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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1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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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45,046회 작성일 20-11-13 16:50

본문

남자들이 방금 지나간 주방의 열려있는 문틈으로 발걸음을 옮겨 안을 들여다보는데 흰색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쪼그려 

앉아 있어 내려간 엉덩이 부분으로 보이는 분홍색의 땡땡이 팬티를 드러낸 채 아리가 감자를 아직도 까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민기는 자신처럼 또 한명의 남자가 아리의 뒤태를 감상하듯 훔쳐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아깝지?"

" 크~~ 죽이네.. 정말 학생이 맞데?"

" 그렇다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복 입고 주방에 있었다고 하더라고.. 저 흰 티만 고집하는 게 몸매 과시하는 거 

 아니겠냐.... 아마 조만간 여기 홀로 나올걸!!"

" 그래? 와!.. 그럼 개시는 누가?"

" 키키키.. 그러니까 소문났지..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거 보면 모르냐?"


옆에서 아리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는 남자의 등을 일부러 세게 부딪쳐 지나 주방의 문을 닫고 들어간 민기에 아리가 깜짝
놀라서 감자 깎는 칼을 품에 안고는 돌아서 앉는다.
 


" 휴~~.." 

" 왜 그렇게 놀라?"

" ....술 취한 아저씬 줄 알았죠..."

" 왜 문을 안 닫는데?!"

" 예?? 그거 사장님이 음식 내올 때 거치적거린다고 닫지 말라고 하셨어요.."

" 뭐? 사장이?"

" ...예. 저번 주까진 그냥 놔두시더니.... 손님이 많아지고 나서.."

" ................이 새끼가."

" 효율적이라고 하시던데... 잘 모르겠어요."

" 이모는?"

" 아줌마는 재료 모지라다고 편의점 갔는데.. 왜요?"

" ... 너 여기 그만 둬라."

" 예?? .....안 돼요.."

" 안 돼긴 뭐가 안 돼! 돈 필요하면 내가 줄 테니까 그만 두라고!"

" ....또.. 화내..."

" ............"

" 요즘.. 맨날 화만 내는 거 아세요?"

" ......."

" 걱정 말아요.. 요즘 세영오빠가 저기 로비에서 지켜주니까..."

" ....."


그제야 민기는 고개를 돌려 아까 자신의 옆에서 아리를 훔쳐보고 있던 남자를 협박하는 듯 보이는 짱개를 보게 된다. 

아마도 자신이 옆에 있어 미처 저 남자를 저지 못하고 이제야 뭐라고 말을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한 민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아리를 향한다. 


" 근데.. 아저씨가 왜 저한테 돈을 줘요?" 

" ...응?"

" 그렇잖아요. 뭐.. 절 사신다는 것도 아니고.."

" 사? 널?"

" 크크... 주리 언니가.. 아! 주리 언니가 누구냐면요."

" 알아!.. 근데 주리 년이 뭐라고 했는데?!"

" ...또 욕...."

" ...주리씨가.. 뭐라고 했는데?"

" 여기서 나가는 방법 중에 가장 잘되는 게 봉 잡는 거래요..크크... 무슨 봉을 잡냐고.. 생각했는데.. 그게 돈 많은 남자가.."

" 아리야!!!!!!"

" ...깜짝이야.... 놀래라......"

" ......그만 둬라.. 도저히 안 되겠다...."

" 참나.. "

" 아니면 내가 저 흥신소 사장한테 말을 해볼까?! 솔직히 얘기하고 너 도와주라고 하면 안 도와주겠어? 사촌 오빤데??!!"

" 됐거든요!.."

" ...."

" 오빠한테 신세지기 싫어요.."

" 신세냐.. 지금 네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걸 알게 되면 가만히 있겠어? 안 그럼 그게 사람새끼냐고..."

" 처음엔 진짜 힘들었는데요.. 근데 이것도 하다보니까 할 만해요.. 뭐 성적도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떨어진 후로 계속   유지하고 있고,,남한테 신세 안지고 이렇게 생활하는 것도 나름 재밌고요.. 아저씨 챙기는 보람도 있고...."


" 보람은 개뿔...."

" .........."

" 내가 얘길 해야겠다.. 아니.. 이건 도저히 그냥 놔두면 안 되겠어..."

" 얘기만 해봐요.... 도망 칠거니까... 아무도 못 찾는 곳으로 도망칠 거예요.."

