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그런날이 - 4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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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내게도 그런날이 -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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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9,912회 작성일 23-10-11 17:06

본문

준하는 솔직히 조금 후회하고 있었다. 1학년 과대를 맡은것 말이다. 처음에 과대로 붙임성도 좋고 여러면에서 아주 활동적인
호진이와 준하가 물망에 올랐고 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박빙이었다. 개표를 했을때 14표 14표 무효3표로 타이를 이뤘다.
재투표를 하려는 찰나에 돌연 호진이가 물러섰다.
 

- 과대가 여러모로 외모도 좀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음... 준하가 저보다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몸도 좋고... 하하...
  대외적인 이미지가 더 좋죠?... 
제가 물러나겠습니다..............


나는 얼떨결에 과대가 되어 버렸다. 그냥 그런줄 알았다. 과대라봤자 뭐 전달사항 알리고 무슨 과 일 있을때 대표직함으로
회의나 몇번 들어가면 되는줄로 알았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과대는 생각보다 할일이 엄청나게 많았다. 전체 학생 회의가
있었는데 그때도 나가야 했고 
전달사항은 기본이고 시험볼때 교수님과 조교의 보좌도 해야했고 MT등의 일정도 도맡아 처리
해야 했고 
학생회 잔무처리며 과사 운영도 해야했고이거 알바까지 진행하며 같이 하기엔 좀 무리스러웠다.
 

그래도 준하는 이것도 대학생활의 소중한 경험이라 자위하여 힘들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고 있었다. 호진이는 이걸 알고
있었나 호진이는 좀 얄미웠다. 
하지만 사실 강의실에서는 재윤이와 호진이 영미랑 넷이 뒷자리에서 키득거리며 장난치는게
다였다. 
지난번엔 전체 학생회의가 수요일에 있어서 다행히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목요일이었다. 그리고 지난번엔 아직
선출되지 않은 과도 있고 해서 1학년 과대는 절반도 채 안왔었는데 
뭐 이번엔 대의원 총회라나 해서 필히 참석해야 한다는
통지가 왔다.
 

화요일에 당구장에서 알바하는 준하는 내심 계속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당구장 사장은 알바생이 오면 오는대로 TV앞에서
껄껄 거리며 웃고 있는게 다였지만 그래도 계속 자리를 지키는건 주인다운 면이 있었다.
 

- 저... 사장님... 저기............. 

- 껄껄... 어... 준하야... 오늘 왜그러냐?... 똥 매렵냐?........... 

- 아... 사장님... 똥 매렵냐뇨.............. 

- 그거 아니면 뭐?... 이번주 먼 일 있어?... 시간 빼주랴?.......... 


- 아네... 사실... 제가... 어쩌다 과대를 맡게 되었는데요... 이번 목요일에 무슨 중요한 회의라고 7시까지 꼭 참석하라고
  해서요............
 


- 뭐야... 중요한 일도 아니네... 뭐... 여자 만나러 가는거면 빼주겠는데... 이건 별일 아니잖아?......... 

- 네!... 네..... 네???............................ 


- 허허... 그자식 놀라긴... 농담이다... 농담... 이놈아... 알았으니 갔다와라... 대신 다른과 이쁜 과대나 한명 꼬셔라... 그래야
  참석한 보람이 있지... 껄껄껄............
 


- 네... 네... 사장님.... 하하............... 


이 당구장 사장님 참 좋다. 생긴건 산적같고 체격은 땅딸하지만 힘도 무지 세다. 일주일에 3만6천원 하는 알바비는 금요일
저녁에 꼭 맥주한캔과 새우깡 한봉지와 더불어 만원짜리 한장을 더 붙여서 넣어주신다. 
첨에는 일한만큼만 받겠다고 극구
사양했었다.
 

- 이놈아... 그게 일한 만큼이야... 결근 안하면 만원 붙여주는게 우리 당구장 규칙이다... 알았냐?............ 


