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이야기 - 55편 > 야설

Go to Body

All Search in Site

뒤로가기 야설

아르바이트 이야기 - 55편

페이지 정보

작성자 19가이드 작성일 23-03-30 19:06 조회 15,881 댓글 0

본문

최은희와 일도 있었지만 오늘 저녁 내내 여러 번에 걸쳐서 조금씩 조금씩 마신 와인의 양이 제법 되었다. 갑자기 여자 애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아스라히 먼 곳에서 들리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들린다. 
한참 있다가 지혜가 나를 흔들어서 깨운다.
 

"오빠... 감기에 걸리면 안되지?... 우리 내려 갈꺼니까 침대로 가서 이불 덮고 자자..........."
 

나는 지혜와 조해수에게 이끌려서 비몽사몽간에 침대로 갔다. 지혜는 나를 침대에 눕히고 내 바지와 남방을 벗겼다.
 

"와아... 이 오빠 벗겨놓으니까 진짜 몸 좋네... 완전 볼만하네........." 

"너... 내 남자 몸 함부로 보면 안되거든........."

"함부로 보는 것 아니거든... 이판국에 저절로 보이는 걸 날더러 어쩌라는건데?... 날더러 눈 감으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안보는 척이라도 해야 하잖아!.............." 

"그럼... 오빠를 붙잡아주는 것은 어쩌라고?........"

"시끄러워................"
 

아마도 지혜가 벌써 내 옷방에서 가져왔는지 내가 잠옷으로 입는 반바지와 티셔츠를 나에게 입힌다. 조해수는 나를 붙잡아
준다. 나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서 잠에 빠져들었다. 조해수와 지혜가 말하는 소리가 꿈속에서처럼 들린다.
 

"이 오빠가 술에 취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되지?........." 


"이게 우리 오빠야... 마지막 순간까지 쌩쌩하게 잘 버티거든... 그런데 어느 순간에 자기 할 일이 끝났다 싶으면.. 그 즉시
 완전 시체로 변해버려............."
 

"신기한 동물이네........"

"야아... 너 말 쫌 조심해서 해라... 내 남자한테 동물이 뭐냐?........."

"내가 뭐 틀린 말 했냐?... 오빠나 우리나 다 동물이지 식물이니?........"

"어이구우... 너... 잘났다 이 동물아... 어서 나가.........."

"알았으니까 밀지 마........."
"야... 조해수 너 집에 갈꺼야?........"

"아니거든... 네 방에서 잘껀데?... 너는 왜 따라 나와?... 너네 둘이 같이 자는 것 아니었어?............"

"오빠 완전 맛이 갔잖아?... 오늘 같은 날은 잠이나 푹 자게 냅둬야지... 그거 매일 하면 남자 뼈 삭는대............"

"계집애... 누가 모를 줄 알아?... 말은 이렇게 하면서 이따가 나 잠들면 살짝 올라오려고........"

"아이 참... 알았으니까... 어서 내려가..........."
 

둘이 나가는 소리까지 어렴풋이 들렸다. 그런데 얘네들이 나가고 나니까 정신이 약간 든다. 혹시라도 지난 번처럼 지혜가
다시 내 방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럼 나는 또 소파로 나가서 자야 하는데 그렇지만 나는 정신이 들 듯 하다가 다시 잠을
이겨내지 못한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입술을 빨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잠옷으로 입고 있는 티셔츠는 이미
위로 걷어 올려져 있고 손으로 내 맨가슴을 쓰다듬는다.
 

지혜인가? 지혜가 다시 올라 왔나? 이것은 분명 지혜가 아니라 조해수라는 생각이 든다. 지혜와는 달리 키스가 아주 서툴고
지혜처럼 내 몸에 올라오지 않는다는 점으로 보면 조해수가 맞는 것 같다. 눈을 뜨고 싶지만 그것은 또 조해수의 여린 마음에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냥 두기로 했다. 조해수는 내 입술을 빨아당기다가 혀를 내밀어서 내 입술을 핥는다.
혀끝을 입술 사이로 넣기도 하고 입술을 따라서 좌우로 오고간다. 두 입술을 혀로 넓게 덮어버리기도 한다. 혀로 하는 기술은
지혜보다 훨씬 낫다.
 

"하아... 오빠... 하암... 하음................"
 

