 내쉬게 된다. 


" 후~~~~~" 

" ...정말 괜찮아?"

" 그럼요?... 괜찮아야죠.. 언제까지 엄마 걱정시킬 순 없잖아요.."

" ....그런데.. 아리야....."

" ...응?"

" 다 달라고 하지.. 뭐 하러 저런 놈한테 반이나 떼어줘?"

" ,,,,저 분도 살아야죠.... 행색 보니까... 많이 힘들어하시는 거 같은데.."

" 야!.. 저딴 놈을 왜 신경 쓰는데!! 저런 새끼는 또 저런 짓 한다고!!"

" ....됐어요. 그래도 엄마가 사랑했던 사람이에요..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 아리야!!!"

" 후~....그래도.. 마음이 홀가분하네요.."

" .....뭐가?"

" 울 엄마.... 하늘에서 저 불쌍하다고...."

". ...너 갑자기 왜 그래?"

" .....왜요?"

" 아니.. 돈에는 전혀 욕심 없이 굴던 애가.. 갑자기 사람 목숨을 돈하고 비교하니까...이상하잖아...."

" 오빠는.... 병원비 없어서 참으면서 아파본적 없죠?"

" ...뭐?"

" 돈 없어서.. 엄마가 차가운 대에 혼자 쓸쓸히 누워있는데도.. 모실 생각도 못 해본 적 없죠?"

" ......"

" 그리고...돈 없어서 삼일동안 수돗물하나로 살아본 적 없잖아요.."

" ..."

"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그리고 사람은 변하는 거예요.."

" .."


할 말은 잃은 민기는 아리의 변화한 모습에 당황하게 된다. 생전 내색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돈이란 것에 얽매이고 있었는지
조차 몰랐기에 쓰리기 시작한 가슴과 변한 아리의 모습에 씁쓸해진 마음을 애써 다잡기 시작한다. 언제나 아리편이기 위해
말이다. 
그로부터 한참을 더 있던 호프집에서 아리는 발걸음을 천천히 옮겨 엄마가 일했을 주방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짱개가 들어오기 전까지도 먼지 쌓인 식기도구들을 하나씩 만져보며 엄마를 회상하고 있었다.


" 형님...." 

" ....."


" 어..세영오빠!!"

" 아..안녕.."

" 와!~~ 진짜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나야.. 뭐........."

" 치~.. 전화번호 알면서 전화 한통화도 안하고...."

" 좀.. 괜찮아?"

" 뭐가요?"

" .....아니야... 형님."


" 왜?"

" ...보험금 회수하러 가셔야지 말입니다."

" ..그래.. 가자."


" 예?? 오늘 가요?"

" 그럼.. 만해 놈...... 도망가기 전에 빨리 받아 놔야지..."

" ......저도.. 가야 되죠?"

" ...아마 그럴걸.."

" 예..."


아쉬운 듯 아리가 한 번 더 주방을 둘러보곤 민기를 쫓아 나선다. 생각보다 간단한 보험금 지급 방법에 아리는 눈만 멀뚱히
뜬 채 뭐라 뭐라 말하는 사람들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워 경청하게 된다. 
그나마 보험전문인 동민이 도중에 짱개와 교대해서
지금은 만해와 민기 그리고 동민과 아리가 접객실 인 듯 한 밀실에 보험회사 직원과 앉게 되었다.


미리 준비한 통장을 동민이 만해에게 찔러줬고, 그 통장을 직원에게 들이민 만해였다. 아리와 한 대화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아리에게 모든 걸 주고 싶다는 듯 말을 하는 만해의 속 뻔 한 연극에 구역질이 난 민기였지만, 어차피 만해도 이 돈도
구경조차 못 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체면이라도 살리려는 속셈일거라는 생각으로 애써 진정하며 가만히 지켜만 본다. 문제는 아리에게 통장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현금으로 지급 되어지는 보험금의 금액이 아니었기에 반이라고는 해도 2억5천이나 되는 큰 금액을 입금할 통장이 없는 아리에게 서둘러 통장을 만들고 오자며 재촉하는 민기였다.


" 아니요.." 

