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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 8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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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작성일 25-11-28 18:59 조회 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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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도 못쉬고있는 선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마담에게서 보이지 않게 서서히 목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다시한번 그를 보고는 눈가에 웃음을 짓더니 엄마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제가 차를 좀 멀리 세워놨는데... 죄송하지만 아드님께서 상자를 거기까지 운반해 주시면 안될까요?............"

"물론 그렇게 해드려야죠... 선규야... 할수있겠지?......................"


몹시 긴장하고있어 대답도 못하고 있는데 마담이 그를 보며 다정하게 물었다.


"이름이 선규에요?... 그래줄수 있어요?... 제가 혼자 들기에는 좀 벅차서 그래요................"


도무지 아무말도 나오지가 않아서 선규는 창백해진 얼굴로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무렇지가 않은 듯
계속 친절한 
웃음을 머금고 그에게 진열장뒤에 있는 박스를 가리켰다.


"이거야... 무겁지는 않지만 병이 들어있으니까... 조심해야 돼......."


선규는 최면에 걸린 듯 아무런 생각없이 다가가서 상자를 들었다. 그 위에 적혀있는 글자들을 보니 소화드링크였다. 마담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엄마에게 공손히 말했다.
 

"아드님에게 미안해서 어쩌죠?............................."

"우리 애가 자주 도와주니까 마음쓰시지 마세요......"


선규가 상자를 들고 마담에게 오자 그녀는 다정다감한 얼굴로 그를 살펴보았다.


"아드님이 참 미남이시네요... 제가 학생이었다면 따라 다녔겠어요........"


그 소리에 선규는 하마트면 상자를 떨어트릴뻔 했으나 엄마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리없이 웃었다.
 

"그렇게 보아주시니 감사해요.............................."

"자녀분이 이 아드님 혼자이세요?........................"

"네................................................................"

"그럼... 약사선생님께 너무나도 귀하시겠네요......."

"네... 저한테는 그래요......................................"


그러더니 엄마는 그에게 얼른 손짓을 했다.


"뭐하니?... 어서 나가지 않고............................."


엄마의 재촉에 선규는 떨리는 다리를 아주 간신히 지탱하며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마담은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친절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곧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읍니다............"


그 소리에 선규는 눈썹이 이마 끝까지 올라갔다.

[곧... 연락을 한다니?.......................................]

그의 심장은 몹시 두근거려 마치 가슴을 뚫고 나올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의 심정을 모르는 엄마는 함께 인사를 하며 말했다.
 

"저희 약국을 찾아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가세요....."


엄마 앞에서 내내 온화한 표정을 짓던 마담은 약국을 나오자마자 금새 냉랭한 얼굴로 변했다. 그녀의 뒤에서 선규는 상자를
들고 말 없이 
따라가기만 했다. 약국에서 얼마간의 거리가 떨어지자 그녀는 무덤덤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예뻐해주면... 고마워 할 줄을 알아야지.............."


그녀의 말을 들으니 선규는 몹시나 긴장이 되어 오만가지 별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학교에 찾아올까?... 그럼... 담임선생님하고?...............]
 

그의 가슴속에는 알수없는 두려움이 계속 밀려와서 마담에게 반항하고 싶은 생각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더군다나 엄마
한테까지 
무슨짓을 할지도 몰라서 무조건 그녀의 말을 따라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지난번 술집에서 느꼈었던게
기억났다. 미스터 박, 
미스성, 그리고 종업원들의 절제되고 조심스러운 행동들을 보면서 그저 교육을 아주 잘 시키는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이유가 어렴풋히 
이해가 될것 같았다. 그러는데 마담이 걸음속도를 늦추면서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네가 말한걸 생각해 봤어.................................."


그녀의 말소리는 어느때보다도 더욱 삭막하게 들렸다.


"네가... 그런말만 하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놓아줄려고 했었겠지만... 이제는 마음이 변했어... 나는... 내가 찍은 사람이
 반항을 할수록 더 매력을 
느끼거든...................."
 

