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교향곡 - 8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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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작성일 25-12-03 19:29 조회 19 댓글 0본문
이상하게 그녀에게는 아무 거부감이 없고 자연스럽게 섹스를 하게 되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그에게 잘해줘서 그러는가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엄마처럼 점점 그녀가 여자같은 감정이 들었고 또한 그녀가 안아주면 마치 그를 사랑을 해
주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선생님..............................................."
"응?..................................................."
"혼자 계실때 정말로 제생각이 많이 나세요?................"
그러자 그녀는 알수없는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응...................................................."
"저를 생각하실때는 감정이 어떠세요?....."
"잘 모르겠어... 어떤때는 너무 힘들어서... 네가 곁에 있어줬으면... 할때가 있고 또 어떤때는 그냥 네가 보고싶기도 해... 내가
이런다는게 우습지?............................"
"아니요... 저도 선생님 생각이 나는데요..."
그가 웃으면서 말하자 선생님도 함께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선규는 다시 그녀의 목덜미에 머리를 묻고 건물벽을 보면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여자도 그런말을 하며 제가 보고싶다고 했었어요...................."
그러자 그의 몸을 비벼주던 선생님의 손이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하지만 선규는 개의치않고 계속 말을 했다.
"그 여자는 전에도... 저같은 아이들을 불러서 했다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저한테만 그런 느낌이 든데요... 아마 제가...
그 여자의 장난감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나봐요..........................."
"선규야............................................."
"그걸 할때도... 그 여자의 말을 따라야 했었죠... 이렇게 하라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면 저렇게 하고...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수치심이 들더라고요............"
그말을 들은 선생님은 맥없이 말하는 선규의 머리를 잡고 애틋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나는 너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안해........"
"알아요... 그런데... 그 말씀을 들으니 갑자기 그생각이 나네요... 죄송해요... 선생님... 그 여자 얘기를 꺼내서요..........."
그러자 그녀는 대답은 않고 그에게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었다.
"저번에 너에게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했었지?... 나도 그래......................"
그말에 선규도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포근한 품안에 있으니 추위가 잊혀져 갔다. 하지만
선생님은 입을 떼고 다시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이젠 어떡하니?... 너와는 다시는 이런짓을 안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네어머님 뵐 면목도 없다..........."
그녀가 엄마 얘기를 하자 선규는 또다시 가슴이 무거워져서 저도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아무리 선생님과의 관계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다고 하여도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끼는건 여전하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시간이 벌써 많이 늦었어.................."
그말을 듣자 선규는 정신이 아주 번쩍 들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밖에 나온지가 꽤 되어서 태수나 아이들이 궁금해 여길게
틀림없었다.
"선생님은 괜찮으시겠어요?... 밖에 나오신지가 오래되셨잖아요................"
"너처럼 바람을 쐬고 왔다고 하면 되지... 그리고 지금 여선생님들은 모두 잠들어 있을거야..........."
고개를 끄덕인 선규가 질안에서 성기를 빼자 그녀의 입에서는 작은 탄성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하지만 곧 몸을 추수리고 그에게 등을 돌린 다음 손수건을 꺼내 밑을 닦기 시작했다. 팔이 두 다리사이에 들어가 있는것으로
봐서 정액이 흘러내리는 꽃잎을 닦는것 같았다.
"너는 닦을거 있니?.........................."
"네... 저도 손수건이 있어요.............."
손수건으로 정액이 끈적끈적하게 묻어있는 성기를 닦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옷을 입고있는 선생님의 뒷 모습을 보니 온전체에
지푸라기들이 묻어있었다. 얼른 바지와 잠바를 입고 그녀의 머리에 묻어있는 짚들을 떼어주자 일어나서 코트를 입던 그녀는
흠짓 놀라며 몸을 돌렸다.
"뒤에 지푸라기들이 많이 묻었어요... 이런 상태로 들어가시면 안되시잖아요.................."
그말을 듣고 그녀도 입가에 웃음을 띄며 선규의 옷과 머리에 묻어있는 지푸라기들을 떼어주었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다음 그녀의 손을 잡고 길가로 나왔다. 얼마동안 옆에서 아주 다정하게 걷던 선규는 불현 듯 불안감이
머리속에 들어왔다.
"저... 선생님................................."
