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교향곡 - 65부
페이지 정보

본문
토요일에 배달을 갖다 온 선규는 엄마가 시장에 갔다온다고 나가서 집에 혼자 있었다. 방안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코드를 잡고있는 왼손을 움직이며 Led Zeppelin의 Over the Hills and Far Away 를 연주하고 있는 그의
오른손가락들은 능숙하게 기타줄들을 튕기고 있었다.
그동안의 선규의 기타실력은 아주 놀랄만큼 향상되어 있었다. 이제는 왠만한 곡은 연주할수있게 되어서 그를 가르치는 형도
천부적인 소질이라면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선규도 항상 듣던 음악들을 자신이 연주한다는게 신기하고 너무 재미있었다.
잠시 하던 연주를 멈추고 침대 위에 이리저리 놓여있는 악보들을 뒤졌다.
음악시험에서 연주할 곡을 골라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를 가르치는 형은 로망스를 권했으나 기타로
음악시험을 보는 많은 애들이 대부분 그곡으로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어쩐지 내키지가 않았다. 로망스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이왕이면 다른 애들과 차별을 둬서 그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여러 악보들을 보던 선규의 머리속에 별안간 어떤 음악이 들려왔다.
"바로 그거야.............................................."
어둠속에서 보물을 찾은것 처럼 아주 기뻐서 저도모르게 소리를 지른 선규는 얼른 기타를 왼쪽 다리에 올려놓고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음을 따라 조심스럽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대중가요가 아닌 클래식곡을 연주하라고 하였고 기타를 칠때도
비록 클래식 기타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클래식 기타를 칠때처럼 기타를 왼쪽다리에 올려놓고 연주하라는 요구를 해서 항상
자세에 신경쓰고 있었다.
하지만 보통은 오른쪽 다리 위에 올려놓고서 연주하는것에 익숙해진 그에게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자세를 바로 하고
연주하는 곡은 영화 Deer Hunter 에서 주제음악으로 쓰여진 Cavatina 였다. 이곡은 선규가 옛날부터 좋아하던 곡이었고 기타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든 것도 바로 카바티나 를 들었을 때였다.
디어헌터 를 봤었을때 로버트 드 니로의 친구가 러시안 룰렛을 하면서 자기 머리를 권총으로 쏘아 죽는 장면은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그 뒤에 나왔던 카바티나는 그 장면을 영원히 잊혀지지 않게 만들었다. 자신이 연주하는 기타에서 나오는 음을
듣자 선규의 머리속에서는 다시 영화의 장면들이 떠 오르고 있었다.
그장면의 분위기속으로 빠져들던 그에게는 문득 어떤 생각이 들어왔다.
[죽을때는... 어떤 느낌일까?... 죽기 직전에는... 삶의 순간들이 눈앞에서... 펼쳐진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어떤 순간들이
보여질까?.................................................................]
잠시 상념에 잠겨있던 선규는 연주하던 음이 틀리자 기타를 내려놓고는 음악 테이프를 찾아서 침대 위에 누워서 카바티나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돌아온 명숙은 부엌에 장을 봐온것들을 내려놓고 선규방으로 바로 들어갔다. 선규는 인기척을
못 들었는지 악보들이 어지럽게 놓여진 침대 위에서 정신을 잃은듯이 누워있었다.
"선규야...................................................."
그러자 선규는 깜짝 놀란 듯 침대 위에서 벌떡 일어났다.
"언제 왔어?.............................................."
"조금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내가 들어온것도 몰랐니?....................."
그러나 선규는 아무대답 없이 알수없는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마구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 아들의 표정에 명숙은 이상한
불안감을 느끼며 다가갔다.
"무슨일이 있니?......................................."
그녀의 말을 듣자 선규는 마치 잠을 자다가 깨어난 듯 또다시 흠짓 놀랬다.
"엉?......................................................"
"무슨일이 있냐고?..................................."
"아니야... 아니야...................................."
헛소리를 하듯 중얼거리는 선규를 보고 명숙은 더욱 이상한 생각이 들어 침대위에 놓인 악보들을 치우고 옆에 앉았다.