".................................................................."
 

"물론... 그 사람도 계속 가지고 있을거고... 그 사람을 만나든 말든... 네마음대로 해... 네가 말했듯이... 그 사람도 나에 대해
 잘 알어... 남자들이 나를 
어떻게... 건들어 볼려고... 해괴한 말까지 하는거까지 말이야... 물론... 너같이 어린애가 그런말을
 한다고 놀라기는 하겠지만.............................."
 

그러더니 마담은 걸음을 멈추고 냉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어머님께서... 너를 보시는 눈에 애정이 가득 담겨있더라... 이혼하시고... 혼자되신 몸에 옆에는 너밖에 없으니... 그럴만도
 하시겠지......................................................"


그말에 선규는 얼굴에 핏기가 없어지며 기절할뻔했다.

[뒷 조사를 하느라고... 이제야 찾아온거구나........]

이제 상황은 역전되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에게 마담이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사시는 어머님이 우리일을 아시면... 상심이 아주 크시겠지?... 더군다나 아들에 대한 어머님의 사랑은
 남 다른데... 보니까 
미스터박 말대로 훌륭하신 분이신거 같은데... 나도... 네어머님께 상처를 주고싶지 않아... 너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 않지?... 어머니를 잘 
따른다고 했잖아............................."


"................................................................."


"너를 애지중지하며 키우셨을텐데... 그런 어머니의 가슴에 못을 박아 쓰러지시게 하면 안되겠지?... 어머님한테는 네가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안 아플 자식일텐데... 그러면 나보다 더 못된 인간이 되는거지.............."


마치 선생님이 학생에게 타이르 듯이 자상하게 말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선규는 패배를 승복했다.


"이제부터는 다시는 그러지않고 누나 말씀 잘 들을게요........"


그러자 마담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으나 얼굴에서는 계속 찬바람이 돌았다.


"저번에 내가 한번만 더 그런다면 용서하지 않겠다 했지?....."


그말을 듣자 선규의 다리는 마구 부들부들 떨렸다. 평생 이렇게까지 겁이 나 본적은 없었다. 한동안 말없이 걸어가는 마담을
따라가자 이윽고 
그녀의 차가 나타났다. 열어진 트렁크 안에 상지를 싣자 마담은 트렁크를 닫고 그를 무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신문배달을 그만두겠다고 어머님께 말씀드렸어?..............."

"아직이요... 보급소에만 말해놨으니까... 곧 사람을 구하는대로 그만들거에요.........."


"그럼... 배달은 그만두되... 어머님께는 말씀드리지마... 배달해서 버는 돈은 내가 줄테니... 걱정하지말고... 그 시간에 내가
 부를때마다 와..........................................."


"평일에도요?............................................."

"왜?... 못 하겠어?......................................"


그녀의 얼음장같은 얼굴을 보고 선규는 저도모르게 흠짓하며 얼른 대답했다.


"시... 시키는대로 할게요............................."

"네어머니에게는 내가 이 근처에 음식점을 낸다고 말해놨어... 그래서 저걸 들이겠다고 말하러 간거야..........."


그 소리에 선규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도매상들에게 구입하지 않으신다고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하요?......"


"저번에 도매상들하고 거래를 하다가 마찰이 많아서 좀 돈이 들더라도 너희 약국과 할 생각이 있다고 둘러댔어... 네어머니도
 어차피 돈이 
들어오는거니까... 별다른 말씀은 없었고... 만약에... 정말로 계약을 한다면... 네어머니와 자주 보게 될거야...
 그렇게 되면... 학교에 찾아갈 필요도 
없게 되는거지.............................."
 

도저히 빠져나올수없는 함점에 걸려들었다는걸 깨달은 그는 절망감에 빠졌다.


"계... 계약을 하실거에요?.........................."