" 응? 금방이야. 너 주민등록증 있지? 도장이야 아무데서나 파면 되는 거고.. 10분도 안 걸리는데 뭘..."

" ...그게 아니고요."


혹시나 모든 금액을 만해에게 준다는 등.. 그런 얼토당토않은 말을 할까봐 인상을 찌푸리며 민기가 더 재촉을 한다. 


" 가자고!.. 이거 지급 안 되면 이분들도 곤란해.." 

" 아저씨.."


" 예??"

" 혹시 OO병원 아세요?"

" ......당연히 알죠.. 그런데 왜요?"

" 거기에.. 울 엄마처럼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기부형식으로 그런 분들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던데요.."


" 예??? 그거야 제단 형식으로 만들 수도 있는 거고... 그런데 얼마나요?"

" ..다요."

" 예??? 지금 2억5천만 원 다 말씀하시는 건가요?"

" ....예."

" 아..아리야!!.. 자..잠깐만요!! 아저씨 잠깐만!! 이 멍청이랑 얘기 좀 할게요!!" 


황당함에 모든 남자들이 멀뚱히 아리를 바라보는데 민기가 황급히 아리의 입을 막으며 보험사 직원에게 대화할 시간을
요구하게 된다. 당연히 직원은 아리의 말을 환영하며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아리가 마음변하기 전에 약속이라도 받으려는 듯
서류를 준비하려고 나가길 거부해보지만, 동민이 만해와 함께 끌고 나갔기에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된다.


" 무..뭔 소리야!!" 

" ...예?"

" 지금 뭐하는 거냐고!! 너 바보야?!!!"

" 왜요?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 기부도 많이 하던데."

" 네가 성공했냐?!!! 그리고 2억 5천이 얼마나 큰 돈인 줄 알아?!!!"

"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 야!! 이거 네 말대로 엄마 목숨 값이야!! 그런걸 이렇게 함부로 써재끼냐?!!"

" ....그러니까요."

" 그러니까?? 됐고... 없었던 얘기로 해!!.... 그냥 통장에 넣어놨다가 너 나중에 쓰면 되는 거야...알았지??"

" ...."

" 아리야~!!! 제발 정신 좀 차려라..응??!!!"

" 그러고 보니까.. 빚도 갚아야 하는구나...."

" ..그..그렇지!!.. 너 나한테 빚진 것도 있잖아.. 엘르꺼도 그렇고.."

" 그건 생각 못했네요....."

" 에휴.. 이렇게 세상 물정을 몰라서... 참나.. 내가 앞으로 널 어떻게 해야겠냐....."

" ..치~~.."

" 이 맹꽁아.. 함부로 맘 가는대로 막 뱉는 거 아니라고.. 말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건데...."

" 알았어요..."

" 휴~~... 내가 너 때문에 심장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튀어나왔다 들어간다....참나..."


민기가 나가 문밖에서 기다리던 직원을 들인다. 


" 아리가 잘 몰라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 ....예.."

" 지금 통장 만들어 올 테니까요.. 그 통장으로 보험금 지급해주세요."

" ....알겠습니다."


" 아저씨.."

" ....예?"

" 정말 죄송한데요.."

" ..괜찮습니다.. 그런 생각을 한 것 자체가 학생의 마음 씀씀이가 고운건데요.. 현실을 생각하면..."

" 기부금 중에 1000만원만 빼면 안 될까요?"

" 현실을 생각하면 그렇게 쉽...예?...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그럼 나머지는??."

" 잊고 있었는데.. 제가 빚이 있어서요...."

" 아..아리야!!!" 


" 크크크크크크크.. 그래서 지금 형님이 똥씹은 표정인거야?" 

" 치~~.. 제 돈인데.. 제 맘대로 하면 안 되나... 왜 자기가 삐지고 난리야.."

" 야!! 둘이 조용히 안할래?!!!" 

" 깜짝이야..." 

" 크크크.. 그래서 기어이 기부한 거고??"

" ......예. 그것도 절차가 복잡하더라고요.. 앞으로도 몇 번 더 와야 한다고..."

" ..근데.. 넌 학교도 들어가야 되잖아.. 생활은 어떻게 하려고?"


