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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1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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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43,654회 작성일 20-11-14 16:30

본문

어둠에 서서히 익숙해진 시야에 침대에 누워있는 그림자의 형체와 그 바로 옆에 한 뼘도 안 되는 공간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약간은 거대한 형체의 그림자를 확인한 민기는 당황함속에서도 냉정을 찾으려 많이 노력하게 된다. 천천히 구두를 벗은 민기는
꼼짝하지 않는 두 그림자 중 쪼그리고 앉은 그림자에게 다가가 얼굴을 확인하는데 분명 이전에 봤던 얼굴이다.

며칠 전 아리를 엘르의 뒷마당으로 끌어내 결국엔 민기와 얘길 했던 선생이 분명했다. 잠이 들었는지 고개를 까딱이며 흔들리는
몸으로 쪼그리고 앉아 있는 남자의 어깨에 민기가 천천히 손을 올려 깨우게 된다.

 

"흐~읍..~~..깼어?? ..어!.. 아리 오빠....읍..."

침을 닦으며 일어나는 고선생을 민기가 서둘러 입을 틀어막고는 고개를 돌려 침대에 누워있는 아리로 보이는 그림자의 동향을
살피게 된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민기는 손을 때고는 입술 한가운데 검지를 치켜세워 조용히 하라고 한다.
 

" 쉿!~~"
" ...."
" 잠깐.. 나오시죠..."

오히려 당황한 것은 고선생이었다. 이 상황을 아리의 이마에 올려진 물수건을 본 민기는 이미 사태파악을 했기에 별다른 망설임
없이 고선생을 불러내 밖으로 이끌었지만, 눈을 뜨고 민기의 무서운 얼굴을 마딱드린 고선생은 전혀 예상치 못한 민기의 등장에
당황하며 지금 상황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하며 민기를 따라 나서게 된다.

짱개를 문에 세워두고는 복도 끝의 창문으로 향한 민기는 창문을 열어서 담배를 입에 문다. 오후 5시가 안됐는데도 계절 탓에 

햇살이 민기의 눈을 부시게 만든다. 

인상을 찡그리며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에 고선생이 걸어오다 말고 주춤거리며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 아리가 많이 아픈 거 같아서.."
" 그건 됐고..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
" ....예?"
"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요...."
" 아!.. 아리가 학교를 안 왔습니다... 생전 결석이라는걸 모르는 아이였는데... 그래서 걱정 되서.."
" 여긴 어떻게 아셨고요?"
" 그거야.. 이전에 아리 연락처를 받았으니까 알죠.. 그럼 집에서 나와 혼자 사는 학생 연락처도 안 받아 놓을 사람으로 보입니까?   제가?!!"
" ..........혹시.. 다른 짓은.."
" 이것보세요!!"
" ....죄송합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매일 상대하는 놈들이 쓰레기들 뿐이라서요.."
"  ...."
" 병원에 데려가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 제가 아리한테 말을 했었는데.. 안 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약국에서 지어온 약 먹였어요.."
" ......감사합니다..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
" 아!.. 선생님.."
" ...예?"
"결혼 하셨다고 하셨죠?"
" ....아직...."
" .......알겠습니다."
" ....."
" 너도.... 들어가라 짱개야.."
" ..예 형님."

처음으로 민기는 아리가 살고 있는 좁은 고시원을 천천히 둘러보게 된다. 일부러 아리가 깰까봐 불을 켜지 않았다. 

여느 고시원처럼 창문조차 반밖에 없는 거기에 창밖엔 간판으로 보이는 커다란 장애물로 겨우 2~3cm만한 빛줄기가 창문의 

가장 윗부분을 통해 새어들어 올 뿐 방안은 너무도 어둡고 칙칙해보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리에 특유의 향기만이 방안의 

환경을 바꿔 적막감보다는 따스함을 칙칙함보다는 향긋함을 코를 통해 슬퍼지려는 민기를 위로해 주고 있었다.

