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교향곡 - 7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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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여자가 아파하지 않나하고 겁이 났으나 그녀의 헐떡거리는 소리는 점점더 커져갔다. 비명이 나오지 않아 안심한
선규는 어느 포르노에서 본데로 성기가 움직이 듯이 아주 천천히 손가락을 왕복운동 시켰다.
[하기야... 이보다 훨씬 굵은 남자의 성기가 들어가는데... 손가락을 넣었다고 아파하겠어?...............]
처음에는 그저 촉촉하기만 했던 동굴 안은 얼마동안 왕복운동을 하자 질퍽해지고 있었다. 손가락을 넣을때마다 소리가 날
정도였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라 그저 손가락만 앞뒤로 움직이고 있는데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던 여자는
거칠어진 호흡으로 지시를 내렸다.
"안에서 만져줘................................................"
왜 그런말을 하는지 몰랐으나 어쨋든 여자의 말 뜻을 알아 챈 선규는 질안에 있는 손가락을 아주 조금 구부리면서 동굴 벽을
이곳저곳 조심스럽게 건드렸다. 그러다가 밑에 있는 혹같은것을 문지르자 여자의 육체에 조금씩 경련이 왔다.
"아....... 하악........ 그렇지........ 거기를.............."
시키는대로 만지던 선규는 얼마 안가서 자신이 무엇을 애무하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이게 바로 클리토리스구나................................]
그것은 마치 대단한것을 배운 느낌이었다. 귀가 따갑도록 듣던 공알을 집중적으로 문지르자 여자의 신음소리와 함께 발광은
한층 더 격해졌다. 어찌나 엉덩이를 흔드는지 그녀의 안에 들어가 있는 팔이 빠지지 않도록 힘을 줘야 할 판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만이 느끼는건지 모르겠는데 동굴 안이 아까보다 더 넓어졌다는 느낌이 의식적으로 들었다.
그런 생각에 무심코 중지손가락이 들어있는 질안에 검지손가락도 같이 넣어보았다. 중지 바로위에 위치하게 된 검지손가락은
조개살을 건드리면서 속으로 쑤욱 빨려들어갔다. 여자의 엉덩이 밑에서 두 개의 손가락들이 사라진것을 보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중지로는 계속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며 검지로 동굴안을 누비자 소리가 높아졌던 여자의 신음은 흐느낌으로 바뀌고 있었다.
"흐흑...... 아흑......... 허엉................................"
선규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여자의 꽃잎을 만지고 있다는 사실보다도 그녀의 반응이 더 신기하기만 했다.
[엄마에게도 이렇게 해주면 좋아할까?... 아니야... 아마 까무러칠거야... 이 여자는 워낙... 남자 경험이 많으니까... 이런거에
익숙한거겠지................................................]
"허억..... 그만 빼........ 하악.............................."
울부짓듯이 외치는 여자의 말을 듣고서 팔을 뺀 선규는 목욕할때처럼 물기로 쭈글쭈글해진 손가락들의 마디를 멍한 얼굴로
살펴보았다. 그러는데 재빨리 앞으로 돌아누운 여자는 아무생각없이 앉아있는 그의 팔을 낚아챘다.
"빨리 들어와서 나를 만족시켜............................"
미처 무슨 말이나 생각도 못한 선규는 호흡을 헐떡거리는 여자의 손에 이끌려서 로션과 땀으로 뒤범벅이 된 그녀의 탐스러운
육체 위로 그냥 엎어졌다.
피아노 소리에 모든 신경을 쏟고있던 태수는 연주가 끝나자 그제서야 밖에서 소리가 나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보니 낮인데도 불구하고 어둑어둑해진 하늘에서는 장대같은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었다.
"비가 오네......................................................"
"우산 안가져 왔니?.........................................."
어느새 그의 뒤에 다가와서 바깥을 내다보고 있는 유진의 말을 듣고 태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네... 저녁에 온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렇게 일찍 올줄은 몰랐어요............."
"걱정하지마... 학원에 우산이 몇개 있을거야........."
다시 자리에 돌아와 모든 연습이 끝나고 태수와 함께 뒷정리를 마친 유진은 학원의 방들을 돌아다니다가 우산하나를 찾아서
왔다.
"이거밖에 없네................................................."
