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24부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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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2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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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23,522회 작성일 22-12-28 22:12

본문

처음에야 황홀한 아름다움에 홀랑 넋을 잃고 헥헥거리며 쫄랑쫄랑 따라다니는 삽살개처럼 주변을 쫓았지만 이제는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성격 긍정지향적인 밝은 사고와 배려 넘치는 마음가짐 
뿐만 아니라 여인의 아련하게 느껴져오는 환상적인 향기
마저 
아직 어린 청년의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만다. 메가박스의 내부를 찬찬히 웃고 떠들며 둘러 보았다. 즐거운
시간을 음미하며 잔잔한 데이트를 즐기다가 
영애는 약속 생각에 시계를 들여다본다. 이제 슬슬 가야할 시간이다. 어느덧
일곱시 반이 지나버렸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8시쯤이고 지금 가도 조금 늦는다.
 

“저기... 미안한데 현준아.............” 

“알아요... 자꾸 시계를 보셔서 알고 있어요... 흐흐.. 이제 가셔야되죠?..................”

“응.. 가야해... 근데... 너하고만 같이 있으면.. 진짜 이상하게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너무 너무 아쉬워..............”

“하하... 저도 마찬가지예요.. 누나.. 기쁜 데이튼데 당연하죠.. 그럼 지금 가지 말구요!.. 헤헤헤~ 나랑 오늘 같이 있어요...”
“쿡쿡~ 그러고는 싶어요.. 나도.. 근데 어려운거 알죠?.. 오늘은 넘 짧았으니까.. 우리 내일이나 모레 또 만나... 호호..........”
“쳇... 그런 약속은 잘 하시면서.. 막상 만날 때 되면 시간 못내잖아요...............” 

“후후.. 피치못할 사정 아니면 최대한 맞추도록 할게... 이쪽으로 가면 지하철 있어.. 알지?... 오늘은 미안하지만......”
 

“네..?? 오늘.. 차 안태워주세요?.......... 헉.........” 

“잉?.... 아까전에 네가 오늘도 전철타고 집에 갈 거라고 그랬는데.......”

“그.. 그렇게 말하긴 했는데.. 헐, 서운해요... 누나는 편한 차에 타고 룰루랄라 가시고 저는 흑흑......”

“쿄쿄쿄.. 너 말은 그렇게 해도~ 장난치는 얼굴 표정 보면 다 알아!... 누나를 곤란하게 하면 되게 재밌어하잖아... 이제는
 안 속아용...........”
 

“그런게 아니구요... 오늘은 좀 당황스러운데.. 진짜루요............” 

“어..? 얼굴 점점 심각해지네... 진짠가본데..? 아이쿠............”

“하하하.. 죄송해요.. 인상 안써야 되는데 버릇되서... 오늘 손밖에 못잡았는데... 우리 뽀뽀도 못하는 거예요?... 흑...........”

“킥킥.. 응큼해라.. 그럴 생각인줄 알았어... 근데 어떻게 해.. 지금 시간도 별로 없고.. 다른 이유가 있어서 말야.........”
 

영애는 웃으며 현준의 팔짱을 끼고 귀엽게 다가온다. 궁금해하는 현준의 눈치를 잠시 보며 살짝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우리 아들.. 지우랑 오늘 같이.. 내 친구 만나기로 했어.. 그래서 그래...........” 

“아.. 지우랑 같이요.. 흠... 그래두요... 같이 가다가 저는 잠실역 근처 아무데나 내려주시면 되잖아요........”

“그게... 아휴... 말하기 미안해서 어쩌지... 이녀석이 방금 전에도 문자와서 거여동쪽에 기태랑 같이 있는데..... 자꾸 빨리
 데리러 오라는거야.........”
 

“거여동?.. 거긴 또 어디에요... 멀어요?............” 

“응~ 좀 가야하는 곳 있어... 아까 전화오는데 내가 안받는 거 봤지..? 문자로 다그치네 이놈... 오늘 가면 죽었다.. 넌.......”
“하하하.. 아들 너무 겁주지 마시고요... 누나.. 크크크.. 하아~ 그럼요!... 일단은 누나 차까지만 같이 가시죠..........”

“차까지.. 뭐하게..? ........그래... 일단 가자........”
 