"왜 그래?... 몸이 어디 안 좋아?................"
"안좋기는... 그냥 음악시험에서 무슨 음악을 정할까를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어... 이것도 고르는게 힘드네............."
"음악시험을 볼려면 아직 시간이 많은데... 그전에 네가 원하는 곡이 반드시 생각날거야......................."
"엄마 말이 맞어....................................."
선규가 웃음을 지어보이자 명숙은 그제서야 마음속에 들었던 알수없는 불안감을 지울수가 있었다.
"지금 시장에서 온거야?.........................."
"응... 빨리 저녁 지어줄게......................."
"배 안고프니까 천천히 해도 돼................"
부엌으로 갈려고 일어나던 명숙은 다시 아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참... 다음주에 태수 엄마와 너희선생님을 찾아가 뵐거야................"
"그래?..............................................."
말을 하는 선규의 표정에서는 의외로 걱정하는 눈치가 보였다. 하지만 그가 더이상 아무말이 없기에 말을 계속 했다.
"선생님이 뭐 좋아하시니?... 찾아가 뵐때 사가지고 갈려고.............."
"엄마가 알아서 해..............................."
"그래도 아는게 없어?... 선생님 집에 신문도 돌린다며?.................."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선생님의 취향을 알아?... 선생님과 안지는 이제 두달도 안됐는데............."
"선생님을 뵐때 나를 통해서 드리고 싶은 말은 없니?....................."
"아니... 없어....................................."
선규의 시큰둥한 표정을 보자 명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안을 나올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엄마..............................................."
"왜?................................................"
"나하고 사는게 좋아?........................"
"무슨 소리야?.................................."
"내가 옆에 있으면 행복하냐고?..........."
"당연한걸 가지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그러자 선규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서 그녀를 껴 안았다.
"나도 엄마가 옆에 있으면 행복해... 영원히 엄마 옆에 있고싶어........."
그리고는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기대자 명숙은 평소와는 다르게 보이는 선규때문에 다시 걱정이 들었다.
"정말... 무슨일이 있는거 아니니?............................."
"아무일도 아니야... 엄마를 보니까 좋아서 그러는거야....................."
조용히 말하던 선규는 부드럽게 키스를 하더니 어리둥절해 하는 명숙을 침대로 데리고 가서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나고 혜영과 명숙은 아들들의 담임선생님을 찾아뵈러 학교로 가고 있었다. 태수가 몇번이나 말을 했었지만 혜영은
마음을 놓을수가 없어서 아들 몰래 책속에 얼마간의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끼워서 가지고 가고있었다. 아들의 말이 당연한거
였으나 부모의 입장으로서는 자식이 잘 되는걸 원하기 때문에 차마 현실을 무시할수는 없었다.
그녀에게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태수가 오히려 융통성없게 생각되었다.
[고지식한거는 저 아버지와 꼭 닳았네... 그렇게 하면 저만 손해보는건데....................]
옆에서 걷고있는 명숙이 들고있는 케익 안에도 돈봉투가 들어있었다. 원래 선규가 집에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얘기를
하지 않기때문에 그녀는 아들의 학교생활이 무척 궁금했다. 성적은 잘 나오지만 옛날부터 집에 태수외에 친구들을 데려오는
일도 없어서 선규의 담임선생님들이 아들의 학교생활을 들려주는 유일한 소식통이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선규와 성관계까지 맺고 있기때문에 바깥에서 아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더욱 신경쓰였다. 어제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을때 아이들의 교실로 오라고 해서 그들은 그쪽으로 가고있었다. 전화로 들은 선생님의 음성은 상냥하게 들려서
좋은 인상이 느껴지게 끔 만들었다. 교문을 들어서니 이미 방과후라서 집으로 돌아가는 1학년생들이 군데군데 보일뿐이었다.
옆에서 혜영이 웃으면서 말했다.
"남자고등학교에 오는거는 생전 처음인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야... 옛날에 학교다녔을때는 남자학교가 어떤가해서 호기심이 들곤 했었는데... 너도 그랬니?........"
"그럼... 어떤 애들은 남자학교의 교문앞에까지 갔었다고 자랑하고 그랬었잖아......................."
