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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2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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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41,418회 작성일 20-11-21 15:53

본문

"............꿀꺽~~~"


아리가 너무도 빤히 쳐다봤기에 긴장한 민기는 자신도 모르게 크게 침을 삼키게 된다.

아리의 눈빛은 크게 흔들리며 움직인 민기의 목젖을 주시하는 듯 약간 위아래로 움직여지고는 무엇을 생각했는지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갑자기 손부채를 만들어 화끈거리는 얼굴을 열심히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자신을 무시하는
민기의 행동에 아리가 한번 골려주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이내 머릿속에 그려진 망상으로 스스로 얼굴만 붉히며 곧
그런 생각을 접게 된다.
그러나 민기의 계속되는 발뺌에 슬슬 오기가 발동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보인다.


"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데?" 

" .....아니에요."

" 뭐야?"

" 그..거....목에 난 자국... 여자가 만든 거죠? 맞죠?!"

" ...... 모기가 물었다니까.."

" ...제가 정말 바본지 알아요?"

" 참나.. 쪼매난게.. 그럼 이게 여자가 입으로 만든 쪼가리라고 생각한 거야?!!"

" 쪼..쪼가리?"

" 그래!..넌 뭔지도 모르고 물어보냐? 발랑 까져가지고.."

" 누..누가 까졌다고... 여학생들이 더 조심하거든요!! 겨..경험은 없지만 저도 알아요! 키스마크!! 무식하게 쪼가리가 뭐야.."

" 무식??"

" ......누가.. 그걸 모르나..."

" 근데 덥냐?"

" 후~~~~ 그죠? 덥죠??"

" 아니.. 덥냐고..."

" 예?? 저..저요?"

" 얼굴이 빨개...."

" ............"


아리가 민기를 노려본다. 


" 누..누가 빨갛다고.... 더..워서 그래요.. 이방은 창문도 없고.... 아후~~ 답답해....산소가 모질라... 

 이 좁은 방에 둘이나 있으려니까...후~~~하~~~~~" 


갑자기 오버스럽게 제스처까지 취하는 아리는 빤히 바라보는 민기의 시선을 피하곤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 무..뭐라도 좀 입어요.. 남사스럽게... 누..누가 낙서판 같은 그 드..등짝 보고 싶댔나???...." 

" 드..등짝이 뭐냐... 어린게.."

" 주방 아줌마랑 일주일만 같이 있어봐요... 말투가 어떻게 변하는데..."

" 이모가? 도대체 뭐라고 하시는데??"

" 크크.. 음~~ 곰팅오빠는 덩치는 큰데 입 꼬리가 약간 올라간 게 덩치에 비해 여자한테는 소심할거 같다고..  

 그런데 불붙으면 저런 사람이 무섭다고 했고, 세영 오빠는 얼굴이 약간 뱁새처럼 생겼지만 이마가 훤한 게 공짜를 밝히게
 생겨가지고 돈하고 관련되면 밴댕이라서 여자 힘들게 할 거 같다고 했고... 기민 오빠는 곱상하게 생겼긴 한데 눈썹이 짙고   코가 큼직막하고 오똑한게 아주 실........."


" 실?? 실이 뭐야..?"

" 시..실없다고요..."

" 뭐? 실이 없어?? 참나.. 내가 왜 실없어?!! 나 몰라??"

" ..모..몰라요.... 하여튼 아줌마가 관상을 볼 줄 아신다고.. 해주시는 얘기가 얼마나 웃긴데요.."

" .....내가 실없어 보이나...."

" 빠..빨리 거기서 티라도 꺼내 입으라고요... 다 큰 처녀 앞에서 뭔 매너래...."

" 처녀는.... 쥐방울 만한게..."

" .....치... 이렇게 다 큰 처녀한테 쥐방울이라니.. 이렇게 큰 방울 봤나....피~~"

" ........"

" ....어..어딜 봐요!!!!"