"응?............................................"
"혹시..........................................."
선규가 말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선생님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뭔데?........................................."
"혹시 애가 생기면 어떡해요?... 그럼 저보다 선생님이 더 곤란해지시고 고생하시는거잖아요.........."
그러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걱정하는 그를 바라보았다.
"희재낳고 더이상 애을 낳지 않을려고 난관수술을 받았어... 그러니 걱정안해도 돼........................"
"네?... 그럼 나중에 재혼하실때 어떡해요?... 재혼하실 남자분이 애를 원한다면 큰일이잖아요........."
"그럼 결혼안하면 되지... 어차피 또 남자와 같이 살 마음도 없는데................."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말하는 그녀를 보며 선규는 그저 입만 벌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엄마처럼 남자를 혐오하게 되셨나?.....................]
그들이 후문으로 들어갔을때는 다행히 숙소의 공터에 아무도 없었다.
"너... 먼저 들어가..........................."
"선생님은요?................................."
"네가 들어간걸 보고 들어갈게... 같이 들아가다가 혹시라도 누가 눈치채면 안 되잖아............."
고개를 끄덕인 선규는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선생님을 응시했다.
"죄송하고 감사해요........................."
"나도 그래....................................."
조용히 속삭이는 선생님을 보다가 이윽고 선규는 발걸음을 옮겨 그녀를 뒤로 하고 숙소방으로 향했다. 잠을 두시간 정도 자고
해돋이를 볼려고 가는 태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애들과 함께 토함산의 정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3일 연속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피곤함이 극심하였다. 그러나 오늘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이고 들떠 있었다.
떠나올때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녀를 이렇게나 그리워하게 될지는 몰랐다. 가만히 혼자있을 때는 그녀의 얼굴이 눈 앞에
어른거려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가고싶은 생각이 간절하기만 했다. 매일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첫날 했을때 엄마가
돈 든다고 하지말라고 해서 그 다음날 부터는 하고싶은 마음을 간신히 자제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만이라도 듣고싶어서 몇번이나 전화근처를 베회하곤 했었다.
[드디어 오늘 저녁에 엄마를 볼수있구나... 엄마도 나를 많이 그리워 하셨을까?...................]
아주 힘들게 정상 위에 올라가보니 공교롭게도 안개가 끼어 해는 커녕 몇치 앞도 보이지가 않았다. 애들은 괜히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올라왔다면서 불평을 늘어 놓고는 다시 내려가거나 사진을 마구 찍곤 했다. 선규를 보니 정상의 맨앞 가장자리에
있는 바위 위에 올라서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뭐하니?....................................."
"이 밑을 봐봐.............................."
아주 조심스럽게 선규 옆에 서서 밑을 보니 그곳은 까마득한 절벽 아래였다. 안개때문에 밑이 안 보여서 마치 구름위에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정상이 너무 높아 아찔한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위험한데 왜 여기 서있어?... 그만 내려가자...................."
그러나 선규는 꼼짝도 않고 계속 밑을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순간적으로 불길한 마음이 들어 정상의 중앙쪽으로 가던 태수는 얼른 선규를 돌아보았다.
"무슨 소리하는거야?...................."
"하늘을 나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니?..................."
".............................................."
"어떨때 그게 참 궁금했었어.........."
태수는 말없이 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밑을 내려다보고 있는 선규를 살펴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고독함과 뭔가 호기심도 있는
표정들이 지어져 있었다. 지난 1년동안 선규는 많이 변해 있는것 같았다. 혼자 멍하니 있는게 가끔가다 눈에 띄였고 예전에
쾌활하던 모습도 별로 없어 마치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불안정한 인상이었다.
더군다나 어떤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주어서 그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곤 했다. 음악시험에서 아주 진지하고
고독한 모습으로 기타를 연주할때나 어제처럼 아주 황당하게 운이 따랐던게 대표적이었다. 어제는 그도 몹시나 놀라서 다른
아이들처럼 선규가 보통사람 처럼 보이지가 않았었다.
선규도 충격을 먹었는지 경악을 하며 방을 뛰어 나가 나중에 뒤를 쫓아가 보았지만 어느새 없어져서 그냥 방으로 돌아왔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를 않자 불안감이 몰려와서 초조해 하고 있는데 나간지 1시간 만에 선규는 진정된 표정으로
들어와서 일단 안심을 했었다.