벽에 박혀 있는 못에 걸어놓은 학교 추리닝과 함께 걸려 있는 교복을 손으로 쓰다듬듯 만진 민기는 곧 책들이 어지러이 놓여있는 작은 책상으로 향하게 된다. 어제 아니 오늘 새벽에 퇴근을 하고도 늦게까지 공부를 했는지 귀여운 글씨들이 가득한 노트위에 

올려져 있는 문제집을 덮는 민기의 눈에 책의 측면에 엉뚱하게 권아리가 아닌 다른 여자의 이름인 미슬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노트는 수많은 필기가 되어 있는데 책은 거의 새것이었다.

가만히 노트까지 정리한 민기는 약간 열린 서랍의 틈 사이로 보이는 노란색의 또 다른 노트를 발견하고는 소리죽여 서랍을 열게
된다. 너무 작은 글씨들에 햇빛만으로는 분간할 수 없었기에 조용히 지포 라이터를 꺼내 최대한 소리죽여 불을 밝히고 의자에 

앉아 첫 장을 열어본다.

'이 세상에 이루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노력하지 않는 자는 성공할 수 없고, 성공한 자는 노력하는 자중 극소수이다.'
라는 겉장의 안쪽에 네임 펜으로 적어놓은 듯 굵은 글씨의 글을 읽은 민기는 잠시 그 글을 속으로 되새기며 아리를 한 번 더 

확인 하듯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다음 장에 눈을 돌리는데 날짜와 함께 작은 글씨들이 빼곡히 적혀 있는걸 확인하고 나서야 

이것이 아리의 일기장인걸 알게 되었고, 급하게 겉장을 덮어버렸다.
왠지.. 읽으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책상에 돌려 넣고는 켜 놓은 라이터의 뚜껑을 닫게 된다.

" 으음~~~ 서..선생님?"
" ...."
" 이제 괜찬아요.. 그만 돌아가세요...."
" ...나야."
" ....누..누구세요?"
 

예상치 못한 민기의 잠긴 목소리에 아리는 선생님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는지 깜짝 놀라 상체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새어 들어오는 불빛에도 아리의 볼에 땀이 맺혀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아리는 온몸에 진땀을 흘리며 어렵게 일어나 낯선
그림자를 향해 경계하 듯 이불을 끌어 몸을 가린다.

 

" 민......기민 오빠야... "
" ....아저씨?"
" ....오빠라니까.."
" 아! 맞다....영..화....."
" 영화가 문제냐.. 이렇게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할 것이지....너.. 어제부터 안 좋았던 거지?"
" ..."
" 동민이도 걱정했어.. 어제 너 땀 흘리고 가는 게 이상했다고..."
" ...티..났나?.."
" .....누가 곰팅인지 모르겠네....이 미련 곰팅이야...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야지.. "
" 피~.. 아저씬 몰랐잖아요..근데 혹시 저 기다렸어요?."
" 내가 미쳤냐!! 기다리게.. 나도 바빴어.. 그리고 오빠라니까!!."
" 크~...."
" 약 언제 먹었어?"
" 근데.. 아저씬... 아니 오빤 언제 왔어요?"
" ..방금."
" 선생님은요?"
" 나 오니까...가시더라."
" 참나... 선생님은 어떻게 아저.. 오빠를 믿고 그냥 가셨데..."
" 내가 생긴 게 믿음직스럽잖아..."
" 풋~~.. 진지하게 말하니까.. 진짜 같잖아요.."
" 진짜지.. 그럼 가짜냐?"
" ...크크."
" .....좀 괜찮아?"
" 응....근데 영화표 어떻게 해요?... 아깝다....."
" 또 준비하라고 시키면 되지.... 이깟 영화표가 문제야?"
" ....그거 얻은 거라면서요?"
"....그러니까.. 또 얻으면 된다고... 영화관에서 일하는 놈도 내 동생이야."
" 크크.. 그 놈의 동생은 도대체 몇 명이래.."
" ...무지 많지."
" ....."
" 많이 아프면 병원가자.."
" 아니에요...죄송한데.. 저 물 좀 떠다주세요.."
" 물?"
" ...예. 거기 컵으로... 계단 앞에 정수기에서 좀 떠다주세요.."
"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 그리고.. 불 좀 켜주세요."
" 알았어.."

