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23부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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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2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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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23,880회 작성일 22-12-27 19:37

본문

그와 어울리는 현준의 모습은 어떤가 185cm의 큰 키와 타고난 통뼈 체격 덕분에 실제 잔근육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벌어진 어깨와 허우대가 튼실하니 아주 보기 좋은 체형이다. 
군살이 거의 붙지 않은 날렵한 구릿빛 바디에 잘 어울리는 멋진
식스팩 복근까지 
객관적으로 봐도 괜찮은 체격의 멋진 놈이었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녀석의 두드러지는 노안
얼굴인데
중학교때와 공장 다닐때에 비교하면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원래 피부결이 푸석푸석하고 좋지가 않다.
 

날카롭게 쭈욱 찢어진 눈매를 보면 피부 관리를 좀 하면 어려보이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얼굴 윤곽 자체가 어느정도 극복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현준 스스로 그걸 잘 알고 있어서 어떨때는 자기 나름대로 유리할 때 곧잘 써먹는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술이나 담배를 살적에 신분증 검사 같은걸 받아본 적이 없으며 
털털하고 사내 냄새 풀풀 나는 차림으로
돌아다니면 아무도 고교생으로 ‘절대’ 보지 않는다. 
워낙 어릴때부터 싸움을 좋아해서 치고 받고 살아서 본의 아니게 그런
거친 흔적이 얼굴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또래에 비해 훌쩍 들어보이는 얼굴은 편리하기도 하고 작업할 때도 여대생을 비롯한 연상을 공략하기 쉬울거라는 생각에
스스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요즘들어 영애를 만나서 전혀 새로운 타입의 짜릿하고 설레는 연애를 하다보니 신비로울 만큼
앳되고 동안 외모를 가진 영애와 자신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괜시리 최근에 와서는 짜증이 치밀어 오르곤 했다. 영애에 대한
분노 이따위 감정이 아니고 스스로에 대한 자괴 심리가 
그간 겉으로 부각되지 않다가 수면 위에서 머리를 들고 아주 살금히
떠오르는 것이다.
 

일부러 오늘은 하교하자마자 누나를 만나기로 정해 놓아서 책가방에 옷가지를 들고 왔다. 물론 환복은 교내가 아닌 공원
화장실에서 
영애의 향기나는 옷차림을 아주 즐거운 눈으로 감상하다가 자기 옷차림을 내려다보며 무안한 감정이 드는
현준이었다. 
짙은 색감의 구제 청바지와 약간 늘어지는 회색 반팔티를 입었는데 크게 무리가 없는 차림이지만 스스로에게
자꾸 위축이 된다.
 

“짜자잔~ 드디어 메뉴가 나왔어요... 호호~ 우왕 맛있겠다!... 얼른 얼른 히히히... 현준아... 맛있게 먹어?.......”

“키키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누님........”

“응~ 움~? 이거 참치 김밥 맛있다.. 재료가 신선해서 좋아... 우동도 맛있고 국물이 따땃해서 기분 좋구.. 히힛.........”
 

현준은 주린 배를 채우느라 허겁지겁 등심 돈까스를 먹어치웠기 때문에 영애의 한가한시식평을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 누가
뺏어 먹지도 않는데 분주한 손놀림으로 다양한 반찬을 섭렵한다. 
영애도 현준의 먹는 모습을 헤 살짝 입을 벌리고 재밌게
구경하고 있다. 
만날 때마다 현준과 데이트를 즐길 때 늘 식사를 했지만 봐도 봐도 남자답게 씩씩하게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탁 트인 시원한 광장 가운데 있는 조그만 두 곳의 샘터에서 물이 쪼르르르 흐르는 소리가 듣기 좋다. 깔끔하고 쾌적한 드넓은
실내 인테리어와 
천장에는 하얀 방패연 모양의 천들이 돛대처럼 바람에 아주 가볍게 펄럭인다. 포카리스웨트 CF의 시원한
청량감과 똑같은 색깔의 현판과 구조물 
현준은 이런 상쾌한 풍경이 마음에 든 눈치다.
 

“오늘 약속이 있다는 건 뭐예요.. 누나?........” 

