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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3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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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22,790회 작성일 23-01-05 18:22

본문

어느새 지우랑 몰래 찰싹 붙어서 누가 들을 새라 소곤거리며 조용히 말하던 수경에게 친한 여자 아이들 두 세명이 쪼르르
다가와서 소녀를 에워싸고 있다. 
늘 친하고 반가운 아이들이지만 지금은 지우랑 있고 싶은 순간인데 피식 웃으며 수경은
친절하게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나란히 걷는다. 
날씨가 정말 기가 막히다. 6월 초순 서귀포 시의 날씨는 아주 덥지도 않고
습기가 차지도 않은 
딱 야외활동 하기에 적절하고 좋은 쾌적한 날씨였다. 1반을 시작으로 2~5반이 순차적으로 서로 겹치지
않게 이동할 예정이다. 
전교생이 다 온 것이 아니고 1학년만 이번 일정에 온 것이라서 크게 인원이 붐비지 않는 모습이다.
 

단지 꼭 참석해야할 의무까지는 없어도 알아서 자의반 타의반을 자청하며 이곳을 몸소 찾은 여러명의 손님들은 있었지만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1반의 행렬을 매의 눈으로 유심히 살펴보는 이 일행의 모습은 범접하기 어려운 포스가 흘러 넘쳤다.
그 시선의 중심에 유독 반장인 차수경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어째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수경의 몸 컨디션이 오늘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주원은 현준의 옆에 서서 나란히 걸어가며 힐끔 힐끔 뒤따라오는 그녀를
훔쳐본다. 
생리하는 날인가 평상시랑 움직이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무수한 남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아니 유달리 수경에 대한 관심이 강한 주원이다. 그녀를 차지하고 픈 주제 넘은 욕구가 늘
그의 안을 채우고 있다. 
오랜만에 학교에 복귀하고 수경과 단둘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던 그날 이후로 의식적으로 소년은
알아서 소녀를 보면 움츠러들어 지은 죄도 없는데 몸을 사렸다. 
도리어 낯가림 없는 수경이 의아해서 주원을 보면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러 다가오는데 
덩치 값도 못하는 녀석은 뭐 그리 쑥스러운지 자꾸 그녀를 피하게 된다.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수경은 지우 놈하고 진지하게 교제하는 분위기다. 수경이 그때 넌지시 자기 속 마음을 오픈
했을 때 기분이 무척 불쾌했던 주원은 
무고한 소녀에게 지 혼자 괜시리 불같은 질투심이 폭발하니 들끓는 감정을 삭히기
어려운게 당연했다. 
수경은 주원과 살가운 관계도 아니라서 지나가는 타이밍에 말한 것 뿐인데 짝사랑하는 주원 입장에서는
패배의식이 이루말할 수 없었다. 
그러고 나더니 얼마 되지 않아서 둘이 바로 사귀는 분위기다. 제기랄 어차피 오르지 못할
나무 바라보지도 말라 했지만 닭 쫓던 개의 속이 엄청나게 쓰려온다. 
그 무렵부터 주원은 시간만 날때면 수경을 수시로
상상하며 
자위할 때마다 떠올리기 일쑤였다.

학교에서나 어디서나 머릿속에는 수경 생각뿐이었다. 늘 그녀와 짜릿하게 살을 태우는 망상뿐이다. 그 새하얀 피부와 탄력이
넘치는 근사한 몸매 
검고 윤기가 도는 찰랑 찰랑 머릿결과 붉은 입술 아름답게 아주 잘 다듬어진 건강미를 상상만 하면
금방이라도 덮쳐서 욕구를 풀지 않고는 미칠 것 같다. 
사실 이번 수학여행에 와서 어떻게든 기회가 되면 그녀와 관계를
가져볼 각오였다. 
기회가 선뜻 와주려나? 저 쥐똥만한 사이즈의 하얀 밀가루 같은 놈이 철썩 들러 붙어 있을까봐 고민이다.
 