"네가 하는걸봐서....................................."


그리고는 빽에서 삐삐를 꺼내 건네주었다.


"나에게서 연락이 오면 즉시 전화해... 그렇지 않으면 너네집으로 곧장 전화한다..............."


말없이 삐삐를 보는 선규를 보던 마담은 차에 올라타며 어이가 없다는 웃음을 내지었다.


"일할 시간에 너를 잡을려고 여기까지 온걸보면 내가 아무래도 너에게 빠졌나보다... 님을 찾으러 온것도 아니고 이 무슨....."
 

고개를 마구 설레설레 내젓던 마담은 시동을 걸고서 차와 함께 사라졌다. 혼자 남게된 선규는 그녀가 준 삐삐를 보다가 문득
개목걸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으로 힘없이 걸어오는 선규는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가를 세삼스럽게 절감하고
있었다. 괜히 쓸데없는 만용을 부렸다가 
일만 더 악화되게 만든 셈이었다.

이제는 선생님이 아니라 그자신이 더 절박한 성황에 처해 있는것이었다. 정말로 선생님남편을 찾아가 
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마담의 말대로 부질없는 짓인거 같았다.

[맞는말이지... 어차피 자기 가족을 내 팽겨치고... 마담에게 푹 빠져있는데 
내말을 믿겠어?...............]

이제는 마담의 성 노리개로 전락한거 같아서 인간 이하의 수치심까지 들 정도였다. 한숨을 연달아 내쉬면서 오는데 
저멀리서
약국문을 내리고있는 엄마가 보였다. 
그런 그녀를 보니 더욱 더 괴롭기만 했다. 그러다가 마담과 처음으로 관계를 맺었을때
그의 괴로워하는 심정을 엄마가 눈치챘었던게 문득 
떠 올랐다.

[가만있어봐... 마담이 또 찾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데 잘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일난다................]

마담이 조금전에 엄마에 
대해서 했던 말들을 다시한번 상기하며 그는 애써 얼굴표정을 밝게 짓고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지금... 문 닫는거야?................................"

"응... 데이트는 잘 했어?..........................."

"엉?......................................................"


선규가 소스라치게 놀래자 엄마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그의 볼을 꼬집었다.


"아까보니까... 그 손님에게 넋을 잃고있는게 보이더라.........."

"내... 내가 언제......................................"


그가 안도를 하며 겸연쩍게 웃자 엄마는 감탄하는 얼굴로 말했다.


"하긴... 내가 봐도 대단한 미모와 매력을 겸비했더라... 남자들이 지나가면서 한번쯤은 쳐다보겠더라... 거기다가 언행도 아주
 기품있어 교양있게 
보이고... 너한테는 어떻게 대하든?........."


"그... 그냥 도와줘서 고맙다며... 약국에 온 이유를 말씀해 주셨어.........."

"네가 봐도 매력있지?.............................."

"아니야... 난 그 사람보다 엄마가 훨씬 더 예뻐......................"


그러자 엄마는 웃으며 그의 볼을 다시 잡고 흔들었다.


"으이구... 솔직히 얘기해도 돼.................."

"정말이라니까......................................."


그의 말에 기분 좋아하는 엄마를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정말 그손님과 거래를 할거야?..."

"제시하는 조건도 괜찮아서 하게되면 좋겠지... 하지만 결정된건 아니야............."


그말을 들으며 선규는 어떡하든 엄마가 마담과 계약을 하지않을 방법을 생각해보았으나 마땅한 묘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긴... 내가 엄마라도 그런 거래가 있으면 하겠지.........................................]

그러면서 엄마를 따라 집에 들어가던 선규에게는 불현듯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었다. 
지난번에 술집에서 옷에 여자 분자국을
묻혀 왔었을때는 엄마가 질투를 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이상하다... 내가 마담에게 반해서 넋을 읽고 쳐다본걸로 생각하면서 왜 아무렇지 않아하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집에 들어가자 엄마는 
얼른 저녁을 차려주겠다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선규는 그런 엄마의 얼굴을 아주
유심히 살펴보며 물었다.
 