“호호... 다 먹었니?.. 복스럽게도 먹어... 후훗.. 밥먹기로 한건 아니고.. 내 친구랑 같이 저녁에 보기로 했어... 우리 집근처에
 사는 애라... 어차피 집에 들르는 길에 볼거거든~”

“글쿠나.. 어쩐지 마음 놓고 식사하시더니 크크... 그럼 뭐~ 조금 느긋하게 같이 있어도 되겠는데요?... 집근처에서 만나는
 거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친구가 시간을 잘 못내는 아이라.. 오늘도 어렵게 자리를 가지기로 한 거거든... 너무 늦을 순 없어...
 미안해... 현준아 헤헤... 미리 이야기를 못하고 이제 말하네.......” 

“끄응.. 그랬군요.. 괜찮아요.. 아쉽긴 하지만 또 만날 기회가 많겠죠... 하하..........”

“호호... 그래... 자주 만날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하자...........”

“체엣... 저야 언제나 준비 모드라구요.........”
 

식사를 마치고 둘은 한가롭게 폭포길과 오솔길을 지나고 있었다. 반디앤루니스와 레코드 가게 일부 옷가게를 스쳐 지나가며
현준은 어린 아이처럼 재밌고 신기한 얼굴로 여기저기를 빠르게 훑어본다. 영애도 해맑은 얼굴로 현준의 옆에 꼭 붙어서
마치 유원지에 나들이 나온 연인처럼 ‘와~ 저것봐’하면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사람이 북적북적 붐비는 저녁시간이 되자
오솔길이 복잡해진다. 
아까 밥먹기 전까지 한산하던 통로가 제법 많은 인파로 꽉 찼다. 현준은 잠깐 영애를 세워두고 소변을
보러 화장실로 향했다. 
자기 생각에는 촌발 날린다는 의기소침함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용변을 보자 거울 앞에 붙어 서서
짧은 시간을 이용해 얼른 얼굴과 스타일을 점검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나서 조금 안도하며 밖으로 나왔는데 어? 화장실 가까이에 서있었던 누나가 보이지 않는다. 불안해져서 서둘러 눈을
돌려 찾아보니 아뿔싸 
생각지 못한 아니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영애에게 가까이 들러붙은 세 명이나 되는
젊은 남자들이 
겁에 질려 있는 그녀를 일부러 으슥한 통로 구석으로 몰고 작업을 하는 중이다. 그 모습을 퍼뜩 보자마자
현준은 눈에 피가 몰리는 기분이었다. 
보아하니 나이는 20대 중반정도인 셋인데 한놈은 썩 잘생기고 옷도 귀티나게 잘 차려
입었고 나머지 둘은 
이건 왠 그지 깽깽이 같은 것들 둘이서 수작을 거냐 이 느낌이다.
 

이 새끼들이 뒤질라고 감히 누구 여자를 조바심과 초조함이 가득 머릿속을 메우는 상황에서 가볍게 넘길수도 있는 일이고
가까이 가서 제지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상할만큼 화가 많이 나고 격렬한 분노를 제지하기 어렵게 느껴졌다. 내 여자를
꼬시려는 남자들을 보니 정말 이상하게 화가 솟구친다. 
자기도 이해하기 힘든 분노의 감정들을 가까스로 조금 삭힌 뒤에
목젖이 울릴만큼 마른 침을 삼키면서 현준은 조심스레 다가간다. 그런데 영애가 궁지에 몰린 코너로 바로 붙지 않고 약간
거리를 두고 뒤에 숨어서 그놈들의 꼬라지를 보고 있다.
 

영애는 한명도 아니고 셋이나 되는 젊은 남자들이 군침을 흘리며 다가와 뜨거운 입김을 자꾸 내쉬면서 같이 놀자고 추근대는
느낌에 몸이 파르르 떨렸다. 
거리를 지나가다보면 이런 식으로 헌팅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한데 사람이 이렇게 많은
공공장소에서 3명씩이나 노골적으로 추근대는 경험은 없었다. 
그래서일까 영애는 이마와 등 뒤로 차가운 식은 땀을 주르륵
흘리며 
‘현준아, 도대체 왜 안오는거니?? 제발 빨리와! 현준아... 도와줘’ 라고 끊임없이 되뇌이며.. 몸서리치게 온몸을 떨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점점 여자가 앙탈을 부리며 싫다는 기색을 보이자 흥분하고 화가난 아까 세명은 영애의 가는 팔목을 양쪽에서
붙잡고 
가깝게 찰싹 들러붙어서 여인의 부드러운 허리를 대놓고 반쯤 껴안으면서 마치 애인이라도 된 것처럼 귓가에 입을
갖다대고 
겁탈하고 싶어 죽겠는 기운을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것이다.
 