그러나 어디갔다 왔냐고 물어도 그는 그냥 몰래 밖에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왔다는 말만 할 뿐 별말을 하지 않았다. 어쨋든
선규가 다시 기분이 괜찮아진걸 보고 태수도 더 이상 묻지를 않았었다.
[밖이 추웠을텐데... 그렇게 오래도록 뭐하고 있었던거지?..................]
그러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규야!..................................."
그소리에 선규와 함께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담임선생님이 사색이 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위험하게 거기서 뭐하고 있는거니?... 어서 내려오지 못해?................"
그말에 선규는 얼른 내려왔다. 하지만 선생님이 날카롭게 소리를 질러서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녀와 선규를 쳐다보고
있었다. 태수도 경악에 찬 눈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평소 차분함을 잃치 않는 선생님이 그런 모습을 보여서 뜻 밖이었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화를 내기 보다는 조마조마함과 대단한 근심이 서려있었다가 매우 안도하는 기색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제자가 걱정되서 그러는것보다 더한 뜻이 담겨져 있는것 같아 의아스럽기도 했다. 선규를 바라보니 그는 아주
당황하거나 뉘우치는 기색은 커녕 알수없는 미소만 짓고 있었다. 학년 초에 선생님이라면 질겁을 하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이제는 선생님과 아주 가까워졌나 보네... 하긴... 작곡배운다고 선생님 댁을 자주 찾아가 봤다니...
그럴만도 하겠지.............................................]
선규를 한참동안 쳐다보던 선생님은 그가 정상의 가장자리에서 완전히 벗어난걸 확인한 다음에서야 자리를 떴다. 낮이라서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와 보니 감회가 아주 새로웠다. 불과 3일 동안 집에서 떨어진거였지만 마치 3년만에 돌아온것 처럼
낯설기도 하고 매우 반가웠다.
짐을 내려놓은 태수는 책방으로 전화를 해보았지만 엄마가 전화를 하고있는지 통화중이었다. 목욕을 하고나오니 그동안 잠을
못 잤던 피곤이 갑자기 온 몸을 엄습해 왔다. 시계를 보니 엄마가 돌아올려면 3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다.
[한 시간 정도 눈을 붙히고 저녁을 차려놓은 다음 버스정류장으로 나갈까?..................]
그러나 방안에 자리를 깔은 태수는 머리를 베개 위에 눕히자마자 아주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버스정류장에 태수가 미리
마중나올줄로 기대했던 혜영은 그가 없는것을 보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그의 얼굴을 볼 생각으로 가슴이
설레였어서 허탈감이 들기도 했다.
[지금 나오는 중이나?...................]
그나마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집쪽으로 걸어갔으나 계속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가 마중나오는 기대마져도 포기를 해
버렸다.
[아마... 집에서 저녁을 하고있는가 보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보니 모든 불이 꺼져 있어서 놀랍고 의아스러웠다.
[아직 안 들어왔어?... 틀림없이 낮에 온다고 그랬었는데?...............]
조심스럽게 태수의 방에 들어가서 불을 켜보니 이불을 덮고 곤히 자고있는 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모습을 본 혜영은
섭섭하기도 하고 은근히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저를 얼마나 보고싶어 했었는데... 기다리지도 않고 잠을 자냐?............]
다시 불을 끄고 나갈려다가 잠자고 있는 태수의 얼굴을 아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태수가 떠날때 단지 그와 떨어져
있는다는게 싫었을 정도였지만 3일동안 혼자 있으면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몹시 사뭇쳤다는게 놀라웠다. 날이 갈수록 아주
공허함이 들어 태수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고 그를 보고싶어 하는 마음도 더욱 깊어만 갔다.
혼자 잘때도 아들의 넓은 품 안이 그리워서 마치 상사병에 걸린 사람처럼 슬프고 안절부절 하곤 했다. 그녀 가슴속에 아들의
존재가 이정도로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을줄은 미처 몰랐었다. 잠시 태수 옆에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섭섭함과
화는 금새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반가움과 애정이 대신하고 있었다.
[명숙이가 아들을 군대보내면... 혼자 어떻게 살까하고 걱정하던데... 나는 그 애보더 더 하겠네..............]