오늘따라 수경의 어디 아파보이는 얼굴과 힘을 못쓰고 비틀거리는 움직임이 주원의 검게 꿈틀거리는 검은 심장을 가볍게
달구고 있었다. 
아 저 야리야리한 자태 살짝 살짝 교태를 부리는 것 같은 라인의 희미한 떨림 정말 지금이라도 당장 따먹고
싶어 미쳐버릴 것 같다. 
주원은 수도 없이 군침을 삼키고 이성의 끈을 여러번 다잡으며 인내심을 다진다. 현준은 눈동자가
반쯤 희미하게 풀려서 버스에서 내려서 관광길을 돌면서도 기운이 없었다. 
그런대로 선선한 날씬데 몸이 피곤하니까 자꾸
짜증이 나고 힘든 모양이다. 
가벼운 욕지거리를 중얼거리며 걷던 현준 뒤에 쳐져서 따라오는 주원의 꼴을 보고 재촉한다.

“어딜 자꾸 힐끔거려... 빨랑 안와 이눔아... 거기 뭐 구경 났냐?.......” 

“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얼른 따라갈게요.........”

“이리와... 나 힘든데 너라도 기대야 좀 살겠다.. 휴우~ 진땀 나네... 더워 더워.........”

“하하... 형님 주말에 힘을 많이 쓰신 모양이네요...........”

“뭐... 이 자식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흐.........”
 

주원은 현준을 가볍게 부축하여 첫날 탐방 일정으로 정해진 코스를 순조롭게 잘 마쳤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골아떨어져
금방 쿨쿨 자고 있는 현준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형으로 모시기로 작정한 사람이고 이제부터 형을 믿고 진지한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데 이야기를 꺼내도 괜찮겠지? 
제주도에 오기 전 병실에 입원했을 때부터 현준에게 한번쯤 의논하고 싶던
이야기였다. 
숙소에 도착하자 주원은 어렵게 뜨문 뜨문 입을 열어 마음 속 이야기를 건넸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현준은
아주 게슴츠레한 눈으로 입을 연다.
 

“무슨 말을 하나했더니... 긍까 간단히 말해서~ 차수경이 좋다는 말 아냐??..........” 

“네.. 결론은 그겁니다... 반장을 좋아해요... 엄청나게요... 그런데 형님도 아시다시피... 그.........”

“됐어... 접어라........”

“네...?..........”

“자세하게 얘기해줘서 고맙다... 근디 툭 까놓고 미안한데.. 그 마음 아깝지만 접으라고...........”
 

아니 믿고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놨더니 대뜸 이런 반응부터 현준은 주원이 수경 이야기를 떠듬 떠듬 덜덜 떨며 언급할
때부터 낌새를 챘다. 
솔직히 여친이 있고 없고를 떠나 반에서 수경을 탐내지 않는 남자놈은 아무도 없었다. 현준 눈에도
여러모로 반짝 빛나는 수경이 눈부시게 보일 법 했다. 
아무튼 이 힘좋고 자기 욕정에 충실한 돼지녀석이 어떤 생각을 하고
끙끙 앓는지 눈에 선하다. 
오히려 수경 얘길 늘어놓으며 한숨을 쉬는데 어떻게 진정시켜야할까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현준은 차분 차분 어린 아이 달래듯 주원을 어르기 시작했다.
 

“알아듣겠어?...........” 

“그 말을 저보고 믿으라고요?... 형... 쉽게 납득이 안되잖아요.........”

“뭐가... 납득이 안돼?... 내 말이 이상해?........”

“그게 아니고요... 형님 저 지우새끼랑 친한 사이도 아니면서.. 말 생전 안 하잖아요... 그런 형이 갑자기... 저녀석에 관련된
 일은 건들고 싶지 않다니요... 
이게 밑도 끝도 없이 무슨 말이에요?...........”

“하~ 니가 지금 내가 하는 말에 토를 달겠다는 거야... 그러면 그런가부다 하는거지...........” 

“그건 아닙니다... 제가 감히... 형님이 말을 너무 간단하게..........”