아무리 구석진 화장실 근처 코너라도 그렇지 저 자식이? 개중에 한놈이 덜덜 떨고 있는 영애의 몸을 드디어 덥썩 끌어안더니
음욕으로 시뻘개진 눈빛을 번뜩거리며 침이 고인 혀를 내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영애의 붉은 앵두빛 입술을 거칠게 맛보고
싶어서 혀끝이 파르르 떨린다. 
그 뒤의 두 놈도 이미 사타구니는 빳빳하게 발기해서 오랜만에 보는 굉장한 미녀를 어서
범하고 싶어서 죽겠는 얼굴이었다.
 

“흐흐흐흐.. 야... 이거 진짜 미치겠는데.. 이런 년이 어디서 나타났지.. 흐흐.......” 

“그러게 말이다... 크흐흐... 요즘은 통 이쁜 년들이 안보여서 짜증났었는데?..........”

“야야... 시펄... 이년은 보통년들하고 레벨이 틀려 짜식들아~ 딱보면 부티가 잘잘 흐르는게..... 부잣집 딸래미 티가 팍팍...
 나잖냐?.........”

“그건 그래.. 보통 이쁜 거랑은 좀 틀려.. 이년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니까!.. 아, 나 꼴려 미치겠다 싸겠어.. 진짜 존나 이뻐...”
 

“야... 이년아.. 고만 좀 튕기고, 응~?... 씨발! 오빠들이 좋게 말로 하면 왜 말을 안들어?... 흐흐... 오지도 않는 남친 거짓말
 하지말고... 오늘 우리랑 화끈하게 즐겨보자니까... 썅.....”

“제.. 제발.... 거짓말 아니에요.... 얼굴.. 얼굴 치우세요... 가.. 가까이 오지.. 말아요... 꺄악.. 저리 가욧... 부탁이에요......”
 

현준은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똑똑히 그 모든걸 보며 주먹만 꽈아악 움켜쥔다. 이 세놈을 어떻게 반 죽여놓을까
어디로 데려가서? 
그 생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그런데 참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질투심과 분노로 머리가
복잡한 한편으로 
머릿속 한켠에서는 묘한 쾌감의 감정도 피어나고 있었다. 일부러 빨리 다가가서 힘으로 제압 안하고
보고 있는 것은 그 이유다. 
너무나 사랑하고 갖고 싶은 내 여자가 추잡한 놈들에게 둘러싸여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짜릿 짜릿한 기분이 몰려온다.
 

뭐지 이런 감정은..? 내가 이런 변태였나?? 현준은 스스로의 기분에 당황하여 꿀꺽 침만 다시 삼켰다. 설마 그럴 일이 있을
리가 없지만 영애가 눈앞의 세 놈에게 몹쓸 짓을 당하며 
옷이 찢어발겨지고 거칠게 윤간을 당하는 말도 안되는 충격적인
상상을 해보자 
온 몸이 부들부들 부르르 잠깐이지만 아찔한 기쁨의 엔돌핀(Endorphin)과 동시에 탐닉의 도파민(Dopamine)이
분출되고 있었다.
 

‘아... 시바.. 나 정말 돌았나??..... 최현준 미쳤냐!!..........’ 


머리를 세게 좌우로 흔들고, 정신 차리고 누나를 구하러 가자 하는 생각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 못된 놈들이 어떻게
겁에 질려있는 그녀를 요리하나 
몰래 숨어서 음흉한 시선으로 자기도 제 3자가 되어 관전하고픈 욕구가 있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당황스러운 청년 그러다가 여인과 눈이 딱! 마주친다. 
영애는 오지 않는 현준을 애타게 찾다가 가까운 기둥 뒤에
숨어 있던 그를 보고 
아리송한 눈빛을 지었다. 왜 빨리 오지 않느냐는 힐난의 눈초리를 짓다가 현준이 무언의 메시지로
알겠어요- 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눈짓하자 
그때부터는 이 놈들이 자길 아예 끌어안고 혀를 츠르르~ 들이밀고 징그럽게
하얀 뺨과 목덜미를 챠압 츄릅 훑는데도 
그 소름끼치는 느낌에 불쾌해 죽을 것 같은데도 겁이 한결 누그러진다.
 