영애는 현준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녀도 최소한 오늘 만나고 나서 키스도 못하고 헤어지기는
싫었던 것이다. 
꼭 키스해야하는 법은 없지만 이미 현준과의 달달한 입맞춤에 영애는 자기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중독되어
버린 것 같았다.
 

“여기야~ 바보 똥꾸얏... 어딜 자꾸 헤메... 히히히... 차 여어..........” 

“차가 넘 많아서요... 에혀.. 헷갈려요... 같이 가요!.............”

“후후.. 바보.. 얼른 와... 시간 없어............”
 

현준은 영애의 차문을 닫고 나자 곧바로 영애를 덥썩 껴안았다. 핸드폰을 보려고 열던 영애는 깜짝 놀라서 폰을 떨어트린다.
두근 두근 심장의 고요한 설레임이 진동으로 승화되어 가슴에 울려퍼진다. 겨우 이틀만에 마주하는 따듯한 포옹인데도 보름
정도 긴 시간이 지나서 안기는 것처럼 그립고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후후.. 급하기도 하지.. 나만 보면.. 그렇게 참을 수가 없어?..........” 

“당연한 말씀을 하셔.. 매순간 순간 누나만 보면 미쳐버리겠어요... 좋아서.....”

“킥킥.. 알고 있어......”

“뭘 안다는 거예요?... 흐흐흐............”

“알고 있다구우~ 우리 현쭌이~ 오늘도 나랑 이야기하는 내내.. 얼굴 빨개졌었고.. 그치?.. 내 가슴이랑 엉덩이랑 여기저기..
 계속 훔쳐봤잖아.. 호호.. 다 알고 있었거든........”
 

“그런 말을.. 이제는 별로 부끄워하지도 않고 그냥.. 말하네요......” 

“그런가..? 에헷.. 나도 부끄러움이 많이 없어졌나봐.. 호호...........”

“키키 괜찮아요.. 누나의 적극적인 말투를 들으면 더 좋아요.. 흥분도 되고요...........”

“흥분은 왜 또 되고 그래..? 밝히는 건 참.. 근데.. 우리 키스하러 차에 온거 맞지?.. 그럼 이제.... 흡?!.................”
 

촉촉하게 젖어 있는 아름다운 붉은 입술 매끈 매끈거리는 농염한 장밋빛의 진한 유혹 이성을 잃게 해버리는 달콤한 키스의
짜릿한 황홀함 
현준은 영애가 말을 하지 못하게 입술을 통째로 삼켜버렸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끌어안은 두 팔에
꽈아악 강하게 힘을 준다. 
영애는 저돌적인 현준의 거친 행동에 꼼짝 못하고 쏙 안겨버렸다. 갑작스러운 이런 포옹은 이제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몸이 기억하고 있는 그 감촉이기에 굳이 속내와 다르게 앙탈을 부리지도 않는다. 청년의 뜨겁고도
깊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또 그 못지않은 강렬한 음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인은 기분 좋게 그가 무안하지 않도록
자신도 마찬가지로 그의 우람한 몸을 상냥하고 부드럽게 끌어안아준다.
 

현준은 영애를 오늘 처음 봤을 때부터 사실 엄청 발기했었고 눈이 벌개져 있었다. 누나가 기분 나빠할까봐 너무 티 안내려고
참고 또 참았지만 
늘 짙거나 옅은 파란색 계열의 시원한 색상만 보여주던 영애가 오늘은 어쩐 일로 밝은 원색이 너무나
아름다운 오렌지색 상의를 입은 것이다. 
그리고 아래는 지난번에 본 것과 비슷한 하얀색 통 넓은 핫팬츠 하이힐을 신지
않아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지금 그게 대수인가 
언제나 약간 도도하고 이지적인 세미정장 톤만 고집하던 영애가 처음으로
자기 앞에서 가장 편안한 옷차림을 했는데! 
그것도 아주 파릇 파릇한 젊은 기운이 솟아나는 여대생 패션을 하고 말이다.
 