그냥 내 주머니에 봉투를 쑤셔넣으셨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꼭꼭 맥주와 만원을 더 붙여서 금요일날에 주신다. 더군다나
이렇게 어렵게 얘기를 꺼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신다.
 

목요일날 자취방에서 잠깐 쉰다고 하는게 깜박 잠이 들어서 헐레벌떡 대 강의실 앞에 7시 5분에 도착한 준하는 헐레벌떡
전산공학 1학년 과대 자리표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이미 2, 3학년 선배 학년과대와 전체 과대 부 과대 선배가 와서
있었다. 
단상 앞에서는 총학생회장이 대의원 대회 개최를 알리고 있었다. 늦은 준하는 조심스레 자리로 들어가서 선배들에게
간단한 눈인사를 꾹벅 날리며 자리에 앉았다.
 

한숨 돌리며 이리저리 슬쩍슬쩍 훑어봤다. 자리가 비교적 중간 앞자리라 앞에 앉아있는 다른 과대들의 뒤통수들이 아주 조금
보였다. 
개회사를 하고 국민의례를 하고 기조연설을 하고 20분쯤 지났는데 뭐가 이리 재미없는지 기조 연설을 하면서 이번
학기 의제라고 나온것들이 있었는데 
준하에게는 뭐 생소한 것들 뿐이었다.
 

등록금 인상 동결안 이것 빼고 왼손으로 턱을 괴고 있다가 점점 고개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며 한창 다시금 졸음에 빠질 때쯤
갑자기 준하의 눈이 벼락맞은 것처럼 번쩍 띄여졌다. 극장 좌석처럼 앞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대강의실 오른쪽 계단을 따라
한 여학생이 내려오고 있다. 
아주 살짝 웨이브진 찰랑거리는 긴 머리와 자연스럽게 옆으로 살짝 넘어간 앞머리 긴머리는
반대쪽 오른 어깨 너머로 흘러내리고 있다.
 

아주 커다랗고 검은 눈망울이 곧 쏟아질듯 촉촉하게 빛나는 눈과 하얗고 깨끗한 피부에 갸름한 턱선이 드러나고 오똑한 콧매
밑에는 약간 앙다문듯 촉촉하고 새빨간 입술이 자리잡고 있다. 
큰 키는 아니지만 그녀의 몸매는 균형이 아주 잘 잡혀 있다.
깨끗한 하얀 실크 블라우스는 동그스름한 어깨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며 주름을 만들고 있고 적당하게 봉긋 솟아오른
가슴을 따라 역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흘러내리던 블라우스는 갑자기 모아져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따라 안으로 사라지고 그 밑에는 짙은 남색의 타이트한 치마가
그녀의 아주 잘록한 허리에서 시작해서 
부드럽고 완만하지만 아찔한 곡선을 그리는 힙을 따라 무릎 위까지 자리하고 있고
그 밑으로 역시 하얗고 깨끗하고 시원하게 뻗은 종아리가 예쁜고 자그마한 검은색 힐 위에 놓여져 있었다. 약간 또각또각
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려오는 그녀의 모습에 준하는 잠시 넋을 잃고 쳐다보고 말았다.
 

대학생이라기 보다는 어딘지 커리어 우먼 같은 이미지가 조금 풍겼지만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들어 단아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풋풋한 이미지가 풍기는 사회 초년생 같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저만치 오른쪽 앞 끝자리쯤에 다가와서 옆에 앉은 선배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살짝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준하에게는 그녀의 아주 살짝 웨이브진 머리결과 왼쪽 어깨 등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대의원 총회가
진행되는 나머지 1시간 반동안 그모습을 바라보며 감상하는 것으로도 시간가는줄 몰랐다. 
투표 시간이 되어서 투표지를
받고서도 멍하니 있어서 옆에 2학년 과대하 툭툭 건드려서야 투표지에 눈을 한번 돌리고 
잠시 멍하니 있자 2학년 과대의
몇가지 설명을 귀에 듣는둥 마는둥 하고 의제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투표를 했다.
 

- 이상... 대의원대회를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각 과대께서는 학생회실 회의실에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셨으니...
  시간되시면 참석해주세요...........