물론 영애가 알고 있는 현준은 철저한 모범생의 이미지다. 처음 학교에서 봤을때도 두꺼운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있었고
조용한 말수였다. 
싸우는 적은 본적도 없었고 설마 현준이 그렇게 주먹을 잘 쓰는 줄은 상상도 못한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내가 그렇게 지그시 눈으로 다정한 메시지를 보내주자 
알 수 없는 안도감에 심장이 무섭게 떨리던 공포심이 잦아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지켜준다는 큰 믿음만으로도 약간 진정이 되는가보다.
 

현준은 야릇한 구경거리를 그만 보기로 하고 영애의 젖은 입술이 덮쳐질 위기가 되자 다가가서 영애를 껴안은 놈의 뒷머리를
콱 움켜쥔다. 
그리고 바로 손에 잡은 놈을 왼손으로 한쪽 벽에 퍽-! 패대기쳤다. 순식간에 다가온 조용한 접근에 놀란 나머지
두 녀석은 토끼눈이 된다.
 

“이건 뭐야... 쓰벌.........”

상투적인 멘트를 뱉으려는 순간에 영애는 너무 빨라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현준의 기습적인 펀치가 번쩍 두 번 번뜩이고
나자 
이미 사태는 종료되었다. 얼마나 빠르게 주먹을 썼는지 아니 주먹을 쓴게 맞긴 한지 두 놈은 골골거리며 아주 시뻘개진
얼굴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나머지 한놈은 벽에 부딪쳐 코가 깨진 것 같다. 코피를 줄줄 흘리며 현준에게 뭐라 해코지를
하려 했다.
 

"뭐... 임마... 뭐..........."
 

한 대 또 퍽! 얻어 맞고 사이좋게 바닥에 구른다.
 

“현.....준아..?? 너 지금 무슨?.......” 

“잠깐만요... 누나... 금방 보낼게요... 보내고 나서 얘기해요..........”

“............”

“야이 씹... 개만도 못한 것들아... 누구 여자인줄 알고 개수작을 걸어?.........”

“큭.. 잘... 잘못 했습니다.... 한번만 봐주세요.............”
 

깜짝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채 이미 공포심은 사라지고 호기심 그득한 젖은 눈으로 현준의 활약상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영애
그 모습을 의식하자 괜히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가고 폼을 좀 잡아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격렬한 분노심을 해소하는게 그보다
우선이다. 
별로 이놈들이랑 말을 섞고 싶지도 않다. 성격같아서는 개패듯이 흠씬 패주고 싶은데 영애의 초롱 초롱거리는
눈빛을 보니 차마 그렇게도 못하겠다. 
잠깐 고민에 빠져 바닥에 드러누워 처절한 신음을 뱉는 놈들을 바라본다.
 

후우 성격 죽이자 이런 곳에서 흥분하면 안되지 영애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들킬까봐 두려워하는 현준의 속내다. 몇마디
위협적인 멘트를 살짝 던져주고 자빠진 놈들을 하나 하나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는 작별의 선물을 담아 한 놈씩 복부에
강한 주먹을 다시 안겨주었다. 
이 녀석들 아까전부터 반 그로기(groggy)상태였는데 결정타나 다름없는 선물을 한 대씩
받고나자 
"끄걱! 께엥!" 하는 신음소리도 없이 잠잠하게 잦아들었다. 영애는 아직 두려운 마음이 남아 있어 두근두근 떨리는
심경으로 꼴깍 침을 삼키고 묻는다.
 

“죽은 건 아니지.. 얘들... 현준아?........” 

“큭... 뭐야... 처음 하는 멘트가 그런 말이예요?... 하하하.. 걱정마세요.. 죽이지는 않았으니까요.. 크크큭.. 보면 아시잖아요..
 엄살부리는 거예요... 
저 그렇게 세게 때리지도 않았어요.. 이놈들 꾀병이 심해서.. 못난 것들......”

“그... 말이 맞아요.. 저희.. 괜... 괜찮습니다... 크헉...........”
 