" .....아리야.... 저기 밖에 있는 남자들이 너 훔쳐보는 것도 모르지? 사람들이 너보고 수군대는데.."

" 보라고 하죠...뭐... 닳는 것도 아닌데... 내가 뭐 발가벗고 있나?"

" ...."

" 기민 아저씨가 있잖아요... 세영 오빠가 지켜주잖아요....선생님한테 잘 말해 준 것도.. 아저씨죠?. 돌아가시면서 걱정은

 많이 했지만.. 그래도 지켜주는 사람이 있어서 한시름 놓는다고 말씀하시던데.."


" 아후.. 이놈의 고집은...."

" 크크.. 저 사촌 오빠랑 판박이래요.... 어릴 때 거의 붙어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 엄...마가........ 고집은 황소고집이라고

 지 사촌오빠랑 똑같다고 매일 그랬어요... 독한 년이라고 욕도 하면서.."


" ......황소고집.?"

" 응.. 하번 꽂히면 고지식할 정도로 그것만 쫓아간다고....."

" ..........그렇구나."

" 그러니까!!! 절대 흥신소에 찾아 갈 생각은 하덜 말아요!"

" ....."

" 그리고.... 모른 채 해주셔서 감사해요.."

" ....응?"

" 울 엄마.....얘기 들었죠?"

" .........응."

" 엄마가 원래 안 그랬는데... 그 나쁜 아저씨 때문에 지금 괴로워하시고 계신 거예요.."

" 그건 또 무슨 말이야?"

" 아빠 돌아가시고... 정말 많이 우셨어요.... 그때 그 아저씨가 많이 도와줬고요.. 저보다...... 엄마 옆에서 더 엄마를 챙겨

 주셨어요... 역시... 모녀지간이라고 해도 채울 수 없는 게 있나봐요..... 그러니까 울 엄마 욕하지 말아요....저... 나올 때.. 

 엄마가 비록 화를 냈지만.. 제 주머니에 돈을 몰래 꺼내서 전부 찔러 넣어주셨어요.. 막 화를 내고 욕을 하면서...."


" ....."

" 지금 생각해보니까.......아마.. 엄마는 그만큼.. 아저씰 사랑했나봐요...."

" 그게 말이 돼?! 자기 자식을 아무리 그래도 내 쫓을 수 있는 거냐? 사람의 탈을 쓰고?! "

" 그런 게 아니에요... 같이 있으면... 아마 저한테 안 좋은 일 일어날 거 같으니까.....에휴~.. 여기까지 할래요.. 

 무슨 자랑도 아니고.."


" 아리야.. 그런 건 속에 담아두지 말고.. 나 같은 놈이지만.. 다 털어놔.. 그거 병 되..."

" 풋~.. 맨날 얻어터지시면서... 정말 세영오빠 말대로 오지랖은...."

" ...근데.. 왜 세영이는 오빠고....거기에 곰팅도 요즘엔 오빤데... 난 왜 아저씨냐?"

" 헛.... 뭐야... 질투 났어요?"

" ..아니.. 질투가 아니고.. 그럼 나도 오빠 아니냐고..."

" 풋~~ 질투했구나.."

" 아니라니까!!"

" 아고~~ 알았쪄요~~ 쭈쭈쭈... 울 기민도련님이 질투만 해 쌓고... 형님은.. 무신..."

" .......나..나도 오빠라고 불러.."

" 예?"

" 나도 오빠라고 부르라고.. 아무리 그래도.. 내가 동민이보다 어린데.."

" 맞다.. 근데 왜 기민아저씨가 형님이에요? 아무리 봐도... 덩치로 보나.. 나이로 보나.. 곰팅오빠가 형님이지.."

" ...오빠라고 부르면... 얘기해주고.."

" 와!~~ 치사해..."

" 싫음 말고..."

" 피~~ 알았어요.."

" .............내가 동민일 구해줬거든... 목숨을 빚졌다고.. 날 형님이라고 부르는 거지.."

" 아~~~... 진짜 옛날엔 좀 놀았구나.."

" ....크크... 이제 됐지? 그럼 앞으로 나도 오빠다!!.."

" 생각해보고요."

" 이게!!!"

" 큭큭큭~~"


" 거..머시냐...... 내일..... 혹시 시간 있남?"

" 예?? 공부해야죠.."

" 공부... 해야지.. 근데 낮에 한.. 2시간정도는 쉴 수 있잖아.."