대의원 대회를 끝내는 총학생회장의 멘트가 떨어지자 웅성웅성 거리며 여기저기서 짐을 싸고 일어서는 소리가 들린다.
준하도 대충 짐을 싸며 저기 앞의 그 여학생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여학생은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며 옆의 선배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강의실을 내려가고 있었다.
 

- 야... 준하야... 총학생회 다과회는 됐고... 술이나 한잔 하러 갈래?.......... 

- 아... 네... 선배... 그러죠... 네............. 


다소 건성으로 대답하여 그녀를 보던 준하의 눈길이 이윽고 강의실 밖으로 빠져나가는 그녀를 포착했다. 선배들과 강의실
밖으로 나가던 준하는 "잠시만요~" 하고 외치고 자리 배치도를 찾기 시작했다.
 

- 내가 앉아있던 곳이 여기니까... 음.......... 

- 준하야 뭐하냐?... 웬... 자리를 보고 그래?........... 

- 아... 아뇨... 하하....가시죠........... 


슬쩍 자리를 마저 찾고 훑어본 그 자리에는 다음 표시가 되어 있었다.
 

- 영어영문과 1학년 대표 윤혜영............... 


화요일날 당구장 알바를 하고 있는데 삐삐가 울렸다. 확인해보니 호진이가 보낸 문자였다.
 

- 앗... 이넘... 왜... 하필... 화요일이냐............... 


곧바로 당구장 카운터의 전화기를 들어 음성사서함을 연결했다. 숫자를 누르고 삐 소리를 듣기 전까지 시간이 엄청 길게
느껴진다.
 

- 우씨... 왜... 화요일이야... 왜... 화요일이나구.............. 


이제 막 알바를 시작해서 9시 10분인데 거기다가 지난주도 목요일에 빠졌는데 지금 빠질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당구장
사장님이 사람이 좋아도 그렇지 
지난주에 목요일에 빠졌는데도 금요일날 미리 말했으니 그건 결근이 아니라며 맥주한캔과
만원짜리 한장을 또 챙겨주셨던 사장님이다. 
드디어 사서함의 목소리가 들렸다. 호진이의 목소리는 술취한 목소리가 아닌
의외로 말짱했다.
 

- 준하야... 나... 호진이다... 너... 내일은 알바 안하니까... 시간 괜찮치?... 7시에 학교앞 바담소주방에서 성진 선배 보기로
  했다... 
울학교 말고 다른 선배 두명 올꺼다... 시간 맞춰서 와라............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란다. 호진이 이녀석 나의 알바시간을 맞춰주려고 성진 선배한테 약속을 수요일로 잡은건가? 진짜든
아니든 호진이가 무지하게 고마워 지려고 하고 있다. 
그날 슬슬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와 오는 지라, 당구장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주인아저씨는 심심하다며 내기 당구를 치자고 했다. 준하는 흔쾌히 수락했다. 당구장 주인 아저씨 당구는 못친다.
 

하지만 내일 무슨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딴데 팔렸던 준하는 결국 80다마인 당구장 주인에게 3판을 내리 졌다.
당구장 주인아저씨는 껄껄 웃으며 이넘이 아마도 지난주에 예쁜 다른과 과대 한명 꼬시는데 성공해서 그런거 같다며 오늘은
일찍 가게 문 닫고 맥주나 한잔 사준다며 가게 문을 닫으란다. 
가게 문을 닫고 당구장 주인 아저씨가 학교앞 슈퍼에서 맥주
두 캔과 새우깡 한봉지를 사들고 나와서 준하에게 내밀었다.

한잔 사준다더니 진짜 딱 한잔만 사줬다. 그래도 당구장 주인 아저씨가 고마웠다. 내일 술 또 마셔야 하는데 적게 마시는게

더 좋겠지. 당구장 주인 아저씨는 오히려 학생때 술 마실일이 많다며 여자랑 술 마실때나 왕창 마시고, 나머지때는 조금씩만
마시는 거란다. 
역시 당구장 주인아저씨는 인생을 아는 대 선배 답다. 맥주 한캔을 훌렁 비우고는 학교 앞에 서있던 택시께로
걸어가던 주인아저씨는 
예쁜 다른과 과대 확실하게 꼬시려면 술이나 한잔 하라면서 주머니를 뒤적여 나온 4만원 중 3만원을
준하에게 쥐어주고는 택시를 탔다.
 