물론 차분한 색감을 봐도 그녀를 향한 음욕은 늘 불타오른다. 하지만 오늘의 달콤한 과일향을 물씬 선사해주는 옷차림은
게다가 평소와 다르게 스타킹을 전혀 신지 않은 미끈한 맨다리 안그래도 음란하게 입으로 마구 애무하고 싶었던 그 예쁘고
고운 발이 생생하게 다 보일 정도로 앞 부분이 시원하게 트인 예쁜 슈즈 
그리고 영애는 오늘 특이하게 평소의 가볍게 묶는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었다. 
척추 한가운데까지 살짝 내려오는 검은 머릿결의 앞머리 일부분과 뒷머리 아래 부분을 예쁘게
‘벼머리’로 잘 땋아온 것이다. 
왜 머리에 신경을 썼을까?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아니면 따로 잘 보이고 싶은 상대라도 있나?
괜히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현준은 오만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사실은 심장이 거칠게 덜덜 떨릴 정도로 오늘도 평소만큼 보다 더욱 아름답고
눈이 부시다. 
익히 알고 있는 황홀한 미모지만 이렇게 약간의 포인트 변화만을 주어도 한창 펄펄 끓는 나이의 청년의 가슴에
붙은 불은 금새 타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 데이트하는 내내 얼마나 누나한테는 미안하지만 속으로 음탕한 상상을 많이
했는지 모른다. 
영애는 현준의 든든한 품에 다정하게 안겨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달콤한 입맞춤을.. 쪼옥~ 쪼옥... 쪼좁..
쪽.. 츄릅... 
서로의 입술을 맛있게 핥고 깨물며 혀와 입술이 서로 맞닿고 애무하면 할수록 그냥 녹아내리는 것 같은 짜릿한
쾌감을 즐기고 있는 두 사람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행복하고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모른다.
 

포옹을 누가 먼저 하건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다. 영애도 현준을 이미 원하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제는 현준이 거칠게
안아주며 입술과 턱 주변 그리고 은근하게 뺨위를 스치기까지 
붉은 혀를 끈적 끈적 넘실거리며 야한 느낌으로 챠압 챠르르
훑어내려도 그것마저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녀도 흥분을 느낀다. 지금도 현준을 놓치기 싫어하는 마음에 그의 머리통을
꽈악 가슴 가득 껴안고 청년의 거칠고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팽팽해진 가슴팍과 얇은 쇠골에 미쳐 후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사실은 아주 근지럽고 부끄러운데 그 아찔한 기분마저 짜릿해서 견딜만 하다.
 

현준이 그녀의 풍만한 가슴골 사이에 파묻혀 행복의 비명을 질렀으면 하고 바란다. 눈을 질끈 감고 현준의 두터운 입술을
정말 맛있게 느끼며 
여인은 일부러 현준의 입 속을 향하여 자신의 끈끈한 침을 흘려 넣었다. 그렇게 서로의 붉은 입술과 혀를
녹여내듯이 음탕하게 융합되어가는데 
그순간 이런...! 난데없이 영애의 하얀 허벅지 위에 놓여 있던 핸드폰이 그 달달한
장면을 보기 싫다는 듯 지이이잉~~ 힘차게 울리기 시작했다. 
요즘들어 벨소리가 잘 안들리는 걸로 바꿔서 일부러 소리와
진동까지 켜놓았더니 
아주 기차 경적소리와 맞먹는 수준으로 사람을 놀래킨다.
 

현준은 여전히 영애의 맛있는 딸기향 입술을 우물 우물 기분 좋게 쭉쭉 빨면서 뜨거운 침을 가득 그녀의 입술 주위와 그리고
작게 벌어진 하얀 치아 사이로 쪼르륵.. 흘려 넣고 있다. 
그깟 전화좀 오면 어때서 하고 신경도 안쓰고 오히려 품에서 약간
벗어나려는 영애의 몰캉거리는 히프까지 콰악 움켜쥔다. 
그 바람에 영애도 폰을 억지로 받으려다 놀라서 손에 힘이 스르르
빠졌다. 
키스의 깊고도 깊은 그윽한 맛에 에이~ 나도 몰라하며 반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현준에게 몸을 모두 맡기기로
하는 영애 
분명히 지금 전화오는 사람은 아들일 것이다.


아까도 전화를 안 받았더니, 계속해서 전화가 온다. 불편한 기분을 감추며 무시하려고는 하는데 한번 안받자 지우는 두 번
세 번 자꾸 전화를 다시 걸고 있었다. 
영애도 이쯤 되자 시끄럽게 울리는 벨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진다.
 