" 왜요?"

" 아니.. 별건 아니고...."

" 뭔데요?"

" ....영화.. 그래 영화표가 생겨서... 기분전환이라도 하자고...."

" 영화요? 갑자기 무슨 영화래.."

" ...가..갑작이긴 한데..... 꼬..꽁짜 표가 생겨서..."

" 흠~..."

" 지..진짜야.... 나도 영화 본지가 하도 오래 돼서..."

" 크크.. 알았어요.. 몇 시 표에요?"

" 으..응?? 몇 시??... 그건 가봐야 돼...."

" 예?"

" 아니.. 표를 봐야지.. 받기만 했지....확인을 안 해봐서..."

" 큭.. 그런데 내일도 전 출근입니다요~~ 크크.. 곰팅오빠랑 같이 가세요."

" ........"

" 다음에 또 공짜표 생기면 연락주세요.."


'저벅저벅....후다다닥~~~~' 


다시 감자를 까기 시작한 아리를 뒤로하고 천천히 걷던 민기가 아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복도로 나가선 쏜살같이 사장이 

있는 방으로 뛰어간다. 


" 아!.. 노..놀래라.... 기민 사장.. 좀 천천히 다니면 안 되나?... 난 기민 사장이 쳐들어오면 심장이 쪼그라들잖나.." 

" 내일 문 닫으십시오.."

" ...뭐?"

" 내일만 임시 휴업하라고요.."

" 그게 무슨 소리야.. 내일 토요일이란 말이야.. 하루 매출이 얼만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게 무슨.."

" 알았으니까.. 저희가 다 챙겨드릴테니까.. 내일 임시 휴업하라고요."

" ......갑자기 그러면.."

" 말 안하려고했는데.. 일부러 주방 문 열어둔거죠? 아리 눈요기시키려고..."

" ... 내일 문 닫으면 되나?"

" ..."

" 그래..정기 휴일이 있지만... 이벤트로 하루정도는 쉬어줘야지... 그럼 난 애들한테 얘기 하러 가야지....그럼 되는 거지?"

" ...."

" 무섭게 노려보지만 말고....에휴.. 사람이...."

" ......"


입구에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민기에게 아리가 쓰레기 봉지를 들고 나와선 갑자기 눈을 흘기기 시작한다. 


" ......왜?" 

" ....아저씨죠?"

" 응?? 내가 뭘?"

" 갑자기 낼 임시휴업이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 그래??? 와! 그럼 영화 보러 가자...."

" .... 또 협박 했어요?"

" 무..무슨...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일개 직원인데..."

" ....참나."

" 그럼.. 내일 영화보러가는거다.."

" ..."

" .. 내일 학교 몇 시에 끝나?"

" ....1시쯤에 와요."

" 그럼 2시에 가자..."

" ....."

" 꼭 2시에 저기 큰 사거리에서 만나는 거다..알았지?? 꼭이야.."


'획~'하고 돌아서 들어가 버리는 아리에게 소릴 지르듯 말을 크게 한 민기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는 무의식적으로 

콧노래까지 부르며 사무실로 향하게 된다. 동민이 이미 사무실에 돌아와 민기를 기다리는지 담배를 입에 물고 사무실의 

소파에 앉아 잡지를 훑어보고 있었다. 그런데 민기는 민이에게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그냥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여전히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 들어갔기에 동민이 그런 민기를 쫓아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책상에 앉은 

민기를 빤히 쳐다보는 동민의 시선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민기가 괜히 소리를 지른다.


" 뭐?!!!" 

" 아닙니다 형님....뭐 좋은 일 있으십니까?"

" 아니다... 근데 왜?"

" 한우리파 놈들 때문에 드릴 말씀이 있어서 말입니다..."

" 뭔데?"

" 그 고사장 새끼가 한우리에다가 형님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 그런데? 그 새끼가 내 이름이라도 말을 했데?"

" 그건 아니고 말입니다... 그때 고사장이 들었는지 제 이름을 말을 했나 봅니다.."

" 상관없잖아.. 어차피 큰형님 밑에 있는 놈들 중에 동민이 한두 놈도 아니고.."

" 예... 형님... 그런데 말입니다... 한우리 새끼들 중에... 동민이란 놈이 있는데 말입니다... 그 새끼가 지가 이번 일에 공헌을
 했다고.... 길상이 빠진 자리를 독점하려고 수작을 부리는 거 같습니다.."