민기는 서둘러 컵을 들고 나가다 평균적으로 벽 쪽에 위치한 형광등의 똑따기 스위치를 더듬거리며 찾아 눌러서 고시원 방안을
밝혔다. 
그리고는 복도에서 때가 꼬질꼬질 껴 있는 정수기 앞에서 잠시 멈칫거리게 된다. 뒤집어 놓은 커다란 생수통도 분명 

끼워 놓은 지 한참은 되어 보이는 새 통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쌓인 먼지가 많았고, 분명 수돗물을 받을 때 바닥에 몇 번이나 

내려놓았는지 심한 잔기스들의 모습에 컵을 든 채 가만히 있던 민기는 조용히 혼잣말을 한다.

" 동민아..."

" 동민아..."
" ...예 형님,"
" 나가서 물 좀 사와라...아니.. 물하고 먹을 것 좀.. 사와....."
" 예..."

계단 밑에서 들려오는 동민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동민의 발소리를 확인하고는 황급히 아리의 방으로 들어간 민기였다.

" 응?.. 물은요?"
" 마..망가졌나봐.. 안 나와.."
" ...목마른데."
" 잠깐만 기다리면 물 사올 거야.."
" 누가 같이 왔어요?"
" ....응.. 동생이랑."
" 또.. 동생?"
" ......"

'똑똑...'
" 잠깐만 기다려 아리야."

문을 빼꼼히 열고 얼굴을 내민 민기는 뭘 그렇게 많이 사왔는지 양손에 커다란 봉지를 두개씩 나눠들고 서 있는 동민을 보게 된다.

" 물은?"
" 여..여기 있습니다."
" 누..구에요?"
" 그냥 아는 동생.."
" ...."
" 아리야.. 여기 물..."

'쿵...'
물병의 뚜껑을 따서 아리에게 건네던 민기는 상체를 일으켜 그 물병을 받으려는 아리를 보곤 깜작 놀라 물병을 놓쳐 바닥에 

떨어뜨리며 물병이 떨어지는 소리를 내게 된다.
 

이불을 덮고 있을 땐 몰랐었다. 위에는 평소 입고 있던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이불에 가려졌던 하반신은 너무도 작고 

앙증맞은 팬티와 함께 하얀 살결이 분명해 보이는 뽀얀 허리와 함께 팬티아래에 아주 약간 보이는 동그란 엉덩이를 보곤 물병을
놓친 것이다. 아리는 영문도 모른 채 어렵게 허리를 돌려 숙이곤 침대 바로 옆에 떨어진 플라스틱 물병을 집어 들며 민기를 쳐다
본다.

 

" 빨리.. 닦아요.. 이 와중에도 사고를.."
" 미..미안해..."

옷들과 함께 벽에 걸려 있던 걸레를 집어 들고 허리를 숙여 바닥을 닦는데 자연스럽게 침대 위 아리의 하반신과 눈높이가 맞게
되자 고개를 숙여 그런 아리의 모습을 피해 묵묵히 바닥만 열심히 닦기 시작한다.


" 그거.. 하나밖에 없는 수건인데..."
" ...으..응??"
" 참나.. 간호하러 온 거 맞아요?"
" ..."
" 에휴.. 저 화장실 다녀올게요...."

아리가 민기를 뒤로하고 일어나 약간 비틀거리며 문을 향해 걸어간다. 분홍색의 땡땡이 팬티와 함께 잘빠진 각선미를 들어낸 채
도저히 19살이라고는 믿어지질 않는 각선미를 뽐내며 민기를 아무렇지 않게 스쳐지나가서는 운동화를 신는다.


" 아..아리야.."
" ....응?.."
" 바..바지....."
" ....응? 어머!!!!!!!!!!!!!!.."

비틀거리며 다시 황급히 침대로 뛰어든 아리는 이불을 덮고는 뽀루퉁하게 민기를 노려보게 된다.