“쮸옵.. 쭙.. 쪼옵.. 쫍....... 후우.. 쫍..... 우읍... ?! 후우~! 하아.. 하아.. 현준아 잠깐만 나 전화 좀 받을게.............”

“하아.. 전화 받지말지 그냥......”

“휴.. 키스만 하면 숨이 차.. 잠깐만 받고 끊을게! 히히.. 기다려.. 응.. 아들아.. 응~ 엄마 전시회 보느라고 진동해놔서 벨이
 울린줄 몰랐지.. 미안해.........”
 

현준은 영애가 아들 지우와 통화를 하는걸 가만히 듣고 있자 적당히 크게 높여 놓은 수화음 덕분에 대화내용이 다 들렸다.
고스란히 들리는 내용이 현준의 질투심을 강렬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차라리 들리지나 않으면 좋겠는데 별 내용도 아니다.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아들의 전형적인 말투다. 
멀리 친구랑 같이 와서 놀고 있는데 어떻게 오기로 한 사람이 코빼기도
안보이고 
이렇게 오랫동안 아들을 기다리게 할 수 있느냐는 항의였다. 지금 당장 차를 몰고 오라는 반 협박과 장난 섞인
이야기를 했다.
 

새끼 고등학생이나 되었으면 엄마가 바쁜일이 있는데 착하게 이해해주고 엄마의 사생활을 존중해줄 줄도 알지 매번 이렇게
전화로 파토를 노냐 
현준은 엄마에게 응석을 부려본 기억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고 자꾸
뭐해달라 
라고 압박하는 지우의 행동패턴을 솔직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부럽다. 내가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여자를 엄마로 두고 있는 
이 얄미운 녀석이 부럽다.
 

영애는 지우를 달래주며 애교섞인 웃음으로 잘 납득을 시키는 것 같았다. 전화를 끊고 나서 작은 숨을 내쉰다. 그리고 말없이
현준의 눈치를 힐끗 보더니 
가운데 놓인 물병을 달칵 따서 꼴꼴꼴꼴 몇 모금을 마시고 목을 축였다. 후아~ 시원한 기분을
맛보며 귀여운 아이처럼 좋아하는 그녀였다. 
물을 양껏 마시자 계속 쳐다보고 있는 현준을 향해 무슨 장난끼가 발동했는지
말은 하지 않고 가만히 싱긋 장난 어린 눈웃음을 짓더니 
마시던 물병 입구를 그의 입술에 스윽- 갖다 대었다. 뭐 뭐야 이건
나한테도 마시라는 이야긴가? 
현준은 좀 당황했지만 영애의 아무 말 없는 귀여운 제스쳐에 피식 웃으면서 물을 받아 마신다.
영애는 조심스럽게 물병을 수그려 현준의 입이 물을 마시기 쉽도록 편하게 도와주었다.
 

“후아~ 살 것 같네요.. 나도 목 말랐거든요.. 큭큭.. 이건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조용히 물이나 마시라는 뜻인가요?......”

“히히~ 그냥 별 뜻 없었어.. 내가 목이 이만큼 말랐으니까.. 너도 갈증이 나지 않을까.. 라고 추측한 것 뿐이야.. 호호호...”

“참나.. 장난끼는 어른이 돼서~ 큭큭큭.. 잘 마셨어요.. 누나.. 지우는 뭐라고 그래요?... 또 화내고 막 뭐라 그러죠?.......”
 

“응... 뭐.. 늘 그래.. 얘는.. 내가 자식 교육을 잘 못 키우기는 하나봐... 키득키득.. 장난이고... 나랑 너무 친해서 좋긴 한데
 이렇게 앙탈을 부린다니까.. 
거여동으로 지금 당장 오래.. 밥도 못먹고 있어서 배고프다고......”

“쳇.. 지도 발이 있고 손이 있는데 뭐라도 챙겨먹을 것이지.. 엄마를 귀찮게.. 이래서 애들은 참 손이 많이 가요........”

“호호~ 그러는 너는 애 아니야?... 히힛.............”
 