아리의 입을 삐쭉거리며 투덜거리는 투정에 민기는 '하긴....'이라는 생각을 하며 아리의 얼굴부터 시선을 내리며 찬찬히 

아리를 보게 되는데, 흰 티를 부담스럽게 볼륨을 표력하고 있는 아리의 상체에서 '방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잠시 

머물게 되자 그 모습에 아리가 흠칫 놀라며 허리를 약간 굽히고는 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민기를 노려본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는 순간에도 민기의 시선은 너무도 아쉬운지 눈이 옆으로 흘겨보듯 그곳을 잠시 머물렀다가 고개를 

따라 돌아가게 된다.


" 지...진짜.....!!!" 

" .....뭐가..?"

" 아저씨 나가요!!"

" .......뭐?"

" 나가라고요!! 깜빡했어요.. 이 세상에 제일 못 믿을 남자가 아저씨란 거 깜빡했어....."

" 참나.. 실없는 놈에 이제는 못 믿을 남자까지...."

" 나..가라고요..."

" 이러고 어딜 나가!!!"

" .......그..그럼...... 눈이라도 감고 있어요!"

" ...뭐??"

" 자꾸... 이상한... 음흉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말고 눈감고 있으라고요...."

" 내가 언제!!...에잇! 알았어!! 눈감고 있음 되는 거지?!!! 나 참...."


또 침묵이 찾아온다. 아리의 말대로 눈을 감고 있는 민기였고, 막상 민기의 눈 감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감상하듯 쳐다보고만
있었기에 조용해진 방안이었다. 
어지러이 놓인 가방에서 흘러나온 옷들과 민기가 벗어놓은 젖은 양복들이 가뜩이나 좁은
고시원 방안을 더 좁게 만든 풍경은 둘이 앉아 있는 공간만큼의 원을 그리며 바닥을 보이고 있었기에 그런 모습에 아리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큭큭...큭큭..." 


한쪽 눈을 살짝 떠서 아리의 모습을 훔쳐보는 민기의 눈에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흰 티로 더 부각되는 가슴아래의 잘록한 허리를 한손으로 잡고 남은 한손으론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허리까지 숙여 웃음을 참고 있는 아리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 뭐냐....." 

" 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왜 웃어?"

" 치마 입고.. 레이스 달린 분홍색 내복을 입고 있는 오빠 모습이....거기다가 바닥에 동그랗게 옷들이 없는게 조명까지
 비춰진 거 같아...큭큭큭..."

" 도대체.... 화내다 웃고.. 또 화내고.. 넌 얘가 왜 이러냐..."


그제야 민기가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리더니 멋쩍게 웃기 시작한다. 


" 아.. 신나게 웃었더니.. 진짜 배고프다....음~~.. 컵라면 있는데.. 먹을래요?" 

" 나도.. 배고프네..."

" 잠만요.. 물 끓일게요... 아~~ 이것부터 정리해야겠다.."


아리는 바닥을 어지럽히고 있는 옷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민기의 양복부터 작은 싱크대에 힘을 줘 짜기 시작하더니 이내
탈탈 털어 자신의 교복 옆에 걸고는 그 밑에 수건을 깔아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도록 해 놓고는 이내 엄마의 옷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가만히 하나하나에 추억을 되새기 듯 하나를 들어 가방에 넣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 아리야.." 

" ....예? 아!.. 죄송해요.. 배고프시죠.."

" 그것보다.. 너도 바지 갈아입어야지.."

" 예??"

" 청바지.. 다 젖었어..."

" .....그러네... 음~....아!! 이것 볼래요?"

" ..뭐?"


아리가 가방에 넣던 민기가 정체를 알고 차마 손도 못된 천쪼가리를 들어 자랑하듯 보여준다. 


" 그건.. 뭐냐.. 무슨 엘르 아가씨들이나 입을 거 같은..." 

" ....이거 왜 이러세요.. 울 엄마가 울 아빠랑 데이트 할 때 입었던 거래요..."

" ......그걸?"

" 그 당시 진짜 파격적이었다고 처녀적에 입었던 건 다 버렸는데 엄마도 이거 입느라 많이 고생도 했고, 큰맘 먹고 

 산거라고... 이건 못 버리겠더라고.....음~~~ 뒤 돌아봐요.."


" 뭐??"

" 옷 갈아입게 뒤 돌아서라고요!!"

" ...."

" 짜잔!!!!! 울 엄마도 처녀적엔 날씬했었네..." 

