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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4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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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1,438회 작성일 23-01-27 19:22

본문

현준은 영애를 감히 안을 생각도 못하고 그렇게 서서 그녀의 은은한 샴푸 냄새와 함께 전신에서 우러나오는 향긋한 체취에
푹 빠져들고 있었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이렇게 그녀의 살내음에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닌데도 현준은 아까
침대에서보다 더 영애의 아찔한 향기에 취하고 있었다. 
불끈불끈 치솟는 아랫도리의 압박에 아까처럼 그녀의 백옥같은
살결을 어루만지며 
기분 좋은 애무와 짜릿한 삽입을 앞두고 즐겼을 때도 느꼈지만 말없이 그녀를 앞에 두고 이렇게 변태처럼
코만 킁킁거리며 향을 맡는 것도 
생뚱맞지만 꽤 좋은 감각이었다.
 

“이유는 그래서... 그게 다예요?...........” 

“훌쩍.. 훌쩍.. 뭐어?........”

“실컷 우는건 좋은데.. 불쑥 이 새벽에 돌아가겠다고 하는건.. 집에 있는 남편과 아들들 걱정에 불안해서 죽을 것 같은..
 그것 뿐이냐고요........”
“.....?..... 너 무슨.. 말이 그래?.............”
 

영애는 울던 것을 멈추고 의아한 눈으로 현준을 올려다보았다. 반면 현준은 영애가 자신의 눈을 바라보자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의 시선을 응시하기 어려워 시선을 돌려버린다.
 

“죄책감이잖아요... 누나가 갖고 있는 기분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죄책감... 그 기분 말고 다른 마음 같은 건 없느냐고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거야?...........” 

“아뇨... 암 것도 아닙니다............”
 

현준도 그 순간에는 머릿속이 암전된 것처럼 아주 먹먹했다. 살포시 작게나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긴 있었다. 영애가 현준
자신을 향해 품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어떤 이미지가 
하지만 그것을 입밖에 내서 말할 수는 없었다. 직접 말하기는
두려웠다. 
그리고 남자로서 어째 수치스럽다고 느꼈다. 현준이 무언가를 암시하듯 여운을 흘리며 말을 않자 영문을 모르는
영애는 핸드백에서 고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잠시 눈을 크게 부릅- 뜨고 눈동자를 일렁이며 뭐라 말을
할까 고민하는지 입을 오물거린다.
 

“갈게.........” 

“예?...................”

“가야겠어.. 이대로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

“누나.....”
“미안해... 현준아..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해해줘.. 나중에 마음이 가라앉으면 다시 이야기하자..........”
“그런.. 누... 누나?.......”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 참... 너 차비는 거울 옆 탁자 위에 올려뒀으니까... 버스 타고 가..........”

“잠.. 잠깐만요... 아직 더 이야기 좀 하고...........”
 

영애는 그제서야 그녀를 버둥켜 안으려는 듯 안타까운 손짓으로 허공을 휘젓는 현준을 뒤로 하고 달깍 금빛으로 빛나는 작은
손잡이를 돌리고 복도로 나가 버렸다. 
젠장할 현준은 팬티 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았기 때문에 영애를 뒤따라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멀뚱이 
총총걸음으로 복도를 뛰듯이 걸어가는 뒷 모습만 바라본다.
 

시간은 이미 새벽 두시를 넘긴 시각 째깍 째깍 텅 비어버린 허전한 객실에 홀로 남은 현준은 안쓰러운 자세로 널부러진 채
아까 영애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던 소파 위에 기대듯 누워있다. 뭐지 대체 이 실체를 알 수 없는 사막의 오아시스 아니
신기루를 발견한 뒤에 금방 없어지듯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은? 
나른하게 눈꺼풀이 츠르르 잠긴다. 몸에는 아직 아까 전
샤워하고 난 미열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의식은 희미하게 흐렷해지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머리만 강한 두통처럼 아파온다. 상비약 같은 것 없나 드르륵~
부리나케 거울 앞으로 다가가 화장대 주위의 서랍들을 열어본다. 
꿀꺽꿀꺽 하아 하아 구비된 두통약을 두알씩이나 삼키고는
물을 마셨다. 
시원한 물을 마시고 나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끄윽 후 황영애 씨 진짜 가버린거야? 정말로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거냐고? 
하하 미치겠군 그래도 정신 나간척 하며 무리해서라도 쫓아가는 게 답이었나.
 