혼자 몇년을 지낼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들어서 코트를 벗고 태수가 덮고있는 이불속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따듯하고 푸근한
아들의 품 안을 접하니 마음속이 편온해지고 그에게 안기고 싶은 애절함이 생겼다. 그래서 팔을 올려서 그의 가슴을 만지자
별안간 태수가 잠결속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언제 오셨어요?..........................."
"조금 전에... 많이 피곤해?............."
"그동안 잠을 좀 못자서요.............."
시계를 본 태수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엄마... 한시간만 자고 저녁을 차린다음 정류장에 나갈려고 했었는데..............."
"괜찮아... 배는 안고파?................."
"네... 엄마는 시장하시죠?... 들어가서 옷갈아 입으세요... 저는 그동안 저녁을 차려드릴테니까요........"
그러자 혜영은 입가에 미소를 띄면서 일어나 앉았다.
"내 걱정말고 피곤할텐데 더 자라....."
그리고는 방안을 나갈려고 일어서는데 뒤에서 태수가 그녀를 끌어안고 다시 눕혔다. 그의 품안에 들어온 혜영은 잠에서 아주
완전히 깨어있는 태수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동안 엄마가 너무나 보고싶었어요......"
그말에 혜영은 가슴이 뭉클해지며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나도 매일 네가 보고 싶었어................."
혜영의 입에서 목이 잠긴 소리가 나오자 태수는 그녀를 더욱 바짝 껴안으며 뜨거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태수는
엄마와 사랑을 마구 불태웠다. 엄마를 원하는 마음이 그칠줄을 몰라 계속해서 그녀의 육체를 찾았고 엄마도 그를 놓치지 않는
다는듯이 그의 몸을 붙잡고 모든걸 내던졌다.
많이 쌓여있는 피곤함도 잊은 채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태수의 성기는 수그러들 줄을 몰랐고 엄마는 몇번이고 오르가즘을
맞았다. 대화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방안에서는 가끔마다 들리는 사랑의 속삭임과 헐떡거리는 신음소리들 만이 울러퍼지고
있었다. 겨우 잠이 들은 그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또 다시 사랑을 나누고 거친 호흡을 내쉬며 누워있었다.
엄마는 기력을 모두 상실했는지 조금도 움직이지를 못하며 태수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었다.
"헉헉..... 어떻게 너는 지칠줄을 모르니?... 이러다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 잡겠다................."
그말에 태수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살포시 키스를 해주었다. 얼마가 흐르고 그녀의 숨소리가 진정되자 그는 그윽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엄마걱정 많이 됐었어요......................."
"얘는 수학여행가서 재미있게 놀 생각은 하지않고... 무슨 내 걱정을 하니?..............."
말은 그렇게 했어도 기분은 좋은지 엄마의 입가에서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가지를 않았다.
"제가 없어서 외로우시지 않으셨어요?......"
"생각보다 많이 허전하더라... 그런데 유진이가 매일 책방에 와줘서 그런데로 견딜만 했어........"
"유진이 누나가요?................................"
"응... 네가 없어서 심심하겠다고 찾아와서... 말동무 해주더라... 남인데 그렇게나 마음을 써 줘서 무척 고맙더라... 애가 그
나이답지 않게 생각이 깊고 정이 많은거 같애........................"
뜻밖의 말을 들은 태수는 가만히 천창을 응시하고 있었다. 지난 몇주 동안 유진에게 경계심이 들어서 그녀앞에서 말을 할때
저도모르게 긴장을 하고 조심스러워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없는동안 엄마를 챙겨주었다니 여간 고마움이 드는게 아니었고
그동안 그런 마음이 들었던 자신에게 자책감이 들기도 하였다.
[유진이 누나한테 내가 빚을 너무 많이 지는구나... 앞으로는 더 잘해줘야지................]
그가 아무런 말을 하지않자 엄마는 고개를 돌려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넌... 유진이 같은 애를 어떻게 생각하니?................."
"착하고 고맙게 생각해요........................."
"그런거 말고 나중에 네 배우자감으로 말이야............"
그러자 태수는 고개를 얼른 돌려 궁금함이 들어있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기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엄마는 며느리감으로 유진이 누나가 마음에 드세요?............"