"맞아... 맞아... 기억난다... 그때는 참 좋은 시절이었는데....."
옛추억들을 회상하며 혜영과 명숙은 학교안으로 들어가서 애들의 교실을 찾았다. 교실문을 여니 안에서 서류같은것을 보며
앉아있던 여자가 일어나서 상냥히 웃는 얼굴로 공손하게 인사했다.
"태수와 선규의 어머님들이시죠?.........."
혜영과 명숙은 갑자기 당황해서 함께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네... 처음뵙겠읍니다......................."
"저도 처음뵙겠읍니다... 애들의 담임을 맡고있는 정희경이라고 합니다... 이쪽에 앉으시지요..............."
그들은 선생님이 미리 마련해놓은 의자에 앉고 가지고 온것들을 내밀었다.
"저희 애들에게 잘해주신다는 말을 듣고 감사해서 가져왔읍니다... 약소하지만 받아주세요.................."
그러자 선생님은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받았다.
"이러시지 않으셔도 되는데... 교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일인데요... 오늘은... 어머님들의 성의로 감사히 받겠지만... 앞으로는
빈손으로 편히 찾아와 주세요... 학부모님들이 선물을 들고 오시면 부끄럽고 당황스럽거든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선생님은 평범한 가정주부처럼 보였다. 하지만 깔끔한 외모와 공손한 태도때문에 좋은 인상을 주고는
있었다. 교실을 둘러보니 의자와 책상만 좋을뿐 그들의 학창시절때의 교실들과는 별차이가 없었다. 선생님도 그들의 눈치를
알아챘는지 웃으면서 말했다.
"여기에서 태수와 선규가 공부를 합니다... 궁금하셨죠?......................"
"네................................................."
"아드님들을 훌륭하게 키우셨더군요... 애들이 잘 생활하고 있읍니다....."
"그렇게 보아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솔직히 여교사가 남학교를 가르친다는건 힘들거든요... 그런데... 태수와 선규가 반장... 부반장으로서 저를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오히려 제가 고맙게 생각해요.........................................."
"애들들이 아직 많이 부족하니 선생님께서 잘 보살펴 주세요..............."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그건 마땅히 저의 일이죠............................."
선생님은 여전히 미소짓는 얼굴로 혜영을 바라보았다.
"태수가 나이 답지않게 많이 어른스럽더군요... 얘기를 나누다보면 가끔 놀랄때가 있어요... 그래서 태수가 제 옆에 있다는게
여간 든든한게 아니랍니다..........................................................."
"아니에요... 제가 혼자 키워서 아직도 가르칠 점들이 많은데요............"
"태수만한 아이도 요즘 흔하지 않지요... 저번에 얘기를 한번 했었는데... 태수가 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하더군요...
저한테도 지금 유치원에 들어간 아들이 있는데... 나중에 태수처럼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던데요.................."
그러자 혜영은 저도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과... 과찬이십니다.........................."
"아닙니다... 어머님께서 태수를 잘 키우셨어요... 교사생활이 9년째이지만... 태수처럼 생각이 올바르고... 성숙한 애를 보지
못했읍니다... 학급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그저 선생님만 믿겠읍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은 명숙을 돌아다 보았다. 선생님의 얼굴에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으나 어딘지 모르게 호기심
어린 기색도 보였다.
"선규가 저희집에 신문을 배달하는건 아시고 계십니까?....................."
"네... 들어서 알고있읍니다... 선생님댁에 폐나 안끼치고 잘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니에요... 잘하고 있읍니다... 선규가 스스로 용돈을 벌려고 한다는 소리를 듣고 대단히 기특하더군요... 요즘... 아이들은
부모들한테 손 벌리는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그런걸 보면 선규나 태수는 요즘 아이들보다는 많이 다른거 같애요........."
"뭘요... 저가 재미있어서 하는건데요........................."
명숙은 유심히 바라보는 선생님을 쳐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선규가 학교생활을 잘 하나요?................................"
"네... 잘하고 있어요...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한것 같고 별다른 어려움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읍니다... 다만......."