크크크.. 하하하하 몽롱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현준은 아픈 머리를 어루만진다. 침대에 풀썩 대자로 드러누워 생각한다. 오늘
행동만 신중하게 경거망동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내 것이 될 수 있었던 여자였다. 내 것이 되고도 남았어야했을 매력적인
몸뚱아리였다. 
그랬던 몸이며 마음과 영혼이 담겨 있던 여자인데 지금 그 여자가 내게 싸늘한 시선만 남기면서 아주 홀연히
그림자만 드리우며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정말 실행에 옮기다니 아직 한참 어린 나를 남겨두고 이 새벽에 가버릴 줄은 생각해보고 생각해봐도 현준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정말 문자 그대로 꿈을 꾸고 있는 몽롱한 기분이었다.
 

다음날 오후 지우가 부스스한 얼굴로 잠에서 깨어 머리를 긁는다. 긁적 긁적 어제 머리를 깨끗하게 감았는데 긁다보니 하얀
소금이 또 떨어진다. 
에이 더러워 간밤에 FPS 게임을 신나게 새벽까지 즐기고서 골아떨어졌다. 실컷 자고 일어나보니 오후
4시다. 
몇시간을 잤어?? 아무리 새벽 5시에 잤다고는 해도 11시간을 자다니 애꿎은 아랫배의 무른 살만 어루만지며 방에서
나온다. 
하루가 다 갔네 쩝 엄마는 저녁 늦게나 돌아올거라 그랬지 복도에 서서 자기 방과 화장실 사이에 있는 전신 거울을
들여다본다. 
라면을 끓여 먹고 자서 얼굴이 또 탱탱 불어있다. 아직 붓기가 빠지려면 더 있어야 하나 툴툴 거리며 얼굴 뺨을
두 손바닥으로 혼자 짓누른다.
 

“뭐하니?... 혼자 바보처럼 서서~” 

“......!..... 어엇... 뭐... 뭐야!... 언...... 언제 왔어?.........”

“방긋~~ 호호... 이제 일어난거야... 아들?............”

“어... 일어났지.. 어마마.. 아니 말이 씹히네... 엄마 왜 벌써 왔어?................”

“우음~~ 기냥~~... 이래저래 어찌하다 보니까~ 예정보다 더 일찍 집에 와버리게 되었다고 할까.. 우후후...........”

“헤에~?..............”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냐?............”

“아니.. 이상해서............”

“뭐가?..............”
 

“그렇게 신나서.. 유미 아줌마랑 좋아하면서 내려간다고 그랬었는데 이렇게 일찍 돌아오니까.. 놀랍기도 하고.........”
“너엇!!.. 엄마가 언제 그렇게 좋고 신나서 나갔다고 그러니?... 말은 바로해... 유미가 하두 보채니까 어제는 들떴던 것처럼
 보인 거겠지.............”
 

“아... 그랬던 거야?... 뭐~ 그거나~ 그거나.. 좋다고 설레면서 나가는 것 같던건 마찬가지지............”

“얏~ 쓸데없는 소리말고 일어났으면 언능 가서 물부터 마셔..............”

“아야!... 오자마자 아들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난리야?................”

“흥... 우리 미운 아들 자식 얼굴 보니까 너무 반가워서 때린다~”
 

영문을 모른 채 영애에게 쥐어박힌 머리를 감싸며 툴툴~ 불만 어린 얼굴로 쪼로록 정수기를 물을 따르는 지우 영애는 그녀
나름대로 또 뭔가 생각에 빠졌는지 
물을 시원하게 두잔 마시고 난 아들이 부르는 소리도 못들은채로 검은 소파에 몸을 묻고
베란다 밖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두 번 불러도 엄마가 못 알아듣자 답답한 아들 성큼 성큼 다가와 엄마의 어깨를 툭 약간
세게 밀쳐본다.
 

“불렀잖아... 못 들었어?..............” 

“어..? 불렀..니?...........”

“두번이나 크게 불렀다고... 뭐야... 넋 나간 사람처럼.. 무슨 생각해?.............”

“아니야... 아무 것도.............”