"엄마... 질투안나?.................................." 

"뭐가?.................................................."

"아까... 엄마가 그랬었잖아... 내가 그 손님을 쳐다보고 있는걸 알고 있었다고..........."

"그럼... 정말 그 손님이 네마음에 들어 그런거야?......................."


이상하다는 표정이 조금도 없이 말하는 엄마를 보며 선규는 황급히 대답했다.


"그게 아니라... 사실은 도대체 누가 문닫는 시간에 왔나해서 본거야... 내가 그런거 싫어한다는걸 알잖아........."


그러자 엄마는 앞치마를 두르며 미소진 얼굴로 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내가 왜 질투를 느껴야 하는데?..............."


"저번에... 옷에 분자국을 묻혔다고 질투 냈었잖아... 그런데... 내가 엄마 앞에서... 다른 여자를 쳐다봤는데도... 질투가 나지
 않는단 말이야?..................................."
 

그 소리에 엄마의 얼굴에는 약간의 홍조가 나타났다. 그러나 곧 부드러운 기색으로 상냥하게 입을 열었다.
 

"그거하고는 다른 일이지... 그리고 그렇게 매력적인 여자가 있으면... 남자라면 한번쯤은 쳐다볼수도 있는거 아니야?... 나도
 그 정도는 이해해... 
더군다나 그 손님은 너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인데 내가 질투를 느낄 이유가 아무것도 없잖아?....."
 

"그럼... 엄마는 나이 차이 때문에 별 신경을 안쓰는거야?..........." 

"응... 비슷한 나이 또래도 아닌데 네가 설마 그여자와 사귀겠니?... 그리고 그손님이 이런걸 들으면 어이가 없다고 웃겠다..."
 

편안한 얼굴로 말하는 엄마를 보며 선규는 그저 입만 벌리고 있었다.

[이렇게 안심하고 있는데... 진짜로 그 사실을 알게되면... 그 자리에서 
쓰러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엄마가 알게될까하는 두려움이 더욱 커져갔다.


"만약에 내가 그런 나이있는 여자와 정말로 무슨일이 있다면 어떡할래?................."


숨도 제대로 못쉬며 매우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미소짓던 엄마는 더 크게 웃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겠니?... 나이많은 여자라면... 내가 있잖아... 너도 나밖에 없다며?... 여자를 만날려면... 나중에 당연히
 네또래의 여자를 만나야지... 
꼭 그렇게 될거라고 난 너를 믿어..........................."
 

그의 볼을 어루만지다가 아주 가볍게 입맞춤을 해준 엄마는 여전히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부엌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멍하니 서 있는 
선규는 속으로 그녀에게 절박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농담이 아니야... 엄마!... 나 정말 그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있다고!................]
 

그로부터 며칠 후에 선규는 신문배달을 그만두었다. 태수에게는 사정이 있어서 그런다고 말하며 자신의 엄마에게는 당분간
절대로 말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태수는 처음에 무슨 안좋은 일을 하냐고 의심을 했지만 그에게 기타를 가르쳐 줄
더 실력이 좋은 사람을 
만났다며 아주 적당한 핑계를 댔다. 태수도 그가 기타에 빠져있는걸 알기때문에 정당히 하라고만 할뿐
더이상은 별다를 말을 하지않았다.
 

배달을 그만 둔 바로 그 다음날 교문을 나서는데 선규의 바지 주머니속에서 진동이 왔다. 공중전화기에 가서 삐삐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걸으니 마담의 차가운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집으로 지금당장 와.........................."

".........................................................."

"어제 배달을 그만뒀다는걸 다 알고 하는 전화야... 안오면 알아서 해............"