말을 하던 선생님이 잠시 생각에 잠기자 명숙은 약간의 불안함을 가지며 그녀를 응시했다. 그러던 선생님은 이번에는 명숙과
혜영을 동시에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항상 보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틀릴수도 있지만... 선규가 쾌활하지가 않는것 같더군요.. 그건 태수도 마찬가지에요...
마치 둘다 얼굴에 그늘이 지어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뭐랄까... 남에게 자신들의 속마음을 닫고 있는게... 보통 아이들보다
더 심한거 같아서... 옆에서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게 보이더군요....................."
그렇게 말하는 선생님은 집안에 무슨일이 있느냐는 표정으로 두학부모를 응시하고 있었다. 명숙과 혜영은 서로 마주보았으나
뜻 밖의 말을 들어서 어떻게 대답을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그러자 선생님은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괜한 말씀을 드려서... 걱정을 끼치는거는 아닌가 모르겠네요.................."
"아... 아닙니다... 아마 옆에 아버지가 없이 자라서 그런가 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되네요... 태수가 어렸을때 태수 아버지가 돌아가셨거든요......"
그말을 듣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애들나이는 사춘기라서 감정이 한창 민감한 때입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평생의 인격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죠... 물론... 그러시겠지만... 어머님들께서 신경을 조금 더 써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그말에 명숙과 혜영은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상기되어서 얼굴에 홍조를 띄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계속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실일은 아니고요. 둘다 워낙 자기할일들을 잘 해내니까 아무일은 없을거에요. 다만 조그만 일에도 예민해지는
나이라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잘 알아 듣겠읍니다.............................."
"둘이 오래된 친구라고 하던데요............."
"네... 어려서부터 이웃에서 살고 같은 학교에 다녔어요............"
"그래서 그런지 둘이 함께 있는게 자주 눈에 띄더군요... 형제도 없는 그들에게 서로가 있다는게 다행인거 같아요........"
선생님의 말을 듣고 명숙과 혜영은 다시 서로를 쳐다보며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태수 어머님?...................................."
"네?................................................."
"태수가 좀 고집이 있죠?....................."
"네... 저아버지의 성격을 닮아서 그런가봐요........................."
"고집이란 나쁜쪽으로 가면... 주위의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지만 좋은쪽으로 가면 대단한 장점이 될수 있읍니다... 그런거는
일을 결정할때... 추진력을 만들어 주니까요... 더군다나... 참을성이 아주 강하고 끈기도 있어보여... 쉽게 포기하지를 않는
성격같더군요... 저는 태수가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고 믿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선규는 순발력이 뛰어난걸 보면 머리가 아주 좋은것 같애요... 창의적인 면도 남다르고 집착력도 보이고요... 다만
감수성이 좀 예민하게 보이는데... 어머님께서 잘 이끌어주시면 나중에 크게 될 소질이 있읍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태수와 선규가 하는것을 보아서는 이대로 나가면 명문대학들은 무난할거에요.................."
그러자 혜영과 명숙은 안도를 하며 안색들이 활짝 밝아졌다.
"저희들은 그저 선생님만 믿겠읍니다............."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선규는 이번 1년동안 신문배달을 계속 한다고 하고 태수도 계속 해야 되죠?........"
"네.............................................."
"어린 나이에 대견하네요... 제가 아이들을 맡고있는한 피해가 가지않게 신경을 쓸테니 너무 걱정마세요..."
"그런거까지 신경써주시고... 정말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뭘요... 그런걸 하면서... 공부도 잘하는걸 보면 장하죠... 사실 모든 청소년들이 그 나이에... 그런걸 해봐서... 돈의 귀중함과
독립심을 알아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를 못해서 안타까울 뿐이에요......................."
얼마동안 더 얘기를 나누던 혜영과 명숙은 머리를 조아리며면서 정중하게 인사를 한 다음 교실을 나섰다. 그러는 그들의 뒤를
서서 배웅하던 선생님은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학교건물을 나온 명숙은 크게 바깥공기를 마셨다.
"어휴... 이제야 살거 같네... 난 왜 이렇게 선생님들을 만나면 긴장되니?... 우리 잠깐 저쪽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가 가자....."