“끄응... 일단... 이렇게 해두자... 자세한 이야기는 설명하기 어려운데... 내가 저놈한테 약점 잡힌게 있어서 행동을 조심할
 이유가 있어... 
그리고 말야... 겉으로 보기엔 우리 서로 말도 안하고 친하게 안보이지?.........”


“네... 저언혀~~ 안 친해 보이죠............”

“그게 다 위장술이다~ 이거야... 흐... 실제론 아주 친한데 티만 안 내는겨...........” 

“네에??... 그게 무슨 소리에요........”

“짜샤!... 형이 그렇다면 아 긴갑다... 하는 거지... 자꾸 토달래?... 내가 그렇다는데 말이 많어... 우리 서로 학교에서는
 쌩까기로 약속한 거여!........”

“............”

“이놈 그래도 의심하는 눈이네?... 일루 따라와... 또 궁금한 게 있으믄 저녁 먹으면서 얘기해줄테니까...........”
 

현준으로서도 어물쩡 둘러대긴 했다만 있지도 않은 지우와의 친분을 둘러대자니 진땀 난다. 물론 주원 말대로 현준 지우간의
아무런 왕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누가 봐도 어느 누구에게나 찬바람 쌩쌩 불 듯 대하는 현준이 새삼 어느 누구한테 친분을
하지만 영애 때문에 현준은 최근 들어 부쩍 지우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마치 자기가 제 2의 보호자라도 되는 냥
은근하게 지우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던 참이었다. 
켕기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 엄마는 엄마 그 아들과는 냉정하게 아무
인연 안 만들고 지낼수도 있는데 현준은 그러질 못했다. 
그 성격이 본래 쌀쌀맞음으로 무장을 하고 지내서 그렇지 실상은
누구 못지않게 마음이 여리고 감수성이 충만한 기질을 지닌 것이다.
 

현준의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한꺼풀만 들춰도 나오는 그런 심성을 영애가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그럴까 또한 현준은
영애를 만나서 교제하면서 
점점 더 마음을 착하게 먹자 착하게 살고 베풀자는 신조도 다지게 되었다. 이런 마당이니 비록
말 한마디 섞지 않는 남남이지만 사랑하는 여인의 피붙이인 급우에게 
멀리서 의식적으로라도 잘 해주자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저 자식이야 나를 한낱 깡패로 볼지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너의 어머니를 빼앗았는데 
정도는 사람된 도리로 하겠다는 이런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주원은 이해못하겠다는 표정 차마 형님 앞에서 어렵게 인상을 피고 있지만 불만이 가득한 티가 난다.
현준은 ‘내가 왜 이런 역할을 맡아서 쓸데없는 오지랖을..’ 하며 그놈의 뒷통수를 찰싹 갈긴다. 그렇게 장난 삼아 옥신각신
하는데 
응? 멀리 숙소와 숙소 건물 사이 외진 그늘숲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야... 저거 뭐냐?... 저 자식들 저기서 뭔짓하는 거야... 이 시간에 외출금진데............” 

“그러는 우리도 이렇게 몰래 나와서 바람 쐬잖아요... 킬킬... 형님도 피실래요?............”

“이 새끼가 나도 금연하는데 어디 형 앞에서 담배를 펴.. 안 꺼?..........”

“아놔.. 형님... 담배도 못핍니까... 형은 피다가 갑자기 왜 끊으면서 그래요?...........”

“누구랑 약속한 게 있어서.. 펴라... 자... 그게 문제가 아니야... 저기 봐... 수상하지 않아?.............”


“네... 저도 아까부터 좀 이상해서 보고 있었어요... 건물 바깥에 나왔다가 걸리면 큰일나는데 아주 그냥 겁대가리가 없는
 새끼들이네요... 우리 교복 입었는데... 가서 주의좀 줄까요 가볍게?........”

“놔둬... 부탁이야... 니가 가면 없던 일도 금방 커지니까............”

“클... 그럼 형도 이거 피세요... 이번에 새로 나온 메이커라구요... 같이 피면 입 다물게요..........”

“이 새끼... 난 뇌물같은 거 안 받는데.. 이번만 특별히 넘어가기로 할게.........”
 