" .....너..너무 짧잖아.."

" 하긴,.. 내가 161이지만 울 엄만 키가 더 작았으니... 음~~~~ 좀 짧나...?"

" ....."


아리가 책상위에 있는 작은 거울에 하반신을 비춰보려는지 까치발을 해선 요리조리 허리를 흔들며 딱 앉아 있는 민기의 

시선에 잘빠진 허벅지를 의도치 않게 맞춰준다. 이건 흡사 형님들에게 예전에 끌려 들어갔던 안마시술소의 언니들이 입었던 옷이 양반 격이라고 느끼게 된 민기였다. 긴 면쪼가리를 둘러 반쯤 감아 후크로 채워지는 형태의 치마였는데, 아리가 입으니 비키니 위에 입는 겉수영복과도 같아 보였기에 먼저 안마시술소 언니들을 떠올린 민기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자기
손으로 쥐어박기 시작했다.


" 왜 그러세요?" 

" ...으..응??"

" 넘 이상해요?"

" ...이상하지!..쪼끄만 게... 발랑 까져가지고.."

" ..허~~~ 진짜 헐이다... 아니 뭔 생각을 하는 거래...."

" 내..내가 뭐?!!!"

" 흠~~~ 이래도 쪼끄매요?"


아리가 살짝 트여진 부분의 치마를 손가락을 세워 끌어올린다. 허벅지의 중간위로 가뜩이나 짧은 치마가 더 들어 올려지며
양반다리로 앉아 있는 민기의 시선엔 살짝 그 땡땡이 무늬 팬티까지 보여진다. 
작은 팬티아래 허벅지가 접히는 부분 아래로 곧게 뻗은 아리의 허벅지와 잘록한 발목까지 민기는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움직이며 아리의 까치발까지 

감상하게 되는데 그런 민기의 모습에 아리가 어처구니없어 한다.


" 이것보세요!! 치한오빠!!" 

" ....무..뭐?!! 치한? 누가?!!"

" 침이나 닦으세요!!"

" 어!!..쓰읍~~~....치..침도 안 흘렸잖아!"

" 큭큭.... 하여튼.. 말만 번드르르해요... 무슨.."

" 진짜....쪼매난게 아주!!!!!"

" 기다려요 얼른 물 끓여서 컵라면 대령할 테니..."

" ...."


어디서 주워왔는지 엄청나게 큰 주전자를 들곤 문을 빼꼼히 열고는 복도에 아무도 없는지 확인한 아리는 달려 나갔다가 

다시 쪼르르 들어온다. 물을 받아온 아리는 가스버너에 그 몸통보다도 더 큰 주전자를 올려놓고는 불을 켜서 물을 데우기
시작했다. 가스버너 특유의 소리와 함께 아리가 등을 보이고 쪼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는 그 모습을 바라보더니이내 다시
옷을 챙겨 가방에 넣기 시작한다. 결코 음란하지 않은 아리인데 무릎을 꿇고 옷을 들어 가방에 넣는 아리의 뒤태에 민기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게 된다. 
아리의 팬티가 약간씩 보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사촌아이에게 경멸을 느끼면서도 

충동을 느끼게 되는 민기였다.


아무리 성숙한 몸의 여자라고 해도 그 이전에 너무도 불쌍한 아이가 아리였고, 모든 것을 떠나 민기에겐 아리는 사촌 동생이었다. 민기가 막나가는 생활을 한다고 해도 무엇보다 가족을 중시하는 민기였기에 아리의 존재 이유는 이런 느낌조차 허락
될 수 없는 금단의 감정이었다.


" 이..이거 입어..." 

" 응???"

" 이거 입으라고..."


민기의 손에는 엄마 것으로 보이는 반바지가 보였다. 


" 엇... 그거 어디 있었어요?" 

" 바닥 밑에 깔려 있던데... 이거 입어라.."

" ....왜요?"

" .........그..그냥.."

" 훗~~.."

" ....왜?"