그말을 아주 냉혹하게 내뱉은 다음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협박이 들어간 명령조였다. 한숨을 쉬면서 전화를
내려놓은 선규는 
곧장 마담의 집으로 향했다. 이제는 반발심이 조금도 없는 그는 그저 마담의 눈 밖에 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녀의 집을 가자 마담은 무표정으로 우선 씻으라는 말만 했다.

샤워를 한 다음 수건으로 아랫도리만을 가리고 나오자 그녀는 평범한 
상의에 짧은 치마를 입고서 침대옆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아 조용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마담의 손짓에 따라 선규는 허리에 두른 수건을 
잡으며 그녀를 마주보는 침대가장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그녀는 풀이 죽어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있다가 딱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진작부터 이렇게 말을 잘들었다면... 이런일이 없잖아............."

"........................................................."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게 있어... 너... 애인은 정말 있는거냐?............."


그말에 선규는 숙이고있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나 그의 반응에는 개의치가 않은지 마담은 손에 들고있는 담배만을 마구
응시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사람을 시켜... 네뒤를 밟게 해봤는데... 만나는 여자가 아무도 없었어..... 학교끝나고 신문배달하면 곧장 집에 가고..... 보통
 애인이 있다면... 
시도때도없이 만나는데.............................."


그리고는 마담이 한쪽 눈을 치켜세우고 바라보자 선규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어... 언제부터 그러셨어요?..................."

"네가 여기서 나를 협박한 바로 다음날부터............................."


그말을 듣고 선규는 그 이후에 선생님 집을 간적이 없었다는걸 확인하자 깊은 안도를 했다. 하지만 그녀가 계속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큰일이었다. 선생님은 둘째치고 엄마와의 관계까지 들킬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발 밑에 얼른 무릎을 꿇고서
사정했다.
 

"이제부터 진짜로 말 잘들을테니...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가 이렇게 사정할게요........."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마담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발 밑에 있는 그를 말 없이 응시했다. 고개를 약간 들어서 쳐더보니 입가에
머금고있는 
그녀의 미소는 섬뜩해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였다.
 

"네애인에 대해서 물어봤어....................."

"저번에 다퉈서 요즘은 만나지 않고 있어요....."

"그럼... 지금은 만나는 여자가 나밖에 없다는 말이야?........"

"네....................................................."


선규가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대답하자 마담은 애완견을 다루듯이 허리를 약간 숙여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선규는 
너무나도 수치심이 들어 치가 떨렸다.
 

"그럼 하나밖에 없는 지금 애인한테 잘해야지 그러면 돼?... 내마음이 얼마나 섭섭했었는줄 알아?.........."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그때... 네어머니가 나를 보고 뭐라 그러시든?.........."


선규가 하얗게 된 얼굴로 쳐다보자 마담은 고개를 뒤로 재치며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뭘... 그렇게 놀라?... 따지고 보면 나한테는 시어머니잖아... 그러니 나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를 궁금해 하는거는
 당연한거지..........................................."


"그... 그냥 미인이시고 언행이 바르신 분이라는 말씀 밖에는..........."

"그럼... 내가 시어머님께 합격을 받은거네..."
 

어쩔줄을 몰라하는 선규의 얼굴을 즐기던 마담은 다시 싸늘한 표정으로 바꿨다.


"네가 하기에 달려있다는걸 명심해............."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꼬고있던 다리를 풀고 그의 눈앞에서 두 다리를 벌렸다.


"지난번에 하다가 그만뒀던걸 마저 끝내......"


무슨 소린가 하면서 고개를 들던 선규는 그녀의 치마속을 보고서는 경악을 했다. 마담의 치마속에는 아무것도 걸쳐져 있지가
않았다. 
미끈한 두 다리 사이에 아주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검은 수풀들을 보던 선규가 너무나 놀라서 경직을 하고있자
마담은 미간을 찌푸리고 
짜증을 냈다.
 

"어서 해... 그리고 오늘은 저번처럼 심통내고 그러는게 안 통할 줄 알아........"