“하하~ 오늘 아침에 왔어~ 아님 언제 온거야 엄마?... 어제 갔다가 오늘 일찍 올거면 되게 부지런한데 역시~~”
 

영애는 아무 말없이 큰 아들의 기뻐하는 얼굴을 보며 웃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렇게 휴일날 엄마와 같이 얼굴을 보며 함께
보내는 시간을 즐거워하고 엄마를 좋아해주는 아들이 있는데 
역시 아침이 오기 전 이른 시간 정확히 말하면 새벽에 무리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현준에 관한 기억은 잠시 잊기로 하자 그 생각이라면 여러 가지 서글픈 상념들과 함께 어제 빠르게
달려오는 차 안에서 혼자 잔뜩 하고 또 했었으니까. 
지금은 아무 잡념도 말고 오직 곁에 붙어 있는 소중한 아들 둘에게만
충실하자고 생각한다.
 

혹시 몰라 평소와 다르게 오늘은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뒀다. 오기로 마구 연락을 하다 전화를 안받는다고 갑작스럽게 불쑥~
이른 점심부터 집에 들이닥치지는 않겠지? 혹은 엉뚱한 곳에까지 생각이 미친다. 탁자 위에 올려둔 돈은 신사임당 두분이면
교통비 하기엔 적었을까.
 

“아,줌,마!...........” 

“어?.... 아아?.............”

“정신차려!... 잠을 덜잤나봐~? 에비~ 에비비비~ 여기를 봐용?............”

“꺄앗... 저리 손 치워.. 어디 버릇없게~~ 야아..........”
“하하하... 엄마 이제 보니까 운동 안해서 조금 뱃살이 쪘네...........” 

“무... 무슨 소리얏... 최근에 잠깐 쉰 것 뿐이지 빼먹지 않고 운동 다니고 그랬다구............”

“피식~ 그래~?..............”

“정... 정말이얏... 그보다 너 엄마 뱃살 만지는 손.. 안 빼~?.............”

“가만 있어봐~ 몽실 몽실 포근해서 뱃살 통통하고 좋은데~”

“얏!...............”
 

아까전에 정신차리라며 머리를 쥐어박힌 것보다 이번엔 제대로 힘주어 알밤을 때린 영애의 일격에 지우는 정말로 아파서
머리를 감싸 안는다.
 

“우와... 진짜.. 사람도 아니다... 진짜.. 힘껏 때렸어... 지금?.............” 

“그래~ 때렸다... 어~ 어쩔래!.............”

“우띠...........”

“쿡쿡쿡.. 후후후... 많이 아파~ 우리 또야지?...................”
“이것 봐... 우와~ 아줌마가 무슨 힘이 그렇게 세냐... 이마 한가운데 빨갛게 부어오른거 안보여?...........”

“어머... 그러네?... 호호..........”

“어머... 그러네라니... 사람을 패놓고..............”
 

여전히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큰 아들을 돼지라고 놀리는 엄마 그런 엄마의 뱃살을 쿡~ 쿡~ 슬쩍 슬쩍 꼬집으며 하지 말라고
말리는 엄마를 장난치듯 괴롭히는 아들이다. 
영애는 지우와 웃고 즐기며 그의 짖궂은 괴롭힘을 피해 도망친다. 완력으로
겨루면 큰 아들에게 힘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그녀는 
장난으로 재미삼아 몇 번 더 지우의 뱃살을 눌러도 보고 아들의 새하얀
얼굴을 살짝 꼬집어보기도 한다.
 

그러자 “아아아-! 아파, 아프다곳.....” 울먹이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지우의 반응에 깜짝 놀라는 영애 맞아 얼굴이 아직
얼마전 다친 일로 상처 입은 그대로라는 걸 잊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얼른 가까이 아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그녀다.
 

“괜찮니..? 얼굴.. 내가 너무 심하게 건드린 거 아니냐.............” 

“아파.. 우씨... 여기 지난번에 한 대 맞아서 쫌 파랗게 멍든 자린데 거길 또 누르면 어떠케............”

“아아~ 미안해.. 진짜 미안해... 아들아... 이 근처가 그때 다쳐서 멍든 자리야?... 아니 잠깐.. 너 뭐라고 했어... 지금 맞아서
 멍든 자리..?.............”
 

“어...? 아... 그게 말이지.. 아니!.............” 

“너어... 똑똑히 말해?... 전에는 우연히 수경이 사고날 뻔한거 구해주다가 긁혔다고..........”