"누나는 우산이 있어요?....................................."
"아니... 나도 너처럼 저녁에 오는줄 알고 가져오지를 못했어...................."
"그럼 그건 누나가 쓰세요... 저는 그냥 뛰어가면 되니까요......................."
"큰길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하고...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어떻게 그러니?... 그러지말고 나와 같이 쓰고 가자.........."
"그냥 누나가 쓰세요... 같이 쓰면 불편하잖아요... 이까짓 비... 그냥 맞고 가죠....................."
"고집부리지 말고 내말대로 해... 비 많이 맞아도 몸에 안좋아... 그리고 큰길가에 나가면 우산파는 가게가 있을테니... 거기서
사면 되잖아..................................................."
타이르는 그녀의 말을 듣고 더이상 고집을 부릴수가 없어 태수는 아주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밖을 나와보니 비는
학원에서 듣던거 보다 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었다.
"장마철도 끝났는데... 무슨 비가 이렇게 많이 오냐?..............."
중얼거리던 유진이 우산을 펴고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우산은 별로 크지가 않아서 두 사람이 아주 겨우 쓸수있는
크기였다.
"어서 안 들어오고 뭐해?... 거기서 계속 서 있을거야?............"
망설이던 태수는 유진의 재촉에 못이겨 그녀가 쓰고 있는 우산속으로 들어갔다.
"제가 우산을 들을게요...................................."
그녀보다 키가 훨씬 큰 태수는 우산을 받아 들어올렸다.
"저때문에 불편하죠?......................................."
"괜찮아... 너 비맞으며 보내는거보다 훨씬 나......"
그녀의 말에 조용히 웃던 태수는 유진쪽으로 우산을 씌였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같이 쓰는 우산으로는 두 사람 모두가 비를
피하기란 무리였다. 그러자 걷기 시작하던 유진은 우산을 잡아 바로 했다.
"왜 그래?... 그러면 너만 비를 맞잖아................"
"어차피 이렇게 해도 맞는 비인데 제가 더 맞을게요................"
"맞을려면 둘다 똑같이 맞아야지 어떻게 너만 맞니?..............."
그러면서 그녀는 태수옆에 더욱 가까이 붙었다. 그러자 피아노를 칠때보다 유진의 몸과 더 밀착되어 기분이 매우 이상해졌다.
이렇게 아주 가까이 여자와 밀착해 보기는 엄마 외에 그녀가 처음이었다. 엄마와 그러는것은 자연스럽고 편안했으나 유진과
이러기는 몹시 어색했다.
그의 팔에 바짝 닿아있는 아주 가느다란 팔과 너무나도 선명하게 풍기는 그녀의 체취로 몸이 굳고 더워지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유진과 서로 밀착하고 있다는 의식을 떨쳐버릴려고 급히 아무말이나 꺼냈다.
"요새 우리 책방에 자주 오는거 같아요.............."
"그렇게 보이니?..........................................."
"우리 엄마와 얘기하면 좋아요?......................."
"응............................................................"
그와 몸을 바짝 닿고 걷는것이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한 얼굴을 하고있던 유진은 대답을 하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그전에는 그냥 좋으신 분이라는건만 대충 짐작하고 있었는데... 아주머니와 얘기를 나눠보니까 정말 친절하고 좋으시더라...
내가 많은 도움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 엄마를 둬서 좋겠다.................."
그녀의 말에 은근히 기분이 좋아진 태수는 아무말 없이 웃음만 지어보였다.
"아주머니께서 너에게 나에 대한 말씀을 하시니?.................."
"저나 제 친구같은 남자 아이들과 얘기하다가 모처럼 같은 여자인 누나와 말을 하니 즐거우시대요.........."
그러자 유진의 입가에서는 환한 웃음이 지어졌다.
"그런데 엄마와 무슨 얘기를 나누는거에요?........"
"아무말씀 안하셔?........................................."
"여쭤봤었는데... 말씀을 안해주시던데요..........."
"그냥... 이것저것 아무 얘기나 하는거야............"
"우리 엄마가 편하세요?................................."
"응... 아주 자상하셔... 그리고 음... 뭐랄까... 어른이신데... 이상하게 말이 잘 통해... 그래서... 기성세대 같으시면서도 나와
나이가 별 차이가 안나시는것 같은 느낌도 들어.............................."