그런데 아래쪽에서는 내 남성이 자신의 위대함을 과시하려는 듯 들고 일어난다. 나도 이제는 눈을 뜨고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하다. 조해수가 뜨거운 바람을 내게 쏟으며 촉촉한 입술로 내 입술을 빨아들여서 입안에서 혀로 내 입술을 짓누른다.
그런데 너무 거칠게 빨아당길 때에는 입술이 아프다. 어쨌든 내 입 언저리에는 해수의 침으로 범벅이 되다시피해있다. 나는
내 가슴을 쓰다듬는 해수의 손을 잡고 몸을 꼬면서 일부러 잠꼬대를 하는 흉내를 냈다.
 

"하아... 지혜야... 사랑해... 음냐... 음냐............"
 

그러자 조해수는 갑자기 꼼짝 하지않고 가만히 있다. 아마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내가 계속해서 잠자는 것처럼 입맛을 몇번
다시다가 조용히 자는 척한다. 그러자 조해수는 다시 키스를 시작한다. 
그런데 해수의 손은 가슴에서 내 배로 미끄러져
내려온다. 그리고 내 배꼽을 찾아내서 두 손가락으로 잡아당긴다. 손가락 끝을 쑤셔넣고 살살 돌린다. 이제 그냥 두면 여기서
더 아래로 거침없이 내려올 것 같다. 나는 몸을 굴려서 해수에게 등을 보이고 몸을 옆으로 세운다. 이제 더 이상 키스는 하지
못한다. 그래도 계속한다면 엎드려버릴 계산을 한다. 그런데 이대로 참고 있기가 너무 힘들다. 
조해수는 입을 떼어내고
머리를 올린다. 한 손으로 내 머리칼과 뺨을 어루만진다.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일어선다. 둘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우리 오빠는 나 아니면 절대 안한다니까?.........."
"나한테 지혜 이름을 부르던데?.........."
 

"하아... 이 바보야... 그거야 잠꼬대지... 꿈속에서는 오빠가 나랑 하고 있었을껄... 그러면서도 너는 나랑 뭐가 달라도
 다른 것을 느꼈을거잖아... 
그러니까 홱 돌아누우면서 거부 반응을 보인 거고..........."
 

"눈 감고 잠만 쿨쿨 자는데... 알긴 뭘 안다는거야?..........." 


"이 바보 멍충아... 여자 입술이라고해서 빨면 다 똑같겠니?... 오빠는 사랑하는 여자랑 다른 여자랑 뭐가 달라도 다르게
 받아들이잖아?.........."
 

"아이... 졸라 복잡하네... 서지혜... 있는거 그냥 쭉쭉 빨면 되는 것 아냐?..........."

"하아... 내가 너같은 애랑 무슨 말을 섞겠니?..........."
 

아니 그럼 저것들이 짜고 그런거야? 진짜 앙큼한 꼬맹이들. 둘이 침실을 나간다. 한참 후에 현관 문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내려간 것 같다. 나는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 스스로라도 해결하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아서이다. 화장실에서
나와서도 나는 와인 두잔을 마시고 나서야 간신히 잠이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식탁에서 그리고 공부할 때 지혜나 조해수는 마치 아무 일도없었다는 듯이 너무도 태연하게 행동한다. 지난 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둘 다 너무 얄밉고 괘씸하다. 그렇지만 또 생각해보면 하는 짓이 너무 귀엽기도 하다. 아직 여고생이고
또 어리니까 그렇겠지.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린은 지혜와 조해수가 같이 공부한다는 사실을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해수 엄마는 언제 오시지?..........." 

"어제 밤에 오셨어요............"

"엄마 보러 안가도 돼?.........."

"지금은 엄마보다 시험공부가 우선이라고 말했어요................."

"공부가 우선이라고?... 진짜 웃기고 있네... 엄마... 저거 완전 개구라야.........."

"야... 서지혜... 진짜거든요!............."
 

아이린은 PC방으로 건너가고 우리는 모두 내 텔로 올라와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혜는 식탁에서 조해수는 소파의 탁자에서
열공한다. 그런데 지혜가 한쪽 다리로 내 다리를 감는다든지 내 뺨을 만진다든지 하면서 도발을 해온다. 아이린이 없어서
감시가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조해수와의 사이에 무슨 밀당질이 있었는지 오늘은 지혜의 도발이 약간 심한 것 같다.
 