“그게... 그게.. 일단 아들 말을 들어봐 끝까지..............”

“분명히 들었어... 나는.. 맞아서 멍들었다는 말은 쉽게 잊혀지지 않거든~”

“아하하하.. 아냐.. 농담도 엄마는~”
 

말한번 잘못 내뱉었다가 찡긋 노려보는 엄마의 시선을 버틸 길이 없게 생겼다. 여차하면 방으로 도망가야지 하고 식은 땀을
흘리는 지우 
영애는 아들의 쩔쩔 매는 얼굴을 그렇게 뚫어져라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곧
생긋~ 눈을 밝게 뜨며 웃어보인다.
 

“호호... 긴장하기는... 엄마 화난거 아니야... 바보.................” 

“그래.. 하하...............”

“일단 배고프니까 이리와 얼른 밥먹어................”

“아... 맞아.. 너무 늦었는데 밥먹어야지.............”

“그래~ 오후 4시 반이 돼서 아침 먹는 돼지 아들~”

“크읏..............”
 

엄마의 장난치는 놀림에 민망하게 웃으며 식탁에 앉는다. 동생 선우는 일요일인데 또 학원 갔나~? 조용한 동생의 방 쪽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우물우물 맛있군 밥을 먹는 사이에도 지우는 한가지 생각에 잠겨있다. 엄마에게 말을 하려다가 중간에
여러번 멈칫거리고 말았던 그 이야기 
어떻게 하기는 해야 하겠는데 밥을 먹고 난 후 천천히 이야기해보자는 영애에게 어떤
식으로든 가장 조그맣게 이야기를 축소시켜서 말을 해줘야할까 
그 생각에 머릿속이 온통 복잡하다.
 

현준과 주원은 몰래 바깥으로 빠져나와 한식집에서 배를 채운 뒤였다. 실컷 쳐먹더니 이제는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을 찾는
주원 
숙소 근처로 되돌아온 두 사람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엄살을 부리는 주원 덕분에, 현준은 피식 웃으며 화장실을
찾는다. 
어슬렁 어슬렁 거닐다 보니 본적 없는 민박집이 즐비한 외딴 장소에 와버린 두 사람이다.
 

“여긴 어디지?.. 못 보던 곳인데.. 아~ 이거 자전거 갖다 주러 가야하는데 깜깜하게스리.. 마! 이게 다 니 똥싸는거 땜시 막
 돌아다녀서 그런거 아냐?!............”

“아.. 왜~ 또 때리고 그러셔요.. 머리 나빠지게 자꾸 머리만............”

“마?... 니 머리 반들반들해서 때리기 좋으니 글치~ 후딱 똥 때리고 나와! 껌껌해지기 전에 돌아가게............”

“알았어요.. 언능 싸고 올게여...............”
 

주원은 현준이 자신의 민머리를 찰싹 찰싹 갈기자 울상이다. 윽!... 눈을 크게 뜨더니 서둘러 휴지를 챙겨 변소로 향한다.
 

휴~ 잠깐 어디 좀 앉자. 시간이 벌써 아이고 저녁 7시가 다 되가네 큼직한 바위 위에 앉아 다리를 뻗는 현준 어둑해지는데다
거대한 야자수 나무 아래 앉아 있어서 껌껌하다. 
그렇게 주원을 기다리는데 현준의 눈에 뭔가 수상쩍은 인물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뭐지..? 저... 저 자식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확실히.. 우리 학교 교복이잖아..?...............’
 

현준은 잘못 본것인가 싶어 눈을 비빈다. 틀림없었다. 같은 학교 학생들이다. 이 외딴 장소에 왜? 여기는 유스호스텔에서
거리도 멀고 올 일이 없는 곳인데 
어디 보자~ 슬그머니 잔소리를 해줄겸, 같은 신입생이라 생각하고 일어난다. 슬금 슬금
소리나지 않게 미행하는 현준 
들키지 않도록 몸을 숨겨야만 했다. 잘 보니 다섯 명으로 된 일당인데 그 중의 둘은 몹시
지쳐서 힘겹게 따라 붙는 듯 
뒤의 둘 중에 덩치가 좋은 남자는 다른 한명을 업고 있었다. 앞에서 아주 멀쩡하게 걷고 있는
그림자도 
다소 자그만 체구의 또 한 사람을 들쳐 업고 앞장선다.
 