"오래동안 지켜봤더니... 나무랄데가 없는 애더라... 그만한 애를 만나기도 힘들고... 하지만... 너와 결혼하는것에 대해서는...
난 별로야.........................................."
"왜요?... 누나가 저보다 나이가 많아서요?..."
"처음에는 나도 너보다 나이가 많은... 며느리를 맞기를 원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것도
아닌데 그런 좋은 애가 있으면 당연히 결혼해야지......................."
"그런데요?.........................................."
착잡함과 간절함이 깃든 엄마는 그를 물끄러미 보며 입을 열었다.
"결혼이라는거는... 두 사람만이 하는게 아니야... 두 집안이 인연을 맺는거지... 네아빠와 결혼했을때... 네외갓집에서 반대가
심했었거든..... 그것때문에 오래동안 서로 불편했었어... 그래서 사돈을 맺는다는게 중요한거야.............."
"그럼... 엄마는 유진이 누나집에서 반대할거란 말씀이세요?..........."
"모르지... 보통 비슷한 집안들끼리 하잖아... 그러기에는 우리집이 너무 기울고............."
"...................................................."
"하지만... 내가 제일 걱정하는거는 유진이가 집에서 사랑을 별로 못받는다는 거야... 너도 그건 알고있지?.........."
"네................................................."
"네가 형제나 친척없이 외롭게 자라서 내 마음같아서는 네 처가집이 너를 가족처럼 대해주는 따듯한 집이었으면 좋겠어....."
"...................................................."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다지만... 처가집과 연락을 안하고 지내면... 얼마나 기분 안좋고 불편하겠니?... 네자식들도 너처럼
외롭게 자라게 되고... 그러니 네배우자를 선택할때는 그런것도 고려하면서 결정해... 알았지?................"
"명심할게요....................................."
속으로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태수는 엄마가 이렇게 자상하게 마음써주는게 고마워서 깊이 새겨들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자... 아침먹고 나갈 준비를 해야돼............."
"제가 책방에 나갈테니... 엄마는 집에 계세요......................."
"아니야... 고단할텐데 오늘은 잠이나 푹 자도록 해................"
"하나도 안 피곤해요... 유진이 누나한테... 엄마를 돌봐줘서... 고맙다는 말도 할겸... 제가 나갈게요... 집에 있으면 심심해서
그래요.........................................."
"그럼... 네마음대로 해......................"
엄마가 웃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데 문득 생각이 든 태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동안 선규엄마를 만나신적이 있으세요?.........."
"아니... 왜?..................................."
"선규도 저 처럼 아줌마가 혼자 잘 지내고 계신지 걱정하더라고요... 매일 전화 하던데요............"
그러자 엄마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 애가 이제 드디어 철이 드는가 보구나... 그렇게나 저엄마 속이나 썩이더니............."
그러면서 태수와 함께 웃던 그녀는 다시 돌아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곧 네생일이 다가오는데 뭐 가지고 싶은게 없니?..............."
그말에 태수는 속으로 은근히 놀랬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그냥 엄마가 해주는 미역국이나 잘 차린 저녁상을 받았을 뿐
생일 선물을 받은적은 아직 한번도 없었다. 그녀가 뭘 원하느냐고 물어본적도 없었고 거기에 대해서 섭섭함이 없는 그는 없는
집안살림을 알기때문에 생일선물을 바라지도 않았었다.
"엄마가 옆에 있는데... 제가 뭘 더 바라겠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도 이번만큼은 내가 뭘 해주고 싶어서 그래................."
"전 정말 괜찮아요.........................."
"그러지 말고 뭐라도 좋으니 말해봐..."
그와 남녀관계를 맺고 난 뒤 맞는 첫생일이어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은 무어라도 해주고 싶은 간절한 눈치였다. 그래서 계속
거절하기도 뭐하다 싶어 잠시 생각하던 태수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모기만한 소리로 말을 꺼냈다.
"저기... 있잖아요........................."
"걱정하지 말고 말해....................."
"저기... 한복입은 모습을 보여주시면 안되요?.............."
"한복?......................................."
"네... 구정때 시골에서 봤던 엄마가 너무 예뻐 보였거든요.........."
얼굴이 새빨개진 태수를 동그랗게 뜬 눈으로 보던 엄마는 그만 폭소를 터트렸다.
