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교향곡 - 8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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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처음 하는게 확실하냐며 짜증을 냈고 선규도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돈딸 생각없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건데
이렇게나 많이 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군다나 판을 이기는 과정은 그가 생각을 해보아도 신기했다. 그가 원하는 패만 손에
들어오고 남들이 할때는 항상 쓸모가 없는 패들이 들어왔다.
[처음 해보는건데 이거 왜 이러냐?... 정말 운이 잘 따르네.....................]
시간이 흐르자 아이들은 더이상 그와 화투를 칠 생각을 하지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포커판에 들어갔다. 거기서도 화투판과
변함이 없었다. 원페어나 투페어는 거의 나오지가 않고 풀하우스, 포카드등이 들어왔다. 기본이 플러시일 정도였다. 처음에는
카드가 잘 들어온다고 여겨 남이 베팅한걸 레이즈를 해가며 돈을 긁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그런식으로 나가자 놀라움에서 두려움으로 바뀌었고 선규의 운에 감탄을 하던 아이들도 경악하는 기색을
보였다. 고스톱과는 달리 포커에서는 운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걸 알아서 이제는 신기함을 떠나서 그에게 신이 들리지 않았나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다가 새로 시작된 판에서 카드를 받아든 선규는 그만 기절할뻔 했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카드 5장은 A, K, Q, J, 10 이었고 전부 빨간색의 다이아몬드였다.
[이건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잖아?... 아무리 운이 좋다고 하지만... 남들은 평생 한두번 잡아볼까 하는것을................]
가슴이 떨리고 너무나 겁이 나서 에이스를 빼고는 나머지 전부를 바꿨다. 손 안에서 있는 카드를 펼치자 이번에는 뒤에 있던
태수에게서는 기겁을 하는 소리가 났다. 선규에게 새로 들어온 카드는 스페이드 8과 에이스 3장이었다. 포카드를 바라보는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나 죽었어... 이제 그만 할거니까... 나 빼고 너희들이나 해..................."
태수와 그의 표정들을 보고 뭔가가 심상치않은걸 느낀 아이들은 선규가 내려놓은 카드들을 마구 뒤집어보고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는 한 아이가 급히 카드덱에서 차례대로 놓여있는 선규가 바꾼 카드들을 보고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너... 다이아몬드 에이스 빼고 다 바꿨지?.........."
"................................................................"
선규가 아무말을 못하자 그 아이는 하얗게 된 얼굴로 다른 아이들을 쳐다보았다.
"얘...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갖고있었어....."
그러자 사방에서 경악을 하는 신음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너... 꾼이냐?.............................................."
"그저께... 처음 배웠어.................................."
그리고는 딴 돈들을 모조리 돌려주고 태수와 아이들을 뒤로 한체 후다닥 방을 뛰어나왔다. 선규는 경악과 두려움으로 가슴이
몹시 뛰어서 제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예전에 복권에서 돈을 딴 이후로 몇번 더 사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적은 액수의 돈만
걸릴 뿐 그때처럼 황당한 일은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때의 일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하여 더 이상 자신의 운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를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동전으로 긁는 즉석 복권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돈을 걸고서 하는 게임이었다. 아무리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에는 그 정도가 심해서 혹시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것은 아닌가하고 겁이 날 정도였다.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날수가 있지?... 정말 나에게 신들린게 아닐까?................]
제 자신이 보통 인간들과는 다르게 느껴져서 한동안 믿기지 않는 눈으로 방금전까지 카드를 들고 있었던 손을 바라보다가
머리나 식힐겸해서 찬공기를 쐴려고 밖으로 나갔다. 숙소는 학교처럼 담으로 둘러져 있었고 그 안에는 건물과 넓은 공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걸아가다보니 건물 뒷쪽에 있는 공터의 구석진 곳에서 누가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곳에는 가로등도 몇개 밖에 없어서 멀리서 보기에는 누구인지를 아주 정확하게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냥 다른곳으로 갈려다가 이시간에 누가 혼자 이런곳에 나와있나 하는 많은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보니 달빛이 비춰져서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이 어렴풋히 보였다. 그의 담임선생님도 인기척을 들었는지
고개를 돌렸다.