그리고는 둔부를 앞으로 내밀자 선규는 치마를 조심스럽게 올리고 그녀의 두 다리를 좀더 벌려 입술을 수풀 앞에 갖다대었다.
아직 흥분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오늘 만큼은 그녀의 음부가 아주 건조했다. 수풀들을 혜집고 저번에 하던대로 꽃잎을 빨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애액이 
흘러나오며 음부가 부풀어지고 있었다.

마담은 의자등에 머리를 기대고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가 쾌감으로 몸을 움직일때마다 
안락의자는 앞뒤로 아주 조금씩
흔들렸다.
 

"아....... 아..........................................."


동굴 주위를 핥던 선규의 머리속에는 불현 듯 지난번에 손가락을 그녀의 질안에 넣었을때 음핵을 마구 만지자 그녀가 몹시
흥분했었다는것이 
기억났다. 그래서 두 엄지손지락으로 입구의 양옆을 벌리자 흥건히 젖고있는 빨간색의 조개살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혀 끝으로 더듬으면서 
이곳저곳을 탐색하다가 마침내 동굴 위에 있는 클리토리스를 찾아내고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러자 마담은 두 다리를 더 크게 
벌리고 광분을 했다.
 

"허억... 그렇지... 거기를... 아흑.............."
 

그녀의 신음을 들으며 선규는 침과 애액으로 마구 범벅이 된 입으로 점점 커져가는 음핵을 마구 빨아먹었다. 그의 입안으로
흡입될때마다 꽃잎에서 
나오는 쭈욱쭈욱하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여자의 음부를 빠는거였지만
선규의 마음속에서는 흥분이나 
신기함이 조금도 없었다. 마담이 만족하지 않으면 어떡하나하는 불안함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는데 갑자기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남자와 여자사이에는 나이가 아무 상관없다는걸 엄마는 모르나?... 지금 여기에 앉아있는 여자가 엄마라면 얼마나 좋아?...]

그런 생각을 
하는데 별안간 마담이 아까보다 더 크게 교성을 내지르며 그의 머리를 붙잡아 음부로 밀착시켰다. 음부에 얼굴을
파묻어 숨을 쉬기가 
어려웠지만 선규는 하던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의 가슴속에는 어서빨리 행위를 끝내고 이집을 나가고
싶은 심정 밖에 없었다. 마담의 
육체는 심하게 들썩거리며 그의 머리카락들을 움켜잡고 울부짖었다.
 

"아악... 좀더... 하악... 그렇게... 허억......."


그녀의 흥분하는 소리를 들을수록 선규는 빨고있는 입에 흡입력을 더욱더 강하게 했다. 이제는 음부가 너무나도 젖어있어서
질의 감촉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얼마가 지나자 갑자기 마담은 의자에서 엉덩이를 들더니 선규의 머리를 두 다리로 꽉
조이고 온 몸에 심한 경련을 
내면서 비명을 질렀다.
 

"으악!... 아악!... 악!... 허억!..................."


어찌나 소리를 크게 지르는지 옆집에 들리지않나하는 조바심이 마구 생길 정도였다. 한참동안 발광하던 마담은 이윽고 몸을
의자에 내려놓으면서 
그의 머리를 조이고 있던 다리에 힘을 풀고 잠잠해졌다. 그제서야 그녀의 사타구니에서 풀려난 선규는
막혀있던 숨을 크게 몰아쉬면서 
축 늘어져있는 마담을 쳐다보았다.
 

"헉헉.................................................."
 

정신이 나간듯이 있는 마담은 어느새 상의가 올라가서 부풀어오른 젖꼭지들을 노출시키고 있었고 두 다리사이에 있는 꽃잎은
커다란 구멍이 
생겨 아까보다 더욱 빨갛게 된 조개살을 그대로 내보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만족을 한거 같아 어쨋든
안심이 되긴 했다. 잠시 후 
눈을 뜬 그녀는 아직까지 바닥에 앉아있는 선규를 보더니 엷은 미소를 짓고는 휴지를 꺼내 밑으로
내려가서 침과 애액이 흐르고있는 
그의 입 언저리를 닦아주었다. 그런다음 멍하게 있는 그를 껴 안고 등을 다독거렸다.
 