" 크크크크크크.."

" ...?"

" 그 새끼도 곰탱이냐?"

" ...혀..형님!..."

" 뭔 상관이야.. 우린 좋은 일이지.. 어차피 우리 일인걸 숨겨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고맙지 뭔 보고까지 하는 건데?"

" 그 허접한 새끼들이 제 이름을......"

" 미친놈.. 넌 곰팅이잖아... 그냥 곰팅이로 계명을 해버려 이참에..."

" .....그래도.. "

" 아!.. 요즘 재미있는 영화가 뭐냐?"

" 예?? 영화 말입니까?"

" 개봉한지 몇 달 됐지만 역시 우리 같은 놈한테는 딱 친구가 맞지 않겠습니까 형님..전 그거 4번이나 봤습니다..."

" 그런 거 말고.. 고딩들이... 좋아할 만한 거...근데... 넌 일 안하고 영화만 봤냐?"

" 고딩 말입니까?!!! 혹시.....아!! 그래서 콧노래까지.."(민기의 끝말에 동민이 얼른 말을 돌린다.)

" 알거 없고!!"

" 음... 그런 거 그나마 20대 초반인 찬이한테 물어보시는 게...."

" 찬이 있냐?"

" 예.. 창고에 있는 거 같던데 말입니다."

" 좀 불러라.."

" 예 형님.."


" 부르셨습니까 형님..."

" 그래.. 여기 좀 앉아 봐라.."

" 예??? 예 형님.."

" 그러니까..... 지금 고딩하고 같이 볼 영화를 고심하고 있는데 말이다....다..당연히 여고딩하고..."

" ...여고딩 말씀하신 게 맞습니까? 형님.."

" 그래... 새끼야.."

"언제 보시려고 말입니까?"

" 내일.. 점심때 쯤.."

" 에이~ 형님.. 표 못 구합니다... 내일 토요일인데..."

" ...왜?"

" 당연하거지 말입니다.. 토요일에 영화관이 얼마나 붐비는데 말입니다.."

" ......."

" 그냥 월요일이나.. 아님 조조나...저녁 표는 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 안 돼!! 무조건 점심때 봐야 된다!!"

" 예??...뭘 보실려고 하시는데 말입니까?"

" 그러니까... 뭘 봐야 하냐고... 그걸 물어보는 거 아니냐.."

" ....여고딩하고 말입니까?"

" 그래 이 새끼야!!!"

" ......"

" 요즘은.. 막 개봉한 킬러들의 수다도 괜찮고 말입니다... 아니면 좀 지났지만.. 여고딩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엽기적인 

 그녀란 영화가 인기를 끌긴 했는데 말입니다..."


" 엽기적인?? 뭐?"

" 엽기적인 그녀 말입니다.. 아직 하고 있는 극장도 있을 겁니다.. 형님... 표도 구하기 쉬울 거 같고 말입니다.."

" 그래?? 그럼 그걸로 두 장만 구해봐라.."

" 예?? 지금.. 새벽 2신데 말입니다..."

" ...벌써 2시냐?"

" 예 형님..."

" 이 시버럴.. 야! 엘르사장한테 전화 때려!!"

" ..예...예??"

" 새벽 2신대도 아직 아리를 안 들여보냈단 말이잖아!!!"


" 잠시만요.. 이것보다는 이 타일로 결정하는 게 좋을거 같은데요."

" ....너무 까탈한거 아닙니까?!!.. 그냥 이걸로 해도 충분한데.. 뭐가 그렇게.."

" 안돼요!.. 어.. 이거 안맞는거 같은데....."


'데구루루루~~~퉁..'


" 이것 봐요.. 바닥에 균열 있잖아요!" 

" 참나.... 모델하우스에 누가 그런걸 본다고..."

" 다시 해요."

" ..예?? 이거 다시 하려면 여기 다 뜯어내야 된단 말입니다.."


바닥을 구루다 틈에 걸려 넘어진 동전을 다시 주우며 미라가 소장이라는 남자를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한다. 벌써 2/3이상의 공정이 다 끝난 오산에 위치한 모델하우스의 2차 점검에 들어간 미라는 여기저기 트집을 잡으며 소장을 괴롭히고 있었다.


" 모델하우스가 뭔지 모르세요? 얼굴이에요 얼굴! 이걸 보고 사람들이 집을 살까 말까 하는데!! 어차피 후 공정이라도 이러면   안 되죠!" 