현준과 주원의 눈에 포착된 일당은 1학년 동급생이 아니었다. 그들은 2, 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이 학교의 회장 이하 임원단
이었던 것이다. 
따라올 의무는 없는데 희망하는 사람에 한하여 학생자치회의 임원들은 1학년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경비
재정을 부담하기로 되어 있는 규정의 혜택을 입어 
회장단의 단합을 위한다는 명분 하에 예년처럼 신입생들과 동행하였다.
그 수는 학생부장 부회장을 포함한 무려 18명의 임원단 중에서 10명이나 참석한 대인원이었다. 부장급인 3학년들은 수험생
신분에 공부나 할 것이지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걸까 
지금 나무그늘 아래 컴컴한 곳에서 작당하는 이들은 4명의 인원이었는데
회장으로 보이는 3학년 선배 둘이서 후배 둘을 모아놓고 군기를 잡는 중이다.
 

“가져왔어?... 찾았으면 이리 내봐...........” 

“네... 어렵게 구했습니다... 아앗... 때리지 마세요... 여기... 여기 있잖아요...........”

“어리버리한 새끼들... 답답하네 참... 그래... 일 처리를 잘 했으면 쥐어터질 일도 없잖아... 짜식들 말로 하면 잘 들어야지..
 이거야?..........”

“넵... 그거 빼돌려서 복사 뜨고 챙기느라 고생좀 했습니다... 회장님..............”

“고생했다... 수고 했어... 어디 보자............”
 

3학년 학생자치회장 백준기 이 녀석은 이곳에 오기전까지 올해 신입생중 가장 이쁘다는 수경의 존재를 몰랐다. 그러다가
낮에 후배들의 행렬을 보고 
“어??? 저... 저건 누구냐???” 눈이 휘둥그래져서 이제껏 신입생들의 현황파악도 못하던 2학년
후배들을 나무라며 후딱 뒷조사을 얼른 해오라 다그친 것이다. 
선도 차장의 김재윤과 생활 차장인 문석훈은 서슬 퍼런 두
형님 앞에서 쩔쩔 매고 있었다. 
준기의 옆에 나란히 서서 꿀꺽 긴장한 눈으로 함께 서류를 살피는 이는 총무부장 임성태는
날카로운 무테 안경을 반짝 빛내며 수경의 신상 내역을 찬찬히 훑어본 준기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는다. 차수경, 1학년 1반
반장이라 분명히 얼굴을 봤을 텐데 왜 낯설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왔어?... 왜이리 늦어~ 빨리 좀 오지.......”

“죄송해요.. 누나... 헤헷.. 어디 잠깐 다녀오느라 늦었어요... 근데 오늘 무슨 날이에요?... 옷이 장난 아닌데요..........”

“그래?.. 후후... 우리 쭌이 눈에 그렇게 보이나봐~ 어때... 잘 어울려?............”

“잘 어울리는 정도가 아니죠... 어울리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완전 이쁘죠.............”

“하하... 그 얼굴 표정 너무 웃겨... 칭찬해줄 때마다 장난스럽게 변하는 얼굴이.. 호호...............”
 

영애는 토요일인 오늘 현준과 데이트 약속을 일부러 이 시간으로 잡았다. 현재 시각 오후 12시 20분. 시간은 충분하다.
드문드문 연락을 주고 받던 친했었지만 지금 교류는 잘 안하는 아는 언니의 딸 결혼식이다. 오후 2시에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에서 결혼식이 있다. 그래서 좀 여유가 있는 편이다. 
영애는 일부러 현준을 데리고 예식장에서 식사도 즐길 겸해서
약속을 잡았다.
 

“근데 누나... 진짜 별로 안 친한 언니분 딸 맞아요?...........” 

“응... 그렇다니까... 왜...........”

“생각해보니까... 누나랑 얼굴 아는 사람들 안 마주칠 수가 없을텐데... 혹시라도 말예요..............”

“아~ 내가 그런 생각을 왜 안했겠어?... 했지 당연~ 걱정 안해도 될거야... 친하다 별로 안친하다 말하기가 좀 애매한데...
 우리 사촌 언니 친구분이야... 
그 주변분들은 나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고 봐도 돼... 힛~ 그러니까 걱정 안해도 되겠지?...”
 