준하는 정확시 6시 50분에 바담소주방 문을 밀고 들어섰다. 가장 아껴서 몇번 입지 않았던 실크가 아주 살짝 들어간 하얀색
깨끗한 셔츠를 입고 늘 입던 청바지 대신 잘 다려진 면바지를 골라 입었다. 
머리도 왁스를 조금 발라서 신경을 썼다. 웬지
모르지만 성진 선배를 만나러 가는데 신경을 써야만 할것만 같았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시간이 조금 일러서 인지 손님이
없었지만 
제일 안쪽 넓은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있는게 보였다. 그쪽으로 다가서자 성진 선배와 호진의 모습이 보였다.
 

안쪽라인 제일 구석쪽에 윤희 선배가 앉아 있었고 그 오른쪽에 성진 선배가 윤희 선배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옆에는 처음보는 여자 한명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또 처음보는 남자 한명이 앉아 있었다. 바깥라인 제일
구석쪽에 처음보는 여자 한명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 호진이 앉아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일행은 술을 꽤 마신 듯
테이블에는 안주며 술병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성진선배가 들어선 준하를 보고는 아는체를 했다.
 

- 여어... 어서와라... 준하지?......... 

- 네... 성진선배님... 안녕하세요?... 장준합니다......... 

- 야야... 선배님은 무슨... 그냥... 형이라고 불러.............. 

- 넵... 성진이형... 자주 못뵈었는데 죄송해요............ 

- 아냐아냐... 호진이 이놈이 너랑 친하다던데... 호진이랑 친한넘이면 나랑도 친한 동생이지... 얼른 앉아라...........
- 어... 준하 왔냐........... 

- 어... 그래... 호진아........... 

- 이 친구가 호진이 친구라는 준하야?... 반갑다 난 김환수라고 한다... 성진이 친구니까... 그냥 환수 형이라고 불러라..... 

- 네... 안녕하세요.......... 

- 참... 그러고보니 윤희는 알겠고... 환수 옆자리는 미희라고 하고 호진이 옆자리는 민지라고 해... 인사들 해라..... 

- 안녕... 나 김미희... 편하게 누나라고 불러........... 

- 나 김민지라고 해... 나도 누나라고 불러... 호호............. 


준하는 이쪽저쪽 인사들을 하면서 둘러보았다. 김환수라고 하는 형은 어딘지 모르게 약간 음침한 분위기가 나는 인상이었다.
약간 마른 몸이며 크지 않은키 그리고 가늘게 찢어진 눈매 
그리고 무뚜뚝하고 감정 없어 보이는 표정 조금 쥐를 닮았다고
생각드는 인상이었다. 
윤희 선배의 귀여운 얼굴은 여전했다. 하지만 살짝 달라보이는게 오늘은 화장이 무지 진하다.
 

귀여운 모습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요염하게 보이는 짙고 깊은 아이라인과 짙은색의 립스틱이 새하얀 얼굴과 보기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 헐렁한 회색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워낙에 몸매가 선이 굵고 글래머러스 한 지라 그리
헐렁해 보이지도 않았다. 
결정적인 이유는 단추를 두개나 풀러서 가슴골이 드러날 지경의 블라우스가 커다란 가슴때문에 그
부분은 팽팽하게 당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미희라고 소개한 누나는 짧은 숏컷의 새카맣고 윤기나는 머리가 도회적이고 세련되고 시크한 매력을 풍기는 섹시한 분위기의
여자였다. 
화장이 무척이나 진했는데 검은색 정장 재킷과 함께 아우르는 분위기가 정말 요염한 한마리 고양이를 보는듯한
모습이었다. 
몸매는 전체적으로 날씬하고 살집이 없는듯 보였다.
 