조해수는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있다. 그러면 지혜는 경식이 모르게 조용히 내 입술에 키스를 하기도 한다. 조해수는 나와
눈길이 마주치면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린다. 
잠시 후에 조해수가 나한테 물어볼 것이 있다고 해서
나는 소파의 탁자로 내려간다. 
조해수는 내 몸에 손이나 다리를 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머리를 내 어깨에 대고 몸을 기대어
온다. 그러면 지혜는 두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보고 있다가 나를 부른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한다. 내가 정리해서
가르쳐주고 다시 해보라고 한다. 그러면 지혜는 연습장에 붉은 형광펜으로 큼지막하게 적는다.
 

"죽을래?............"
 

그리고 연필로 북북 소리가 나도록 동그라미 세개와 별표 다섯개를 친다.
 

"그러니까 이게 중요하다 이거지?... 안 잊어먹으려면 할 수 없이 외워야겠네? 짜증난다............"

"외울 것이 그렇게도 없어?... 그런걸 뭐하러 외우는데?... 까이꺼 잊어먹으면 또 어때?............."

"시험에 나오면?..........."

"내... 열손가락에 장을 지져라............"

"하아..... 나쁘다................."
 

나는 지혜를 약오르게 하려고 한마디 비꼬아버렸다. 조해수가 또 나를 부른다. 나는 내려가려고 엉덩이를 들썩인다. 그러면
지혜가 나를 가지 못하게 붙잡으며 조해수에게 한마디 한다.
 

"너는 이따가 내가 가르쳐줄테니까... 다른 거 풀고있어!..........."
 

나는 아예 경식이에게로 가버린다. 경식이랑 같이 방정식 부등식을 푼다.
 

"x축 위에 있는 점은 y값이 제로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그 식의 값을 y값이라고 하면 식의 값이 제로 아니야?........."


"아항... 이런 심오한............"

"연애질 작작하고 공부좀 하시지?..........."

"형... 이거 우리 아직 안배웠는데요... 다음 주에 이거 배운다고 해서 지금 예습하거든요..........."


"예습을 아무리 해도 연애질을 너무 열심히 하면 뇌가 쪼그라들어... 그러면 기억도 잘 안되고... 훨씬 빨리 잊어먹고
 이해하는 것도 힘들어져..........."


"이상하네... 우리 학교 전교 1등은 연애질도 엄청 잘하는애거든요?..........."


"경식이 쟤는 왜 저렇게 순진해?.. 완전 바보같네... 지금 오빠가 구라치는 데, 그걸 모르는거야?...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거야?.............."
 

"야!.. 조해수!... 너 말 조심해서 못 해?... 우리 오빠는 절대로 구라 안 치거든요!... 조신하게 사귀는 애들 말고, 엄청 밝히는
 애들 있잖아... 
걔네들... 공부 잘하는 애들 봤어?..........."
 

그런데 사실은 내가 뻥을 친 것이었다. 그런데 지혜가 목에 힘을 주고 나를 변호하고 있다. 도박이나, 게임, 성인물 등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의 뇌는 정상인의 뇌 보다는 훨씬 많이 쪼그라들어 있다고 한다. 주름이 훨씬 깊고 심하게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뇌의 기능이 정상적일 수가 없다고 한다. 
또 너무 어린 나이때부터 섹스를 너무 밝히면 몸 안에서 면역인자들을
충분히 만들 수 없다고 한다. 단백질 공급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에는 감기나
잔병치레를 많이 하고 나중에 성인이 되면 암 발병율도 높다고 한다. 이것은 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는 이름있는 의사가 나에게
해준 말이다. 
윤기숙에게서 전화가 왔다면서 지혜가 내 전화기를 가져왔다.
 

"오빠 오늘 점심 먹지 말고 그냥 오세요... 내가 오늘 도시락 싸 갈께요........"

"웬 도시락을?.........."

"CAD실에 가야해서요............."

"어차피 안에서는 못먹는데?............."

"입구 바깥쪽에 책상 몇개를 내놨어요... 요새는 사람들이 거기서 먹고 마시고 다해요..........."
 

아이린이 장을 봐 온다고 조금 늦게 왔다. 3시쯤이 돼서야 아이린이 애들을 점심 먹으라고 지혜의 텔로 불러내렸다. 나는
내 텔에 남아서 청소를 하고 샤워를 했다. 애들은 다시 올라와서 휴대폰으로 뭔가를 아주 열심히 하다가 4시에 공부 모드로
넘어갔다. 나는 윤기숙을 만나러 나갈 준비를 한다. 옷방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지혜가 들어왔다.
 

"오빠... 혹시 지금 도서관에 가?............" 