" 아따... 먼 여자가 이리 깐깐한 건지.."

" 그런 대접 익숙하니까! 투덜대도 어쩔 수 없어요!.. 소장님!! 알잖아요.. 제가 어떤 여잔줄!!.."

" 참나..악바리가 자랑입니다요.."

" 쿡~~ 아잉~~~ 소장님~~~~ 아셨죠?!! 이거 내일 모레까지 다 고쳐주셔야 되요~~"

" 안어울리게 왜 이러십니까....그리고 내일 모레요? 아주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을 했군 작정을.."

" 아잉~~~"


" 수고하십니다~~~크크크크크크"

" 어!.. 가..강구씨...." 

" 너무 빡시게 돌리는 거 아니십니까? 그리고 안어울리십니다.." 

" 아!... 부장님.. 좀 말 좀 해주십시오.. 이거...무슨 시어머니 모시는 것도 아니고..."

" 크크크... 소장님 제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

" 에이~~ 부장님이 힘이 없으시면...."

" 하하하.. 미라씨.. 식사라도 하시러 가시는게 어떻겠습니까.."

" 예??...시..식사요?" 

" 전 별 일 없는데.. 여기도 소장님 계시니 나가시죠.."

" ..."


미라는 솔직히 강구란 이 남자를 부담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너무도 민기와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친근감을 표현하는 남자의 모습은 매너까지 있는 완벽한 이상형을 그리며 미라와 마주치는 일이 자주 발생했기에 의도적인
접근임을 모를 리 없는 미라는 조금 더 거리를 두려 했던 것이다. 만약에 이 남자가 깡패만 아니었다면 그런 미라의 생각도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처음 민기와 대면했던 강구의 이중적인 모습에서 왠지 모를 자신을 이용할 것만 같은 생각에
본능적으로 멀리하게 된다.


" 그래도.. 전 도면도 점검해야 되고.. 그냥 혼자 먹을게요." 

" 어허~~.. 벌써 9시가 다 되가는데.. 이 친구들도 밥은 먹이면서 일을 시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 ....그럼 저녁들 먹고 하세요.."

" 미라 씨는요? 식사 안하세요?"

" ......오늘 서울 올라가십니까? 보고 듣기론 삼일 째 여기 모텔에서 지낸다고 하시던데.."

" 예?? 보고라뇨??"

" 아!.. 하하하하하.. 우리 귀중한 디자이너 분을 지켜야 안하겠습니까!!..."

" ...좀 기분이 안 좋네요.. 절 감사하시는 건가요?"

" 감시라뇨..."

" 됐어요... 혼자 먹을게요..."

" 허~~~.."

" 그리고!... 다시는 감시 같은 거 시키지 마세요..."

" .....그게 다 우리 디자이너님을 위해서..."

" 말씀은 고마운데요.. 제 앞가림은 제가 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의 호감은 불편하내요..."

" .....알겠습니다."

" 예.. 그렇게 알고 전 도면 좀 확인하러 갈게요.. 그럼 수고하세요."

" ...."


인사를 하고는 컨테이너 사무실로 미라가 들어가 도면부터 살피는데 아무말 없이 미라의 뒤를 따라 온 강구는 자신을 

무시하고 도면만을 바라보는 미라의 책상 너머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무심한 듯 책만 읽기 시작한 강구였지만, 당연히 신경이 쓰인 미라였기에 도면작업을 하던 키보드에서 손을 때고는 강구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 왜 요?" 

" ..... 일에 방해 되는데요."

" 예?"

" 그냥 식사하러 가시죠.."

" 하하하 그럴까요? 전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 ...."


문을 박차고 사무실로 들어온 민기는 욕을 중얼거리며 자신을 쳐다보는 짱개를 노려본다. 시계의 큰 바늘이 가리키고 있는
숫자는 2라는 숫자로 오후 4시가 지났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당연히 아리와의 데이트를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나간
민기였고, 꼬박 2시간 30분 동안 화장실도 가지 않고 그대로 약속장소인 사거리에 서서 아리를 기다리기만 했던 것이다.


" 뭐!!! 왜 꼬라보는데!!?!!" 

" 예?? 아. 아닙니다 형님.."

" 개나 소나.. 요즘 지 형님 쳐다보는 눈빛들이... 에이~ 썅..."

" 혀..형님.. 자.. 잠깐만.."