그말에 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의 말은 옛날에 선규에게서도 들은적이 있었다. 그러자 문득 묘한 생각이 들었다. 그와
엄마와의 관계가 아주 다정하고 친숙해진것은 지난 겨울부터 였다. 지금도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에는 그저 엄마와
아들과의 사이일 뿐 유진과 선규같은 생각을 해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엄마가 원래 그러신가보지?... 그럼 나에게는 자식이라서 그런 면을 보이시지 않으신가 보구나..............]
"무슨 생각을 하니?......................................."
깜짝 놀란 태수는 유심히 바라보는 유진을 쳐다보았다.
"제친구도 누나같은 말을 했었어요.................."
"아주머니가 너에게는 엄격하시니?................."
"예전에는 그러셨지만 지금은 많이 친해졌어요....."
말을 하기가 왠지 불편해진 태수는 얼른 얼버무렸다. 하지만 유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마... 아주머니께서 네게 네 아버님 몫까지 하시다 보니까... 그러신가보다... 지금은 너와 많이 친해지셨다고 하니... 너를
어른처럼 믿고 동등하게 여기시나봐.............."
그말을 듣고서 태수는 그녀가 그와 엄마와의 관계를 눈치채지 않았나해서 등골이 아주 서늘해 졌다. 그러자 유진이 관찰력이
남다르다는 사실이 문득 상기되었다. 애써 웃음을 짓는 태수는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다행이죠..........."
"아주머니께서는 네가 너무 어른스럽다고 좀 걱정을 하시는가 보더라............."
"그러셨어요?.............................................."
"마땅히 그래야겠지만... 너도 네아버님 몫까지 한다고 어깨 위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지 마... 어떤때는 부모님들도 자식을
옛날에 자라던 어린애로 보고 싶어하실때가 있으시거든.............................."
뜻밖의 말에 매우 놀랐던 태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게 있었구나........................................]
그러는데 안색이 어둡게 변한 유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도 아빠와 사이가 아주 서먹서먹하게 된것도 그것때문인지 몰라... 엄마가 안 계신다고 다른 딸처럼 애교도 부리지 않고...
걱정 안 시킬려고 어른처럼 행동할려고 했었거든... 아빠는 그러한 나를 가까이 대하시기가 어려우셨겠지............."
유진의 얼굴이 매우 쓸쓸하게 보여 태수는 저도모르게 우산을 들고있는 그녀의 작은손을 잡았다. 피아노 배울때 그녀가 그의
손을 교정하듯이 이번에는 그가 그녀의 손을 살며시 감싸자 유진은 놀라지도 않고 여전히 쓸쓸하게 보이는 얼굴에서 희미한
미소만 지어올렸다. 태수의 손바닥 안에 있는 유진의 손은 엄마처럼 포근하고 따듯했다.
그러자 태수에게는 처음에 가졌던 어색한 느낌은 안들고 왠지모를 편안함이 느껴졌다. 태수의 손에 감싸쥔 채 천천히 걷던
유진은 큰 길가로 나오자 두리번 거리더니 멀리 떨어져있는 가게를 다른손으로 가리켰다.
"저기 우산가게가 있네... 다행이다.................."
가게에서 우산을 산 유진은 그걸 태수에게 줬다.
"이거 쓰고 가.............................................."
"누나가 샀는데 왜 제가 가져가요?... 저는 이걸 가져갈테니 새우산 쓰고 가세요.............."
"네가 나보다 키가 크니까 당연히 큰걸 써야지... 그리고 이건 학원우산이기 때문에 내일 갖다줘야해........."
"그럼 제가 살걸 그랬어요.............................."
"우산인데 누가 사면 어떠니?........................."
고맙다고 인사를 한 태수는 새우산을 쓰고 책방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늘따라 유진과 헤어지는게 몹시 아쉬웠고 함께 우산을
쓰며 느꼈던 그녀의 작은 손이 오래동안 그의 가슴과 머리속에 남아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던 선규는 앞에서
우산을 쓰고 급히 달려오던 여자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소리쳤다.
"엄마........................................................"
그러자 우산을 앞쪽으로 비스듬히 쓰며 뛰어오던 엄마는 그를 보더니 얼른 달려왔다.