아리가 그 반바지를 받아들고는 그 손 그대로 턱을 괴어 쪼그리고 앉아 민기를 빤히 바라본다. 자신의 하반신이 그 짧은 

치마로 다 노출되어 팬티가 바로 보인다는 것도 모른 채 정말 궁금하다는 듯 눈에 반짝이는 빛까지 발산하며 바라보자 

민기가 어색한 듯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주위에 있던 옷을 챙기기 시작했다. 


" 참... 어떨 때 보면 순진한 거 같기도 하고... 욕하고.. 화내는 거 보면 정말 무섭게 보이기도 하고..." 

" ....쪼그만게."

" 자꾸 쪼그맣데... 근데 왜 눈을 못 마주쳐욧?"

" .....누가?....너 팬티 보여..."

" 예??"

" 팬티 보인다고... 거기에 선명하게..."

" ...."


'철퍽덕!~~~'

" 허.. 아프겠다..." 

" 씨!! 진짜 변태야!!!"

" 크크크... 역시 넌 그래서 안 되는 거야.. 어디 감히 어른을..."

" .....진짜....확 사고 한번 쳐!!?"

" ....무..뭐??"

" ..크크크.. 확 덮쳐버릴까부다.."

" 너 그런 말 어디서 배웠어?! 진짜 쪼그만 게 못하는 말이 없어!!"

" 흐음~~~ 착한거야.. 바보인거야.... 이렇게 아리따운 꽃처녀가 유혹하는데..."

" 이..이게 점점....야!!!"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너 그러다가 나한테 혼난다..."

" 오빠.. 울 엘르에서 인기 많은 거 모르죠?"

" ....갑자기 무슨 말이야?"

" 언니들이.. 오빠 덮칠지도 몰라요.."

" ....."

" 방금 한말... 언니들이 내 바로 앞에서 한 말인데..."

" ....이것들이.... 어린애 앞에 두고 못하는 말이 없어..."

" 크크.. 근데요.. 정말 여자가 옷 벗고 달려들면 백이면 백!! 삼장법사도 다 넘어올 거라고.."

" 무..뭐???? 진짜 쪼..쪼그만게 못하는 말이 없다!!"

" 언니들이 그러던데... 사내놈들은 전부 그렇게 하면 다 넘어온다고....음~~ 진짜 함 해볼까..."

" 야!!!!! 이게 진짜 혼나려고!!!"

" 큭...히히~~ 물 끓었다.. 잠만요..."

" .... 너.... 그러다가 큰일 나... 말 함부로 하고.. 그...그런 옷 입고.. 있으면... 남자들이 정신이 해까닥 한다고......"

" 내가 미쳤어요?!! 이런 옷 입고 이런 말을 남자 앞에서 하게!!"

" ............그..그럼 난?"

" 오빠가 남잔가..."

" ......."

" 빨리 먹자.. 이건.. 3분이라고 쓰여 있지만, 2분일 때가 젤 맛나다는 거 모르죠? 약간 꼬들꼬들할 때 먹어야 먹는 도중에
 뿔지도 않고 맛있걸랑요...엇차!!~~~ 김치는 없어요.. 그 봉지 김치가.. 무슨 800원이나 하는 건지.. 하여튼 편의점
 물건들은 죄다 비싸....무슨 금테로 포장한 것도 아닌데.. 엇!! 뿔겠다.. 얼른 드세요.."


" ........다행이다."

" 후루룹~~~......?"

" ..밝아서.... 아니.. 밝아져서..... 다행이라고.."

" ....끙!~~~쩝쩝..... 치~~ 아저씨가 배터리잖아요.. 아리배터리..."

" 배터리?"

" 힘 빠질 때.. 옆에 있으면 충전되는 배터리..."

" ....."

" 이상해요.. 욕만 하고 화만 내는데... 아저씨랑 같이 있으면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내색을 못하는 게 아니고 다시 

 기운이 찬다니까...."

" ....그래?"

" 얼른 드세요.. 진짜 다 뿔겠다.. 후르르룹~~~~"

" .....그래 먹자.. 먹어야 기운내지..."


'똑똑~~' 

" 형님.. 옷 가져 왔습니다." 

" ....왔냐."