‘내가 다행이 매의 눈이라서 말이지, 어두워도 잘 본다고.. 업힌 두 사람은 기절이라도 한 것 같은데.......’
 

자신의 시력에 뿌듯해하며 현준은 의문의 다섯 사람을 눈으로 쫓는다. 지친 셋을 이끌고 또 한사람을 업고 있는 녀석은 힘이
남아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뒤의 둘 중에 사람을 업은 쪽은 앞선 리더와 달리 거의 쓰러질 지경으로 힘들어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딘가로 들어가려다 말고 리더로 보이는 놈이 자꾸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살핀다. 뒤의 둘도 주위를 보며 사람을
재차 확인한다.
 

‘어??........ 잠깐 저... 저거.. 업혀 있는 애.. 수경이랑 지우 아냐?!!.............’
 

이윽고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준기는 기절한 수경을 들쳐 업고 눈 앞의 민박집으로 쏙~ 들어간다. 그 뒤를 따라
몰골이 말이 아닌 
그의 충실한 후배 석훈과 재윤도 선배의 뒤를 따랐다. 무... 어떻게.. 된거야..?? 좀처럼 당황하지 않는
성격인 현준도 
방금 눈으로 본 것이 믿어지지 않아 망연자실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바위 위에 주저앉는다. 틀림없어
분명히 수경과 지우였어 
어째서 지우놈까지 기절해서 저딴 새끼들과..? 현준은 식은 땀이 나며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래도
머뭇거릴 틈이 없다며 
후두둑~! 빠르게 목을 회전하며 뼈를 뚜둑거린다.
 

저 자식들 꼴에 선배라고 기절한 후배를 쉬게 한다며 잠시 데리고 갔을 리가 없어 저건 보나마나 수경과 지우를 납치해서
허튼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그럴만한게 학생회장과 임원들의 행실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음 알음 주변에서 들은
바로 현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새끼들을 그냥 확 요절을 내야하는데 아 이 귀두 같은 새끼 이럴 때 꼭 똥을 누러
가서 안 나와? 
느긋하게 앉아서 기다리던 현준은 갑자기 주원에게 화가 났다. 이 잡새끼야 빨리 튀오란 말야 중얼 중얼
애꿎은 주원을 욕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아~~~ 좋아~ 역시 화장실을 나오면 세상이 다르게 보여여.. 행님?.. 흐흐~” 

“야!.. 이 미친 넘아!... 좋다고 실실 쪼갤 때가 아냐!...........”

“......?? 왜, 왜 그러세요.. 형님?............”

“씨발!... 차수경 말이다... 지금.. 이 안으로 들가는 걸 봤다고!............”

“무... 무슨 말이여라?... 좀 알아듣게..............”

“아~ 그 간나 시끼~ 척 알아듣지!... 빨랑 텨와............”

“아얏... 아.. 아파요!... 귀는 놓고.. 행님................”
 

두근 두근 긴장과 흥분으로 떨리는 심장을 억누르며 현준은 둔감한 주원의 멱살을 확~ 잡아 이끌고 그의 귀에 입을 착 갖다
대고 조곤 조곤 어떤 상황인지를 빠르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주원도 이해는 안가지만 금방 정색하는 얼굴로 변하며 현준을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민박집은 다소 허름해 보이는 건물이다. 여름철 성수기에도 다른 곳은 관광객들로 시끄러운데
건물도 쥐죽은 듯 고요하고 단 두 사람만이 작은 마당에 앉아 있었다. 1층 바닥에 제법 그럴듯하게 깔아놓은 갈색 대리석
바닥이 무색해질 정도이다.
 

여하튼 투숙객이 그리 많지는 않은 한적한 곳이다.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며, 현준은 아까 들어온 놈들이 그새 보이지 않자
애꿎은 주원의 민머리를 다시 찰싹 갈기며 조바심을 냈다. ‘니가 늦어서 놓치지 않았냐고’ 닦달을 한다.
 

“어쩌죠.. 스벌.. 클났네.. 여기 3층이나 되는데요.. 어떤 방에 들갔는지 이거.........” 

“조용히 해 임마... 나도 머리 굴리고 있잖아... 일단 1층으로 내려가보자.. 카운터에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니............”
“아!... 누가 있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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