"지금 오는거야?........................................."
"응... 친구 만나고 교습갔다오느라고 늦었어... 그런데 엄마는 지금 어디 가는거야?............."
"너를 만나러 가는길이지... 우산을 안 갖고 나갔었잖아... 지금 약국문을 닫고 오는 길이야... 그런데... 그 우산은 산거야?....."
"응...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어떡해?.........."
"잘했다... 비 많이 맞으면 큰일나... 앞으로도 비가 오면 꼭 우산을 사라... 알았지?..............."
"알았어....................................................."
다른 손에 접혀져있는 우산을 들고서 안도하는 엄마를 보니 선규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했다.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고 오는
그를 엄마는 걱정된다고 마중나온 것이었다.
[내가 그저 죽일놈이지... 엄마는 항상 내생각만 하는데.......................]
"내가 전화를 할걸 그랬구나... 그랬으면 이런 빗속에 엄마가 나오지 않아도 됐었는데..........."
"아무려면 어떠냐?... 너만 괜찮으면 된거지... 어서 가자... 배 고프지?..............................."
얼굴에 근심과 안도가 가득찬 엄마를 보며 선규는 말없이 그녀와 함께 집으로 갔다. 그리고는 집에 오자마자 황급히 화장실에
달려가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술집 마담집에서 로션이 묻은 몸을 몇번이고 씻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찜찜해서 다시한번
씻고 싶었다. 아까 옆에서 걸으면서 엄마가 혹시나 여자의 향수와 로션냄새를 맡지는 않을까 해서 가슴이 조마조마하기만
했었다. 온몸을 구석구석 비누칠을 하던 선규는 그가 비를 맞을까봐 우산을 들고 나왔던 엄마를 생각하자 미안함으로 가슴이
저려왔다. 양심의 가책을 받아서 그녀에게 말을 붙히기도 어려웠었다.
[이일을 어떡하지?... 그 여자는 다음주에도 오라 그러는데... 안가면 집으로 찾아온다고 하니 가지 않을수도 없고... 언제까지
이래야 되는거야?.....................................]
여자의 약점을 잡을려고 이것저것을 물어 보았었으나 그녀는 쉽사리 속을 보여주지를 않았었다. 그나마 그녀에게서 들었던
말들을 곰곰히 되새겨 보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았다?... 그러면 뒤에 뭔가가 있을텐데.................]
하지만 자신의 짧은 지식과 아무것도 없는 능력만으로는 더이상 알아낸다는것이 불가능이었다. 그러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자가 알수없는 표정을 짓던게 불현듯 생각났다.
[모든 남자들을 증오하는것 같던데... 그런 여자도 사랑하는 남자가 있나?..................]
속이 아주 답답해서 미칠것만 같았으나 이상하게도 처음처럼 그리 큰 충격은 없었다. 물론 엄마를 배신해서 미안하기가 그지
없었으나 그런짓을 한 자신에 대한 놀라움은 그리 없었다.
[내가 왜 이럴까?... 그새 다른 여자와 섹스한다는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됐나?............]
그런 생각을 하는데 문득 아빠가 떠 올랐다.
[아빠는 엄마 몰래 바람을 피면서 어땠을까?... 죄책감은 있었을까?... 이거 이러다가 나도 아빠처럼 되는게 아니야?... 안돼...
나까지 엄마한테 그럴수는 없어........................................................................]
두려움이 생긴 선규에게는 아빠에 대한 원망이 다시 생기고 있었다.
[부전자전이란 말이 있잖아... 하여튼 이게 다 그사람 때문이야... 어떻게 안좋은것만 자식에게 물려주냐?..........]
한숨을 쉬며 한참동안 서있던 선규는 이윽고 샤워를 마치고나와 식탁으로 갔다. 그리고는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엄마 앞에서
넘어가지 않는 밥을 억지로 먹고 방으로 들어갔다. 밖에서는 엄마가 설겆이를 하는지 물소리와 그릇 소리들이 마구 들려왔다.
두려움과 분노 그리고 죄의식으로 마음이 심란한 선규는 오늘 기타를 가르쳐주는 형에게서 받은 테이프를 꺼냈다.