고시원의 문을 열고 동민이 들어오다 만다. 손에는 고시원 아주머니의 방에서 온갖 눈치를 받으며 전화를 걸어 가져오라고
했던 다려진 양복이 들려 있었다. 그 양복을 받아 든 민기인데 동민이 손을 놓지 않았기에 잠시 실랑이를 버리듯 양복 고리를 잡고 두 남자가 방에 서 있게 된다.


" 뭐하냐..." 

" ......예?"


아리의 하반신에서 눈을 때지 못한 채 멍하니 바라보던 동민은 그제야 들고 있던 양복고리에서 손을 때게 된다.. 


" 아..아리 학생......다..컸네..." 

" 이..이 새끼가.. 눈 안깔아?!!!!"

" 헛!!..예.. 형님."


" 풋~~~..크크크..역시.. 변태 오빠 동생도 변태구나..."


" 내가 이딴 놈하고 똑같냐?!!"

" 오~~~ 지..진짜... 근데.. 왜 둘이 이러고 있는 겁니까... ? 형님 옷도 그렇고.. 아리.......근데.. 진짜 이쁘네....."

" 야!!!!!!"

" ...나..나가 있겠습니다..."


" 크크크...자기는 빤히 쳐다봤음서..." 

" ...아후.. 너 그러다가 진짜 큰일 난다고!!"

" 뭐.. 기민오빠가 지켜주겠죠..."

" ...."


고시원을 나오는데 아리가 창문으로 상체를 내밀어 크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 형님... 어이~~~~~" 

" ...."

" 좋으셨음까~~~~크크...

" 이..새끼가.. 미쳤나..."

" 에이~~ 얼굴에 화색이 도시는데 말입니다..크크..."

" 너.... 뒈진다.."

" .......참나... 좋아 보인다고 해도 협박이셔.."

" ............말을 말자."

" 근데... 정말 아무 일 없으셨습니까? 아리 학생이 저렇게 손까지 흔들어 보이는 거 보면......흠~~.. 뭐야!... 

 미성년자는 손도 대지 말라고 하더니.... 자기는.... 에잇 도둑님..."

" 이.....이........"

" 크크.. 아!~~ 요즘 고딩은 발육이 남다르네....... 울 주점 애들은 비교도 안 돼는..악!!!~~~~"


'딱!~~~'

동민이 종아리를 잡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가 민기가 다시 머리통을 후려갈기자 벌떡 일어난다. 


" 요즘 안 맞았지?!!! 아주 나불거리는 게 예술이십니다..." 

" ....죄..죄송합니다 형님."

" 아주 죽으시려고 용을 쓰시는데.. 어떻게 보내드릴까요?"

" ......"

" .....가자.."

" .........................지도 좋다고 빤히 쳐다봤음서.."( 뒤따라가던 동민이 중얼거린다.)

" .....넌 뒈졌어!!"

" 헛!~~~"


'후다다다다닥!!' 


" 야!! 너 거기 안 서!!!!!" 


" 어떻게 할까요?? 지금 칠까요?" 

" 가만히 있어라.... 지금 초저녁인데 광고할 일 있냐?"

" 괜찮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 저 다방 안에 있는 건 확실하고?"

" 예 형님.. 누리파 황우리놈하고 그 밑에 떨거지 놈들 해서 총 4명이 들어가는 거 확인했습니다."

" 뒷문은?"

" 한기랑 강철이 놈이 있습니다."

" 들어가자..."

" ..예 형님."


민기를 선두로 동민과 찬이, 승근이와 꿀샘이 뒤를 따랐고, 그 뒤로 세 명의 낯선 남자가 함께 따라 들어간다. 평**면 민기와 동민만이 움직였을 민이파였지만, 지금 누리파는 거의 전쟁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이었기에 어떤 흉기와 무기로 중무장하고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를 한 민기였다. 싸움은 선빵이 중요하다고 했듯 기선제압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민기의 명령에 생전 사무실에 보이지 않던 좀비와 굴다리, 그리고 민기만큼 살인에 능한 원이까지 대동하게 된다. 

최대한 피를 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 무..뭐야!!!" 


'팍!!!!'


달려들어 섬뜩한 긴 사시미를 먼저 테이블에 꽂아버린 원이였다. 