집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심하게 눈을 흘기고 있는 민기를 뒤로 태운 채 운전은 동민이가 그리고 아리는 화가 난 민기 옆에는
도저히 앉기 힘들었는지 조수석에 앉아 동민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 저 장학금 받고 공부할거예요. 원래 그럴 생각으로 하양 지원할 예정이고요." 

" 그게 가능해?"

" 뭐.. 노력하면 가능하겠죠.."

" .....대단하네.. 참..."

" 뭐가 대단해!! 저게 바보에다가 멍청한 거지!! 뭐냐고 이게!!!" 

" 허~.. 형님.. 그거 아리 돈 아닙니까?"

" ...그런데 뭐?!!"

" 그럼 아리가 어떻게 쓰던 아리 맘 아니냔 말입니다.."

" 맞아!! 울 곰팅 오빠 말 잘한다." 

" 이,..이것들이!! 야!! 넌 아리 생각을 눈곱만큼이라도 하는 거냐?!!!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더 많이 남았는데!!
 지금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그런 말 하고 싶어!!?"
 


" 허~~... 그거야 아리가 알아서 할 일이고... 형님이 이렇게까지 화 내시는 게... 솔직히 이런 기특한 생각 하는 아리 학생이   전 정말 기특한데 말입니다."

" 이..이 새끼가!!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 잘하는데.....오냐!! 너 요즘 나한테 안 맞았지?!!! 그래!! 오늘 날 잡자!!"

" 어허!! 민간인끼리 싸우면 민사로 빼도 박도 못하고 제대로 콩밥 먹습니다 형님.."

" ..........에이씨.."

" 또 욕 해봐요!!! 나 진짜 집 나가서 엘르에서 일 할 거예요!!" 

" .........참나.. 에휴~... 에휴~~.." 

" 크크크크.. 제대로 임자 만났네... 울 형님.."

" 너 닥치라...."

" 큭..하하하하하하.. 옙!! 알겠습니다 형님!!"

" ......"


분을 참지 못하고 결국 손을 뻗어 동민의 뒤통수를 한대 후려갈기려는데 아리가 그걸 발견하고는 매섭게 흘겨봤기에 다시
등을 기대며 연신 한숨과 한탄을 짓게 된 민기였다. 
한때나마 세상의 매몰찬 현실을 깨달아 변한 거 같다는 생각에 마음한
구석에 안도란 감정을 느꼈었던 민기였는데.. 그게 비록 아리가 너무 현실적으로 변한 건 아닌지 안타까움을 함께 느꼈어도
말이다. 
아리의 눈물에 너무 나댄다는 말까지 철민에게 들으며 처리했던 그동안의 노고가 억울하게 느껴졌다.


" 철민형님 그럼 아리인가 아이인가 하는 아이를 양녀로 들이실 생각이란 말씀이십니까?" 

" 그렇지!!"

" ...형님 생각은 도통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무슨 양자란 말씀이신지..."

" 공민아.. 너 아리 한 번도 못 봤지?"

" 예??.. 제가 그 아이를 어떻게 보겠습니까. 지금 기민이 놈이 좋아하는 여자란 얘기도 처음 듣는데...."

" 만나봐라.. 아주 뿅 간다.. 이제 19살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 애가 때가 없어..
 거기에 올곧기까지 해서 완전 신사임당이다."


" 예?? 신사임당이 뭡니까??"

" 그런 게 있단다.. 솔직히 기민이만 없다면 내 세컨 삼았을 텐데..크크크"

" 노망나셨습니까? 형수님이 가만히 계실 분도 아니신데.."

" 크크크.. 한번은 기민을 놀래줄려고 우리 집으로 데려왔는데 말이야... 겁도 없이 그냥 쫓아오더란 말이지...크크크.."

" ......."

" 하긴 그날 얘기하면서 도리어 충격 받은 건 나였지만 말이다.."

" ..충격이요?"

" 나한테 확인을 하더란 말이다..그 어린것이..."

" 뭘 말입니까?"

" 기민이가.. 이 생활 접은 거 맞는지!!.. 그리고 다시는 안부를 자신 있냐고 말이지..."

" 아니.. 형님은 그 전부터 알고 계셨었고 말입니까?"