"이게 처음이었니?................................"

"네... 제가 잘했어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목이 잠긴 음성으로 속삭였다.


"아주 잘했어... 네가 이런거에 타고났나 보다... 이런걸 하면서 그렇게 흥분해보기는 처음이었어.............."


그소리를 듣고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자 마담은 포옹을 풀고 어느새 열려진 수건속에서 발기된 성기를 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잠시 성기를 애무해 주다가 손을 떼고 다시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그만 돌아가도록 해... 내가 또 연락하면 오늘처럼 바로 달려와야 한다.................."
 

다시 도도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선규는 일어나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온 흥분때문에 사정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긴했지만 어쨋든 더이상 마담과 같이 있지를 않고 이집을 나갈수있게 되어서 다행으로 생각했다.
마담은 빽에서 돈을 
꺼내서 내밀었다.
 

"받어................................................"

"괜찮아요........................................."

"어서 받어!......................................."


그녀가 정색을 하며 소리지르자 선규는 마지 못해 돈을 받았다. 그제서야 마담은 굳었던 얼굴표정을 풀고 아주 흐뭇한 미소를
내지었다.
 

"내가 주고싶어서 그러는거니까... 싫더라도 받어... 네가 하도 받지를 않아서... 가게에 데려가서 술이라도 줄려고 했지만...
 지난번처럼 영수증을 
가지고오는 엉뚱한 짓을 또 할수있잖아......................."
 

마치 몸을 파는 인간이 된거 같아 씁쓸한 심정으로 돈을 보고있던 선규는 고개를 들고 처량하게 말했다.
 

"누나에게 저는 뭐에요?......................"

"예전에는 귀여운 아이... 하지만 지금은 말 안듣는 못된 아이야......................"


그녀가 빙글거리며 대답하는걸 듣고 선규는 기가 막혔다.

[완전히 장난감으로 생각하는구만........]

마담을 보는것만으로도 속이 역겨워서 얼른 
나갈려고 하다가 사정하는 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계속 제뒤를 밟으실거에요?................."

"네가 하는걸 봐서.............................."

"말 잘듣는다고 했잖아요....................."

"이건 네가 판 무덤이야... 내가 너를 아직 예쁘게 보고있어서... 이정도로 그친걸 다행으로 알아........."


얼마동안 애처로운 표정을 짓던 선규는 더이상 소용이 없다는걸 깨닫고 집을 나왔다.

[이제는 항상 행동을 조심해야 되겠네... 잘못한것도 
없는데...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1층에서 엘레베이터 문이 열라자 마자 밖으로 달려나갔다.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게 보여 
가급적이면
이 동네를 빨리 빠져나오고 싶었다. 아파트 입구를 나서는데 별안간 누가 그의 어깨를 잡고서 거칠게 돌아 세웠다. 뛰어가던
선규는 그 바람에 넘어질뻔해서 자신을 세운 사람을 화가 난 얼굴로 쳐다보다가 곧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버렸다.

선규의 눈 앞에는 처음 
만났을때처럼 몸 전체에서 찬바람이 도는 담임선생님이 매서운 눈길로 노려보고 있었다.
 

"서... 선생님...................................."


마담의 집앞에서 선생님을 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선규는 혼이 나간것처럼 그냥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면서 간신히
입이나마 열고 
중얼거렸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냉기가 도는 무표정이었으나 눈에서는 아주 극심한 분노가 보였다. 그러나
겨우 정신을 수습한 선규는 
선생님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하는 궁금함과 그녀의 남편에 대해서 알고있는것보다는 마담이나
그녀가 고용한 사람이 그들을 지금 
지켜보고 있지않나하는 겁부터 들었다.
 