호진이 옆에 앉은 민지라는 누나는 셋중에서 가장 얌전해 보였다. 아주 차분하게 어깨 살짝 넘게 기른 찰랑거리는 생머리에
투명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다. 
다만 민지 누나의 인상은 볼살이 약간 통통한데다 육감적인 입술을 가지고 있어서 의외로
섹시한 구석이 언뜻언뜻 풍기는 외모였다. 
몸매도 약간 통통한듯하고 키가 그리 커보이지 않은듯 평범한 흰색 블라우스에
밝은 연두색 카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 호진이가 준하 얘기 많이 하던데... 실물로 보니 괜찮네?... 키 되게 큰가봐?... 몇이야?......... 

- 아... 네... 미희누나... 저 185예요... 쓸데없이 좀 크죠?... 하하하......... 

- 호호호... 크네... 쓸데 없이 큰게 어딨어... 남자는 작은거 보다는 큰게 좋은거야.......... 


옆에 있던 환수라고 소개한 형의 인상이 살짝 찌부려지는듯 하더니, 이내 무뚝뚝한 예의 표정으로 다시 돌아온다.


- 어머어머... 그럼 나보다 25센치나 큰거야?... 호진이가 178이래서 되게 큰가 했더니... 준하 앞에선 난장이겠네.. 호호...
- 아이참... 민지누나... 그렇다고 내가 난장이만 하겠어요?... 아시잖아요... 전 키보다는 다른게 더 크잖아요!... 하하..... 

- 호호... 알어 알어... 그래서 내가 호진이 좋아하잖아........... 


그러더니 민지 누나는 순간 슬쩍 호진이이 바지 앞섭을 한번 꽉 움켜쥔다.
 

- 그나저나... 준하야... 형이 언제 술한번 진작 샀어야 하는데 미안하다... 오늘 이왕 왔으니까... 맘것 마셔라......... 


- 아유... 형 무슨 소리를요... 후배인 제가 찾아뵈고 그래야하는데... 알바다 과대다 생각보다 바빠서 정신없었네요... 형이
  좀 이해해 주시는거죠?...........


- 야... 이넘 꽤 괜찮은 소리만 하네... 하하... 맘에 든다... 참... 넌 늦게 왔으니 삼배주 먼저 들고 시작해라... 그래야.....
  우리랑 속도가 맞지... 자... 한잔 받아라...............
 


성진이 형이 글라스 잔을 내밀며 소주를 채운다. 일단 한잔 받아들고 들이킨다. 넘어가긴 넘어간다.
 

- 호호... 잘마신다... 한잔은 내가 따라줄께............ 


곧바로 미희 누나는 술병을 집어들더니 이내 준하의 글라스에 가득 채워넣는다. 트림이 올라오고 나자 술냄새가 훅 하고
올라온다. 
그래도 꾸역꾸역 둘째잔을 들이켰다.
 

- 어머어머... 술도 잘 마시나봐... 그럼... 한잔은 내가................. 


또 곧바로 민지누나가 술병을 집어들고 이내 잔에 술을 채워넣는다. 갑자기 술 냄새가 확 올라온다. 하지만 억지로 억지로 또
한잔을 집어 삼킨다.
 

- 이야... 준하 멋진데... 호진이 친구라더니 진짜 맘에 들었어... 호진이 너 새꺄... 진작에좀 데리고 나오지 그랬냐?........ 

- 호호... 진짜진짜... 환수야 너도 좀 보고 배워라... 넌 지금 반병 먹고 헤롱거리는거잖아?........ 


순식간에 눈앞이 핑핑 돌면서 취기가 확 올라와 버린다. 환수형은 다시 한번 살짝 인상을 찡그리는듯 싶더니 이번엔 약간
비열해 보이는 듯한 희미한 웃음을 살짝 보인다. 
글라스 세잔을 연거푸 들이키자 준하는 정신이 알딸딸 해 지고는 앞 뒤
가릴것 없이 일행과 동화되어 얘기에 동참되기 시작했다. 
얘기하다 보니 이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아니었다.
 