" 그렇지!!.. 근데 말이야.. 내가 기민이 아빠인 줄 알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눈치를 다 채고 있더란 말이야.."

" 그건 또 무슨 말인지.. "

" 그런 게 있다니까.. 이 놈아..크크크"

" 하여튼.. 사촌동생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아리란 아이 말입니다."

" 그래.."

" 그런데 기민을 좋아한 다라... 그거 사춘기 뭐 그런 걸로 일시적인 감정인가 뭔가 하는 거 아닙니까?"

" 나도 그런 줄 알았다고.. 그리고 기민이 놈이 미친놈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이게 또 웃겨요..
 아리가 나한테 오더니 하는 말이 대뜸 자긴 입양된 아이라고 하더란 말이다."


" 예?? 입양이요??... 뭔 개족보도 아니고 그리 복잡하다요..."

" 그게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그 아이가 나한테 왜 그 말을 먼저 꺼냈겠냔 말이야..."

" ....글쎄요."

" 자기 책임질 남자가 기민이란다.."

" ..예?? 그런 맹랑한 것을 봤나.. 아니.. 기민이가 지꺼란 말입니까?"

" 그래서 내가 말 해줬다는 거 아니냐.. 기민이.. 너같이 순진한 아이가 감당할 남자 아니라고...."

" 그런데요?"

" 글쎄.... 그건 자기가 알아서 한단다.. 자기가 다시 순백으로 물들이면 된다나.. 뭔 소린진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예전의 알던
 오빠로 만든다고 당돌하게 말하는데.. 이게 또 진지한 표정으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얘기하는데 도저히 이겨먹을수가   없더란 말이다..크크크크크크"


" 허허~~.. 예쁩니까?"

" ...뭐?"

" 예쁘냐고요!"

" 미친놈.."

" 아따.. 꼭 한번 만나보고 싶네..그려.."

" 크크크크.. 얼마나 귀엽고 당돌한지 보자마자 뻑 갈 거다..거기에 몸매는 또~~"

" ....이런 변태 영감탱이가..."

" 무.뭐?? 이 새끼가.."

" 크크크크.. 그럼 당장 달려가봐야지..."

" 이놈아!! 가긴 어딜 가!!"

" 아니!! 바람이란 바람은 잔뜩 들여놓고.......아참!!. 그런데 양녀로 들이신다는 건... 기민을 사위로 맞으신다는 겁니까??"

" 껄껄껄~~~"

" 와나.. 이건 뭐 꿩 먹고 알 먹고... 그런데 다른 놈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겨우 진정하고 있는데.."

" 걱정마라.. 나 물러나고 양자로 들일 테니까 말이다.. 기민이...놈은 손에 너무 많은 피를 묻혔잖냐..
 더 이상 그러면 안 되잖겠냐..."

" .....허허."

" 이 얘긴 어디 가서 입도 뻥긋할 생각 말아라.."

" 제가 어디 가서 얘길 한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철민파에서도 왕따당하고 있는데... 이건 뭐 중삐리도 아니고...
 누구한테 하소연할 놈도 없고.... 이게 바로 방임입니다!! 방임!!"


" 미친놈...방임이 무슨 뜻인 진 알고 쓰냐?"

" 에이씨!! 우선 그 아리인지 아이인지 구경이나 가야지!! 낄낄낄낄~"

" 이..이놈아!!! 어디가!!"

" 쉬십쇼... 형님!"


낄낄대며 밖으로 나간 공민을 또 웃으며 보내주는 철민이었다. 가장 믿는 동생이었기에 아리에게 해코지 할 놈이 아니란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혼자 담배를 입에 물고는 아리를 생각해 본다. 사실 민기와 아리의 사이가 심상치 않은 거라는 걸 눈치 채고 있었지만, 민기의 행동에 뭔가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끼던 철민이었기에 나서질 못했을 뿐인데 아리가 고맙게도 먼저 와 얘길 해줬기에 모든 의문점을 풀고 난 후엔 본격적으로 민기의 사위작전에 돌입하게 된 철민이었다.
 

이런 낌새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민기는 불쑥 나타난 상기라는 놈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다. 