"한복입은걸 다시 보고 싶었어?......"
"네..........................................."
"그거 말고 또 없어?...................."
"그거밖에 없어요......................."
한참동안 웃던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헐떡거리는 호흡으로 간신히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데 당연히 입어야지... 그렇게 보고싶었다면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
"무슨 요즘 애가 옛날걸 좋아하니?............"
태수가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자 엄마는 그를 껴안으며 애교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생일날... 새색시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있을게..............."
그러자 태수는 얼굴이 밝아지며 웃고있는 그녀에게 사랑이 넘치는 입맞춤을 했다. 명숙은 혼자 아침을 먹고 있었다. 선규는
어제 돌아오자마자 곯아 떨어져서 아직까지 일어날줄을 몰랐다. 어제 그가 돌아왔었을때는 은근히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가
수학여행에서 그녀가 잘 있는지 매일 전화해주는것이 고맙고 흐뭇했었지만 계속해서 혜영와 같이 지내라고 채근해서 기분이
점차적으로 이상해져 갔었다.
처음에는 그녀가 걱정되서 한 말로 여겼으나 나중에는 그가 볼멘소리로 말하는게 마치 의처증걸린 사람처럼 느껴져 아들에게
감시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선규가 돌아왔었을때 거기에 대해서 화를 낼줄 알았으나 그냥 싱긋 웃기만 할뿐 별다른 말도
하지 않고 잠이 들어서 일단은 안심을 했었다. 그러나 그가 깨어 난 뒤 무슨 말이 나올지를 몰라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분명히... 저가 없는동안 내가 혹시나 딴남자를 만날까봐... 불안해 했던거 같은데 왜 그러지?... 이때까지 같이 살았으면서
저 엄마를 그렇게도 모르나?......................................]
한숨을 쉬며 밥을 먹은다음 선규의 가방에서 빨래감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꼬깃꼬깃한 옷들을 세탁기 안에 집어넣다가 문득
손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구겨져 있는 손수건을 보니 군데군데 아주 딱딱하게 굳은 자국들이 보였다. 의아심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들은 바로 지난 1년전에 그녀의 속옷에 묻어있었던 자국들과 똑같았다. 그래서 냄새를 맡아보니 짐작했던대로
정액냄새였다.
[얘가 수학여행가서 자위를 했나?... 놀기 바빴을텐데 왜 그런 짓을 했지?... 하여튼 남자들이란.................]
피식 웃으며 손수건을 세탁기안에 넣던 머리속에는 퍼득 다른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가만있어봐... 얘가 나와 관계를 맺은 이후로 한번도 자위한적이 없었는데... 내가 옆에 있어서... 자위는 더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었잖아... 그사이에 무슨 생각이 났었나?..........................]
남자들이 시도때도없이 성욕이 올라 여자가 없을때는 자위로 욕구를 푼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오래동안 안하던 짓을
한걸 보니 매우 의심이 갔다. 저도모르게 기분이 언짢아진 명숙은 손수건과 남은 옷들을 세탁기 안으로 집어던지고 화장실을
나왔다. 선규는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엄마는 약국에 나가고 없어서 그녀가 차려놓은 밥을 먹고 씻었다.
그런다음 방에 돌아와서 수학여행때 가져갔던 가방이 열려있고 그안에 옷들이 없다는걸 발견하자 어제 집에 도착했던게 기억
났다. 그동안 엄마가 전화할때마다 그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아서 돌아오면 화를 낼려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선생님과
일도 있고해서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배신한 사람은 바로 그였기에 엄마에게 뭐라고 할 염치가 없었다. 엄마도 그가 화를 낼것을 짐작하고 있었는지 약간 긴장하는
눈치였었다. 그러나 그저 잘 있었냐며 한번 안아주고 그녀를 피할려고 눕다보니 그만 오늘 오후까지 잠을 잔 것이었다.
[엄마만 모르면 되는거지만... 그래도 양심에 찔려 얼굴 대하기가 힘드네............]