“거봐요.. 멀쩡하죠?... 얼마나 비실한 놈들인지 살짝 때렸다고 원... 자.. 가요.. 누나! 알아듣게 말해줬으니까... 더러운 짓
 이제 안하겠죠........”

“네.. 죄송합니다.... 이런 짓 정말 안할게요.........”

“그... 그래 알았어.. 휴.. 같이가... 현준아!..........”
 

영애는 미묘한 감정이었다. 자신을 금방이라도 강간할 기색이었던 세명이나 되는 건장한 남성이 뭐 어떻게 된 건지는 잘
모르지만 현준의 위협적인 모습에 금방 얼어버린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고 애써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착실한 현준이가 그렇게 주먹을 쓸거라고는 아직도 
눈으로 분명 보았는데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현준은 영애를 먼저
가도록 앞장 세운뒤 아까 놈들에게 되돌아가더니 조용히 중얼거린다. 
영애한테 안 들리게 그중에서 가장 흥분해서 들이댔던
녀석에게 말했다.
 

"이 xxxxx아... 거기서 키스했으면 두 놈은 몰라도 넌 모가지가 부러졌을거야... 나는 어설픈 협박이 아니고 정말로 죽인다...
 거기서 멈춘걸 정말 행운으로 알아..........."


사근 사근 웃으면서 나무라더니 영애를 보고 다시 웃으며 손을 흔든다. 웃으면서 부드러운 저음으로 그 이야기를 하는데
듣고 있던 그 놈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한참 그 자리를 피하고 나서야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위험해요... 역시 누나같은 사람은.. 외딴 곳에 혼자서 있으면 큰일나요..........” 

“나같은 사람이 뭐.. 어때서.. 얘.. 흥~ 무시하는 고야?... 칫........”

“하하.. 아뇨.. 그런 뜻이 아니예요.. 미안해요... 너무 눈에 띄게 이쁘고 멋지니까 위험하다는 의미였죠... 헤헤... 저 화장실
 앞이 좀 으슥한 데라서 이런 일이 생길만 하겠어요... 누나..........”
 

“그러게.. 이제 가급적이면 누굴 기다리더라도 저 자리는 피하게 될 것 같아... 트라우마가 생겨서라도 말이지... 히히......”
“하하... 트라우마래~~ 다 큰 어른이 큭큭큭........” 

“자꾸 놀리지 또... 일단 한 대 맞아.......”

“윽!.. 때.. 때리더라도 배는 때리지 말아요... 누나............”

“어머.. 미안.. 나도 모르게 힘이 왜..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하네?... 오호호.. 괜..찮니?... 미안해... 쭌아~”
“아야.. 전에도 진짜 느꼈는데.. 누나 주먹 왜이렇게 매워요?... 으으... 맞아도 맞아도 적응이 안되네... 휴우..........”

“칫.. 엄살은 네가 더 부려... 저 나쁜 놈들보다.. 호호... 까짓거 여자 주먹이 아프면 얼마나 아프다고~ 자! 나 이제 기분이
 금새 좋아졌으니까... 저쪽으로 어서 가보자.......”

“...........”
 

엄살 좀 부린게 맞긴 맞는데 진짜 이번꺼는 아팠다구요 차마 창피해서 입밖으로 그 말을 내뱉지는 못하고 사랑하는 영애의
금방 회복된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이 터진다. 
애써서 마음을 추스르고 아무 일 없는 듯이 행동하는지 그건 모르지만 자기를
배려해서 태연하게 행동하려는 모습이 고마운 그녀다. 
메가박스 입구에 다다르자 발이 떨어지지 않아 정지해버린 현준은
처음 보는 그의 눈에 비친 멀티플렉스의 전경은 마치 현란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나이트클럽의 내부를 보는 느낌이다. 바로
옆의 다소 차분한 분위기를 벗어나 약간 어지러운 이곳에 오자 
그 미묘한 괴리감에 이질적인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멋지고
설레는 두근거림이 더욱 강하게 마음을 사로잡는다.
 

“여기는 무슨.. 나이트 같이 조명을 해놨네요... 알록달록하게... 좀 정신없다.. 흐헤.......” 

“키득키득... 나도 사실은 좀 정신이 없어... 여기 입구에서부터 상영관으로 이어지는 길이 다 이래... 아는 사람한테 들은
 얘기로는... 이 내부 전체를 다크 블루색으로 통일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시원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내는 것 같아.....”
“역시 아는 게 많으신 멋진 누나.. 하하.. 그렇구나.. 맞아요.. 파란색이 깔려 있으니까 조명이 환상적으로 느껴지나봐요...”
 