뒷조사를 시켜 이미 정체를 파악해놓은 상태였지만, 이렇게 완벽한 놈은 보질 못한 민기였기에 트집조차 잡지 못하고 숨길 거 없다는 식으로 민기 앞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아리의 모습을 지켜만 보게 된다. 전날 통화하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대기 일쑤였던 아리의 얼굴을 떠올리곤 이내 자신의 볼에 뽀뽀를 했던 행동으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어찌 보면 아리의 상대로서
상기만큼의 남자는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빨리 나가요!!" 

" .. 너랑 약속한 거 아니야? 내가 거길 왜 가?"

" 예?"

" ...아니...상기가 너만 나오라고...."

" 오빠도 같이 영화 보러 간다고 했단 말이에요.. 빨랑 가요!"

" ...난 일자리도 알아봐야 되고..."

" 참나.. 하루 이틀 더 백수로 남는다고 지구가 망하나?!! 빨랑요!!"

" ...."


아리의 행동을 보면 상기가 좀 불쌍해 보이는 민기였다. 


" 그러고 가려고요??" 

" 으.응?? 그럼?"

" 진짜 다른 옷 없어요?"

" .....응."

" 에휴.. 영화보고 옷 사러 가요!"

" ...."

" 빨랑요!!"


민기를 같이 맞이하는 상기의 표정은 아리 앞에선 밝은 척 미소를 지었지만 역시 우거지상을 숨길 순 없었다. 

정작 영화관에선 꾸벅꾸벅 졸게 된 민기로 연신 옆구리를 찌르는 아리의 행동에도 잘 일어나지 못한 채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 기지개를 크게 펴는 모습까지 보이게 되었고, 아리가 깔깔대며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관에서 나오자 아리가 화장실로 향한 틈을 타 상기가 민기에게 말을 건다. 


" 형님!" 

" 후하~~ 으~~~.. 응?"

" 잘 주무셨습니까?"

" ....미안. 나랑은 좀 안 맞는 영화여서.."

" 혹시 바쁘신 일 없으세요?"

" ...응?"

" 아니.. 일자리도 알아보셔야 되고..저희 같은 학생도 아니신데.. 바쁘신 일 없으시냐고요."

" ??.......아!!.. 그렇지.. 그래.... 내 정신 좀 봐라.. 그럼 즐겁게 놀다 오라고.. 난 먼저 갈 테니까.."

" 예!.. 아리한테는 잘 말하겠습니다."


눈치 없는 민기가 아니었기에 거북스럽게 민기를 대하는 상기의 모습에 자리를 피하게 된다. 


별수 없었다. 민기가 보기에도 파릇파릇한 두 남녀의 모습이 더 어울리지 자신과는 뭔가가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복장에서도 그 차이는 선명했다. 케주얼틱한 두 남녀의 복장에 온통 시커먼 블랙 정장의 민기는 아무리 아리가 옆에 바짝
붙어 있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아리를 대하는 상기의 모습과는 대조적일 뿐이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극장에서 나온 민기는 집으로 향하다 말고 흥신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한번쯤은 가볼
생각이었기에 발걸음을 옮겨 흥신소로 향하게 되었고, 도착한 흥신소는 자신이 있을 때와는 많이 변해 있었기에 무의식적
으로 두리번거리게 된다. 
책상 배치까지 아예 바꿔놓았고, 결정적으로 이제는 동민의 사무실이 되어버린 민기의 방이 낯설게 보여졌다. 사무실을 지켜야 할 놈들이 하나도 보이질 않았기에 혼자 사무실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게 된다.


한편에 놓여 있는 신문을 꺼내 들고 담배를 입에 문채 몇 장을 넘기고 있는데 강철이가 들어온다.


" 어!! 형님!!!" 

" 그래.. 오랜만이다..."

" 와!! 어쩐 일이십니까?"

" 어쩐 일??.."

" 일반인이 오실 곳이 못 됩니다.. 여긴요.."

" 참나.. 너도 동민이하고 같이 좀 맞아야겠다.."

" 하하하하.. 요즘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다른 분들도 많이 그리워하던데 말입니다.."

" 그랬냐?.. 사무실 꼴 보니까 퍽도 그랬겠다.."