그형은 금지곡같은 구하기힘든 노래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동안 선규도 꽤 많은 곡들을 녹음해달라고 부탁하곤 했었다.
앞면에 The Doors 라고 적혀있는 테이프를 카셋트기에 넣고 침대위에 누우니 스피거에서는 "Light My Fire" 가 나오고 있었다.
테이프 안에 있는 곡들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어두웠지만 보컬은 힘이 있었고 연주는 뛰어났다.
몇곡이 지난 뒤 음침하게 들리는 기타소리가 나오는 곡이 그의 귓가로 들어왔다. 테이프 케이스를 보니 제목이 "The End"라는
곡이었다. 기타연주에 맞춰 나오는 Jim Morrison의 보컬은 음악분위기에 걸맞게 어둡고 우울하게 들렸다. 상당히 긴 노래였다.
누워서 기타의 코드를 잡고 치는 시늉을 하면서 눈을 감고 음악을 듣던 선규는 별안간 경악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뭐?......................................................"
잘못 들었나싶어 테이프를 뒤로 돌리며 문쪽을 바라보니 부엌에서는 여전히 엄마가 설겆이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다시
테이프를 틀자 곡중간에서 짐 모리슨이 노래는 하지않고 누구에게 얘기를 하듯이 말하는 소리가 나왔다. 온 정신을 집중하고
숨도 안쉬며 모리슨의 굵은 목소리를 경청했다.
"And then he, he walked on down the hall And he came to a door, and he looked inside
"Father?"
"Yes, son?"
"I want to kill you"
"Mother, I want to fuck you-----!"
문장의 뒷 부분에서는 짐 모리슨의 야수같은 울부짖음이 나오며 모든 악기들의 연주는 화산이 폭발이라도 하듯이 격렬하게
터져나왔다. 그순간 선규는 심장이 멎는것 같아서 다리를 휘청거리면서 침대 위에 주저앉았다. 그의 두손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세... 세상에... 아무리 표현이 자유분방한 나라라지만 이런 가사를 쓰다니...............]
도저히 자신의 귀가 믿겨지지가 않아서 그부분을 여러번 들어보았다. 너무나 충격적이었지만 엄마와 몸을 섞고있는 그에게는
그런 말이 나온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세상에 알려진 곡이라면... 나같은 사람이 또 있는가 보구나.................................]
그러자 그에게는 엄마에 대한 이성적인 사랑과 아빠에 대한 증오가 더욱더 밀려오면서 점차 확고하게 정당화가 되고있었다.
술집 여자와 그 자신에 대한 원망과 분노는 모두 아빠에게로 향했다.
[누가뭐래도 엄마는 내 여자야... 엄마를 배신하게 만든건 오로지 아빠때문이고.......]
카셋트기에서 흘러나오는 다음 음악을 들으면서 선규의 가슴속에서는 술집 마담과의 섹스로 인해서 죄책감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러면서 방금전에 들었던 가사를 생각하며 알수없는 희열까지 드는 것이었다. 그러는데 별안간 노크소리가 들리면서
엄마가 과일을 가지고 들어왔다.
"공부 안해?............................................"
이상하다는 듯이 그의 얼굴을 보던 엄마가 과일을 놓자 선규는 벌떡 일어나서 그녀를 거칠게 끌어안고 격렬한 키스를 했다.
한참 후에 입을 떼자 숨을 헐떡거리던 엄마는 멍해진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갑자기 왜 그래?....................................."
그러나 아무대답없이 숨소리가 몹시 거칠어지는 선규를 보고 엄마는 얼굴빛이 변하며 두려워하는 기색을 나타냈다. 그러한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하던 선규는 엄마를 침대 위에 눕히고서 치마를 아주 거칠게 위로 올려 팬티를 벗긴 후 그녀의
두 다리사이로 야수처럼 달려들었다.
유진과 함께 병원을 나서는 혜영은 아주 심란했다. 남편이 오래동안 아팠었던 이유로 병원을 마치 제집처럼 들락날락거렸던
그녀에게는 병원이라는 곳이 신물이 나서 근처에 오는것도 아주 싫어 했었다. 유진이가 걱정이 되어서 따라 오기는 했지만
병원냄새를 맡으니 속이 미식거렸고 또한 남편을 간병하던때가 생각나서 마음이 착잡했다.