“나.. 나두 애는 맞죠 맞기는.. 그래도 나이가 두 살이나 더 많잖아요.. 그리고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기 부끄럽지만.. 이제는
 철도 좀 들었다구요.........”

“호호호... 당황하기는 쿡~ 알아 나도... 현준이 너는 많이 조숙한 아이라는거... 그래서 내가 좋아해 사실 히히~~~
 어른스럽다는 점이!........”

“뭐래.. 맨날 좋아하는 이유도 참 다양하게 많네요... 누나는?.. 크크크..........”

“어머.. 진짜인데?.. 호호.. 자, 암튼.. 아쉽지만 키스는 여기서 그만하자.. 나 진짜 가야해 쭌아~ 이제 얼른 보내줘.. 응?.....”
“아.. 미치겠다.. 보내기 싫은데 진짜.. 그냥 같이 있고 싶어요............” 

“알아 나도.. 나도 너하고 계속 같이 있고 싶으니까.. 에공~ 어쩐담.. 일단 출발부터 하자.. 자 입술 이리로.. 쪽.. 히히.......”
 

서운한 마음에 약간 삐쳐있는 현준을 애써 외면하고 영애는 시동을 켰다. 계속 달래주고 싶었지만 이 모든 상황을 잘 이해
못할 현준도 아니고 
조금 전에 그녀 입으로 말했듯 제법 어른스러운 아이기 때문에 잘 받아들여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그나마 놓이는 것 같다. 일부러 집으로 가기에도 편리하고 영애도 경유지로 삼기에 좋은 지난번에 왔었던
오금역에 도착해서 차를 세워주었다. 
현준은 차에서 순순히 내려 가방을 힘없이 치켜 든다. 못내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있는
떼어지지 않는 느낌이 배어나는 발걸음이다. 
영애도 정말 미안해하는 얼굴로 차창 밖의 현준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풀 죽은 표정하지마.. 내 마음 무겁게.. 다 이해한다면서.. 히잉~” 

“누나 상황을 이해하긴 해도 속상한 기분이 당연하죠 뭐.. 얼른 가세요.. 이제 괜찮으니까요.. 저 여기서 전철 탈게요.........”

“저... 잠깐만 현준아.........”

“네?...............”
 

영애는 여전히 삐져있는 현준의 얼굴을 보고 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는 뭔가 생각한게 있는 모양이다. 잠깐 손을 움직여서
할 듯 말 듯 망설이더니 이내 예쁜 핑크색 지갑을 꺼냈다. 
현준은 눈이 동그래진다. 누나가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영애의
손에 들린 것은 빳빳한 세종대왕 신권 석장이었다.
 

“돈을 왜.. 갑자기 주시는 거예요?...........” 

“그.. 그냥.. 오늘 있던 일이 미안하기도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 널 어떻게 돈으로.. 달래보려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야... 현준아.. 
그냥.. 에고... 어떻게 이해를 시키지?... 그냥.. 작은 선물이라도 주고 싶어.........”

“선물을 돈으로.... 끙.. 알았어요... 주시니까 감사히 받을게요.........”

“호호호... 다행이다... 거부감 느끼고 막 싫어하지 않아서...........”
“돈 선물을 주는데 마다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누나가 그렇게 좋게 이해시켜주니까, 거부하는 마음도 별로 안 드네요...”
“그렇지?... 움~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봤어!... 호호.. 엄마.. 아니당.. 누나나 이모가 사랑하는 동생한테 주는 용돈이라고
 생각해줘... 
그게 좋겠다 그치... 히히~ 자.. 그럼.. 아참! 이리와.. 작별의 뽀뽀해야지.............”

“큭..? 여기 사람들도 와따가따 하는데.....”

“뭐... 어때~? 이리와 얼른............”
 

영애는 오히려 당황해하고 얼굴 발개지는 현준에게 손을 쑥 내밀어 손목을 잡고 확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현준은 저항하지
않고 끌려간다. 
그리고 쪽쪽 두 번 큰 소리가 나게 애정어린 뽀뽀를 해준뒤 영애는 씨익 미소지으며 손을 귀엽게 흔들었다.
얼굴이 벌개진 채로 애매하게 웃고 있는 현준을 뒤로 하며 영애의 차가 스으윽 멀어져간다. 현준은 영애가 뽀뽀해준 입술과
뺨의 따듯한 온기를 손바닥으로 살살 어루만지며 
그 기분 좋은 행복을 잠시동안 음미하며 가만히 자리에 서있었다. 현준은
주원을 마주 보고 널찍한 공터 한가운데에 서있다. 
잠시 이어지는 짧고도 긴 침묵의 시간 막상 이 자리에 오게 되니 생각보다
긴장되고 조금 떨린다. 
스윽 옷 매무새를 정돈하고 몸을 가다듬는다.
 