"아니고 전산실... 도서관에서 조금 떨어져있어............."

"우리도 따라가면 안될까?... 조해수 내가 데리고 얌전히 공부만 할께............."

"왜그러니?.............."

"그냥. .. 쪼금 답답하네... 분위기좀 바꿔볼가 하고..........."
 

내가 같이 나가자고 하자 지혜는 엄청 좋아하면서 내게 키스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조해수가 옷방 문 앞에 서서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러자 지혜의 입술은 떨어질 줄을 몰랐고 키스는 길어진다. 
한참 후에 지혜는 어른스럽게 옷을 갈아입자
면서 조해수와 같이 경식이를 불러내서 밖으로 나갔다. 나는 윤기숙에게 전화를 해서 도서관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애들을 모두 차에 태워서 공대 도서관으로 데리고 갔다. 차 안에서 지혜는 경식이와 조해수에게 공대 도서관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한다.
 

"엄청 조용하거든... 그러니까 절대 소근거리는 것도 해서는 안돼... 할 말은 밖에 있는 휴게실에서 해야하고... 바로 강퇴
 당한단 말이야..........."
 

"그럼... 전화 오면 어떡해?........"

"이런 바보... 지인짜 한심하네... 야!... 도서관에서 전화기는 무조건 무음 아니야?..............."
"지혜 너는 자주 가?........"

"저번에 방학때 오빠가 툭하면 거기 데리고 가서 밤샘했어... 오빠가 아무나 데려가는 줄 알아?........."

"그런데 이상하다... 경식이는 오늘 처음인 것 같은데?... 그 때 경식이는 왜 같이 안다녔어?..........."

"쟤는 그 때 여친이 막 생겨서 그쪽으로 열불내느라고... 하하............."
 

지혜가 또 거짓말을 친다. 내 기억으로는 지혜가 딱 한번 나를 따라왔다. 그 날도 세시간 정도 있었나? 우리가 도서관에 도착
했을 때 윤기숙은 주차장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혜는 마치 윤기숙과 엄청 친한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한다.
또 조해수가 자기 친구라면서 인사를 시킨다.
 

"지혜가 공부하러 왔구나?.........." 

"시험이거든요........."

"시험은 대학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빈 자리가 있을라나?................"
 

조해수가 윤기숙에게 물었다. 


"언니... 그럼 대학생들도 시험공부를 해요?..........." 


"다는 아니야... 어디가나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공부 밖에 없는 사람들이 꼭 있잖아?... 또.. 실컷 놀다가 시험때면 발등에
 불 떨어진 사람들도 있고... 하하..........."
 

우리는 얘네들 세명을 데리고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공부하도록 해주었다. 대학에도 시험이 다가와서 그런지
빈자리가 많지는 않았다. 빈자리 세개가 나란히 있는 곳이 없어서 세명은 모두 따로따로 흩어져서 앉아야 했다. 
윤기숙과
나는 도서관을 나와서 전산실 건물로 갔다. 윤기숙은 내 팔짱을 끼고 걷다가 오가는 사람들이 있으면 아예 내 팔을 안다시피
한다. CAD실 앞 복도에서 윤기숙은 나를 창가로 데리고 갔다. 우리는 아예 안고 서있었고 사람들이 오고갈 때에는 키스를
하기도 했다.

윤기숙은 빈 테이블 하나를 잡고 조그만 도시락을 풀었다. 몇 개 되지않는 김밥과 유부 초밥이 가지런히 들어있다. 우리는
생수를 마시면서 도시락을 먹었다. 윤기숙은 일부러 천천히 시간을 끌어가면서 먹자고 했다. 사람들이 오가면서 우리를
힐끗힐끗 쳐다본다. 운기숙에게 인사를 하면서 아는 척을 하는 남자들도 몇 있다. 이럴 때에는 윤기숙이 젓가락으로 김밥을
집어서 아주 천천히 내 입에 넣어준다.
 

"요새도 많이 찝적대니?.........." 


"가을이 되니까 옆구리들이 이상해지나봐... 훨씬 더 심해졌어... 오빠... 평일에도 꼭 한번 와라............."
"그러자... 그런데 광고 모델 제의는 안 들어와?.........."

"이번 시험 끝나면 몇 군데에서 겨울상품 기획할 때 같이 하자고는 했거든...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던데?............."

"왜?...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기기라도 해?... 하하.........."


"모델 일을 하려면 옷이야... 늘 갈아입어야 하잖아?...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카메라빨이 내 마음에 안들 정도로 여엉...
 별로야.........."