그러면서 한숨을 쉬는데 이번에는 불현 듯 선생님이 떠 올랐다. 이제는 그녀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몰라서 아주
혼란스러웠다. 그냥 스승과 제자사이로 생각할려고 했지만 이제는 그러기도 쉽지가 않았다. 자꾸만 엄마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의 가슴속에 애틋한 감정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어제 새벽에 토함산 정상에서 절벽아래를 보고있을때 선생님이 기겁을 하며 얼른 내려오라고 마구 야단을 치자 선규는 겁을
내기는 커녕 오히려 행복감을 느꼈었다. 엄마처럼 누군가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생님하고는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어떡하면 좋지?......................]
생각을 해보니 이번에는 그녀가 저번처럼 다시는 그러지 말자는 말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선생님이 지금 감정이 아주 혼란
스러워 말을 안했을뿐 원래 누구보다도 이성이 뚜렷한 사람이였기에 또다시 이런일이 되풀이 될것 같지는 않았다.
[아이들도 있는데... 선생님 인생을 어서 찾으셔야지... 아마 그런일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을거야.............]
그렇게 단정한 선규는 침대 위에 앉아 기타를 마구 치기 시작했다. 몇시간이 흐르고 명숙이 약국문을 닫고 들어와보니 점심때
다시 차려놓았던 밥상이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얘가 일어났나?..............................]
그녀의 방을 가보니 아무도 없어서 아들의 방으로 가보았다. 문을 열어보니 선규는 책상앞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언제 일어났어?.............................."
"아까 낮에....................................."
"그럼... 일어났다고 말하지 그랬어....."
"엄마가 바쁜것 같아서 그냥 공부하고 있었어............"
빙그레 웃으며 말하는 선규를 보니 아주 점점 이상함이 들었다. 평소에도 약국을 기웃거리던 애가 여행가서 전화로 닥달까지
하다가 오늘은 별로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행동하니 마치 다른 애처럼 느껴졌다.
"배고파?......................................."
"아니... 아까 밥을 늦게 먹어서 별 생각없어.............."
방안을 나갈려던 명숙은 다시 그에게로 와서 침대위에 앉았다.
"왜 그렇게 전화해서 태수엄마와 지내라고 말했니?....."
"엄마가 혼자 있으면... 무섭고 외로울까봐 그런거지... 엄마 걱정하는게 잘못된거야?........."
"아... 아니....................................."
천진난만한 얼굴로 바라보는 선규를 보니 명숙은 할말이 없어져서 잠시 당황했다.
"혼자서 괜찮았어?.........................."
"응.............................................."
무심결에 한 대답때문에 선규의 얼굴빛이 어둡게 변하자 그녀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너... 여행가서 그거했니?..............."
"뭐?............................................"
"자위.........................................."
"엉?..........................................."
선규가 깜짝 놀라며 당황하는 빛을 어렴풋히 보이자 명숙은 틈을 주지않고 몰아붙혔다.
"네가방에서 빨래감들을 꺼내다 보니까... 손수건에 정액자국들이 묻어있더라.........."
"................................................"
"어떻게 된거야?... 무슨일이 있었어?............."
1년전만 하더라도 아들앞에서 하기 힘들었던 말들이 이제는 입에서 술술술 나오고 있었다. 잠시 당혹스러워하던 선규는 곧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엄마생각이 나서 화장실에 가서 몰래 했었어... 그거때문에 기분 나빴어?.............."
"................................................."
이번에는 명숙이 놀래서 말도 못하고 빤히 쳐다보고 있는 선규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엄마와 처음으로 떨어져 있어보니까... 엄마생각이 많이 나더라........."
"................................................."
애틋하게 말하는 선규를 보며 명숙의 가슴속에 있었던 의심과 언짢음은 어느새 눈녹듯이 사라졌다. 비록 성적으로 생각한거
였겠지만 그가 여행가서도 그녀를 그토록 생각했다는거에 대해서 흐뭇함과 감격이 들었다. 그래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꾸며
입을 열었다.
"정말 내 생각이 많이 났었어?.........."
"응... 그러니까 전화를 매일 한거지... 엄마도 내 생각 많이 했어?.............."
"그럼... 항상 너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옆에서 처음 떨어져 있는것이라서 무슨일은 없나하고 걱정 많이 했었어.........."
그말에 선규는 얼굴이 환해지며 그녀엎에 앉았다.
"다시는 엄마하고 떨어지고 싶지 않아................"
명숙이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띄며 쳐다보자 선규는 그녀를 눕히고 키스를 하며 젖무덤 위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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