"거기.. 선규니?.........................................."
"네.........................................................."
"이 시간에 여기는 왠일이니?......................."
"그냥... 바람이나 쐴겸해서요......................"
희미한 달빛에 비쳐지는 그녀의 얼굴은 왠지 고독하고 쓸쓸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상냥한 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피곤하지 않다면 여기에 나와 잠깐 앉아있다가 갈래?....................."
선생님의 말을 듣고서 선규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방금전 숙소 방안에서 일어났던 일들로 인한 경악이 아직 가시지가 않아서
그녀옆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앉았다. 늦가을의 밤은 제법 쌀쌀했다. 선생님은 밖에 나와있은지가 오래되었는지
코와 볼이 빨개져 있었다.
"애들은 잘 있니?....................................."
"네......................................................."
"노느라고 잠도 안자지?..........................."
"........................................................."
"괜찮아... 수학여행오면 다 그렇지... 그게 추억이 되는건데... 나도 학창시절에 그랬어..........."
그녀가 미소를 띄우며 말하자 선규도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별로 두껍게 보이지않는 코트와 바지를 입고있는 그녀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앞을 바라보았다.
"춥지 않으세요?...................................."
"아니... 난 괜찮아... 넌 춥니?.................."
"저도 괜찮아요....................................."
한동안 침묵이 흐르다가 선생님은 무거워진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애들 아빠에게 서류를 보냈어................."
"........................................................"
무슨 서류인지를 아는 선규는 아무런 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그렇게 되리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선생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조그만 충격이 들었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해들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러자 선생님은 허탈한 웃음를 지었다.
"마음은 그렇게 갖고 있었어도... 일단 하고 나니까... 이상하더라...................."
"혁재아버지는 뭐라 그러셨어요?..........................."
"몰라... 변호사를 선임했으니까... 나는 더이상 그 사람과 얘기할 필요가 없어..."
"애들은 이일을 아나요?........................."
"아직... 그게 제일 큰 문제지.................."
심란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측은함이 들은 선규는 옆으로 가까이 다가가 앉아 차가운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아직은 어리지만 애들도 크면 선생님을 이해해 줄거에요... 심성이 착하잖아요............"
"그래주면 다행이지.............................."
"선생님도 힘을 내시고요... 이건 새로운 출발이잖아요... 반드시 행복해지실 거에요......"
그말을 들은 선생님은 그를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일에 네가 옆에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별말씀을 다 하세요... 도움을 드린것도 없는데요.................."
그말을 하니 문득 선생님과 섹스를 했던게 생각나서 선규는 은연중에 아주 불편함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한 신경이
안쓰이는지 계속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이순간에 기타가 있으면 좋은데..................."
"선생님이 원하시걸 알았다면... 집에서 가져올걸 그랬나봐요..."
그가 겸연쩍게 웃자 선생님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나에게 음악을 들려주는게 좋니?........................"
"네... 누가 제 기타소리를 열심히 들어주면... 고맙고 즐거워요......"
그러자 그녀는 그의 말을 수궁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볍게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얼마동안 말없이 있다가 선규의
손을 놓으며 입을 열었다.
"추운데 그만 들어가서 자... 새벽에 해뜨는걸 보러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되잖아............."
"선생님은요?......................................."
"난 잠이 오질 않아서 잠시 동네주위를 산책하다 들어갈려고... 마음도 그렇고해서...................."
"그럼... 제가 옆에서 같이 산책해 드릴게요......................"
"안돼... 밤에 학생들은 숙소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는걸 잘 알잖아... 내 걱정 하지말고 어서 들어가........."
그러나 선규는 근심이 담긴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이 밤에 여자이신 선생님이 혼자 다니시는걸 알고... 어떻게 그냥 들어가겠어요?... 어차피 저도 애들때문에 잠을 못자요..."