환수형은 태현물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그룹 사장 아들이었고 성진이형이랑 동갑으로 어렸을때부터 친구라고 했다.
미희 민지 누나는 둘이 자매란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미희 누나 역시 태현물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그룹
사장 딸이었고 성진이형이랑 동갑으로 
최근 몇년새에 태현 물산이 그쪽 그룹과 손을 잡고 사업전개를 하면서 알게되었다고
했다. 
민지 누나는 미희 누나 보다 한살 아래라고 했다. 두사람 얘기하기 전까지는 전혀 자매란걸 알 수 있는 길이 없을만치
안닮았다. 
이사람들 애기하는 레벨이 아주 장난 아니다. 구사하는 언어도 장난 아니다.

레벨은 무슨 회사 얘기며 기업 얘기며 어쩐대더라 저쩐대더라 하면서도 
돌아가는 음담패설은 나이트에서 주서먹은 골뱅이
걸레보다도 더 한다.
 

- 야... 준하야... 그나재나 호진이 야기 들어보니까... 너 자식도 학교 오기전에 좀 노랐따며?........... 

- 아하하... 놀긴요... 멀... 호진이 임마에 비하면 전 새발에 필껄요... 하하......... 

- 아따... 이자식봐라... 나한테 썰 풀때는 언제고 발뺌이야?........... 

- 하하하... 준하 너 클났다... 난 잘 노는 넘들 좋아하는데... 이거 안되겠네... 이따 준하 데라고 함 널러가야긋네.. 하하하...
- 어머... 성진씨 뭘 또 놀러간데??... 뭐하고 놀껀데?........ 

- 아... 윤희야... 그런게 있어... 내가 후배들 데리고 잘 노는지 못 노는지 보는거 있어... 하하하..........

- 호호호... 윤희야... 성진이 뭐하고 노는지 뻔하지 뭐... 꽂는거 아니겠어?... 아호호호............

- 어머머... 언니... 뭐 꽂는데?... 재밌겠다... 호호... 나도 좀 꽂아보면 안될까?....... 

- 아서라 얘... 너 그러다 윤희언니한데 맞아 죽는다.......... 

- 어머머 언니... 누가 성진오빠꺼 꽂는데?... 딴사람꺼 꽂아야지... 지난번엔 호진이꺼 꽂아봤으니... 준하꺼 함 꽂아볼까?... 

- 푸흡... 컥컥........... 

- 어머... 얘... 준하 술먹다 체하겠다... 민지 너 자꾸 뭘 꽂는다고 난리야 난리가?......... 

- 어머어머... 언니는 왜 그래?... 언니는 환수오빠꺼 꽂아... 신경쓰지 말고....... 


술이 올라 어질어질하고 대충 받아주며 얘기는 하고 있지만 당췌 준하는 이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호진이는 이미 이런 얘기에 꽤 익숙해진듯 넉살좋게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정신없는 와중에 앞에 환수형을 보니 한쪽으로
모로 기대 잠든듯 했다. 
미희누나는 아예 몸을 성진이형 쪽으로 돌려서 얘기하고 있어서 6명이 마주하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시선을 돌려 옆을 바라보자 벌개진 얼굴의 호진이 보였다.
 

호진은 테이블 앞으로 바짝 당겨서 앉아있기는 했지만 바로 옆자리 준하에게는 상황이 아주 잘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바짝
앞으로 당긴 테이블 아래엔 호진의 자지가 지퍼 사이로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호진의 자지 밑 기둥을 하얗고 통통한 민지
누나의 손이 부여잡고 연신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한꺼번에 글라스 세잔을 마시고나서 이미 소주 몇병을 더 나눠마셔서
준하는 이미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우습게 옆자리의 호진을 보자 자지가 금새 부풀어 오른다.
 