“크... 진작 그렇게 얘기하지 그랬어요... 그럼 거의 남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이 결혼식은 누나 친구분이나 아는 사람들은
 안 가고 누나만 가는 게 맞아요?..........”

“그렇대두... 참~ 불안하게 자꾸 물어보면 없던 걱정도 생기겠어... 호호... 설명을 하면... 내가 아직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들 대부분은 음... 
거의가 고등학교 때 알고 지낸 동창들이랑 선배들 위주인데... 이 언니 주변 사람들은 우리쪽하고
 친한 사람이 아예 없어... 이제 설명이 좀 되었지?..........”
 

“그렇구나.. 안심이 돼요.. 저보다는 누나가 걱정이 더 되실텐데.. 그만 물어볼게요 이제.. 그럼 천안 가서 결혼식 보고.....
 예식장에서 식사도 하실 거예요... 저하고?........” 

“응~!... 그러려고 데리고 나온거야... 힛... 어차피 아는 얼굴 없어 괜찮아...........”

“누나만 믿을게요... 아 배고프네 벌써... 누나는 배 안고프세요?..........”

“난 별로... 너 아무 것도 안먹었지...?... 에고 일단 가다가 휴게소 들러서 뭐라도 가볍게 먹자...........”
 

둘은 천안에 거의 다다러서 망향휴게소를 들렀다. 결혼식이 시작되고 식사를 하려면 아직 두시간이라 현준은 아주 가볍게
우동으로 배를 채운다. 
느긋하게 망향 휴게소의 쾌적한 풍경을 감상하며 기분좋게 기지개를 키는 영애 다행이 무덥지 않은
5월 말의 선선하고 따듯한 날씨가 참 기분 좋았다. 
가볍게 얼굴을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쨔잔~ 이거 드세요... 헤이즐넛 무난하죠?... 사왔어요........” 

“무슨 이런 걸 다 샀어...? 에고... 비쌀텐데.......”

“누나 커피 좋아하시잖아요... 저도 블루마운틴이라는 게 신기해서 사봤구요..........”

“고마워 잘 마실게... 생각해서 사줬구나~ 난 자판기 커피도 잘 마시거든... 호호...........”

“하하.. 그럼 지금 이거 마시구요... 이따 식 끝나고 자판기 커피로 누나가 쏴요.............”

“오!... 그럼.. 되겠당... 히... 잘 마실게.............”
 

거의 둘이 만나서 데이트와 담소를 즐기면 사는 쪽은 영애기 때문에 이렇게 비용을 들여 현준이 무언가를 어쩌다 사줄때면
영애는 굉장히 고맙게 느껴졌다. 
자신이 베풀어 주는 것은 일상적으로 몸에 배어있었고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는데
현준은 어려운 주머니 사정에도 누나에게 내심 미안한 감정을 많이 가지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 가다 이렇게 모르게 한번씩
사주면 
영애는 진심으로 감동하고 작은 정성에도 무척 기쁜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거의 다왔어... 톨게이트 지나서 천안 IC 들어가면 금방 나와... 10분이면 도착할 거야..........” 

“엇.. 그래요?... 거의 동네나 마찬가지네.. 식은 두시랬죠?...........”

“응... 식 끝나고 밥먹고.. 우리 네시정도까지 예식장에 있다가~ 가까운 온천이나 사우나라도 갈래 현준아?.......”

“아니.. 누님.. 아무리 잘 모르는 자리에 가서 얼굴만 비추는 거지만... 결혼식 끝나고 정할 계획을 벌써부터... 아... 웃겨요..
 카카~ 
온천요?... 아는데라도 있어요?...........”


“왜잉... 걱정하지 말라니까 얘는.. 나까지 불안하게 그러니... 온천은... 온양온천이 천안에서 가까워... 드라이브할 겸 가도
 되고... 
그리고 천안 시내에 전에 갔던 시설 좋은 사우나가 있어... 아니면 거기 갈까?............”