그나마 유진에게 별 문제가 없다는것이 위안이었다. 옆에서 유진은 고맙다는 표정으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아주머니... 감사해요... 혼자 왔었으면 많이 떨렸을텐데... 아주머니가 옆에서 제게 큰 힘이 되어주셨어요.........."
"민망하게 뭘 그러니?... 원래 누구나 병원가기는 겁이 나는거야... 그나마 별 탈이 없다니 다행이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니 요새 힘드니?..............."
유진은 쑥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신경을 좀 많이 쓰는편이라서 그런가봐요..........."
"마음을 편하게하고 살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전체에 안 좋은 법이야................"
"네... 명심할게요..................................."
머리를 조아리는 유진을 보고 혜영은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는 힘든일이 있다하더라도 집에서는 편하게 있어야하는데... 그러지를 못하니... 딱하기 그지 없네..........]
"태수의 피아노 실력은 이제 시험을 볼 만큼은 됐니?................."
"네......................................................."
"그럼 시험도 얼마 안남았으니까... 이제 그만 가르쳐라... 너도 일요일에는 쉬어야 할거 아니야?........................"
"괜찮아요... 그리고... 아무리 실력이 그만큼 됐다하더라도... 시험 볼때까지는 계속 연습을 해줘야되요... 일요일이 아니면...
태수가 연습할 기회가 없잖아요..............."
"그래도 네게 너무 미안해서 그러지... 괜히 태수때문에 네가 하루라도 마음편히 쉬지도 못하는거 같아서............."
"태수와 같이 있으면 마음편하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그 애가 편해?......................................"
"네....................................................."
웃으며 대답하는 유진을 혜영은 묘한 기색으로 쳐다보았다.
"그 애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너와 옆집에 사는 태수 친구뿐인거 같다..........."
"왜요?... 다들 태수를 어려워해요?..........."
"응..... 지난번에 갔었을때... 시골 어른들도 그러시고 심지어는 태수의 담암선생님까지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그러고보면
태수가 너와 친구한테는 다르게 행동하는가 보다...................."
"그럴리가 있겠어요?... 그냥 편하게 생각하면... 그렇게 보이는거고 그렇지 않으면 어렵게 보이는거죠..........."
유진의 얼굴 표정을 보니 진심인것만 같았다. 혜영도 아들을 어려워 할때가 있기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유진이 선규처럼 아주
신기했다.
[이 애들이 태수에게서 내가 못보는 점들을 보나?.....................]
그러면서 옆에서 생긋거리면서 얘기하는 유진을 보니 기분이 아주 묘하고 이상했다. 마치 딸과 함께 걷는 기분이어서 태수와
다닐때와는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딸도 하나 더 낳을걸 그랬나?.....................]
그런 생각을 하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왜 그러세요?....................................."
"이렇게 유진이와 걸으니까 꼭 딸하고 다니는것 같아서... 나한테는 딸이 없잖아........"
그러자 유진의 입가에서는 밝은 미소가 지어졌다.
"저도 아주머니와 있으면 마치 엄마와 있는것 같아요................."
그말을 듣자 혜영도 함께 잔잔한 미소를 띄우며 유진을 바라보았다. 어제밤에 했던 선규와의 아주 격렬한 섹스로 명숙은 오늘
하루종일 온 몸이 쑤셨다. 더군다나 질 안은 후끈거리기까지 해서 약국에서 제대로 서 있는거조차 힘들었다. 섹스가 끝난 후
선규는 미안하다며 몇번이고 사과를 했었지만 계속 그의 행동이 마음에 걸렸다.
그동안 몸까지 던져가면서 달래준 탓인지 선규는 정상으로 돌아오는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그가 또다시 불안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어제 섹스를 할때의 선규는 그녀가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줬었다. 얼굴에는 분노와 집착
그리고 성욕에 굶주린것 같은 알수없는것들이 섞여있었고 동물처럼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마치 딴사람 같았다.
명숙도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는 아주 무척 당황스럽고 겁이 났었다. 무의식적으로 무조건 선규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일단 행위가 끝나고 정신을 차렸는지 얼굴 표정이 정상으로 돌아온 선규가 사과를 해서 불안감과 근심이 마구
엄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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