"그래도..............................................."
"선생님이 옆에 계신데... 제가 나쁜짓을 하겠어요?... 저도 방 안에서만 있을려니까 갑갑해서 그래요........"
애원하는 선규를 보던 그녀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자... 학교에서 알게되면 네가 내 보디가드를 해줬다고 하면 되지................"
얼굴이 아주 환해진 선규는 선생님을 데리고 뒷담에 붙어있는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포장이 되어있는 아주 조그만 길은
가로등이 많지가 않아서 상당히 어두웠다. 낮에 버스에서 보았던 건물들도 분간하기가 몹시 어려울 정도였다. 가게들도 문을
닫고있어서 거의 모든 건물들은 조명이 꺼져 있었다. 이곳은 농작지로 거의가 논과 밭이었고 주택들은 별로 없었다. 어둡고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길에 그들의 발자국 소리만이 들려서 약간의 공포감이 나기도 하였다.
"밤이라서 그런지 길이 무섭네................."
"제가 따라나오기를 잘 했죠?.................."
"그래................................................."
날씨는 추웠지만 공기가 맑아서 한참을 걷다보니 머리와 가슴속이 상쾌해 지는게 느껴졌다.
"공기도 좋고 서울과는 다르네요............."
"경주는 처음이니?..............................."
"옛날에 엄마와 와본 기억은 있는데... 아주 어렸을때라 잘 기억이 안나요............"
"나도 애들을 데리고 와본적은 있었어....."
잠시 옛 생각이 나는지 선생님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러면서 얼마를 더 걸어가니 그나마 어렴풋히 길을 밝혀주던 가로등의
수가 적어지고 길 주변에는 건물도 잘 눈에 띄어지지 않게 되었다.
"어두워서 볼것도 없는데... 그만 돌아가자................"
선생님과 함께 몸을 돌릴려고 하는데 갑자기 숙소가는 쪽의 반대편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순간 그녀는 선규를 잡고 급히
길주변으로 내려갔다. 마침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건물 하나를 발견한 선생님은 조용히 하라고 그의 입에 손가락을
대며 신호를 준다음 그의 손을 잡고 소리없이 건물옆으로 갔다.
건물 벽에 몸을 살짝 웅크리고 길가를 지켜보자 두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그중 한 사람은 선규의 반을
가르치는 수학선생님이었다. 얼마후 그들의 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되자 선생님은 안도의 한숨을 깊히 쉬었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이신데... 왜 그러세요?... 잘못하신것도 없잖아요..........."
"으... 응... 그냥................................"
"저때문에 그러시는거세요?................"
"..................................................."
그녀가 대답을 못하자 선규는 그녀의 심정을 어렴풋히 짐작할것 같았다. 선생님은 그와 성관계를 맺은것에 대해서 겉으로는
태연한 척을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동료선생님들에게 그와 단들이 있는것을 보여주는것 조차 아주 불편해 할 만큼 신경을
쓰고있음에 틀림없었다.
[혹시라도... 그런일이 누구에게 알려지면 큰일나는건데... 당연히 그런 마음이 드시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아주 씁쓸한 심정이 들었다. 그와 관계했던 여자들은 엄마, 선생님, 그리고 마담뿐이라서 남들처럼 누구에게
떳떳하게 말하거나 보여줄 입장이 아니어서 였다. 허탈한 미소를 지으면서 일어나다가 문득 열려진 창문으로 건물 안을 보게
되었다. 건물이나 그주위에는 아무런 전등불이 없었으나 달빛이 비쳐주고 있어서 그 안을 어느정도 분간할수가 있었다.
건물 안에 짚과 농기구들이 있는걸 보니 농사할때 쓰는 헛간 같았다. 호기심이 든 선규는 앞쪽으로 가서 문을 열어보았다.
뜻밖에도 문은 잠겨있지 않아서 안을 들어가 보니 농사철이 끝난지가 꽤 오래 되어서 그런지 먼지들이 쌓여있었다. 뒤를 따라
들어온 선생님도 건물 안을 두리번 거렸다.