“후후... 조금 더 이야기해도 돼?... 색채 관련 심리학에서는 파랑색이 차갑고 시원하지만 동시에 차분하고 온화한 색채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평화로운 기분을 유발해준대............”
 

“맞아요.. 맞아!..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게 그런 이유겠죠..........” 

“응... 그리고 메가박스는 IT 분야의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주려고 이렇게 파란색 천지로 마치 우주공간을 걷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연출한거래... 
우리 애아빠가 그러더라.. 푸훗... 아는 사람이 설계 초부터 관여했다면서.........”
 

“우주공간을 걷고 있는 환상적인 연출!... 와.. 저 그런 느낌 정말 좋아해요.. 있죠 누나.. 아름다우시고 똑똑한 누나 앞에서
 이런 얘기하기 좀 부끄러운데요.. 
저는 음... 의외로 어린 아이같은 구석이 있어서 이렇게 환상적인 기분을 되게 좋아해요..
 하하~ 그래서 에버랜드 같은 유원지도 꼭 가보고 싶어하구요.. 테마파크 같은 것도 아주 좋아하구요..........”
 

“호호... 알고 있어.. 너하고 이야기하다 보니까... 누나도 조금씩 그런 면을 느끼게 돼... 때묻지 않은 천진함과 순수한 기분이
 들때가 많아.. 
난 그래서 네가 좋아.. 현준아... 히히.......”

“천진함과 순수라니.. 흑흑... 나쁜 표현은 아니죠.. 그거?... 헤헷~”

“그럼~!?... 놀리려는 뜻은 전혀 아닌걸... 후후.........” 

“고마워요.. 누나.. 좋아해주시는 이유가 점점 많아지네요!... 흐흐흐~ 암튼 저는 이런 곳을 와볼 기회가 거의 없어요...”

“후훗... 일단 따라와...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서 서성이지 말고.......”
 

영애는 현준의 두꺼운 손을 탁 잡고 앞장서서 들어간다. 오늘 처음으로 만나서 손잡는 건 아닌데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이렇게 누나가 적극적으로 스킨쉽을 해주자 현준은 기분이 무척 좋았다. 아직 그녀와 스킨쉽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럴까?
예전에 교제하던 여자들과도 물론 살갗이 스치면 기분 좋고 설지만 영애처럼 몸과 몸이 닿을 때마다 극히 사소한 접촉에도
기분이 짜릿해지는 사람은 처음이다.
 

어떨 때는 심지어 전기가 찌르르 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렇지 않게 편안하게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살갗의 감촉인데
평정심을 애써 가장하고 티를 안 내려고 물론 연출은 하지만 영애의 포근하고 따듯한 살결이 피부에 닿을때면 절로 느껴지는
아찔한 쾌감의 감동은 절대적이다.
 

‘희안하단 말이야.. 그래도 이제 데이트를 몇 번했는데 아직도 이러다니.. 잘빠지고 이쁜 애들도 많았는데 키키.. 누나처럼
 진짜 죽이는 에이급은 못 겪어봐서 그런가봐.......’
 

슬그머니 속으로 웃으며 영애의 아늑한 손길에 아무것도 모르는 척 기분 좋게 손을 맡기는 현준 영애가 가까이 붙어오자
달콤한 과일향 체취가 또다시 향긋하게 다가온다. 
처음에 영애와 가볍게 접촉을 하고 스킨쉽을 나눌 때는 여러 가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다양한 체취와 향이 우러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영애에게서만 느껴지는 일정한 한두 가지의 향기가
있다. 
요즘 여자들 유행하는 표현으로 ‘아기냄새’가 은은하게 밀려와서 참 기분 좋아진다.
 

그리고 영애 특유의 시원하게 코를 자극하는 편안한 안도감을 맛보게 해주는- 안식의 체취가 있다. 과일향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코를 가까이 스치면 느낄 수 있는 
은은하고 상큼한 여운의 아로마 테라피를 즐기는 것 같은 아늑함 현준이 영애에게
점점 더 알아갈수록 환장하고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양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녀를 알면 알수록 그 가짓수가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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