자신의 개인 사무실인 방으로 걸음을 걸어가는 민기를 갑자기 짱개가 붙잡으려는 듯 책상에 앉아 있다 일어나서는 민기를
불러 세운다.
 


" ... 뭔데?" 

" 혀..형님 시..식사 안하셨으면.. 짱개라도 시켜드릴까요?"

" 생각 없어!.."

" 혀..형님!!! 그..그럼 한기 형님이랑 강철형님이 지금 저 앞에 있는 식당에 있는데... 같이 가셔서 식사라도...."

" 이 새끼가... 귓구멍 뚫어줄까? 생각 없다는 말 못 들었어?!!"


성큼성큼 방으로 걸어갈수록 짱개는 애간장이 타는지 주저하며 민기를 붙잡길 이어한다. 민기의 방에서 몇 걸음 안 걸어서
짱개가 민기의 옷소매까지 잡는 어이없는 행동을 했기에 가뜩이나 화가나 있는 민기는 손을 뿌리치며 한대 쥐어박으려다
말고는 그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당연히 또 민기를 잡으려 움직인 짱개였지만, 민기의 발걸음이 더 빨랐기에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며 양복 재킷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치게 된 민기였다.
 


자신의 책상위에 스탠드조명의 불빛으로 끈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두 그림자는 자신들의 본연에 임무처럼 두 몸을 

탐하는데 정신없었다. 그 모습도 일반적이지 않는 민기가 보기엔 너무도 괴의한 모습으로 나인이 민기의 책상에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세운 채 군데군데 찢어진 스타킹과 하이힐만을 신고 있었고, 동민은 민기의 의자를 바짝 끌어 앉아선 그런 

나인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처박고는 하반신을 드러낸 채 손으로 자신의 물건을 잡고 흔들어대고 있었다.

문이 열려 빛이 세어 들어가자 동민이 버럭 화를 내며 짜증을 낸다. 


" 뭐야!! 이 새...어!!....혀..형님.." 

" ....."

" 아리학생하고 데이트...가신 거 아니,,,"


'.....꽝!~~~~'


문을 소리 나게 닫은 민기는 사무실 내부에 있는 소파에 몸을 기대고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재빨리 짱개가 달려와 민기
입에 물린 담배에 불을 붙인다.
 


" ....후~" 

" 죄..죄송합니다 형님.."


아무 말 없이 소파에 기댄 채 민기가 담배만 피고 있는데 잠시 후 동민이 옷을 고쳐 입고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민기의 

방에서 나온다. 그리곤 민기의 앞에 앉으며 민기의 눈치를 살피며 짱개에게 신호를 보내게 되는데 짱개가 민기의 현 상태는 화가 났다는 걸 표현하듯 머리를 흔들며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신호에 답을 한다. 동민이 말을 못하고 민기의 눈치를 살피며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 아..리 학생하고 데이트가 벌써 끝나신 겁니까?" 

" ........."

" 왜 벌써 돌아오셨습니까.. 오랜만에 동생하고의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 조용히.. 해라....."

" ......"

" ...."

" 혹시.... 바람 맞으셨..."

" 이게....."


민기가 손을 크게 올렸다가 이내 나인이 방에서 나오자 다시 소파에 몸을 기댄다. 


" 죄..죄송해요 보스..." 

" .....후~"

" 제가.... 집에서는 잘 흥분을 못해서...."

" ....."

" 정말 이이가 꼬신 게 아니고요... 제가 먼저 보스 방에서.."

" 알았습니다.. 제수씨 동민이 데리고 먼저 돌아가십시오.. 토요일인데.....놀러가세요."

" 예?? 아..아니에요..."

" ......"

" 자기야.. 나 먼저 들어갈게.. 보스 기분 좀 풀어드리고 들어와...."

" 그래...." 

" ....."


" 형님... 정말 아리 학생이 안 나왔습니까?"

" ... 몰라 새끼야!"

" ........"

" ....."

" 죄송합니다.. 형님..."

" 자~~알 한다.. 내 사무실이 테마모텔이냐?!!"

" ......더 스릴 있지 말입니다.."

" ............참나... 너 주댕이 꿰매줄까?"

" 그..건 안 되는데 말입니다.."

" 뭐?? 안 돼?? 이 새끼가..."

" 그럼 빨아주질 못하고.....마누라한테 쫓겨날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 이....이......"

" 형님 너무 흥분하시면...이러니까 여자가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분출할 곳이 있어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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