영애와 만나기 하루 전의 화요일 그러니까 수경이 오랜만에 현준에게 말을 걸었던 바로 그 날이다. 점심시간 빵과 우유로
대강 때우고 녹색 나무가 빽빽이 우거진 수풀 사이에 그냥 드러누워있다. 
날씨 좋구나 손깍지를 끼고 맑고 쾌청한 하늘을
바라본다. 
평안한 기분을 맛보며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그때였다.
 

저 멀리서부터 자신을 발견하고 이쪽으로 다가오는 주원이 보였다. 저 걸어오는 폼새와 눈빛이 어째 우연히 지나가다 본
것이 아니라 
일부러 작정하고 눈에 불키고 찾아 헤메던 느낌 같다. 이 자식이 드디어 뭔가 한껀 하려나본데..? 현준도 가만히
드러누워 있을 수 없어서 벌떡 일어났다.
 

“여~ 오랜만이다?...........”

“오랜만이긴 개뿔... 가끔 교실에서 보는 사인데............”

“클클.. 틀린 얘기는 아니네... 할 얘기가 있어서 왔다.............”

“할 얘기라.. 어디 한번 해봐.............”
 

주원은 현준에게 예상외로 거칠게 대하지 않고 느릿 느릿 말투로 조용히 접근한다. 그렇지만 현준은 이 녀석의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본능적으로 느껴져서 
지난번처럼 우습게 보고 허투루 대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여차하면 주먹이 날아올 것을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주원은 지금은 정말 싸울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너... 내가 열 여덟살이라고 한 거 기억하고 있지?...........” 

“그런 말 했나?.. 글쎄다... 잘 기억이 안나는데.............”

“큭... 화장실에서 내가 실컷 떠들었는데 귓등으로도 안 들었나보군..............”

“흐흐.. 그때는 들을 가치가 없는 말들이라 신경을 안썼거든... 아, 오해하지마.. 기분 나쁘란 말은 아니니까..........”

“알고 있어... 그때는 내가 생각해도 심했으니까.. 귀에 들어왔을 리가 없지...........”
 

둘은 의외로 가시돋힌 말을 슬피해가면서 가벼운 신경전만 벌이는 말투다. 현준도 녀석이 차분하게 말할 줄은 생각 못했지만
일부러 자극적인 말로 성질을 돋울 필요는 없었다.


“암튼.. 난 그렇다구... 1학년때 사람 뚜드려 패서 정학먹고 1년 학교를 꿇었지..........” 

“그랬구만... 니 얼굴이 어려보이는 얼굴은 절대 아니야... 크캬캬..........”

“지금 붙자는 거냐... 그래서 내가 하자는 말은 이 새끼야... 나는 니들보다 한 살이 많은 형이라 이거야... 알겠냐?..........
 겁 없는 애송아..............”

“애송이?.. 슬슬 거칠게 나오네... 나도 예전에 한 짓이 있어서 가만히 있으려고 했더니.............”
 

잔디밭에 앉아 있던 현준이 슬쩍 몸을 일으켜 세우자 주원은 자기도 모르게 흠칫 긴장하여 뒷걸음질 친다. 실컷 이놈만을
조지기 위해서 그렇게 맹훈련을 했는데 
전에 당한 적이 있어서 본능적으로 현준의 위세를 보자 알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새꺄!.. 너만 꿇은 줄 알아?...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나도 마찬가지다..........” 

“뭐?.. 너도 열 여덟이냐.. 그럼??... 설마.........”

“훗... 너같은 놈이랑 겹쳐도 이런 우연으로 겹치게 되냐... 큭큭큭.. 노땅 둘이서..............”

“이.. 이 새끼 너 구라치는 거면 죽어!... 어디.. 학생증 까봐.........”