“좋긴 좋은데... 좋아요!... 누나만 시간 괜찮으시면요... 가요... 가요...............”

현준은 생각지 못하게 결혼식 후 찜질방을 가자는 영애의 제안에 눈이 번쩍 뜨였다. 자연히 찜질방을 가면 서로 땀복을 입고
체험방을 오가며 
누나의 땀에 촉촉하게 젖은 부드러운 백옥 살결과 선명하게 드러나는 몸매의 굴곡을 보게 될텐데 무척이나
기대되고 설렌다. 자연히 아랫도리도 빳빳히 서는 것 같다. 
좋아 오늘의 짜릿한 터치와 애무는 찜질방 내에서 은밀하게 한다.
바람에 시원하게 나풀거리는 아이보리 주름 치마를 입었다. 약간 짙은 아이보리 색의 무난한 컬러 색감이 아주 맘에 든다.
여성복에 통 관심도 없고 패션에 무지한 현준은 영애를 통해서 신천지를 매번 맛본다. 통풍도 잘되고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시원해보여서 눈이 즐겁다. 
그런데 강풍이 불면 샤라락 날릴까봐 곁에 있는 현준만 속으로 노심 초사한다.
 

상의는 영애가 좋아하는 연한 자주빛 나시 티를 가볍게 걸치고 위에는 역시 아이보리의 여름 볼레로를 입었는데 이 민소매의
색감이 시원스러워서 
마치 달고 맛있는 "망고스틴"의 옅은 색깔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그리고 누나 오늘 정말 감사
합니다. 여한이 없군요. 
장미꽃 무늬가 큼직하게 박혀있는 검정색 스타킹을 신었다. 그리고 역시 코디에 맞춘 꽤 굽이 높고
섹시한 하이힐까지 신었다.
 

아름답다 아름다워 절로 비명을 지르게 한다. 잔잔한 자태를 유지하면서도 이런 식으로 한가지씩 "색기담당" 의 포지션을
적절하게 입어주시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현준은 웃으면서 영애와 정담을 나누다가 그 아리따운 각선미를 눈으로 훑으며
뜨겁게 발기한다. 
온천이라 온천도 좋고 찜질방도 괜찮아. 어디든 뭐 스타킹 벗겨놓고 더듬으면서 아아 생각만 해도 죽겠다
정말. 
누나 고마워요. 오늘 최고네.
 

현준은 영애의 스타일링과 감각적인 취향을 늘 마음에 쏙 들어한다. 늘 조신한 것 같으면서도 드문 드문 파격을 곁들이는
그녀는 
그 세련된 옷차림도 어린 청년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지금까지 대 여섯번 정도 데이트한 것 같은데 단 한번도
그의 마음에 들지 않은 적이 없었다.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늘씬하고 이쁜 여자들이 입어도 충분히 이쁠 옷들 누나가 아주 잘
차려입으면 그 아름다움이 더욱 배가되는 것 같다. 
영애의 단아한 미모와 화사하면서도 은은한 향취가 돋보이는 그런 매력에
날이 갈수록 매료되는 현준이다.
 

수경은 절친한 이지혜 김희연 두 친구와 찰싹 붙어서 천지연 폭포를 관광했다. 아까전에 비해서 가볍게 간식을 챙겨 먹으며
따듯한 햇살을 누리면서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풍광을 시원하게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이면서 기분이 산뜻하게 업되는
느낌이었다. 
밝고 푸근한 경치를 둘러보니 아픈 고통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 아까 지우가 막무가내로
삽입했을 때와 비교하면 
놀라울 만큼 통증이 덜 느껴졌다. 손을 갖다 대서 일부러 쿡쿡 눌러보지 않는 다음에야 다행스러운
기분이 들어 수경은 이제 좀 기운을 차린다. 
그 적절한 타이밍에 지우도, 수경의 회복된 안색을 살피며 천천히 다가왔다.
지혜와 희연은 지우가 수경과 무척 가깝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빙긋 의미 모를 미소만을 지으며 수경을 슬쩍 지우를
향해 들이밀었다.
 