" 크크.. 그렇지 않아도 동민형님이 형님 나가고 나신 바로 다음날 인테리어를 다 다시 하시던데 말입니다.."

" ...역시.. 이 새끼부터 조져놔야지..."

" 그런데 정말 어쩐 일이십니까? 혹시 취직하러 오셨습니까?"

" .. 미친놈."

" ..."

" 그런데 다 어디 갔어? 어떻게 한명도 사무실을 안 지키냐?"

"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제 누가 쳐들어올 걱정이 없으니 사무실 지킬 일도 없고 말입니다.."

" 그러냐?..하긴."

" 지금도 그 가출한 년 찾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 ....뭔 소리야?"

" 그런게 있습니다..."

" 동민이 한테 얘긴 들었는데.. 내 말은 가출한 년 하나 찾는데 뭐가 그리 바쁘냐고?"

" 그게 말입니다.. 여기 애들 하고 어울린다는 정보는 입수했는데.. 그게 꼭꼭 숨어 놔서...."

" ......"

" 뭐가 부족한 게 있다고.. 참나..."

" 몇 살인데?"

" 17살이랍니다... 참나.. 17살짜리가 가출했는데 의뢰비로 1000만원이 왠 말입니까.."

" ....허... 부잣집 년이 뭐가 아쉽다고 가출을 했다니.."

" 그게 저도 이해가 안 간다 아닙니까... 하여튼 요즘 그년 찾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 .....요 근방 애들하고 어울린다고?"

" 예.. 그래서 저희한테 의뢰가 들어온 건데 말입니다...이게 또..."

" 애들 풀면 되잔....아!.. 하긴 그런 일로 이제 해산 한 놈들 부르기도 그렇겠네.."

" 예.. 그리고 요즘 고딩들이 단순 고딩들이 아니던데 말입니다..옛날에 저희 생각하면 큰코다치십니다.. 아주 조직적으로..
 아니 저희 웬만한 떨거지 조직들보다 더 의리가 있던데 말입니다.."


" .....허."

" 이건 뭐.. 잡아다가 산에 얼굴만 내놓고 묻어서 물어볼 수 있는가도 아니고...."

" 왜? 못하는데?"

" 저희가 깡팹니까!! 엄연히 사업장을 차려놓고 정식으로.."

" 알았다 알았어.. 여기 애들이란 말이지?"

" 예?? 예.. 혹시 짚이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 너 시간 되냐?"

" 예.."

" 따라 와봐."

" 예??"


민기는 강철을 데리고 며칠 전 병원에 손수 입원시킨 두 놈에게 향하게 된다. 그때 의사 말대로라면 팔이 빠진 놈은 한동안
입원해 있어야 된다는 말이 생각이 났다. 
칼을 굴리던 솜씨도 어린 놈 치고는 폼을 제법 잡았기에 이 동네에서 일진인가 뭔가 하는 것들이 아닌지 그렇다면 분명 연관이 되었거나 하다못해 정보라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병원으로 갔더니 이것들이 있으라는 병실엔 보이지도 않았고, 간호사에게 물어보자 아주 골치라는 듯 한숨부터 듣게 된 민기였다. 아마 피시방에 갔을 거라는 말을 듣고 근처의 피시방을 둘러보는데, 가장 가까이에 있는 피시방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환자복에 담배를 입에 문 채 오락에 열중하고 있는 놈의 모습에 기가 찬 민기는 뒤통수를 한대 후려갈긴다.


" 아씨!! 어떤... 어!..." 

" 따라 나 와 새꺄!"

" ....."

" 넌 조용히 병원에 끼질러 있을 것이지!.. 여기서 뭐하는데?!!" 

" 예?? 그..그냥요."

" 어라!.. 갑자기 왜 나긋나긋한 양이 돼 버렸냐? 욕이라도 쳐 싸면 한대 후려 갈겨주려고 했는데.."

" 다..들었어요.. 의사선생님한테요.."

" 뭘??"

" 진짜 조..폭이시라고.."

" 참나.. 이 새낀 돈 받아먹으면 입이라도 닫아 놓던가.. 애들한테 할 소리가 따로 있지..."