"무슨 창고인가 보다... 그런데 문을 안 잠근걸보니 여기는 도둑도 없나?............."
"주위에 아무집도 없어서 그런가봐요... 아마 저희같은 사람들보고 쉬어가라고 문을 열어놨나보죠..........."
그와 마찬가지로 호기심이 깃든 얼굴로 살펴보는 그녀의 입에서는 숨을 쉴때마다 하얀 입김이 나오고 있었다. 다시 열려진
문틈으로 길을 보던 선규는 무덤덤한 어조로 물었다.
"아까... 그 선생님들은 이밤에 어디갔다 오시는 길일까요?.................."
"아마 술을 사고 오는 길일거야... 저쪽에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가게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어..................."
선규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길가를 쳐다보고 있자 그녀는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선규야........................................."
"네?............................................."
"너..... 그때의 일을 아직도 생각하니?.............."
그러자 선규는 고개를 돌려 추워서 그러는건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그런지 알수가 없지만 얼굴에 홍조를 띄고있는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그녀는 그의 눈길을 피하며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그 이후로 너를 볼때마다 미안했었어... 그때 네가 말을 그렇게 했었지만 혹시라도 네가슴에 상처가 들었을까해서......."
"저는 정말 괜찮아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그러자 그녀는 등을 돌리고 건물안쪽으로 좀더 들어가서 얼마동안 말이 없다가 목이 메인 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상하게 자꾸 네생각이 나... 그전에도 네 생각이 나긴 했었는데... 요즘은 더 그래... 힘들고 외롭다보니 그런가봐......."
깜짝 놀란 선규는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뒷모습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저번에 마담이 했던 말과 같은 말씀을 하시네... 그나저나 내 앞에서 저런 말씀을 하시는걸보니 정말로 힘드신가 보구나...]
"난... 네선생님이 될 자격이 없나보다.................."
그말을 듣고 선규는 다시 선생님이 처량하고 애처롭게 느껴져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를 돌아세우고 차가운 볼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런 말씀하시지 마세요... 저한테는 영원히 고마운 스승님이세요............"
그말에 그녀는 눈물을 약간 글썽이며 그의 손을 잡았다.
"네가 이렇게 위로를 해주는데... 나는 선생님이 되서 그저 받기만 하는구나..."
그녀의 울먹이는 말에 선규는 저도모르게 머리를 숙여서 키스를 했다. 현재의 감정에 이끌려 함께 키스하던 선생님은 별안간
그의 얼굴을 잡으며 입을 떼었다.
"누가 보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면서 두려움이 든 얼굴로 그의 어깨너머로 문쪽을 살피자 선규는 말 없이 문을 닫고 돌아왔다. 그러자 선생님은 긴장이
되어 그와 문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서... 선규야.................................."
".................................................."
선규도 샹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걸 깨닫고 있었지만 자꾸 그의 생각이 난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옆에서 조금이라도
선생님에게 위안을 주고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마담하고는 달리 그녀가 엄마처럼 그를 진심으로 필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왠지 그녀에게만은 엄마를 배신하면서까지 옆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냥... 이대로 돌아가고 싶으시면... 선생님 뜻대로 하세요... 저는 다만 조금이라도... 선생님이 힘들어 하시는걸 덜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선규가 잔잔하게 미소지으며 말하자 혼란스러움과 망설임이 들어있던 그녀의 눈은 간절함으로 바뀌면서 그의 가슴에 기댔다.
"우리 다시는 이러지 않기로 약속했었잖아......."
".................................................."
그말을 들으며 살며시 선생님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주던 선규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입을 깊숙히 맞췄다. 첫 관계를
맺었을때 선생님이 울던 모습들이 떠 오른 선규는 뭉클해지는 심정으로 더욱 감미롭게 그녀의 혀를 감았다. 그녀는 저항도
하지 않은 체 그저 그의 품 안으로 몸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코트앞을 열고 그속으로 손을 넣어 젖가슴을 어루만지자 선생님은 흐느끼는듯한 신음을 내며 힘이 빠지는지
다리가 휘청거렸다.