(수경) “꺄... 너희들 왜 이래.. 왜 갑자기 밀고 이러니 에고 넘어질 뻔 했잖아...........” 

(희연) “앗... 미안해 수경아.. 지우에게 기대려는 거 아니었어?............”

(지혜) “나도 그런 줄 알고 은근하게 기대라고 밀어준 건데... 호호............”

(수경) “장난치지마... 지우가 왔다고 왜 미니?..........”

(지혜) “응?.. 그건 서방님 오셨으니까... 언능 가서 안기라는 깊은 뜻이지~~”
 

(수경) “또... 이상한 말하고 놀린다............” 

(희연) “야~ 지혜 너는 내가 그렇게 대놓고 지우랑 수경이 놀리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내가 뭐랬니.. 놀리는 건 좋은데...
         너무 티나지 않도록... 
닭살 커플 부추기듯 하라고 그랬어... 안그랬어?... ㅋㅋ..........”

(지우) “너네들 둘이 잘 노는구나... 무슨 말들 하는진 모르겠지만 하하... 수경이 너 괜찮아?.. 아까 식은 땀까지 흘리더니...
         지금은 얼굴이 평온해보여... 다행이다............”


(수경) “응... 그런 것 같네... 걱정해줘서 고마워... 지우야.........” 

(지혜) “아휴... 옆에서 눈치 없이 보고 있기 힘들다.. 우리는 비켜줄게... 호호...........”

(희연) “푸흡~ 수경아... 너 서방님 오셨으니까... 선뜻 보내주는 거 알지?... 이따가 저녁먹을 때 우리한테 와서 같이
         놀아야돼!..... 기집애~”

(수경) “니들 혼나 진짜... 이상한 루머 퍼뜨리고 그러기만 해봐.............”
 

“하하... 놔둬... 어차피 너랑 젤 친한 애들이잖아... 이상한 짓이야 하겠니... 이쁜아 이제 진짜 괜찮아? 애들 갔으니까.....
 나한테는 솔직히 말해봐... 아픈 곳 나았어?..........”

“응.. 정말이야... 쟤네들은 아무리 가까워도, 내가 조심해야하구... 우리 쥔님한테는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지... 힛...나..
 다.. 나았어... 말끔하게~”

“다행이다... 걱정 많이 했었어 정말... 오늘 내내 몸이 욱씬거리면 어쩌나 하고 말야...........”

“알아... 멀리서 너랑 힐끗 눈 마주칠 때 보니까... 근심 어린 표정이 가득 써있더라...........” 

“녀석... 그 와중에 내 표정까지 살피고... 세심하기는 후후... 이리와 좀 기대 나한테...........”

“어멋?... 만지지마 얘... 아직은 위험해... 버스 안에 내 옆에 타면 그때..........”

“버스에 타면 만져달라고?... 알겠어.. 그때는 막 더듬어야지!...........”

“못말려... 호호.. 그런 말은 안했어... 야~”

무사히 관광을 마치고 아이들과 선생들을 태운 버스가 숙소로 복귀했다. 시간은 어느덧 금방 흘러 세시부터 시작한 일정이
벌써 여섯시 반이다. 
천지연 폭포를 들렀다가 주상절리를 경유하여 유채꽃 코스를 둘러보았고 그 짧은 사이에 올레길을
체험하며 값지고 알찬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도 별 탈없이 순조롭게 잘 이끌려 왔고 뿌듯한 첫날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한다.
수경은 버스에 타면 옆에서 만지라더니 피곤했는지 쌔액쌔액 깊은 숨을 몰아쉬며 버스에 타자마자 지우의 듬직한 어깨에
기대 정신없이 졸기 시작했다. 
지우는 피식 가볍게 웃으며 그런 수경의 하얀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성치 않은 몸으로 그래도 반장이라고 담임 쌤에게 다 일임하지 않고 마음이 안 놓이는지 중간 중간 아이들이 옆으로 새지
않도록 인원 통제하는데 힘을 보탠 것이다. 
기특한 녀석 쓸때없이 책임감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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