" 저.. 이제 괜찮아요.. 아마 내일쯤이면 퇴원할 수 있을 거라고.. 아..아니면 오늘 퇴원해요?"

" ..됐다.. 쉬고 싶은 대로 쉬다 가고.. 너 여자 아이 좀 하나만 확인해라."

" ...예?? 여자요?"

" 강철아. 사진 같은 거 있냐?"

" 예 형님.. 여기...." 

" 이름은?"

" 강예지라고.. 17살짜리입니다."

" 들었지? 혹시 아는 애냐?" 

" .....글쎄요."

" 글쎄요는.. 잘 생각해봐 이놈아."

" 혹시 가출 한 아이에요?.."

" 그래.."

" 왜 찾아요? 가출한건 경찰서에서도 안 찾아 주는데.."

" 이 새끼가.. 알아? 몰라?!!"

" 혹시 쌍칼형네 집에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가출했고 이 동네 돌아다니는 년인데 못 찾으면 100% 그 집에 끌려 간 건데..."

" 싸..쌍칼?? 건 또 뭐야?"

" 용기고등학교 일진이요.. 진짜 날아다니는 형인데 여기저기서 스카우트한다고 난리가 아니에요,."

" 고딩?? 스카웃?? 이건 또 뭔 소리야?"

" 굴렁쇠 캡짱이기도 해요.. 진짜 쌈 잘해요."

" ...에휴.. 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왜 이렇게 암울하냐.. 가만.. 너 몇살이야?"

" ...예??"

" 너 몇 살이냐고!!"

" 1...18이요.."

" 이 새끼가!!"

" 맞아요..열..."

" 너도 고딩이냐?"

" ......예."

" 나참.. 근데 나한테 욕지거리를 그렇게 해 쌌다고??!!"

" ..그..그거야.."

" 에이 씨부...에휴 됐다.. 그 놈 집 알아?"

" ...아지트에 있어요."

" 아지트?? 벌써 사무실이 있어?"

" 그게 아니고.. 월세로 방하나 구해서 장사해요."

" 장사?? 월세??... 참나.. 오늘 나 여러 번 놀라게 만드네 이 새끼가.. 그래서? 무슨 장사를 하는데?"

 "그거야....."

" 뭔데?"

" 있잖아요...그런 거.."

" 뭐가 있어!! 이 새끼가 사람 간보나!!"

" 형님.. 깔따구 장사하는 거 같은데 말입니다.." 

" 뭐?? 고딩이??"

" 요즘 고딩 무섭습니다..."

" ......"

" ..."

" 그래서.. 그게 어딘데?" 

" 예?? 아..안 돼요."

" 뭐가 안 돼?"

" 저 쌍칼 형한테 뒤진다고요.."

" .."

" 그 형이 칼 쓰는 것도 가르쳐 줬는데.. 진짜 저 칼 꽂힌다고요.."

" .....허~~ 이건 뭔 말도 안 되는...."

" 진짜에요!! 그 형 지금은 스카우트 됐을걸요!"

" 어딘데??"

" ....예?"

" 동네가 어디냐고!!!"

" .....OO동이요."

" ...."


" 형님.. 거긴 고만이형님 나와바리인데 말입니다...."

" 시발.. 왜 하필 거기야..."

" ...어떻게 할까요?"

" 뭘 어떻게 해!! 가서 데려와야지!!"

" 예??"

" 야!.. 너 주소 적어!"


" ...."

" 뭐해?!! 아니면 나한테 먼저 뒤질래?"

" 아..아니요.. 대신 저한테 들었다고...."

" 알았으니까!! 빨리 적기나 해!..그런데.. 혹시 너도 그 놈들이랑 어울렸냐?"

" 아..아니에요.. 그냥 아는 형이에요......"

" ...확인해보고.. 아니면 넌 옥상에서 던져질 줄 알아!.. 알았어?!!!"

" ..."


" 가자.. 넌 병원에나 끼질러 들어가 새끼야!!"

" 예!!!!"

" 이 새끼가!! 그런 인사 하지 마!! 니가 조폭이야!!!?"

" ...."


90도로 인사하는 어린놈을 보고는 냅다 뒤통수를 또 때리는 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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