[지금 여기서 선생님과 나간다면 마담이 창문으로 볼수있겠지?... 어떡하든 선생님이 누구인지를 모르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생각한 
선규는 선생님이 그를 노려보고 있건말건 상관하지않고 입을 그녀의 귀에 가까이대며 다급하게 속삭였다.
 

"여기서 한참을 나가면 공원이 있어요... 제가 먼저 달려나갈테니... 선생님은 저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천천히 따라오세요...
 그리고 절대로 
위나 주위를 보시면 안돼요... 공원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녀의 얼굴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변했으나 선규는 말이 끝나자마자 전속력으로 뛰어서 나갔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오로지 선생님이 
그의 말대로 따라주기만을 바랄뿐이었다. 한참을 쉬지도 않고 뛰어가서 이윽고 공원에 도착하자 그제서야
달리기를 멈추고 아주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무들이 모여있는쪽으로 몸을 숨겼다.

공원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주위를 살펴봐도 그를 따라오거나 주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를 않았다. 이윽고 호흡을
진정시키자 비로소 선생님에 대한 두려움과 의문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파트 입구에서 선생님을 만나고나서 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놀라고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선생님이... 그냥 거기를 지나가는 길이었을까?... 아니야.... 얼굴을 보니까... 다 알고오신거 같던데... 왜 이렇게 일이 자꾸
 꼬이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선생님이 어떻게 마담집을 찾았는지를 알수가 없었다. 너무나 두려움이 들어 그냥 도망갈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어차피 학교에서 
그녀를 매일 만나기 때문에 도망간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남편에 대해서는 아시고 있으신걸까?... 어떡하지?... 선생님이 아셨으면 난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고 그렇게되면 엄마에게도
 이 사실이 알려질텐데.....................................]

두려움과 절망감으로 선규는 울고만 싶었다. 심지어는 그냥 
목숨을 끊어버릴까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있는데 마침내 천천히 걸어오는 선생님의 모습이 나타났다. 
여전히 굳어있는 얼굴로 두리번거리지도 않고 그가
있는쪽으로 가까이오는 그녀는 마치 저승사자와도 같았다. 나무 뒤에 숨어있던 선규는 
긴장을 하며 조용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여기에요........................................"


선생님이 그를 발견하고 다가오자 선규는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아서 그의 뒤로 끌어당기고는 다시 그녀를 따라오는 사람이
없었나하여 
얼굴을 아주 약간 내밀고 살폈다.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한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아파트
입구에서 보았던거 처럼 
차가운 인상의 그녀는 그에게서 무슨 설명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기색이었다.
 

"어떻게 된건지 말해봐......................"

"..................................................."


"학교에서... 네얘기를 듣고... 이상하다는걸 느꼈었어... 마치 뭔가를 알고있다는거 말이야... 그래서... 지난 며칠동안 네뒤를
 밟았었지... 방금전에 
나왔던... 여자집에 두번이나 찾아가고... 또 그 여자는... 너희약국까지 찾아갔더라... 거기다가 제일
 놀라운것은... 그 여자집을 지켜보고 있는데... 애들 
아빠가 거기서 잠을 잔다는거야... 어떻게 된건지 어서 설명해봐........"
 

걱정했던게 사실로 드러나자 선규는 가슴이 내려앉았다.

[이제는 모든게 끝장이구나... 몇사람이나 내 뒤를 밟았는데... 나는 어떻게 눈치를 
하나도 못 챌수가 있었지?..........]

선생님의 노려보는 눈길은 더이상 아무것도 숨기지 말라는 강요의 빛을 던지고 있었다. 모든것을 포기한 
선규는 아무 힘 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충격을 받을 엄마와 그녀의 남편과 제자가 한 여자와 그런 관계라는걸 선생님이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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