그 뒤를 험한 얼굴로 들이닥친 민기 일당에 네 명의 남자들은 다방의 원형 테이블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채 그대로 의자에
반강제로 앉게 되었고, 그 주위를 둘러싼 민기 일당이었다. 
칼을 테이블에 꽂은 원이는 그대로 그 네 명의 중앙에 팔을 

크게 뻗어 어깨동무를 하며 엉덩이를 끼워 앉으며 섬뜩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민기는 천천히 그 남자들의 맞은편에 원형 의자를 가져와 앉는다. 


"후~~~" 


" 무..뭐야 이 새끼들은!!!"

" 이런 씨브럴!! 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뭐..뭐냐고!!"


아우성대는 남자들의 시끄러운 목소리들에 민기가 테이블에 꽂혀있는 사시미를 뽑아들고는 다시 테이블을 후비듯 칼끝을
잡고 돌리며 입을 연다.
 


" 우리형님....." 

" 너..너 누구야?!!!"


" 어허!!! 수화기 안 놓냐!!!" 


동민이 갑자기 카운터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그 소리에 놀란 다방 사장이 들던 수화기를 떨리는 손으로 그대로 내려놓는다. 


" 죄송합니다 형님..." 

" 아자씨.. 우리 조용히 갈라니까.. 좀만 참으소..." 

" ...."

" 안 그렇습니까.. 형님.."

" 너..너 누군데 날 형님이라고 부르는 건데?!"

" 후~~~ 나도 바쁜 몸인데 말입니다.. 왜 이렇게 절 힘들게 하십니까..."

" 지금 이 새끼가 뭐라고 하는 거냐...넌 뭔데?!!!"

" 절 모르고 지내실 때가 좋을 땐데 말입니다...요즘 이런저런 일로 신경 쓸게 한두 개가 아니란 말입니다... 제가...."

" 이.. 어린놈의 새끼들이.. 야!! 내가 누군지 알아?!!!!! 나 황우리야!! 황우리!!!

" 그래... 황우리... 누리파 황우리.. 누가 모르나...."

" 무..뭐?!!!"


" 이 시발 놈이!!! 이 새끼가 뵈는 게 없지!! 이새꺄!! 너 같은 새끼는 한 번에 갈아...악!!!!!!!" 

" 어허.. 원이야!!... 동민아.. 이 새낀 데려오지 말자고 했잖아...." 


황우리 옆에 앉아 있던 덩치 좋은 남자가 민기의 태도에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칼을 뽑으려 

움직였지만, 몸을 일으켜 손을 뻗자마자 바로 옆, 중앙에 앉아 있던 원이가 품에서 손잡이에 고리가 달려 있는 작은 칼을 

그대로 허벅지에 박아 버린다. 다시 의자에 앉혀진 그 남자는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원이가 잡고 있는 칼을 움켜쥐기 시작한다. 


" 어어~~ 그거 뽑으시면 골로 갑니다... " 

" 으...윽....시..시발 놈드..ㄹ...."


" 이..이 새끼들이......"

" 휴~~.. 조그만 참으십시오... 그럼 사상자도 생겼으니.. 빨리 말을 끝내죠.."

" 무..뭐?? 이 쳐 죽일 놈아!!!"

" 형님 대낮입니다.. 요즘 애들 하는 얘기로 말입니다... 매너 없다고 하던데 말입니다....참~~ 매너 없으십니다..."

" ........너 뭐냐??..엉!!! 너 뭔데 이 짓거린데?!!"

" 그러게 말입니다.... 위에서 까라고 하니까 까기는 하는데... 참.... 저도 뭐하는 짓인지..."

" 무..뭐?!!!"

" 그럼 거두절미하고.... 이제 그만 하시죠...."

" ....뭘 그만 둬!!! 넌 인의란 것도 모르냐?!!! 이 새끼가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야!!"

" 그 버릇이란 건... 형님들이 보여주셔야지 말입니다.....한 가족 밥그릇 넘보는 짓은 동네 개새끼도 않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뭐 똥개도 아니고....."


" 무..뭐?!! 똥개?!! 야!! 너 이러고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 거 같아!!! 이 새끼가!! 너 누구한테 명령 받고 쳐들어온거야!! 

 우식이 새끼가 보냈냐!!! 그 시발넘이 나부터 제거하래?!!!"