벤치에 앉자 이번에는 혜영이 한숨을 크게 쉬며 말했다.
"자식을 맡기고 있으니... 선생님이 어려운거야..............."
"네말이 맞다... 혹시... 선생님한테 내가 잘못 보이는거는 아닌가해서 가슴이 조마조마하더라............."
명숙은 가슴을 쓰러내리며 말을 계속 했다.
"그런데 애들선생님 대단하더라... 선규에 대해서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점들도 벌써 간파하고 계시던데?........"
"나도 놀랬어... 역시... 선생님이라 애들을 주의깊게 관찰하는게 우리들과 다른가봐..........................."
"그래도... 좋게 말씀하시니... 얼마나 다행이니?... 대학들어가는게 무난할거란 소리를 들으니까... 가슴에 있던 무거운 짐이
내려앉는것 같더라.................................................."
"나도 그랬어... 하지만 앞으로 3년동안 우리가 애들을 잘 뒷바라지 해줘야지................."
그렇게 말하는 혜영은 문득 아까 선생님이 한 말이 떠 올랐다.
"선규가 선규 아버지 생각을 하니?.............................."
"무슨 소리야?........................................................."
"아까 선생님이 그러셨잖아... 태수와 선규의 얼굴에 그늘이 지어 있는것 같다고............."
그말을 듣자 명숙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나도 아까 그말을 듣고 놀랐어... 선규가 학교에서의 일을 잘 얘기안해줘서 도통 몰랐는데... 선생님한테 그렇게 보일줄은...
생각도 못했거든... 태수는 저 아버지때문에 그러는거야?..........................................."
"그런거 같애... 태수가 저 아버지때문에 내가 고생했다고 생각하는걸 너도 알잖아..........."
그동안 선규의 심정에 대해서 고민하던 명숙은 태수가 저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졌다.
"태수는 저아버지를 좋게 생각하니?............................"
"옛날에는 가족을 돌보지않고 쓸데없는 일을 해서 우리를 고생시켰다고 원망을 했었는데 지금은 좋게 생각한데............"
"어떻게?.................................."
"저 아버지가 나와 저가 더 좋은 세상에 살게 해줄려고 희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대............"
"그걸 너한테 얘기해?................"
"응........................................"
태수가 어른 스럽다는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명숙은 그말을 듣고 크게 감탄하였다. 선규와 비교가 되어서 그런 아들을
둔 혜영이 마냥 부럽기만 하였다.
"태수가 참 대단한 애구나... 그래도 저를 낳아준 아버지인데 좋게 생각해야지................."
"선규는 어떠니?....................."
명숙은 고개를 흔들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선규는 태수와 달라... 저 아버지를 안좋게 생각해......"
"그래?................................."
"너와는 달리... 나는 저아버지와 아주 안좋게 헤어졌잖아... 그래서... 그 영향이 선규에게까지 미친것 같애... 나를 배반하고
힘들게 했다고 저아버지를 미워해... 어떤때는 적개심마저 느껴질 정도야....................."
혜영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위로하듯이 말했다.
"선규의 마음이 이해돼... 그애도 너를 끔찍히 생각하잖니?... 시간이 지나면... 그 애도 스스로 깨닫게 되겠지... 어쨋든 저를
낳아준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잖아..................................."
"모르겠어... 선규아빠와 나와의 잘못이... 자식에게까지 미치는것 같아 괴로워... 어떤때는 선규와 애 아빠가 영원히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니까.................................."
가슴속이 답답해 있던 명숙은 저도모르게 말이 줄줄 나오고 있었다.
관련링크
- 다음글모자들의 교향곡 - 64부 25.10.2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토토사이트-마닐라
카지노사이트 대왕카지노
토토사이트-텐텐벳
카지노사이트 뉴헤븐카지노
솔카지노
sm카지노
토토사이트-룰라벳
메타 토토
토토사이트 에이전트
토토사이트 알파벳
토토사이트 원탑
토리벳
토토사이트-세븐벳
토토사이트 지엑스엑스
토토사이트 원벳원
파라존코리아
광고문의 : probiz247 (텔레그램 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