술먹으면 잘 서지도 않는다더니 젊은 나이엔 그런것도 아닌가 보다. 어쨌든 저 상황은 내가 신경쓸 상황은 아니겠지 하고
흐리멍텅한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봤다. 
앞에서 성진히 형이 양쪽에 윤희누나와 미희누나를 사이에 두고 뭐라뭐라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자기회사 사정이 뭐 어떻고 저떻고 해서 내년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순간 고개를 돌린 미희누나와 눈이
마주쳤다. 
약간 어색하게 씨익 웃음을 띈 준하를 향해 미희누나도 씨익 웃음을 보낸다.
 

곧이어 테이블 아래에 들어가 있던 미희누나의 왼손이 스르륵 위로 올라온다. 어둑한 주점의 백열등 아래로 미희 누나의
손에서 뭔가 반짝하게 빛난다. 
미희 누나는 윤희 누나를 보며 열심히 떠들고 있는 성진형을 한번 슬쩍 보더니 테이블 위로
몸을 숙여 준하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반짝 하는 왼손을 흔들며 준하를 부른다. 준하도 테이블 위로 몸을 숙여 미희 누나
쪽으로 얼굴을 가져간다.
 

- 준하... 너 이거 뭔지 알어?............... 


미희누나가 준하의 귀에대고 살짝 속삭이듯이 말한 뒤 얼굴을 떼고 손에 묻은 반짝이는 액체를 살짝 핥는다. 어지럽다 순간
머리가 핑 돈다. 
다시금 미희 누나가 준하의 귀에대고 살짝 속삭이듯이 말한다.
 

- 준하 너도... 지금 이거 나왔지?... 맛있겠다... 이따가 기대할게............ 


그러더니 스르륵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성진이 형이 윤희 누나와 얘기를 끝내고는 마침 돌아보며 말한다.
 

- 어후... 술도 많이 먹었더니 정신 없네... 얌마... 환수야 자냐?.............. 


성진이 형은 어색하게 환수형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그사이에 잽싸게 바지춤을 추스리는 동작이 보인다. 그 사이 미희누나가
씨익 웃음을 준하쪽으로 날린다. 
준하도 얼떨결에 같이 씨익 웃어버린다.
 

- 야... 안되겠다... 환수 얘 미희 너가 좀 택시 태워 보내라............. 

- 아... 뭐야... 싫어... 맨날 내가 왜 환수 택시태우는거 해야되?......... 

- 야... 그럼 마누라 될 사람이 챙겨야지... 누가 챙기냐?........ 

- 아... 그래도 싫어... 나도 힘들단 말야......... 

- 아... 형... 그럼 제가 나가서 택시 태워 드릴께요............ 

- 야 됐어... 준하야... 그냥 앉아 있어라... 윤희야 그럼 너가 좀 태워보내라........... 

- 응... 응?... 내가?......... 

- 어... 그래... 너가 술도 젤 세고 힘도 젤 세잖아... 하하하.......... 

- 아... 뭐야... 성진씨 정말............. 

- 에이... 한번 좀 부탁하자... 응?.......... 

- 어휴... 정말... 알았어.............. 


테이블을 살짝 앞으로 밀고 미희누나와 성진이형이 일어났다. 성진이형의 미처 채워지지 않은 바지 지퍼가 보였다. 둘이
일어나고 제일 안쪽에 앉아있던 윤희 누나가 일어섰다. 같은 계열의 회색 타이트스커트를 입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세련되게
보였다. 
윤희누나가 나오고 성진형이랑 윤희누나가 부축해서 환수형을 일으키자 환수형이 "으응~" 깨어나며 그래도 제 발로
일어섰다.


- 얌마... 술먹고 헤롱대는것좀 고쳐라... 저 자식 꼭 저런다니까... 윤희가 바래다 줄꺼야........... 

- 응... 응... 그래그래... 어이... 윤희 이거 미안한데... 끅... 이거 제수씨될 사람한테.......... 

- 이자슥이... 형수야... 임마... 형수.......... 

- 그래그래... 끅... 몰라 ... 나간다............... 


한쪽으로 윤희의 부축을 받으며 비틀비틀 걸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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