'꽝!!!!!' 


이번엔 민기가 품에서 뽑은 칼을 테이블에 소리 나게 박아버렸다. 원이가 박은 칼보다 더 깊게 칼날이 거의 나무테이블을
박혀 보이지 않도록 있는 힘을 다해 꽂아 넣은 민기는 천천히 손을 놓고는 너무 힘을 과하기 줘 칼끝에 새끼손가락이 살짝
베였는지 피가 방울을 그리며 테이블 위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 쪽팔리네...."

" .....이...노..놈이.... 이런 협박에 이 황우리가 눈 하나 깜빡할 거 같아..."

" 이렇게 과하게 욕심을 내면... 자기 칼에 손을 베는걸... 왜 모르시나..."

" .....이 새끼가 그래도..."

" 누가 시켰냐고 물으셨습니까? 근데 그걸 말하면 곱게 못 보내드리는데 말입니다......"

" ...."

" 지금이라면... 그냥 형제다툼으로 끝이 나겠는데... 더 이상... 지랄발광을 하신다면.. 그건 형제 싸움이 아닌 게 된다 

 이겁니다... 자꾸 땅따먹기 하자고 달려들면 어디 장난으로 봐줄 수 있겠습니까? 고사장 있는 나와바리쪽이 사실 지금 

 빈땅이나 마찬가지지만.. 그게 어디 말그대로 빈땅입니까?? 아무리 아랫사람들이라고 해도 눈치는 봐가면서 장난질을 

 치셔야지.. 이러다가 칼부림이라도 나면....그걸... 윗분들이 걱정하시면서도.. 어느 누구도 자존심 때문에 나서질 못한다
 이거죠..참 체면이란 게.. 이럴 땐 불편하기도 한 거 같습니다..."


" ....위라면?.. 이걸 고만형님도 아신단 말이냐?"

" ....아시기도 하고... 모르시기도 합니다..."

" .........."


우리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진다. 민기의 미묘한 말뜻에 확신이 가지 않는 우리였지만 확실한건 이 이름 모를 건방진 새끼가 독단적으로 움직여 자신들을 협박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그 이유만으로도 대항해 

싸울 수 없는 자신의 입장을 깨닫게 하기엔 충분했다.


" 그래서.... 나보고 어쩌란 거냐?" 

" ............그냥 조용히 삽시다.... 뭐~ 좆같은 인생.. 얼마나 길다고... 저희 같은 놈들은 서로 피곤한 거 귀찮아하는 족속들
 아니냔 말입니다..."

" ....그래.. 조용히 산다고 치자... 그런데.. 네 놈한테 이렇게 당하고 내가 가만히 있어야 겠냐?!!! 아그들 보는데서 쪽이란
 개쪽은 다 당하고 내 체면은.... 한 놈이라도 저승길 길동무 삼아야 안하겠냐고..."


" ... 이 분들도.. 알아들으신 거 같은데.. 쪽은 뭔 쪽이래......"

" ..이 새끼가 끝까지.."

" 목숨이 여러 개라도 된답니까?? 여기 아그들 있냐고.... 어차피 우리 나와바리고, 저 것들만 조용히 한다면 누가 알수나
 있겠냔 말이죠....혹시 저것들이 걸리시면... 제가 처리해 드립디까?"


민기가 다방 한구석에 동민이 몰아놓은 사장과 레지들을 쳐다보며 말을 끝낸다. 

훌쩍이는 여자도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는 여자도 그 모습과 함께 사장은 모든 걸 알았다는 듯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 그럼.. 알아들으신 걸로 인지하고 이놈은 물러가겠습니다...." 

" .........."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무섭게 노려보는 황우리를 뒤로 하고 민기의 일행이 문으로 향하는데 앞장서던 민기가 갑자기
동생들을 내보내곤 다시 자리에 홀로 돌아왔다.
 


" 무,,뭐야!!" 

" 어허~~ 아저씬... 조용히 좀 하시고.... 아직 할 말이 남았는데... 아저씨들은 좀 비켜주시지..."

" 뭐!! 이 새끼가!!" 

" 이 시발 놈아 너 진짜 뒈질래?!!!"