" ......."
" ..... 아저씨 뭐 했어요?"
" .,..으..응???!"
" 뭐했냐고요!"
" 내..내가 뭘?"
" 제가 왜 바지를 벗고 있어요?"
" ...."
" 아저씨.....말로만 착한 척하고... 저한테 이상한 짓 하러 온 거죠?"
" 아..아니야!!... 내가 왜 너한테......."
" 그럼.. 왜 제가 바지를 벗고 있어요?!"
" 진짜 아니라니까.. 난 들어와서 너 손끝하나 안 건드렸어!! 정말이야! 그 선생한..테......그 새끼가......이 개새끼...."
" 큭큭..."
" ......?"
" 그 아래 바지 좀 주세요.."
" 뭐? 바지?"
" 어제 땀을 너무 흘려서 벗어 놨어요.. 거기..아래 있잖아요.."
" 이...거?"

민기가 손에 든 바지는 방금 민기가 떨어트린 물병의 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 어....씨!!... 그것밖엔 없는데!!"
" .....미안... 걸려 있는 추리닝이도...줄까?."
" 그거.. 빨아야 되요... 체육시간에 피구했는데.. 넘어져서 흙이 다 묻었단 말이에요...아무리 털었어도.. 침대에 입고 눕긴..."
" 그..럼 어떻게 하지?"
" 씨~~....."
" ........"
" 근데.. 저 봉지는 뭐예요?"
" 아!... 이거 먹을 거... 배고플 거 같아서.. 대충 사왔어.."
" 그러고 보니... 배고프다.."
" 그래?? 내가 먹을 거 꺼내줄게... 많이 사왔으니까.. 보자... 냉동 만두도 사왔고, 만두도 사왔고,,, 만두도..하하하.. 

 혹시 전자렌지는 없겠지?....... 자..잠깐만...다른 봉지엔 골뱅이...하고....골뱅이네... 또 골뱅이구나....... 

 이건 내 안주꺼리를 사다 줬나보다.... 요건 물 봉다리고.... 이..건....... 과자다....과자라..도 먹을래?"
 

" 풋..큭큭큭... 이거 곰팅 아저씨가 사온 거죠?"
" ................응."
" 역시..큭큭......"
" 어떻게 할까? 과자라도 먹을래? 아님... 몸 좀 괜찮으면 나갈까?"
" ....아뇨... 옷도 없어요.. 그냥 그 과자나 주세요..."
" ....어떤 거 좋아해? 여기 과자 봉다리가........전부 새우깡이네..."
" 큭큭큭....."
" ...."
" 그거 주세요.. 저도 새우깡 좋아해요. 아!!..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잠깐 눈감아요.."
" 누..눈?"
" 빨랑요!"
" 아..알았어.."
 

민기가 눈을 감자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리의 움직임을 소리로 듣게 된다. 침대에 걸터앉아 손을 뻗는 듯 한 소리와 벽에
걸려 있던 교복을 내리는지 낑낑대는 소리와 함께 교복을 위로 ‘탁탁’ 쳐 올리는 소리가 아리의 행동을 설명해준다. 그 소리가 

힘겹게 들렸기에 민기가 조심스럽게 뱁새눈으로 훔쳐보는데, 역시 침대에 무릎을 꿇어 벽에 걸려 있는 교복 중 스커트를 몇 번
쳐올리는 모습을 하고 있는 아리였다. 19살이라는 앳된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그동안의 고생으로 인해 탄탄해 보이기까지 한 

긴 허벅지에 앙증맞은 팬티를 보게 된 민기는 질끈 눈을 감게 되지만, 눈꺼풀 너머로 보이는 듯 잔상으로 길고 하얀 아리의 

허벅지가 감은 두 눈에 남아 있다. 그리고 팔을 올려 약간 올라간 흰 티의 아래로 보인 참외 배꼽과 함께 너무 말랐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잘록한 허리와 젖살인 듯 한 아주 조금 튀어나온 뱃살까지도 눈을 더 질끈 감게 만들었다.
 

" 됐어요.."
" 응??"
 

어느새 스커트를 입었는지 맨다리에 회색의 단색 교복 스커트만 입은 아리는 여전히 약간 비틀거리며 고시원의 방을 나섰고, 

부축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한 민기가 따라가려 했지만, 눈을 흘긴 아리 때문에 멍하니 방안에 남게 되었다.