"음...... 응..................................."
그러는 선생님을 부축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뒤에 있는 짚더미 위로 눕히고 선규도 함께 누웠다. 나의 위에서 몽롱한듯이 있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니 처음보다 거부감이나 어색함이 덜하고 오히려 애틋함과 선생님을 갈망하는 마음이 들고 있었다.
그래서 얼른 잠바와 바지 팬티를 벗고 선생님의 하의도 모두 벗겨버렸다.
그러는 그의 마음에는 예전에 생각했던 정당성이 상기가 되서 움직임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다. 벌어진 두 다리사이로 마구
들어오자 희미한 달빛만으로 보여지는 선생님은 하얀 입김을 내면서 살포시 그의 볼을 잡고 애절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걸 보고 또다시 엄마같은 친숙함이 든 선규는 성기를 삽입하면서 다시 선생님의 벌린 입속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읍........ 읍................................"
선규가 허리를 움직이면서 아주 천천히 왕복운동을 시작하자 그녀는 그의 목을 힘껏 끌어안고 열정적으로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는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자 선규는 손을 그녀의 상의 안으로 넣어 젖무덤을 찾았다. 손이 차가워서 그녀의 맨살에
닿으면 냉기를 느낄까봐 스웨터와 블라우스 사이로 넣어 봉긋한 젖가슴을 지긋이 잡고 애무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한 손을 스웨터 위에 내려 그의 손을 잡고 함께 움직였다. 얼마간 그러고 있으니까 시렵던 손이 아주 따스해
지는게 느껴져 엄마에게서 항상 느끼는 포근함이 들었다. 그래서 입을 떼고 아주 정신없이 선생님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면서
그녀의 속으로 깊숙히 빠져들어갔다.
"하악....... 아흑......... 아............"
"헉헉....... 헉헉........................."
마침내 절정에 도달한 선규는 선생님의 질속에 사정을 했다. 그러자 그녀는 신음소리가 커져서 그런지 그의 입 안에 입술을
묻고 꽉~~악 껴 안으며 가느다란 경련을 일으켰다.
"읍!...... 읍!........ 음!................"
긴시간이 지나가고 육체가 진정되자 선생님은 감고있던 두다리를 내려놓고 그에게서 입을 떼며 거친 숨결을 몰아쉬었다.
"헉헉......................................"
"헉헉....... 헉헉........................"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이 식어가자 심한 냉기가 뼈속까지 들어왔다. 잠옷을 벗고는 하반신은 완전히 노출되어 있어서 추위는
심했다. 그의 몸이 오돌오돌 떨리기 시작하자 선생님은 여전히 그의 밑에 깔려있는 상태에서 입고있던 코트를 벗어서 그의
등 위에 걸쳤다.
"네 잠바를 줘봐........................"
옆에 벗어놓은 잠바를 건네주자 그녀는 그걸로 자신과 그의 다리들을 마구 덮었다. 그리고는 선규의 몸을 더욱 끌어안아 주고
추위가 덜하라고 온 몸을 비벼주었다.
"많이 춥지?.............................."
"견딜만 해요... 선생님은 안 추우세요?................."
"나도 그런데로 참을만 해..........."
그녀는 한동안 입을 다물고는 착잡한 눈으로 천장을 응시했다.
"또 이래서 어떡하니?................"
"..........................................."
이성을 되찾은 선규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선생님과 다시는 관계를 안 맺을 줄 알고 그때의 일을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
하지 않고 있었는데 또 이런 일이 나니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내가 왜 그랬냐?... 그냥... 안아 드리기만 했었으면 됐는데... 수학여행와서... 담임선생님과 이러는 애는 이세상에서 나밖에
없을거야...............................]
짚더미를 보던 선규는 고개를 움직여 아직까지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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