민기의 일당이 문밖으로 사라지자 기세가 다시 오른 황우리의 부하들이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대로 황우리만을 노려보는 민기의 행동에 가만히 앉아 있던 우리는 손을 올려 부하들의 

행동을 말린다. 그리곤 곧 일어나 조금 떨어진 장소로 걸어가 앉았기에 민기도 그 뒤를 따라 남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황우리의 앞에 걸어가 앉는다.


" 뭐냐.. 왜? 또 그 협박이라도 하려고 혼자 남았냐? 객기도 적당히 부려라.. 참아주는것도 한계가 있단 말이다.." 

" 이제부터는 계급장 때고 말하는 거니까.... 괜히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 무,,뭐?!!! 계,,계급장!!!! 이 시바..ㄹ..."

" 전갈...."

" ......."


버럭 화를 내던 황우리는 갑작스런 깔치의 이름에 조용히 입을 다물게 된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아무리 위에서 시켜 세상물정 몰라 협박을 하는 어린놈이라고 해도 그 입에서 나온 이름인 깔치를 듣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민기를 바라보게 된다. 
당연히 가족 중에 한명이 실종을 당한다면 그 이유를 불문하고 발칵 뒤집혀야
하는 것이 조직이라는 곳이다. 하물며 중간 보스 격이 아니라도 조직 내에서 암암리에 그 실력과 배짱을 일찌감치 인정받아 큰형님의 직속 부하 같은 입장이었던 전갈이었는데, 중국 출장 중 실종이라는 엄청난 사태였는데도 위에서 쉬쉬하는 모습과 함께 함구령까지 내려진 지금 상황에 누구보다 당황하던 황우리였다.


" .......너 진짜 누구냐?" 

" 그건 알고 없고... 그 새끼가 헛짓거리 한건 알고 계시고?"

" ....무..뭔 소리야?"

" 타이밍이 너무 좋단 생각이 드는데.. 전갈도 그렇고... 이번 다툼도 그렇고..."

" 이.. 새끼가... 전갈이 네 동생이냐?! 왜 자꾸 막 부르는데?"

" ..........아무것도 모르신다??"

" ........무. 뭘??"

" 그럼 됫수다.. 혹여나... 전갈 입에서 당신 이름 나오면.. 차라리 지금 도망가시란 말입니다... 저 다시 볼 생각하지 말고.."

" ...네..네 짓이냐? 전갈형님 일.. 네 짓이냐고!!?"

" ....... 너무 많이 알려 하지 마십시오 형님...." 

" ..." 

" 무례는 죄송했습니다.. 그럼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 ......."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로 돌변한 민기는 정중히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민기의 태도에 더 무서움을 느낀 황우리였다. 

가만히 민기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된 우리는 그 모습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 깊은 한숨을 내쉬게 된다. 어느새 자신이 주먹을 쥐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주먹 안은 펼쳐보지 않아도 땀으로 흔건이 젖어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에 동생들이
다가오자 황급히 주머니에 손을 넣게 된다.


" 수고하셨습니다 형님.." 

" 한명 황우리한테 붙여 놔라.."

" 예.. 그렇지 않아도 명령 해 놨습니다.."

" 그래.... 잘 했다...."

" 근데 형님.. 이렇게 말로만 해도 되겠습니까? 본때를 보여줘야 되는거 아닌지 말입니다."

" 됐다.. 이 이상 더 벌리면 그건 경고가 아닌게 되버리잖냐.."

" 경고..말입니까?"

" 쥐새끼도 말이다.. 몰때는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주고 몰라는 얘기가 있잖냐.. 경고만으로도 충분히 알아들었을거다."

" ......예."

" 가자."

" 어디로 모실까요?"

" 큰형님한테지 어디긴 어디냐.."

" 예 형님.."


언제나 이런 일들의 반복에 진이 빠진 민기였다. 차라리 아리와 하루 종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미 자신의 

몸에 길들여진 명령이라는 단어를 뿌리치고 도망갈 수도 없는 민기였기에 한숨을 길게 쉰다. 이런 나날의 반복은 민기 

스스로 자멸의 길로 한걸음씩 걸어 들어간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는 민기였고... 기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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