과자를 먹고 있는 아리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민기의 행동에 먹던 걸 그만두고는 똑같이 민기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시선이 

마주하자 어색함에 민기가 먼저 눈을 깔곤 자신도 새우깡 한 봉지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 아리가 싱겁다는 듯 미소를 짓곤 다시
과자를 먹는다. 좁은 공간으로 인해 최대한 멀리 자리 잡고 앉아 있는 둘이었지만, 떨어진다 해도 손을 뻗으면 닿을 공간이었기에 민기가 느끼는 어색함은 배가 되기 시작했다.


" 왜? 웃어?"
" 웃는 것도 뭐라고 해...."
" 사람 무안하게... 웃으니까 그렇지.."
" 참.. 아저씨. 아니.. 오빠랑은 첨해보는 게 넘 많아서요.."
" 뭐?"
" 남자랑 포옹도.. 처음 해봤고.. 남자랑 감자도 같이 까본것도....영화도 남자랑 단둘이 볼 뻔했고...

 거기에 이렇게 한방에 단둘이 있 는 것도.."
 

" ......"
" 치~... 내가 꿈꾼 건... 멋진 남자랑 해보고 싶은 것들이었는데..."
" 미안하다.. 멋지지 못해서..."
" 큭큭...이게 전부 타고난 복일 텐데.. 어쩌겠어요..."
" 참나...나 갈까?"
" 아. 아뇨.... 좀만 더 있다가요.."
" ...응? 왜?? 구박만 하면서.."
" ...그냥...."
" ........못생겼는데? 같이 있고 싶냐?"
" 치~.. 삐지긴.."
" ....씨.. 진짜 간다!!"
" 큭큭.."
" ... 그거 먹고.. 나가자.. 교복입고라도 나가서.. 배 좀 채워야겠다...."
" ...그럼.. 스타킹 좀 사주 세요.."
" 응?? 스...타킹?"
" ..거기 서랍...아니.. 아저씨 눈 감고 뒤돌아 있어봐요..제 비밀 금고란 말예요..."
" ..이..이렇게?"

콩콩~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서랍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민기가 곁눈질을 하려다 아리의 '씁!!~~'

이라는 협박조의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원위치로 옮겨 문만 바라보는데, 다시 침대로 올라간 아린 민기를 불러 손을 뻗는다.

" 여기요."
" 무..뭔데?"
" 뭐긴 돈이죠.. 이걸로..기모.......그냥 두꺼운 거 있거든요... 그거 하나만 사다주세요.. 어차피 겨울 나려면 필요하니까..."
" 제일 두꺼운 걸로 사오면 되는 거야?"
" ...예."

돈을 받아든 민기는 아리의 방에서 나와 몇 걸음 옮기지 않아 손에 들려 있는 지페 뭉치와 동전들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잠시
멈추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 아리의 방문을 덜컹 열고 들어가며 입을 열어 물어보았다.

" 그 스타킹이 어디서 팔아? 가게에서도 팔아?"
" ..........."
" 혹시 따로 파는..곳........"

침대에 앉아 티를 벗고, 브래지어를 푼 채 아직 다 여물지도 않은 듯 연분홍색의 유륜을 중심으로 아주 작은 유두를 드러낸 채 

유두와는 상반되는 커다란 유방 바로 앞에 손에 수건을 들곤 다른 손에는 먹다 남은 플라스틱 물병을 기울여 적시고 있던 아리는 갑작스럽게 들어온 민기와 시선이 마주치자 입도 다물지 못하고 얼음처럼 굳어지게 된다. 민기가 여자의 알몸을 단 한 번도 못
봤던 남자라면 아니 여자에 대해서 몰랐던 남자라면 차라리 그 충동은 덜 했을 것이다. 


이미 여자란 동물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민기였는데 그런데도 아리의 노출된 어느새 스커트를 벗었는지 팬티만 입고 침대에
앉아 서늘한지 약간 어깨를 움츠리고 수건을 들고 있는 나신을 보게 된 민기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침을 크게 삼키며 휘둥그레진 눈으로 빤히 쳐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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