“학생증이 뭐야.. 이 병신아... 나는 민증도 있는데... 니는 아직인가부지?........”

“뭐?... 주민등록증이 있어?... 이 새끼가 어디서 구라를 쳐.. 어디 함 봐........” 

“내가 왜 너한테 쯩을 까냐~ 뭐가 아쉬워서?... 믿든 말든 네 맘이야... 정 보고 싶으면 니가 먼저 까.............”

“내가... 보여주면 너도 까는 거야...........”

“큭큭... 그래 씨발... 약속은 지키마.........”
 

주원의 학생증은 역시나 이게 고2 또래가 맞는지 상당히 구겨진 인상이 으스스하다. 현준은 피식 웃으면서 약속대로 지갑을
꺼내어 민증을 들어 보였다. 
물론 건네주지는 않고 약간 멀리서 잘 보이도록 주원의 눈 앞에 들이민다. 주원은 눈이 동그랗게
커지면서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였다.
 

“진짜네.. 쓰벌... 너 열아홉이었어?.. 씨발... 나보다 형이야... 그럼??..........”

“나 참.. 이런 넘한테 쯩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나...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자상허네~ 클클..........”

“어쩐지... 보통 쳐삭은게 아니더니.. 존니 아저씨 같이 생겨갖구..........”

“뭐.. 임마?... 너 지금 뭐라고 씨부렸어?.............”

“클클클클.. 왜 꼽냐.. 아... 아.. 진정하라구.. 여기서 싸울 생각은 없으니까... 내가 지금 널 찾으러 온건 격투 제의를 하려고
 온거다.............”
 

“한 판 붙자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만.. 흐흐흐...........” 

“금요일날 성내 1동 하니공원으로 나와... 시간은 이르면 좋다... 너한테 선택권을 주지...........”

“이게 미쳤나... 씨밸놈아... 금요일에 학교는 안오냐?... 너야 막나가는 새끼지만 나는 맘 잡고 수업 착실히 듣기로 했다구...
 그리고... 니 멋대로 장소랑 시간을 정하는 법이 어딨어?.. 토요일로 하면 되지..................”
 

“더럽게 지랄하네.. 그러믄 니가 직접 정해.. 씨발! 내가 맞출테니까... 그리고 토요일은.. 에헴.. 미... 미안한데.. 내가 체육관
 가야되서 그런다..........”

“아.. 체육관!.. 아.. 그래 씨발... 그 같잖은 권투랍시고 다니는거 말이구만.. 아직도 다니냐?.............”

“이게 씁.... 좋게 좋게 말하는데 나는.. 끝끝내 싸움거네 자꾸... 여기서 죽어볼겨?..........”

“크크크... 조까... 칠 수 있으면 쳐봐... 여기서 쌈나면 바로 위에가 교무실인데 나는 뭐 아쉬울 거 없어~~ 크크크.......
 뭐.. 그건 그렇고... 흠......”
 

현준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부르르 분노로 떨면서 벌개진 주원을 보고 말했다.
 

“좋아... 니가 도전하러 왔으니 그 용기가 가상하구나... 금요일날 붙자!... 천호동 성심병원 알지?... 우리 집이 그쪽이니까..
 정 붙고 싶으면 글루 와... 아침 열시에...........”

“성심병원 오케이.. 씨발.. 우리 집에서 가까운데 사는구만.. 재수없게... 알았어...............”

“키키키... 볼일 봤으면 가봐................”
 

분노를 가볍게 억누르며 참을 인을 새기고 있는 주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놈을 돌려보내긴 했지만 현준도 사실 걱정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금요일이라 3일 남았군 저거 몸통이 전하고는 확실히 다른데 운동 겁나게 했을 듯 나도 열심히 3일만
이라도 체력 단련 좀 해둬야겠구나. 
그리고 영애와의 데이트 후 이틀이 지난 당일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앞에서 바짝
긴장한 채 현준을 기다리는 주원이다.
 

검은색 통 넓은 츄리닝 반바지에 어울리지 않는 ‘밝은 노란색’ 반팔 남방을 걸쳤다. 멀리서부터 블루 스키니진과 하얀색 반팔
티를 입은 현준이 그걸 보고 
질색을 하며 자기도 모르게 옆에 있던 전봇대 뒤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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