"그건 카메라가 싸구려라서 그래... 카메라를 비싸고 좋은 것으로 바꾸라고 해... 하하.........."

"오빠도 웃길 줄 아는구나... 하하..........."

"너... 나랑 이러다가 혹시 스캔들이라도 타면 어쩔래?........."

"후줄근한 진상 껍데기들 보다야 차라리 오빠가 훨 낫지!..........."
 

도시락을 다 먹고 나서 윤기숙은 자리를 아주 꼼꼼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나서 미리 준비해온 치약과 치솔을 나에게 주면서
화장실로 가라고 했다.
 

"초밥 냄새가 나면 키스하기가 쫌... 헤헤.........." 

"또 해?........."

"또... 하다뇨?... 우리 이제 막 시작했거든요?.........."
 

화장실에서 나온 나와 윤기숙은 CAD실 컴퓨터에 빈 자리가 생길 때까지 밖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낮은 소리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제법 많이 했다. 생각해보니까 나와 윤기숙은 지금까지 공부나 일 말고 개인적인 얘기는 별로 한 적이
없던 것 같다.
 

"한수정 언니가 이메일로 나한테 심부름을 시키는데............" 

"무슨 심부름?........"

"날더러 오빠를 잘 감시하랜다..........."

"나를?... 감시?... 왜?................."


"그런데 내가 감시를 하려고 해도... 오빠가 학교에 나타나야 감시를 하지... 그렇다고 오빠가 다니는 회사에 내가 가서
 붙어있을 수도 없고... 
솔까말... 거기 여자들도 엄청 꼬리치고 대들지?........."


"거기는 그래 봤자 내년 초면 끝이야............"

"그러니까... 오빠는 지금 거기서 은근히 즐기는 거야?..........."

"야아아... 너는 권혜주랑 오라리오에서 하는 밀당질로는 부족한거니?.............."
 

"신촌은 혜주가 있으니까 나는 신경 안 써... 우리는 바로바로 연락을 하거든... 오빠가 누구랑 왔다... 얼마 계산하고...
 몇 시에 나갔다... 뭐 이런 것... 흐흐..............."


"그럼... 다른 데를 새로 개척하는 수 밖에..........."

"완전 나쁘다... 오빠... 그러지 마..........."

"술 마시러 갔는데 감시 받는다고 생각해봐... 술이 넘어가기는 하겠니?.............."

"넘어가든... 안 넘어가든... 오빠는 술 별로 마시지도 않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다 가서 기분 좋게 술 한잔 마시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냐?........"

"마시고 싶으면 마시세요... 문제는 여자라니까... 누가 술 갖고 뭐래?... 하하.............."

"에휴... 내가 어쩌다가 요 모양 요 꼴이 됐는지........... "
 

"보는 나를 생각해서라도 너무 자학하지 마... 이번 학기에는 내가 어떻게 못 하겠거든요... 내년에 오빠 복학만 해보세요...
 내가 오빠를 아예 내 옆구리에 꽁꽁 묶어서 달고 다닐꺼니까... 헤헤..............."
 

"진짜 고민이네... 생각해보니까 내년이면 너나 나나 같은 학년이잖아?.........."

"하아... 그 생각을 이제야 하셨수?... 내가 지금 오빠를 얼마나 기다리는 줄 모르지?........."

"너 자꾸 그러면... 다른 대학으로 편입하는 수도 있거든?............."

"편입?... 얼마든지 하셔!... 그거 나라고 못하라는 법 있어?.............."
 

윤기숙은 컴퓨터 자리가 생겼다면서 CAD실 안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우리는 프로젝트 파일을 만드는데 필요한 몇 가지를
나와 같이 연습했다. 윤기숙은 꼭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자꾸 고개를 들고 두리번 거린다. 그리고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지금 저쪽 옆에서 나 있는 쪽을 보고 있는 예비군 아저씨가 한 명 있거든.........." 

"누구?.............."
 

나는 윤기숙이 가리키는 쪽을 쳐다봤다. 그는 나와 눈길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나서 윤기숙은 피곤하다면서
내게 기대기도 하고 어깨와 목에 마사지를 해달라고 했다. 가끔씩 내 뺨을 쓰다듬거나 내 머리칼을 쓸어서 넘겨주기도 했다.
 

추천0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광고문의는 텔레그램 ID: PROBiZ365 로 해주세요.
Copyright © 19guide All rights reserved.
PC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